o diabo vai trabalhar hoje 22
“아, 아….”
라일락이 감격에 찬 표정을 지으며, 몸을 부르르 떨어 보였다.
“앞으로 활약을 기대하도록 하지.”
“기,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기대한다는 말에 라일락은 갓 입대한 신병처럼 군기가 바짝 든 모습으로 대답해왔다.
“이어서 다음 명령을 내리도록 하겠다.”
“경청하겠습니다!”
“우리가 찾기 전까지 인원을 늘리는 데에 주력하도록 해라.”
“…인원은 얼마나 늘려야 하죠?”
라일락의 물음에 정민우는 손가락 하나를 펼치며 대답했다.
“행성을 끊임없이 침략해야 하니, 기본적으로 1억 마리는 있어야겠지.”
“1, 1억….”
아득한 숫자에 라일락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노, 노력해보겠습니다.”
현재, 만 마리 안팎의 인원인 것을 생각한다면, 1억이라는 숫자가 까마득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으리라.
“무조건 채우라는 뜻은 아니니, 너무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
다른 종족에 비해 엄청난 세월을 사는 드래곤은 번식 행위를 잘하지 않았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면, 명령도 전했으니 우리는 이만 가보도록 하지.”
“드, 들어가십시오!”
“다음번에 만났을 때는, 지금보다 더 성장한 모습으로 보게 됐으면 좋겠군.”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라일락에게 명령을 마친 정민우는.
“바로, 다음 행성으로 가볼까?”
마교회 멤버들과 함께 다음 목적지인 뱀파이어가 사는 행성으로 이동했다.
159화 뱀파이어
어두운 밤.
“물리는군….”
음침해 보이는 궁궐 내에서 한 사내가 피가 담긴 와인잔을 노려보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쨍그랑―
그리곤 와인잔을 바닥에 던지며, 푸념 어린 말을 내뱉었다.
“인간의 피가 아닌 좀 더 색다른 피를 맛보고 싶군….”
“다, 다른 피로 대령하겠습니다.”
사내 옆에 서 있던 여인이 몸을 흠칫 떨며, 다른 피를 대령하겠다고 말했지만.
“결국엔 인간 피이지 않은가?”
어차피 같은 피를 내올 것을 알기에 사내는 손을 내저으며 거절했다.
“…그렇다면 동물의 피는 어떠십니까?”
“지금, 그런 하찮은 피를 나보고 먹으라는 건가?”
“…죄, 죄송합니다.”
“됐으니, 물러나 보거라. 지금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으니.”
“예….”
여인은 고개를 숙여 보인 뒤.
펑―
안개에 휩싸이더니.
펄럭, 펄럭―
박쥐의 모습으로 변하며, 공간을 빠져나갔다.
“하아… 다른 피를 얻을 방법이 정녕 없다는 건가?”
사내는 옅은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나 창틀로 걸음을 옮겼다.
“전쟁에 승리해 인간들을 노예로 전락시켰을 때는 모든 것을 손에 넣은 기분이었는데….”
그리고 창틀에 걸터앉아 창밖에 자리한 인간들을 씁쓸한 눈빛으로 내려다봤다.
“그때 당시엔 매일 인간의 피를 마실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뻤는데, 지금은 입에 가져다 대기조차 싫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군.”
인간의 피는 특식으로 취급되는 귀한 음식이었지만.
“수천 년간 같은 피를 먹으니, 이제는 냄새만 맡아도 헛구역질이 나는구나.”
같은 피를 수천 년 동안 마시니 질릴 수밖에 없었다.
이 모습에 다른 종족의 피를 취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느낄 수 있겠지만.
“차라리, 다른 종족이라도 있었으면 이렇게 질리진 않았을 터인데.”
아쉽게도 이 행성에는 인간과 뱀파이어밖에 없어 다른 종족은 자리하지 않았다.
“설마, 계속 이런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
사내는 이런 끔찍한 나날을 기약 없이 보내야 한다는 절망적인 현실에 진지하게 죽음을 맞이해야 할지 고민에 잠기려는 찰나.
― 새로운 피를 원하는가?
자신이 그토록 갈망하며, 듣고 싶었던 말이 귓가로 흘러들어왔다.
* * *
블라디 템페스트.
선대가 이루지 못했던, 인간들을 압도적인 무력으로 발아래에 두는 데 성공한 뱀파이어 로드.
이번 행성에서 포섭할 고등생물이었다.
‘이 녀석 레드 드래곤하고 힘이 필적하잖아?’
정민우는 생각보다 강한 힘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종족 값이 드래곤보다 낮은데도 이만한 힘을 품고 있다니… 타락시키면 꽤 쓸만하겠는데?’
수십만 개의 행성을 허투루 엄선한 것이 아닌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그래도 재능이 별로일 수도 있으니 정보는 확인해봐야겠지?’
정민우는 고등생물의 정보를 확인해보기로 하며 ‘천안’을 사용하자.
【‘없음’의 정보를 불러옵니다】
고등생물의 정보창이 떠올랐다.
『정보창』
〈기본 정보〉
이름 : 없음
호칭 : 블라디 템페스트
성별 : 남성
나이 : 4,444살
〈세부 정보〉
성향 : 악(惡)
재능 : 【피】
현재 감정 : 권태
‘피?’
단 한 글자의 재능에 정민우는 의아함을 느끼며, 효과를 확인해봤다.
【피】
― 피를 흡혈할 시, 체력이 소폭 회복한다.
― 피를 흡혈할 시, 낮은 확률로 상대의 힘을 소폭 획득한다.
― 흡수한 피를 한정적으로 저장할 수가 있다.
― 본인 피, 한정으로 자유롭게 다룰 수가 있다.
‘호오… 인간을 노예로 전락시킨 게 운은 아니었나 보네.’
효과를 보니, 레드 드래곤과 필적한 힘을 지닌 이유를 알 수가 있었다.
‘타락시키면, 꽤 큰 전력이 될 것 같은데?’
정민우는 눈앞의 고등생물을 타락시키기로 결정을 내리며, 정보창을 닫았다.
‘원하는 욕망을 알아야지 원활하게 타락시킬 수 있을 테니, 당분간은 지켜보는 게 좋겠지.’
레드 드래곤을 통해 깨달은 바가 있기에 섣불리 다가가는 것은 지양하기로 했다.
‘성급하게 다가갔다가 실패하면 곤란하니까.’
이후, 정민우는 마교회 멤버들과 함께 블라디를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충분히, 타락시킬 수 있다.’
욕망을 파악해 낸 정민우는 블라디에게 접근하기로 했다.
간단히 목을 풀어 보인 뒤.
― 새로운 피를 원하는가?
최대한 끈적한 목소리로 블라디가 듣고 싶어 하는 욕망을 귓가에 속삭여줬다.
“…누구십니까?”
그러자 블라디의 눈에 이채가 감돌더니, 정체에 관해서 물어왔다.
― 악마.
정체를 짤막하게 소개하자.
“…악마? 그것이 무엇이죠?”
악마라는 존재를 모르는지 다시 한번 질문을 건네왔다.
‘여긴 비둘기나 악마가 한 번도 손을 대지 않았나 보네.’
처음으로 악마를 모르는 고등생물을 만나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 흠… ‘악을 관장하는 신’과 같은 존재라고 보면 된다.
설명해주면 그만이기에 정민우는 다시 침착함을 찾아 악마의 존재에 관해서 설명해줬다.
“…신.”
블라디는 몽롱한 눈빛으로 ‘신’이라는 단어를 되뇌더니.
“…정말, 새로운 피를 얻을 수 있는 겁니까?”
처음 얘기했던 말에 관심을 내비쳤다.
― 물론이지.
“조건이 무엇이죠?”
― 조건은 간단하다. 우리와 계약을 통해 마인이 돼서, 다른 행성을 침략하면 된다.
정민우는 행성이라는 개념을 설명해주자.
“다른 행성을 침략해 새로운 피를 얻는 다라….”
블라디는 홀린 듯한 얼굴로 ‘새로운 피’라는 말을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그리고 잠시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더니.
“…거짓이 아니라면 계약을 통해 당신의 종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계약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역시, 피로 유혹하는 게 정답이었어.’
며칠 동안 봐온 바로. 블라디는 자존심이 상당한 뱀파이어였으나.
‘갈망을 해소하려면 굽힐 수밖에 없을 테지.’
새로운 피를 얻을 수만 있다면, 기꺼이 자존심을 내려놓으리라 생각했다.
― 내가 한 말 중 거짓은 없으니 안심해도 좋다.
블라디에게 안심하라고 말한 뒤.
뚜벅, 뚜벅, 뚜벅.
정민우는 마교회 멤버들과 함께 블라디 앞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헙!”
강대한 존재감을 느꼈는지, 블라디가 헛숨을 들이 삼키며 황급히 한쪽 무릎을 꿇어 보였다.
“바로 계약을 진행하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정민우의 말에 블라디가 전보다 더 공손한 태도를 보이며 대답했다.
그렇게 계약을 전부 끝내자.
“몸에서 힘이 솟구치는군요….”
블라디가 새롭게 얻은 힘에 연신 감탄을 터뜨려 보였다.
‘어디, 바뀐 모습이 있나?’
정민우는 바뀐 모습이 있나 블라디를 면밀히 살펴봤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백발의 머리에 루비를 박은 것만 같은 붉은 눈동자는 그대로였으나.
쥐를 잡아먹은 것만 같은 빨간 입술 사이에 튀어나온 송곳니가 미세하게 커져 있었다.
‘격도 뛰어넘었으니, 정보를 다시 확인해볼까?’
다시 한번 ‘천안’을 사용했다.
『정보창』
〈기본 정보〉
이름 : 없음
호칭 : 블라디 템페스트
성별 : 남성
나이 : 4,444살
〈세부 정보〉
성향 : 악(惡)
고유 특성 : 【피】
현재 감정 : 환희
‘고유 특성이 추가가 안 된 건 조금 의외란 말이지.’
고유 특성이 추가되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쉬웠으나.
격을 뛰어넘은 것만으로도 큰 전력이 되기에 고등생물을 타락시켰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그러면, 효과가 어떻게 변했을지나 봐볼까?’
의의를 둔다고는 했지만, 만약 고유 특성으로 바뀐 ‘피’의 효과마저 좋지 않다면 조금 실망스러울 것 같았다.
이어서 고유 특성을 클릭하자.
【피】
― 피를 흡혈할 시, 체력을 대폭 회복한다.
― 피를 흡혈할 시, 높은 확률로 상대의 힘을 대폭 획득한다.
― 흡수한 피를 무한하게 저장할 수가 있다.
― 피를 자유롭게 다룰 수가 있다.
눈앞에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왜, 새롭게 추가가 되지 않았나 했더니 그만한 이유가 있었네.’
확인해보니, 고유 특성 하나만으로도 두 개에 상응하는 효과를 내보이고 있었다.
‘이거 나중에 어떤 활약을 보일지 기대가 되는데?’
앞으로 전력의 한 축으로서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용무도 다 마쳤으니, 이제 돌아가 볼까?’
이제 이곳에 더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기에 행성에서 떠나기로 했다.
그렇게 블라디에게 인사를 건네려는 순간.
【‘뱀피르’ 행성을 침략했습니다】
【보상으로 소량의 마기가 지급됩니다】
행성을 침략했다는 메시지 창이 눈앞에 떠올랐다.
‘침략?’
처음에는 갑자기 떠오른 메시지 창에 의아함을 드러냈으나.
‘아… 블라디를 타락시켜서 그런 거구나.’
행성 침략을 끝낸 블라디와 계약으로 인해, 업적으로 인정받게 됐다는 것을 깨달을 수가 있었다.
‘보상이 소량의 마기인 게 조금 아쉽다만, 공짜로 얻은 것이니 만족해야겠지.’
행성 침략이 끝나있는 상태에서 숟가락만 슬쩍 얹은 것이니, 보상으로 마기가 적게 들어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보상도 확인했겠다. 이제 돌아가 봐야겠지.’
정민우는 메시지 창을 치우며, 블라디에게 작별을 고했다.
“행성 침략은 우리가 다시 찾아왔을 때 시작될 테니, 그동안 병력의 질을 올리는 데 주력하도록.”
“그날을 고대하며, 내리신 명령에 전념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블라디와의 인사를 끝마친 뒤.
“다음에 보도록 하지.”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은 모습을 감추었다.
이어서 다음 행성으로 출발하려는 그때.
“할당량도 채웠겠다. 이제 뭐 해?”
아누비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엇을 할건지 물어왔다.
“남은 행성도 마저 돌아보려고.”
“응? 굳이?”
“돌아보는 데 오래 걸리지 않으니까.”
“하긴, 하나 정도야 얼마 걸리지 않겠지.”
할당량을 전부 채웠기에 더 이상 돌 필요는 없지만.
‘괜찮은 고등생물은 많이 타락시킬수록 이득이지.’
육인 체제로 돌린다고는 했지만, 쓸만한 녀석이 있다면 그 이상으로 늘릴 의향이 있었다.
‘만약, 마지막 행성에 있는 고등생물마저 타락시켜, 칠인 체제로 돌리게 된다면 침략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게 되겠지.’
예상보다 침략이 빠르게 끝난다면 72위 마왕이 격퇴당한 행성을 여유롭게 공략할 수 있을 것이었다.
“마지막까지 힘내보자고.”
이어서 마교회 멤버들을 격려하자.
“그래! 이번 행성만 돌면 마음껏 휴식을 취할 수 있으니까!”
“…휴식을 위하여!”
“가자! 개굴개굴!”
아누비스, 엘린, 로크가 한 손을 들어 올리며 의지를 다져 보였다.
타락이 끝난 뒤의 휴식을 취하는 것을 기대하는 눈치였지만.
‘휴식은 하루면 되겠지?’
정민우는 그리 긴 휴식을 줄 생각이 없었다.
‘전에 일주일 쉬었으니, 더 쉬는 건 사치지.’
행성 리스트 정리를 끝내고 일주일이라는 휴식을 주었으니, 이번에는 그리 긴 휴식은 필요 없어 보였다.
‘하루 정도 쉬게 한 뒤에 진급 시험을 준비시키면 되겠지.’
진급 시험은 마계 시간 축으로 100년에 한 번씩 돌아오기에 행성들을 침략하고 돌아갈 때쯤 시기가 딱 맞아떨어질 것이었다.
‘조만간 품계 패스권을 사용해서 전부 3품으로 올리고. 진급 시험에서는 2품 응시를 보게 해야지.’
그렇게 마교회 멤버들이 2품으로 오르면, 마왕의 권좌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열심히 굴려야 한다.’
이 사실을 알면, 마교회 멤버들이 굉장히 슬퍼할 것 같았지만.
‘이건 전부 얘들을 위해서 그러는 거니까. 이해해줄 거야.’
마교회 멤버들의 미래를 위해 굴리는 것이니, 마음이 아파도 어쩔 수가 없었다.
분명, 나중 되면 자신에게 엄청 고마워할 것이었다.
‘그러면, 바로 다음 행성으로 가볼까?’
생각을 마친 정민우는 마교회 멤버들을 데리고 마지막 목적지인 리치가 사는 행성으로 이동했다.
160화 리치
‘리치’가 사는 행성에 도착하니, 황폐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완전, 멸망한 행성이잖아?’
생명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척박한 땅.
또한, 하늘마저 우중충한 것이 행성이 멸망한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오는 것 같았다.
‘이 행성은 마기를 얻어낼 수 없겠네.’
생명체가 없다는 것은 부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낼 자원이 없다는 뜻이기에 마기를 얻어낼 수가 없었다.
‘마기를 얻지 못하는 건 조금 아쉽지만, 어차피 용무는 리치한테 있었으니까.’
마기는 부수적이기에 금방 아쉬움을 떨쳐낼 수가 있었다.
‘리치를 찾으러 가볼까?’
생명체가 없어 찾는데 꽤 애먹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기운이 상당한데?’
오히려, 생명체가 없어 리치가 뿜어내는 마기를 단번에 찾아낼 수가 있었다.
뿜어내는 마기를 따라 시선을 옮기니, 거대한 성이 자리하고 있었다.
‘바로 가볼까?’
위치도 알았겠다. 마기를 따라 성안으로 이동하니.
옥좌에 앉아 있는 리치를 발견할 수가 있었다.
‘음?’
조금 의아한 것이 있었다면.
‘죽은 듯 가만히 있네.’
고개를 축 늘어뜨린 채, 아무런 행동을 취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언데드는 잠을 잘 수가 없을 텐데?’
의아함을 느낀, 정민우는 눈앞에 있는 해골이 리치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천안’을 사용했다.
『정보창』
〈기본 정보〉
이름 : 없음
호칭 : 아이작 하이머
성별 : 남성
나이 : 6,000살
〈세부 정보〉
성향 : 악(惡)
재능 : 【흑마법】
현재 감정 : 없음
‘나이와 재능을 보니 리치가 맞네.’
시체처럼 누워 있으니, 분간이 안 갔는데 이로써 리치라는 것을 확신할 수가 있었다.
‘이참에 재능을 한번 봐볼까?’
정민우는 정보창을 연 김에 리치의 재능을 확인해봤다.
【흑마법】
마기를 다루는 마법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
수장들이 격을 뛰어넘기 전을 비교했을 때 다소 부족해 보이는 재능이었지만.
‘단신으로 행성을 침략할 만하네.’
언데드라는 특수성 때문에 다른 수장들과 필적하는 효과를 내보이게 됐다.
‘타락시킬 가치는 충분한 것 같네.’
리치라면, 끊임없이 군대를 양성할 수 있으니 침략에 최적화됐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나 볼까?’
정민우는 생각을 읽기 위해 ‘심안’을 사용했지만.
【―――】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인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흠, 이러면 마안을 통해 욕구를 봐야겠네.’
본래는 ‘심안’을 통해 욕망을 면밀히 파헤치는 방법을 택했지만,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있으니 차선책으로 ‘마안’을 사용하기로 했다.
리치를 보며, 정신을 집중시키자.
【살인】, 【학살】, 【침략】
머리 위에 글자가 조합되더니, 여러 욕구가 문자로 만들어졌다.
‘전부 죽이는 쪽으로 귀결되어 있네.’
욕구를 확인하니, 리치가 왜 모습을 취하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가 있었다.
‘죽일 생명체가 없으니, 휴면 상태에 돌입한 거였네.’
생명체가 없으니, 생각과 움직일 필요가 없던 것이었다.
‘이 녀석도 쉽게 타락시킬 수도 있겠는데?’
행성 침략과 리치가 원하는 것이 대동소이했기에 타락시키는 것은 확정된 것과 마찬가지였다.
‘한 번 말을 걸어볼까?’
정민우는 가볍게 목을 풀어 보인 뒤.
― 학살을 자행하고 싶은가?
리치의 귓가에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속삭여줬다.
* * *
아이작 하이머.
어렸을 때부터 마기를 다루는데 특출난 재능을 보이며, 흑마법에 입문한 인간.
흑마법을 더 탐구하고 싶다는 욕심으로 인해, 금단의 영역인 ‘불멸’을 건드리며 스스로 언데드가 되는 선택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원하는 마법을 탐구하며, 생명체들을 학살하는 것에 기쁨을 느꼈지만.
행동이 과했던 탓인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 땅에는 생명체가 살지 않게 돼버렸다.
생명체가 사라지자. 아이작은 깊은 갈증을 느끼며 고통의 나날들을 보내게 됐다.
그리고 새로운 생명체가 나타나길 기원하면서, 스스로 휴면 상태에 들어가게 된 것이었다.
이대로 영겁의 시간 속에 갇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느끼던 그때.
― 학살을 자행하고 싶은가?
농밀한 마기를 지닌 자가 말을 걸어왔다.
‘이 마기는…?’
아이작은 휴면 상태에서 깨어나는 동시에.
‘악마…?’
말을 건 상대가 악마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가 있었다.
‘다시는 이런 기회가 오지 않으리라고 생각했거늘, 천운이 따랐군.’
과거, 악마들이 나타나 종이 될 것을 제안했으나.
‘그때, 제안을 받아들여야 했다.’
당시, 자존심이 하늘을 찔렀던 시기였기에 콧방귀를 뀌며 거절했던 아이작이었다.
하지만 행성에 생명체가 사라지자. 악마의 발길이 뚝 끊겨버리고 말았다.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생명체의 씨가 마를 일은 없었겠지.’
행성에 생명체가 없는데, 말을 걸어오는 게 조금 의아하긴 했으나.
‘악마라면, 다른 수가 있어서 그러는 것이겠지.’
전지전능이란 단어와 가까운 악마라면 무슨 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에게 말 따위는 걸어오지 않으리라.
“…학살을 자행하고 싶나이다.”
아이작은 붉은 안광을 번뜩이며, 최대한 심기를 건드리지 않게 공손하게 대답했다.
― 그렇다면, 내 종으로 들어와. 행성 침략에 가담하도록 하여라.
“아….”
악마의 말에 아이작은 몸을 부르르 떨어 보였다.
‘…저 말은 다른 행성으로 갈 방법이 있다는 뜻이로구나!’
아이작은 일말의 고민조차 하지 않고 바닥에 바짝 엎드리며 소리쳤다.
“기회만 주신다면, 충실한 종이 되어 악마님의 뜻을 함께하겠나이다!!!”
― …….
격한 반응에 악마가 잠시 말하는 것을 뜸 들였으나.
― …그 선택 후회하지 않을 거다.
종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아이작 하이머’, 라이프 포스 베슬이 깨지는 순간까지 악마님과 함께할 것을 맹세하겠나이다.”
― 그, 그래.
자신의 맹세에 감복했는지, 악마와 잠시 말을 더듬더니.
“바로, 계약하도록 하지.”
악마가 모습을 드러내며. 품속에서 양피지를 꺼내 들었다.
“본래는 피로 계약을 해야 하지만, 너는 피가 없으니 마기로 대체하도록 하지.”
“알겠나이다.”
명령에 따라 양피지에 마기를 흘려 넣자.
화르륵―
양피지가 타오르는 동시에.
“으아아아아악!?”
자신의 몸에 검은 불꽃이 피어오르며, 그대로 몸을 집어 삼켜버렸다.
‘분명, 고통을 느낄 수 없을 터인데!?’
아이작은 고통에 괴로워하면서, 한 가지 의문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언데드가 되면서, 감각 자체가 사라져 고통을 느낄 수가 없을 텐데 고통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었다.
‘괴, 괴롭지만 짜릿하다!’
수천 년 만에 느껴보는 고통에 아이작은 자신의 몸을 감싸 안으며 기쁨의 비명을 내질렀다.
“끼얏호이이이잇!!”
그 모습을 악마가 짜게 식은 눈으로 바라봐왔으나.
“끼얏, 끼얏 호오오오오!”
아이작은 고통으로 인해 시선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이후 아이작은 기쁨의 비명은 검은 불꽃이 꺼질 때까지 이어졌다.
* * *
‘쓰읍… 괜히, 타락시켰나?’
아이작의 이상한 비명에, 정민우는 싸한 느낌을 받으며 계약을 물릴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바뀐 정보를 보고 물릴지 말지 선택해도 늦지 않겠지.’
정민우는 아이작의 바뀐 정보를 보기 위해 ‘천안’을 사용했다.
【흑마법】, 【라이프 포스 베슬】
고유 특성을 보니, 기존 것과 새로운 것이 자리하고 있었다.
‘흑마법부터 봐볼까?’
첫 번째 고유 특성을 클릭하자.
【흑마법】
마기를 다루는 마법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
눈앞에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음?’
효과를 확인한 정민우는 자신의 두 눈을 의심했다.
‘뭐야, 효과가 바뀌지 않았잖아?’
눈을 의심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그건 바로 효과가 하나도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짜, 계약을 물려야 하는 건가…?’
효과가 바뀌지 않았다면, 수장과 경쟁이 성립될 수가 없었다.
‘마지막 효과까지 보고 결정을 내리든가 해야겠어.’
정민우는 어떻게 해야 손해 없이 계약을 무를 수 있을까 고민하며, 다음 고유 특성 효과를 확인해봤다.
【라이프 포스 베슬】
리치의 원천인, ‘생명력 그릇’을 3회 재구성할 수가 있다.
단, 3회 모두 사용 시 고유 특성은 사라진다.
‘…미친.’
그리고 정민우는 아이작을 끝까지 데려가기로 다짐했다.
‘내 마기를 부여하면, 상당하겠는데?’
자신의 마기를 받고 ‘라이프 포스 베슬’이 재구성되면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터였다.
‘3회 재구성이 가능하니… 마왕이 되고 나서 한 번 더 재구성하면 장난 아니겠는데?’
아이작이 마왕의 마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대적할 자는 손에 꼽게 될 것이었다.
‘성격이 이상해 보이지만, 능력만 좋으면 됐지.’
다시 들어보니, 꽥꽥 질러대는 비명이 아름다운 선율같이 들려왔다.
그렇게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으로 아이작을 바라보던 그때.
【‘리스켈’ 행성을 침략했습니다】
【생명체가 없어 지급되는 마기가 없습니다】
행성을 침략했다는 메세지 창이 떠올랐다.
‘역시, 생명체가 없어서 마기가 지급되지 않네.’
이미, 예상했던 것이었기에 정민우는 개의치 않고 메시지 창을 눈앞에서 치우자.
치이익―
때마침, 검은 불꽃이 꺼지며, 아이작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과 기운이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바로, ‘라이프 포스 베슬’을 재구성하도록 하지.”
그릇을 새롭게 구성하면 달라질 것이었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재구성이 어렵진 않지만, 악마님께서는 이곳에서 힘을 발휘할 수 없지 않나이까?”
아이작의 물음에 정민우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지금은 가능하니, 네가 신경 쓸 건 없다.”
“알겠나이다.”
“그러니, ‘라이프 포스 베슬’을 가지고 오도록.”
“명령에 따르겠나이다.”
이어서 아이작이 옥좌 밑에 숨겨둔 ‘라이프 포스 베슬’을 조심스럽게 꺼내 자신에게 건네왔다.
‘항아리처럼 생겼네.’
정민우는 검은 항아리를 받아든 뒤.
“바로 시작하지.”
뚜껑을 여는 동시에.
후―――――――욱!
항아리를 향해 마기를 쏟아부었다.
마기를 쏟아낸 뒤 뚜껑을 닫자.
“끼요요욧!?”
아이작이 이상한 비명을 지름과 동시에 강력한 마기가 넘실거렸다.
“홀홀홀! 이런 방대한 힘을 느끼게 될 줄이야!”
또한, 이상한 웃음소리를 흘리며, 연신 감탄을 터뜨려 보였다.
‘왠지 모르게 얄미워 보인단 말이지.’
잠시, ‘라이프 포스 베슬’을 부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활용 가치는 충분하니까.’
행성 침략을 위해 참고 넘어가기로 했다.
“‘라이프 포스 베슬’은 내가 보관하도록 하마.”
“홀홀… 홀? 악마님께서 말입니까?”
보관한다는 말에 아이작이 웃음을 멈추고 고개를 갸웃거려왔다.
“실례가 안 된다면, 어디에 보관하실 것인지 여쭤봐도 되겠나이까?”
“직접 보여주지.”
정민우는 아공간을 열어, ‘라이프 포스 베슬’를 집어넣자.
“호오… 그런 방법이!”
아이작이 붉은 안광이 번뜩이며,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이러면, 저는 온전한 불사를 얻은 것과 마찬가지로군요!”
저 뼈다귀, 아니 아이작의 말대로 ‘라이프 포스 베슬’이 아공간 내에 있는 한 절대 그를 죽일 수는 없을 것이었다.
“그럼, 용무도 끝마쳤겠다. 우리는 그만 돌아가도록 하지. 참고로 행성 침략은 다시 찾아왔을 때 시작될 테니 준비할 것이 있으면 하도록.”
모든 용무를 마친 정민우는 이만 떠나기 위해 아이작에게 인사를 건네자.
“홀홀, 알겠나이다. 기다리는 건 제 전문이니 기쁜 마음으로 악마님이 다시 찾아올 날을 고대하도록 하겠나이다.”
아이작은 다소 아쉽다는 듯한 목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가보도록 하마.”
“안녕히 가시옵소서.”
그렇게 인사를 마친 정민우는.
“가자.”
마교회 멤버들과 함께 행성에서 벗어났다.
161화 칠마장 (1)
그로부터 20년 뒤.
“““충성! 침략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기존 수장들이 침략을 마치고 ‘라이거’ 행성에 복귀했다.
“수고했다.”
정민우는 수장들이 건네는 경례를 받아주며,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20년 만에 침략을 전부 마쳤다고…?’
못해도 50년은 걸리리라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침략을 너무 빨리 끝내버린 것이다.
‘내가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했나?’
정민우는 수장들에게 내재 된 잠재 능력이 생각 이상으로 뛰어나다는 것을 느끼며, 평가를 대폭 수정했다.
“25개의 행성을 침략해보니, 어떻지? 해볼 만한가?”
이번 행성 침략은 어땠는지 묻자.
“이번에도 너무 손쉬웠습니다.”
엘비스가 앞으로 걸어 나오며, 대표로 대답해왔다.
‘조금 벅차할 줄 알았는데 대단하네.’
진심으로 쉬웠는지 다른 수장들도 동조하는 눈치였다.
“다행이군. 이번 행성 개수를 1,000개로 늘릴 예정이었는데 그대로 진행해도 되겠어.”
정민우의 말에 수장들의 안색이 잠시 어두워졌지만.
“1,000개라니, 도전 욕구를 불태우게 만드는 숫자군요.”
“기대되네요.”
“행성이 몇 개든, 훌륭하게 침략해 보이겠습니다.”
“힘내볼게요!”
금방, 표정을 관리하며 수장들이 힘차게 대답해왔다.
“10년 뒤, 전에 약속한 보상과 같이 회담을 시작할 테니 알아두도록.”
마음 같아서는 내일 당장에라도, 침략 리스트를 나눠주며 회담을 나누게 하고 싶었지만.
‘아직, 행성 리스트를 덜 작성했단 말이지.’
아쉽게도 1,000개의 행성을 준비하지 못했기에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또한, 10년 뒤에 너희들에게 소개해줄 마인들이 있다.”
이어서 새로운 수장들을 포섭했다는 사실을 알리자.
“소개해줄 마인들… 말입니까?”
엘비스가 의아한 눈빛으로 물어왔다.
“그래, 소개해줄 마인은 총 3명이며, 앞으로 침략 활동에 가담하게 될 거다.”
물음에 친절하게 대답해주자.
“““3명….”””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한다는 사실에 수장들의 얼굴에 경계심이 서렸다.
“10년 뒤에 만나게 되면, 환영해줄 수 있도록.”
“““…알겠습니다.”””
잘 챙겨줄 것을 명령하자. 수장들이 떨떠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달갑지 않은 게 노골적으로 티가 나는 모습에.
‘귀엽네.’
정민우는 속으로 옅은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의 자리를 위협받을까 봐. 걱정하는 것이겠지.’
현재, 사인 체제도 경쟁하기 벅찬데 칠인 체제로 돌리겠다니 걱정이 들 수밖에 없으리라.
‘더 많은 수장과 경쟁을 하다 보면 빠르게 성장하게 될 테지.’
불안감과 경쟁심이라는 감정은 성장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연료이기에 수장들의 경지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래도 걱정은 조금 덜어줘야겠지?’
너무 과한 불안감은 성장을 방해할 수 있기에 안심시킬 필요가 있었다.
“앞으로, 칠인 체제로 운영될 테니 그리 알도록.”
여기서 수장을 더 늘리지 않겠다고 얘기하자.
“““알겠습니다.”””
수장들이 안도감의 깃든 얼굴을 하며 대답해왔다.
‘그럼, 얘기도 전부 전했겠다. 이만 물러나 볼까?’
이곳에 계속 자리하고 있으면, 수장들이 편히 쉴 수 없을 테니 슬슬 물러나 주기로 했다.
“다들, 푹 쉬고. 10년 뒤에 보도록 하지.”
“““들어가십시오.”””
정민우는 수장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정민우가 사라진 뒤.
“““……”””
회의실에 남은 수장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악마님께서 말씀하신 사항에 대해서 다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엘비스가 수장들을 바라보며 먼저 말문을 열자.
“주인님을 보필할 자가 늘어나는 것이니 전체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는 좋지만, 개인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는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인 입장에서 대답한다면, 달갑지는 않습니다.”
“저도 같은 의견이에요. 다른 자들과 경쟁할 생각을 하니 벌써 막막하네요.”
세계수, 고브, 윌리엄이 각자의 생각들을 밝혀왔다.
“저도 여러분과 같은 생각입니다.”
엘비스 고개를 끄덕이며 수장들의 생각에 공감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리곤 제안할 것이 있다며 말을 덧붙여왔다.
“어떤 것이죠?”
“제안 말입니까?”
“어떤 제안인지 궁금하네요.”
수장들이 관심이 동한 표정을 지으며, 제안에 관해서 묻자.
“10년간 서로의 병력과 모의 전투를 치러 실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엘비스가 제안의 내용을 말하는 동시에.
“병력끼리 맞붙어 부족한 부분을 찾아 약점을 보완한다면, 유의미한 성취를 이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왜, 대련해야 하는지 설명해왔다.
“정말로 10년 만에 유의미한 성취를 이뤄낼 수 있을까요?”
제안을 들은 세계수가 의문을 드러내자.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10년이 긴 시간은 아니지만, 짧은 시간도 아니니까요.”
엘비스는 강한 확신을 내보였다.
“잠시, 고민할 시간 좀 주시겠어요?”
“저도 고민하겠습니다.”
“고민해보고 답변드리겠습니다.”
고민할 시간을 달라는 수장들의 말에 엘비스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약 1시간 정도 시간이 흐르자.
“생각해보니, 나쁘지 않은 것 같네요. 병력의 약점 보완뿐만 아니라 침략에 사용할 전술도 구상해 볼 수 있을 테니까요.”
세계수가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저도 찬성입니다. 새롭게 가담할 수장들이 어떤 세력을 갖추었는지 모르는 지금, 전력 증진은 매우 중요한 사항이니까요.”
뒤이어 고브도 찬성의 의사를 밝혔다.
“저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네요. 받아들이겠습니다.”
마지막, 윌리엄까지 찬성하며, 전원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다들, 뜻이 같으니 기쁠 따름입니다.”
이후 수장들은 어떤 방식으로 모의 전투를 진행할지 회의한 나눈 뒤, 다음날부터 훈련을 진행하기로 하며 각자의 숙소로 돌아갔다.
* * *
며칠 뒤,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은 한창 대련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들, 몸 상태는 어때?”
정민우가 몸을 가볍게 풀며, 상태에 관해서 묻자.
“최상이에요.”
“좋은데?”
“…너무 좋아.”
“완전 최상이야! 개굴개굴!”
마교회 멤버들이 상쾌한 표정을 지으며 문제가 없다고 대답해왔다.
최근, 표정이 펴질 날이 없던 마교회 멤버들이었지만.
‘품계가 오르니, 기분이 좋은가 보네.’
오늘, ‘품계 패스권’을 통해 3품으로 오르게 되며 표정이 밝아지게 되었다.
‘그러니, 먼저 대련하자고 제안해 온 것이겠지.’
평소, 아누비스를 제외한 마교회 멤버들은 자신과 대련하는 것을 꺼렸지만, 품계가 오르니 먼저 대련할 것을 제안해왔다.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기대되는데?’
품계 하나의 차이는 어마어마하기에 분명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져 있을 것이었다.
‘전력으로 대련해도 괜찮겠지?’
다음 날 업무를 생각해 살살 굴렸었지만, 이제는 3품으로 올랐으니 전력을 다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난 준비 끝, 다들 준비됐어?”
몸 푸는 것을 끝내고. 마교회 멤버들에게 준비됐는지 묻자.
“네, 시작해도 좋아요.”
“바로 시작하자고.”
“…덤벼.”
“준비는 옛날 옛적에 끝났다고! 개굴개굴.”
각자 자세를 고쳐 잡으며, 대련할 준비를 마쳤다고 대답해왔다.
“좋아, 시작하자.”
그렇게 대련의 시작을 알리자.
파───앗!
마교회 멤버들이 일제히 자신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성격도 급하네.’
정민우는 속으로 피식 웃어 보이며, ‘뇌안’을 사용했다.
쿵─
그러자 머리가 탁 트이는 느낌과 함께 세상이 천천히 흘러가기 시작했다.
이어서 고유 특성을 복사하겠다고 생각하자.
【어떤 악마의 고유 특성을 복사하시겠습니까?】
1. 로크
2. 555번
3. 아누비스
4. 엘린
5. 비너스
6. 루시퍼
눈앞에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6번 루시퍼의 고유 특성을 복사할게.’
루시퍼의 고유 특성을 복사하자.
【루시퍼 고유 특성 ‘오만’을 복사합니다】
고유 특성을 복사하겠다는 메시지 창이 떠오르더니.
쿵─!
몸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힘이 솟구쳤다.
본래라면, 여기서 복사를 끝내고 전투에 돌입했겠지만.
‘여기서, 끝내기는 아쉽지. 1번 로크의 고유 특성을 복사할게.’
【로크 고유 특성 ‘최종 진화’를 복사합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로크의 고유 특성까지 복사해버렸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두 개의 고유 특성을 복사하는 것은 불가능했던 일이었지만.
‘이제는 가능하지.’
침략한 행성이 100개가 넘어가게 되면서 마기가 넘쳐나게 되자, 복사할 수 있는 고유 특성의 개수가 늘어나게 되었다.
‘그럼, 설정도 맞춰볼까?’
이후, 모든 마기를 소모하고. ‘전투 모드’로 진화하겠다고 설정을 끝마친 뒤, ‘뇌안’을 풀자.
【제1형태 ‘전투 모드’의 능력은 58%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투 모드’로 진화합니다】
메시지 창이 떠오름과 동시에 몸에 마기가 휩싸였다.
“크흑!?”
“뭐야, 그새 고유 특성을 사용한 거야?”
“…다들 피해.”
“민우, 너무해! 개굴개굴.”
강력한 마기에 마교회 멤버들은 표정을 찌푸리며,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나 보였다.
“여러분, 원거리로 공격하세요!”
“무방비 상태일 때 쓰러트려야 해!”
“…지금이 기회야.”
“민우, 가만두지 않겠어! 개굴개굴.”
지금 피해를 주지 못한다면, 대련에 승리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직감한 마교회 멤버들은 거리를 둔 상태로 정민우에게 공격을 쏟아부었다.
콰──앙, 콰──앙, 콰──앙, 콰──앙, 콰──앙, 콰 ──────────앙!
평범한 고등생물이었으면, 고막이 터져 절명했을 정도로 강력한 폭발음.
하지만, 엄청난 파괴력을 자아냄에도 불구하고 정민우를 두른 마기를 뚫어내지는 못했다.
“어, 어떻게 흠집조차 내지 못하는 거죠?”
비너스는 채찍을 휘두르는 것을 멈추고 당혹감을 드러낼 때.
“이유는 간단해.”
마기 속에서 심연을 집어삼킨 것만 같은 끈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화르륵-
이어서 마기가 흩어지더니.
“그건 너희가 잘못된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야.”
피해를 주지 못한 이유에 대해 말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잘못된 판단이요…?”
비너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묻자.
“거기선 공격을 퍼붓는 것이 아닌, 힘을 한곳에 모아 찌르는 방식으로 들어왔어야 했어.”
정민우는 어떻게 공격했어야 했는지 방법에 관해 설명해주었다.
“한곳을 모아 찌르는 방식….”
설명을 들은 비너스가 말을 되뇌며 곱씹더니.
“확실히, 그 방식을 택했다면 마기를 뚫어내는 것이 가능했겠네요.”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는 것을 순순히 인정했다.
“그럼, 다시 한번 공격해보죠, 여러분!”
비너스가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듯, 의지를 다지며 마기를 끌어 올리자.
“좋아, 이번에는 상처를 내주겠어!”
“…찌르는 방식? 접수했어.”
“한번 해보자고! 개굴개굴.”
아누비스, 엘린, 로크가 호응하며 마기를 끌어 올렸다.
피드백을 받아들여, 다시 한번 공격할 준비를 하던 찰나.
“어떤 적이 공격을 기다려줘? 이번엔 너희가 내 공격을 막아봐.”
정민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오른손에 마기를 끌어모았다.
“다들 도망치세요!”
“흩어져!”
“…어디로 도망쳐야 하지?”
“개굴개굴…!?”
그 모습에 마교회 멤버들이 패닉에 휩싸인 얼굴로 도망치려고 했지만.
“아니지, 이번엔 한곳에 모여 공격을 방어하는 선택을 해야 했어.”
정민우는 짧은 피드백을 주면서, 마기를 쏘아냈다.
콰───────────앙!!!
그대로 마기에 직격당한 마교회 멤버들은 그렇다 할 대항 한 번 못하고 기절해버리며, 대련이 허무하게 끝나버리게 되었다.
162화 칠마장 (2)
그로부터 다시, 10년이 흘러.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
침략 회담을 하기로 한 날이 찾아왔다.
‘다행히 기간 내에 행성 리스트를 준비할 수가 있었네.’
이틀을 앞두고 가까스로 준비를 끝마쳤기에 망정이지, 시간이 조금 더 걸렸으면 마인들과의 약속을 못 지킬 뻔했다.
‘이번에는 리스트를 나눠주면, 곧장 준비에 들어가야겠어.’
이제, 8,899개의 행성을 찾아봐야 했기에 지금보다 더 바빠질 수밖에 없기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았다.
‘준비도 다 됐으니, 나가볼까?’
정민우는 서류 뭉치를 아공간으로 집어넣은 뒤 연병장으로 나가자.
“드래곤 로드, 라일락이 주인님을 뵙습니다.”
“뱀파이어의 로드, 블라디 템페스트가 주인님을 만나 뵙습니다.”
“홀홀홀, 죽음의 군주인 아이작 하이머, 전지전능한 주인님을 뵙나이다.”
새롭게 타락시킨 세 명의 수장이 연병장에 자리한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다들 표정이 밝아 보이네.’
얼굴들이 약간 상기된 것을 보니 이번 회담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른 수장들을 볼 생각에 기대가 되는 거겠지.’
하루 전날, 침략할 포탈과 같이 수장들이 사는 행성의 포탈을 연결했기에 그들은 아직, 다른 수장들을 보지 못한 상태였다.
‘빨리 소개를 해주고 싶네.’
수장들이 서로 대면했을 때, 어떤 반응을 내보일지 궁금했기에 빨리 만남을 선사시키고 싶었다.
“그래, 다들 오랜만이다.”
정민우는 수장들이 건네오는 인사를 받아주는 동시에.
“그럼, 바로 이동하도록 하지.”
곧장 회의실로 이동할 것을 명령했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주인님의 뜻대로.”
“홀홀홀, 알겠나이다.”
수장들이 공손하게 대답하며, 명령에 따라 발걸음을 옮기려는 그때.
“잠깐, 라일락. 그 상태로 들어갈 수는 없으니 ‘폴리모프’를 사용하도록 해라.”
정민우는 라일락을 멈춰 세우며, 덩치를 줄일 것을 요구했다.
“아, 알겠습니다. 모습은 어떻게 바꿀까요?”
“그건, 알아서 하도록.”
“앗, 네!”
라일락은 고개를 끄덕이며, 변신 마법을 사용하자.
후―――웅.
몸에 마기가 휩싸이더니, 덩치가 급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덩치가 사람 크기 정도로 줄어들었을 때.
파―앗.
마기가 흩어지며, 라일락이 모습을 드러냈다.
‘호오….’
라일락의 바뀐 모습에 정민우는 속으로 얕은 감탄을 터뜨렸다.
피부가 검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하얀 피부를 드러내고 있었고.
머리는 검은색 단발에다가 눈동자는 파충류의 눈을 하고 있었다.
꽤 수수한 인상이었지만, 눈가의 짙은 다크서클로 인해 음침한 분위기를 물씬 풍겨냈고.
이마에 두 개의 검은 뿔과 엉덩이 쪽엔 용의 꼬리가 달린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개성이 확실하네.’
특색있는 라일락의 모습에 얼굴을 까먹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실없는 생각을 하였다.
“이 정도면 될까요?”
라일락의 물음에 정민우는 충분하다는 답을 들려주며, 수장들을 데리고 회의실로 이동했다.
끼익―
회의실 안으로 들어가자.
“““충성!”””
그곳에 자리한 수장들과 고위 간부들이 경례 자세를 취해 보이며, 인사를 올려왔다.
‘시선이 전부 뒤에 쏠려 있네.’
새로운 수장들이 신경 쓰였는지,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그래, 반갑다.”
정민우는 경례를 받아준 뒤.
“약속했던 보상을 내리기에 앞서, 새롭게 합류하게 된 마인들을 소개하도록 하마.”
뒤에 자리한 수장들에게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
“라일락? 네가 먼저 나와 간단히 자신을 소개하도록.”
먼저, 라일락을 호명하자.
“여러분, 반가워요. 주인님의 새로운 종이 된 드래곤 로드, 라일락이라고 해요.”
라일락이 두 손가락으로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리며, 기존 수장들에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블라디? 나와서 소개하도록.”
다음으로 블라디를 호명하자.
“주인님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된 뱀파이어 로드, 블라디 템페스트라고 한다.”
블리디가 오른쪽 손을 가슴에 얹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뼈다귀, 아니 아이작? 나와서 소개해라.”
마지막으로 아이작을 호명하자.
“홀홀홀! 악마님 덕분에 다시 태어난 죽음의 군주 아이작 하이머라고 하오.”
아이작이 호탕하게 웃어 보이며, 두 팔을 뻗어 과장된 몸짓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소개는 끝났으니, 서로 인사하는 시간을 나누도록.”
정민우는 편히 대화를 나누라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나자.
“““반갑습니다…….”””
기존 수장들이 새롭게 합류하게 된 마인들에게 다가가 간략하게 자신들을 소개하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서로를 탐색하는군.’
서로 웃으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그들 사이에서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서로 짓눌러야 할 경쟁상대로 보고 있는 거겠지.’
윌리엄이 합류했을 때와는 상반되는 반응.
그 모습에 의아함이 들 수가 있겠지만.
‘윌리엄은 원년 멤버이고. 그들은 새로 합류된 멤버이니 반응이 다를 수밖에 없지.’
윌리엄은 첫 번째 마인이라는 상징적인 인물이기에 배척받지 않고 받아들여진 것이니 다른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4대3 구도라… 보는 재미가 있겠어.’
정민우는 앞으로 그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었다.
‘그건 그렇고 칠인 체제로 결정이 났으니, 단체의 이름을 지어줘야겠지?’
각 행성을 대표하는 수장들이 모였는데 단체의 이름조차 없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흠, 일곱 명이니… 칠마장이라고 지을까?’
칠마장(七魔將).
뜻 그대로 일곱 명의 수장이 모였으니, 이름이 찰떡인 것 같았다.
‘그럴싸해 보이는데?’
꽤, 괜찮은 작명 센스에 정민우는 흡족함을 느끼며, 수장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인사는 그쯤에서 나누는 것으로 하고. 이제 모든 수장이 모였으니 단체명을 얘기하도록 하겠다.”
단체명이라는 말에 수장들의 얼굴에 호기심이 감돌았다.
“단체명은 ‘칠마장’이니, 기억해 두도록.”
그리고 갓 지어낸 단체명을 얘기해주자.
“멋진 이름입니다.”
“상당한 울림이네요.”
“머리에 새겨듣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멋져요!”
“아, 앗.”
“강해 보이는 이름입니다.”
“두개골에 새겨두도록 하겠나이다!”
단체명이 마음에 들었는지 수장, 아니 칠마장 멤버들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맺혔다.
‘그러면, 이제 보상을 내리도록 할까?’
단체명도 지었겠다. 이제 약속했던 보상을 내릴 차례였다.
“그럼, 행성 리스트를 나눠주기에 앞서 보상을 하사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다.”
이후 정민우는 고브, 세계수, 엘비스, 윌리엄 순으로 보상을 차등 지급했다.
* * *
정민우가 행성 리스트를 놔두고 떠난 뒤.
“““…….”””
칠마장 멤버들은 미묘한 기류 속에서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행성을 훑어본 뒤, 원하는 행성을 고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죠.”
먼저, 침묵을 깨고 운을 뗀 것은 엘비스였다.
“1,000개의 행성을 보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테니 빨리 확인해보도록 하죠.”
이어서 세계수가 호응하며, 각자 행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려는 찰나.
“귀찮게 살펴볼 필요가 있나? 그냥, 142개씩 나누고 남은 하나는 같이 침략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블라디가 이의를 제기해왔다.
순간 엘비스의 표정이 굳어졌지만.
“각자 특화된 행성이 있기 마련이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협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금세 표정을 고치며, 양해를 구했다.
“어차피, 경쟁상대인데 그런 사정까지 봐줘야 하나?”
하지만, 블라디는 콧방귀를 끼며 엘비스의 양해를 거절해버렸다.
“…….”
항상 입가에 미소를 머금던 엘비스의 얼굴에 인상이 찌푸려졌다.
“후….”
엘비스가 마른세수하며, 한숨을 내쉴 때.
“경쟁상대이지만, 넓게 본다면 악마님을 보필하는 자들이잖아요? 그러니, 이런 부분은 서로 맞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세계수가 나서며, 엘비스의 의견을 지지해왔다.
“저도 엘비스 님의 의견에 따르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여러분들도 강세를 드러낼 수 있는 행성이 따로 있을 것 아닌가요? 그러니, 행성을 훑어보는 시간을 가지죠.”
또한, 고브와 윌리엄도 엘비스의 의견을 지지했다.
“감사합니다.”
엘비스는 자신의 의견을 지지해준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곤 블라디를 바라보며 말했다.
“4명의 인원이 찬성했으니, 행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는 게 어떻습니까?”
“…….”
블라디가 마땅찮은 표정을 지으며 아무 대답을 안 하자.
“그러면, 그렇게 하는 것을 알고 있겠습니다.”
엘비스는 서류를 집어 들며, 확인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지만.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은 조금 아닌 것 같은데요…? 저희는 3명이고 당신들은 4명이잖아요?”
“홀홀홀, 저는 블라디 님의 의견을 찬성하는 바요.”
라일락과 아이작이 이의를 제기해왔다.
“그렇다면, 세 분은 저희가 고르고 남은 행성을 침략하도록 하세요.”
엘비스는 조금 날카로운 목소리로 다른 해결책을 말하자.
“하지 않을 것이면 전원이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만?”
“그건 좀….”
“홀홀홀, 농이 지나치시구려.”
블라디, 라일락, 아이작이 고개를 저으며, 새로운 해결책을 거부했다.
누구한테든 경어를 사용하는 엘비스였지만.
“그럼, 어쩌자는 거지?”
계속되는 마찰에 경어 사용을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말이 짧군?”
블라디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투를 지적하자.
“네놈은 원래부터 말이 짧았으면서 어디서 지적질이지?”
엘비스가 곧장 말을 맞받아 쳐버렸다.
찌릿―
금방이라도 싸움이 날 것만 같은 분위기.
각자 서로를 노려보며, 기운을 발산하던 그때.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것 같은데, 대련을 통해 결정하는 것은 어떠오?”
아이작이 새로운 방법을 제안해왔다.
“…좋다. 이참에 위아래를 구분 지을 필요가 있겠지.”
엘비스가 아이작의 제안을 찬성하자.
“저도 좋아요.”
“좋게 지내려고 했는데, 그른 것 같습니다.”
“감당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세계수, 고브, 윌리엄도 대련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왔다.
“이게 바로, 신입 잡기… 뭐 그런 건가요?”
“마침, 네놈들의 피 맛이 어떨지 궁금했는데 잘됐군.”
또한, 라일락과 블라디도 대련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며, 호승심을 드러냈다.
“우리가 4명이니, 1명은 제외하도록 하겠다.”
엘비스는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한 명을 뺀다고 얘기했지만.
“홀홀홀!!!”
아이작이 재밌는 농담을 들었다는 듯, 갈비뼈를 잡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대로 진행해도 됩니다. 해봤자 제 상대가 안 될 게 뻔하니 말이오.”
그리곤 붉은 안광을 번뜩이며, 이대로 싸워도 상관없다고 말해왔다.
“저도 상관없어요….”
“피 맛은 많이 볼수록 좋지.”
뒤이어 라일락과 블라디도 그대로 싸워도 상관없다고 얘기해왔다.
“…그렇군.”
그들의 말에 엘비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럼, 당장 밖으로 따라 나와. 바로 짓밟아 뭉개줄 테니까.”
지금 당장 대련할 것을 요구했다.
“홀홀홀, 좋소이다.”
“바라던 바입니다.”
“네 녀석의 피는 맛있었으면 좋겠군.”
이후 칠마장 멤버들은 ‘라이거’ 행성에 피해가 가지 않게 하도록 아이작의 행성인 ‘리스켈’에서 대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163화 칠마장 (3)
칠마장 멤버들은 포탈을 넘어 ‘리스켈’ 행성에 자리하고 있었다.
“상대가 기절하거나 항복의 의사를 밝히면 패배하게 되는 거로 하지.”
엘비스가 규칙을 제시하자.
“그러도록 해요.”
“좋다.”
“홀홀홀, 그리하도록 하지요.”
라일락, 블라디, 아이작이 어깨를 으쓱이며 제시한 규칙을 받아들였다.
“어떤 방식으로 대련을 진행할 생각이지?”
“한 번에 대련하는 것이 어떻소?”
엘비스의 물음에 아이작 단체전으로 치르자고 대답해왔다.
‘숫자도 애매하니, 단체전으로 하는 게 좋겠지.’
숫자가 앞서는 지금, 단체전은 기존 수장들에게 유리한 방식이었기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좋다. 대련은 각자 준비되는 대로 시작하도록 하지.”
엘비스는 아이작의 제안을 수긍하자.
“홀홀홀, 좋소이다.”
아이작이 붉은 안광을 번뜩이더니.
“나의 군대여 일어나라!!!”
두 팔을 뻗어 마기를 방출했다.
“…큭!”
진한 마기에 엘비스와 다른 수장들이 인상을 찌푸릴 때.
벌떡, 벌떡, 벌떡, 벌떡, 벌떡, 벌떡, 벌떡, 벌떡, 벌떡, 벌떡, 벌떡, 벌떡, 벌떡, 벌떡, 벌떡, 벌떡, 벌떡─
바닥에 널브러진 해골들이 마기에 휩싸이며,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괜히, 죽음의 군주라고 칭한 게 아니었군….”
지평선을 넘어서까지 자리한 언데드의 숫자에 기존 수장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럼, 저도 준비를 하도록 할게요.”
라일락이 뒤로 물러나더니.
“폴리모프, 해제.”
변신 마법을 해체했다.
우두둑-
그러자 라일락의 몸이 기하 급속도로 커지더니.
“하아, 이제 좀 편하네요.”
숨결만으로 세상을 멸망시킬 것만 같은 거대한 드래곤의 모습으로 변모해버렸다.
“이제, 내 차례인가?”
뒤이어 블라디가 어깨를 으쓱여 보이더니.
“피의 축제를 벌여보자고.”
두 눈이 씨 벌겋게 충혈되더니, 모든 것을 찢어 죽여버릴 것만 같은 살기를 발산하기 시작했다.
기운만으로도 여실히 느껴지는 강자의 기운.
‘수장의 자리에 오를만한 무력이군.’
엘비스는 악마님이 괜히 이자들을 포섭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가 있었다.
‘어쩌다 보니 대련을 빙자한 싸움을 벌이게 됐지만, 명목상 아군이라는 것이 다행스럽게 느껴지는군.’
만약, 행성 침략할 때 이런 존재와 마주쳤다면, 기도 못써보고 패전하고 말았을 것이었다.
‘힘의 제약을 당한 상태로는 저 녀석들을 절대 이길 수 없을 테니까.’
하지만, 힘의 제약을 받지 않은 지금은.
‘짓뭉개고도 남지.’
어렵지 않게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그럼, 저쪽도 준비를 마친 것 같으니 나도 준비를 해볼까?’
엘비스는 상념을 마치며, 마기를 일으키자.
쿠쿠쿠쿠-
하늘에 먹구름이 끼며, 대지에 어둠이 깔렸다.
“전력을 발휘하는 것도 오랜만이군.”
이어서 엘비스가 손을 휘젓자.
우르르 쾅────!!!
먹구름에서 검은 뇌전이 엘비스를 향해 내려쳤다.
쿠쿠쿠쿠쿠-
그러자 대지가 진동하며, 바닥에서 흙먼지가 일어났다.
잠시 뒤, 흙먼지가 가라앉자.
파지직-
“이 전능감… 빨리 대련을 시작하고 싶군.”
검은 뇌전을 두른 엘비스가 몽롱한 표정을 지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과거, 한번 사용하면 몇십 년간 마기를 사용하지 못했지만, 격을 뛰어넘으면서 이제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와우… 엘비스 님 엄청 멋있게 변하셨네요?”
옆에 있던 세계수가 얕은 감탄을 터뜨리더니.
“그럼, 저도 준비해볼까요?”
대련할 준비에 들어갔다.
우두둑-
다리가 나무의 뿌리로 변하더니.
푹, 푹, 푹, 푹, 푹, 푸─욱.
땅을 파고들어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흐음, 멸망한 행성이라고 해도 꽤 영양분이 가득하군요? 이 영양분 제가 잘 사용하겠습니다.”
그리곤 손을 휘저어 보이자.
우───웅.
방대한 힘을 품은 검푸른 기운이 생겨나며, 세계수의 몸을 감쌌다.
“이제, 제 차례군요.”
앞에 자리하고 있던 고브는 허리에 차고 있던 손잡이를 잡더니.
스──릉.
검을 꺼내는 동시에.
촤아아아악-
거친 기운을 발산하며, 흡사 악귀와도 같은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저만 준비를 끝내면 되겠네요.”
윌리엄은 호승심 담긴 눈빛으로 새롭게 들어온 수장들을 바라보고는.
“흡!”
기합과 함께 마기를 끌어 올렸다.
치이익-
그러자 피부가 타들어 가는 소리와 함께 윌리엄의 몸에 불꽃 문양이 새겨지기 시작했다.
치이익-
그리고 문양이 발등부터 시작해 목을 전부 감쌌을 때쯤.
화르륵-
후끈─
머리가 홍염에 휩싸이며, 강력한 열기를 발산해왔다.
지글, 지글, 지글, 지글, 지글, 지글-
열기가 상당했는지 주변엔 아지랑이 피다 못해, 주변 공간이 왜곡되어 보일 정도였다.
“““……”””
예상외로 강력한 전력에 새롭게 합류한 수장들의 얼굴이 굳어졌다.
“왜, 생각보다 강해서 겁먹었나?”
그 모습에 엘비스가 조소를 터뜨리며, 도발을 건네자.
“홀홀홀, 당치도 않은 소리를 지껄이는구려. 그저 운으로 수장에 자리를 오른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을 뿐이오.”
아이작이 턱을 달그락거리며, 도발을 맞받아 쳐버렸다.
“이래야, 대련할 맛이 나죠.”
“겁이라고 했나? 같잖지도 않은 소리. 그저, 피가 더 맛있게 보였을 뿐이다.”
이어서 라일락과 블라디도 한마디씩 거들어 보였다.
“그래? 그거 다행이군. 난 또 겁먹어서 대련을 무르자고 하는 줄 알고 걱정했거든.”
“““……”””
하지만, 엘비스의 남다른 입담으로 인해 그들은 금세 입을 다물어 보였다.
그렇게 서로 노려보기를 잠시.
“말싸움하려고 힘을 드러낸 것은 아닐 테니, 이제 대련을 시작해보도록 할까?”
“좋구려.”
대련을 시작하기 위해 서로 멀찍이 물러섰다.
“그럼, 시작하도록 하지.”
“좋소.”
그리고 엘비스가 대련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콰─────────앙!
강력한 폭발음이 일어났다.
* * *
칠마장 멤버들이 ‘리스켈’ 행성에 도착할 당시.
‘상황이 재밌게 흘러가는데?’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은 모습을 감춘 채,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참에 대련을 통해 위아래를 구분 짓는 것도 나쁘지 않지.’
대련으로 번질 것이라 예상하진 못했지만, 정민우는 오히려 상황이 좋게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대련에서 진 수장들은 이기기 위해 더욱 분발하게 될 테고. 대련에서 이긴 수장들은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 더욱 분발하게 될 테니까.’
즉, 이번 대련으로 인해 끊임없는 경쟁을 하게 되면서 성장을 촉진 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뭐, 그 단계에서 도태되는 녀석이 생긴다면, 어쩔 수 없이 버려지겠지만 말이야.’
자선 단체가 아닌, 침략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이다 보니 도태되는 마인은 새로운 마인으로 교체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일이 생기질 않길 바라야겠지.’
그런 일이 생기게 하지 않기 위해서 어떤 신경을 써줘야 하나 고민하던 그때.
“민우 님, 말려야 하는 거 아닐까요?”
비너스가 다소 걱정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걸어왔다.
“왜, 걱정돼?”
“네, 마인들이 다칠까 봐. 조금, 걱정되네요.”
그녀의 걱정에 정민우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원래,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야.”
“애라고 칭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지 않나요?”
아이라는 말에 비너스가 의문을 제시해왔지만.
“아무튼,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건 그렇고 네가 봤을 때는 대련에서 누가 이길 것 같아?”
정민우는 말을 자연스럽게 흘려넘기며, 대화 주제를 바꿔버렸다.
질문을 받은 비너스는 잠시 고민하더니.
“음… 솔직히 기존 수장들의 편을 들어주고 싶지만, 새롭게 합류한 수장들이 이기지 않을까요?”
이번에 포섭된 수장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유는?”
“종족 값이 기존 수장보다 높다는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아이작이 민우 님의 마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비너스의 설명에 정민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일리가 있네.”
악마의 마기는 질적인 것부터 다르기에 고등생물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민우 님은, 누가 이길 것 같나요?”
“난 기존 수장들이 이길 것 같아.”
비너스의 물음에 정민우는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이유를 들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아이작은 내 마기를 제대로 다룰 수 없거든.”
“마기를 제대로 다룰 수 없다고요?”
“응, 그만한 그릇이 되지 못하거든.”
아무리, 자신의 마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한들, 고등생물이라는 한계로 인해 온전히 다룰 수는 없었다.
“물론, 제대로 다룰 수가 없다고 해도 마기가 마기인지라 웬만한 고등생물을 압도하고도 남긴 하겠지만 말이야.”
“그것만 해도 엄청난 것 아닌가요…?”
정민우의 설명에 비너스는 아리송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엄청난 거긴 하지만, 기존 수장들이 폭넓은 전투 경험으로 그 정도는 상쇄시킬 수 있거든.”
“전투 경험….”
고유 특성도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할까 하다가.
‘흠… 이참에 분석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는데?’
설명을 그만두기로 하며, 대신 다른 말을 꺼내 들었다.
“보는 것만으로는 재미가 없을 테니, 우리 내기나 할까?”
“내기요?”
“응, 진 악마가 소원을 들어주는 것으로 어때?”
내기를 통해 패배하게 되면, 그것을 양분으로 삼아 안목의 폭을 조금 더 넓힐 수 있으리라.
그렇게 비너스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자.
“그….”
대뜸, 얼굴을 붉히더니.
“어떤 것이든 다 들어주는 건가요…?”
몸을 비비 꼬며, 어디까지 가능한지 물어왔다.
꿀꺽-
그 모습에 머릿속에 음란 마귀가 찾아왔지만.
‘…저 부끄러워하는 모습에 오해하면 안 돼. 그때도 데이트 신청일 뿐이었잖아.’
전에 오해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음란 마귀를 간신히 떨쳐냈다.
“…위해가 되는 소원이 아니면 뭐든지 가능해.”
정민우의 말에 비너스가 수줍게 웃어 보이더니.
“그럼, 좋아요.”
내기를 승낙해 보였다.
“……”
영화 한 장면 같은 모습에 잠시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자.
“내기? 나도 할래!”
“…나도 끼워줘.”
“재밌어 보이는데? 개굴개굴.”
아누비스, 엘린, 로크가 끼워달라고 말을 걸어왔다.
“물론이지, 이런 건 인원이 많을수록 재밌거든.”
정신을 되찾은 정민우는 끼워준다고 답하며, 누가 이길 것 같냐고 묻자.
“난 새로운 녀석들.”
“…나도 같은 의견.”
“나도 똑같아! 개굴개굴.”
새롭게 합류한 수장들에게 표를 던져 보였다.
어쩌다 보니 1대4가 된 구도.
‘내가 이기면, 소원을 4개나 사용할 수 있는 거잖아?’
사용할 수 있는 소원이 늘었다는 것이 달갑게 느껴졌다.
‘소원은 내기에 이긴 후에 고민하는 게 좋겠지.’
행복한 고민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마교회 멤버들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지금이라도 내기에서 빠지고 싶은 악마가 있으면 빠져. 나중에 내기에서 지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마지막으로 내기에서 빠질 기회를 주었지만.
“후회는 없어요.”
“어쭈, 자신감이 넘친다?”
“…민우나 후회하지 마.”
“민우를 종처럼 부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개굴개굴.”
마교회 멤버들은 오히려 말을 받아치며 후회하지 말라고 대답해왔다.
‘…일단, 로크는 특훈 소원 확정이다.’
불손한 생각을 내비친 것이 괘씸해 소원으로 로크를 알차게 굴려주기로 했다.
“알겠어. 이제 무르기 없기다?”
그렇게 내기가 성사되던 순간.
“어, 시작한다!”
아누비스가 칠마장 멤버들의 대련이 시작한다고 알려왔다.
‘어디 볼까?’
칠마장 멤버들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니.
‘꽤, 진심으로 싸우는데?’
전력을 다해 서로 부딪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너무, 심해지면 중간에 말려야겠어.’
정민우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게 주의를 하기로 하며, 마교회 멤버들과 함께 대련을 관전하기 시작했다.
164화 칠마장 (4)
“죽으세요!”
화아아아아아아아―
선공은 라일락이 브레스를 내뿜는 것부터 시작됐다.
“어머, 같은 동료를 죽이신다니요. 무서운 소리를 하시는군요?”
세계수는 피식 웃어 보이며, 손을 휘젓자.
우둑, 우둑, 우둑―
단 몇 초 만에 무성한 나무들이 황폐한 땅에서 자라나기 시작했다.
나무들이 라일락만 한 크기로 자라났을 때.
치이이이이이이익―
브레스가 무성하게 자란 나무에 강타했다.
“생각보다 냄새가 역하네요. 입 냄새 때문인가요?”
그로 인해 나무가 빠르게 녹아내렸지만.
“이런, 다시 나무를 만들어야겠네요.”
우둑, 우둑, 우둑―
세계수가 나무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며, 브레스를 어렵지 않게 막아내 버렸다.
“…제 공격을 막아냈다고요?”
공격이 허무하게 막힌 것에 라일락이 당혹감을 드러내자.
“아니요. 충분히 타격이 있었어요. 입 냄새 때문에 지금 머리가 어지럽거든요.”
세계수가 코를 잡으며, 몸을 휘청거리는 연기를 선보였다.
“저, 전 입 냄새 따위 나지 않아요!”
“그럼, 지금 냄새는 무엇이죠?”
“이, 이건 산성 때문에…!”
라일락은 얼굴을 붉히며, 억울함을 호소하던 그때.
“말장난에 말려들지 마라.”
블라디가 말을 끊어내며, 세계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어머, 들켰네요.”
세계수는 자칫 놀랐다는 듯, 입을 가려 보인 뒤.
“저돌적인 남자는 별로이니 거리 좀 두겠습니다.”
손을 휘저으며, 나무들을 일으켰다.
우둑, 우둑, 우둑―
자라난 나무들은 블라디를 향해 뻗어나갔지만.
“이런 뻔한 공격은 통하지 않는다.”
퍼―엉.
블라디의 몸이 붉은 안개로 변하며, 뻗어 오는 나무들을 손쉽게 피해버렸다.
“먼저, 네 피를 가져가도록 하겠다!”
그리고 세계수 앞에 도착한 블라디는 형체를 드러내며, 이빨을 들이밀었다.
파지직―
“크헉!?”
하지만, 검은 뇌전이 블라디의 몸을 강타하면서, 행동을 이어갈 수 없게 되었다.
“네놈…!”
블라디가 살기 어린 눈빛으로 시선을 돌리자.
“눈빛이 불손하군.”
엘비스가 팔짱을 낀 채, 블라디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자식이…!”
블라디는 몸을 붉은 안개로 바꿔, 엘비스에게 접근하려고 했지만.
“같잖은 짓을.”
우르르― 쾅쾅!!
검은 뇌전이 붉은 안개를 관통하면서.
“크헉!?”
파지직―
감전되는 바람에 블라디는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며, 바닥을 꼴사납게 뒹굴고 말았다.
“피 대신, 번개 맛을 보여줬는데 만족스럽나?”
바닥에 넘어진 블라디를 본 엘비스가 한쪽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도발을 던지자.
“개자식이…!!”
블라디가 인상을 찌푸리는 동시에 피를 흩뿌렸다.
촤악―
그리고 피가 날카로운 바늘 모양으로 변하더니.
쐐―――액!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들 정도의 속도로 엘비스를 향해 날아갔다.
“흐음.”
파지직, 파지직, 파지직, 파지직, 파지직―
엘비스는 침착하게 검은 뇌전을 일으켜, 피를 증발시키려고 했지만.
“흥, 그것으로 될 것 같나?”
휘릭―
워낙 작고 날랬던 탓에, 피를 증발시키는 데 실패해버리고 말았다.
“이런….”
이어서 피가 엘비스 지척에 다다른 순간.
“공격을 허용해줄 수밖에 없겠어.”
엘비스는 이 공격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방어 자세를 취해 보일 때.
우두둑―
푹, 푹, 푹, 푹, 푸―욱.
바닥에 나무가 솟구치며, 피를 막아버렸다.
“그것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 모습에 블라디가 콧방귀를 뀌며, 손가락을 까닥이자.
우지지지직―
피가 나무를 뚫어내며, 엘비스를 향해 날아갔다.
“공격을 허용해줄 필요가 없어졌군.”
파지직―
움직임이 둔해진 덕분에 엘비스는 검은 뇌전을 이용해 어렵지 않게 피를 증발시켜버렸다.
“쳇!”
블라디는 혀를 차며, 다시 한번 피를 흩뿌리려는 찰나.
“너무, 무방비 상태인 거 아닌가요?”
“먼저, 탈락해줘야겠다.”
세계수와 엘비스가 협공을 가해왔다.
“…….”
블라디는 낭패 어린 표정을 지으며, 공격을 막기 위해 피를 이용한 블러디 아머를 둘렀으나.
콰―――――앙!
쨍그랑―
“쿨럭!?”
몸에 둘러놓은 블러디 아머가 깨지면서, 또다시 바닥을 꼴사납게 뒹굴게 되었다.
“끝이다.”
엘비스는 블라디를 끝내기 위해 일격을 가하려는 순간.
“본 프리즌!”
슈, 슈, 슈, 슈, 슈, 슈, 슈―욱.
바닥에 거대한 뼈들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공격을 이어가지 못하게 되었다.
탓, 탓, 타―앗!
엘비스는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난 뒤, 돌아서 접근하려고 했지만.
“고맙다. 아이작!”
블라디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리에서 빠져나가 버렸다.
“젠장.”
엘비스는 끝내지 못했다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며, 쫓아가려고 했으나.
“빈틈 발견이에요!”
후――――웅!
라일락이 엘비스를 향해 거대한 꼬리를 휘둘러왔다.
피하기에는 늦은 상태.
“자세가 불안정한데… 어쩔 수 없지.”
엘비스는 피하는 것을 포기하고 맞대응에 나서려는 때.
“제가 막도록 하죠.”
고브가 나타나 라일락의 꼬리에 검을 휘둘렀다.
채――――――앵!
검과 꼬리가 맞닿자.
“어?”
라일락의 꼬리가 튕겨 나가며, 몸체가 뒤로 기울어졌다.
“조금, 아플 겁니다.”
고브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검을 내리긋자.
서――걱!
촤―――――악!
“으, 으아아아악!”
꼬리가 반으로 갈라지며, 피가 솟구쳐 나왔다.
“가, 감히. 저의 꼬리를!?”
분노한 라일락이 온갖 마법을 펼쳤지만.
“너무 흥분하셨습니다.”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채――앵!
고브가 현란한 검 놀림을 선보이며, 모든 마법을 무력화시켜버렸다.
“그래도 명색의 동료이니, 두 눈만 가져가겠습니다.”
뒤이어 마기가 휩싸인 검으로 라일락에게 뛰어들었다.
“일단, 한 개.”
그리고 검을 내질러 눈을 찌르려는 그때.
“끼에에에에에엑!”
라일락이 분노에 찬 표정으로 드래곤 피어를 내질렀다.
“음!”
순간적으로 경직이 찾아온 고브는 경직을 풀려고 했으나.
콰――――――――앙!!!
주먹에 직격당하며, 바닥에 꽂혀버리고 말았다.
“저, 저를 만만하게 보지 마세요!”
라일락은 고브를 끝장내기 위해 반대편 손을 들어 올리던 때.
“어?”
눈에 실금이 그어지더니.
푸―――확!
“으, 으아아아악!”
피가 터져 나오며, 두 시야에 어둠이 찾아왔다.
“한 개만 가져간다는 걸, 실수로 두 개를 가져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고브는 바닥에서 일어나 몸에 묻은 먼지를 털며, 너스레를 떨어 보였다.
“눈에 상처를 입힌 것에 너무 노여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드래곤은 회복력이 뛰어나지 않습니까?”
“가, 가만두지 않겠어요!!!”
손쉽게 공격을 허용했다는 사실에 라일락은 격분하며, 사방에 온갖 마법을 펼쳤다.
콰, 콰, 콰, 콰, 콰, 콰, 콰―앙!
그렇게 가볍게 시작한 대련이 어느새 난투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 * *
한편, 윌리엄은.
“사라져라.”
혼자서 죽음의 군대를 상대하고 있었다.
윌리엄이 손을 한번 내저을 때면.
화르륵―
지평선 너머에까지 자리한 언데드들이 홍염에 휩싸여 재로 변해버렸다.
“빨리 처리하고. 다른 분들을 도와야겠어.”
윌리엄은 열심히 홍염을 방출하며, 언데드의 숫자를 줄여나가던 그때.
“홀홀홀, 상당한 열기로군요? 본 스피어.”
아이작이 나타나, 날카롭고 거대한 뼈를 쏘아냈다.
“칭찬 감사합니다.”
화르륵―
기습을 예상했던 윌리엄은 역시나 침착하게 홍염을 쏘아내 거대한 뼈를 녹여버렸다.
“호오….”
이것마저 녹일 줄은 몰랐는지, 아이작은 묘한 감탄을 터뜨리더니.
“사냥, 아니 대련하는 맛이 날 것 같군요. 다크 콘텐스”
붉은 안광을 번뜩이며, 다음 마법을 시전했다.
우――――웅.
허공에 어둠의 기운이 응집되더니.
“이것도 막아보시지요.”
후―――――웅!
윌리엄을 향해 쏘아냈다.
“얼마든지 막아 보이겠습니다.”
화르륵―
윌리엄은 피식 웃어 보이며, 홍염을 방출하자.
콰――――――앙!
두 기운이 충돌하며,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폭발음을 자아냈다.
“…….”
아무 상처 없이 멀쩡하게 자리한 윌리엄의 모습에.
“당신, 이곳에서 강한 편이군요?”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진중한 목소리로 변해버렸다.
“과찬이십…….”
“헬 파이어!!!”
그리고 윌리엄이 대답하는 사이 빈틈을 기회 삼아 아이작이 기습적으로 마법을 펼쳤다.
화르르르르르륵―
대지가 갈라지며, 그 틈에서 검은 불꽃, ‘흑염’이 솟아올라 윌리엄을 집어삼켰다.
“홀홀홀, 기습에 당하다니 멍청하군요!”
그 모습에 아이작이 갈비뼈를 잡으며, 웃음을 터뜨리던 그때.
“멍청한 건, 당신 같은데?”
화르륵―
윌리엄을 집어삼킨 흑염이 홍염으로 물들어지더니.
“이제 제 차례입니다.”
후―――――웅!
아이작을 향해 홍염을 쏘아냈다.
“홀홀… 홀?”
미처 반응하지 못한 아이작은.
“으아아아아악!”
홍염에 휩싸여버리고 말았다.
치이익―
또한, 내구성이 낮았는지 아이작의 뼈가 녹아버리며 재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응?”
녹아내리는 모습에 윌리엄은 당황하며, 황급히 홍염을 거뒀지만.
스르륵―
모든 뼈가 재로 변한 후였다.
“…이렇게 죽는다고?”
선택받은 마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약한 육체.
수장을 죽였다는 자책감보다 수장이 죽은 것에 어이없음을 느낄 정도였다.
“…이러면 어떻게 되는 거지?”
윌리엄은 이 중죄를 어떻게 치러야 하나 고민하던 순간.
“게이트 오브 헬!!!”
뒤에서 아이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윌리엄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고개를 뒤로 돌리자.
쿵―!
악마의 형상을 한 거대한 문과 그 옆에 아이작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당신…?”
윌리엄이 의아한 눈빛으로 아이작을 바라보자.
“홀홀홀! 깜박 속으셨군요? 저는 불사의 몸을 지녀서 죽지 않는답니다!”
“…그렇다는 것은?”
“예! 기습하기 위해 일부러 공격에 당하고. 영혼을 다른 시체로 옮긴 것입니다. 홀홀홀!”
아이작이 살아있는 이유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그랬던 거군요….”
설명을 들은 윌리엄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맺히더니.
“그러면, 마음 편히 전력을 펼쳐도 되겠네요.”
고고고고고고고고고――
전보다 몇 배, 아니 몇십 배는 강해 보이는 기운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어…?”
불길함을 직감한 아이작은.
“개방!”
지옥문을 열어, 윌리엄을 제지하기로 했다.
끼이익―
“여기서 항복하신다면, 문은 다시 닫도록 하지요!”
뒤이어 지옥문이 완전히 열리자.
호오오오오오오―
강력한 풍압을 자아내며,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빨아들여 버렸다.
흡사, 블랙홀과 같은 흡입력.
“이건, 당신이라도 버티기 힘들 겁니다!”
아이작은 악마에게 선택받은 수장이라고 해도 이 마법은 버티기 힘들 터였다.
“그야, 저는 주인님에게 마기를 하사받았으니까요! 홀홀홀!”
악마에게 마기를 하사받으며, 위력이 10배나 상승했기에 이번 마법으로 대련의 판가름이 날 것이라 아이작은 확신했다.
“음?”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봐도 잔해만 빨려 들어올 뿐 윌리엄이 날아올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빨려 들어갈 때 문을 닫아야 하는데… 대체 언제 들어오는 거지?’
아이작은 두개골을 긁적이며, 윌리엄을 찾기 위해 지옥문을 잠시 멈추던 순간.
화르륵―
“어?”
강렬한 열기가 느껴지더니, 홍염에 휩싸인 새가 하늘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피닉스…?”
신화 속에 내려오는 존재의 목격에 당혹감을 느끼던 찰나.
“각오는 돼 있겠죠?”
피닉스로 추측되는 새에게 친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윌리엄 님?”
아이작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윌리엄의 이름을 부르자.
“왜, 부르시죠?”
“…….”
피닉스의 모습을 한 존재의 대답에 윌리엄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가 있었다.
“그럼, 제 공격을 막아보세요.”
이어서 피닉스, 아니 윌리엄이 날갯짓을 해 보이는 순간.
“아… 상황이 너무 좋지 않군요.”
아이작의 척추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165화 칠마장 (5)
엘비스에게 대련에서 무참히 패배했을 당시.
‘어떻게 하면 강해질 수 있을까?’
윌리엄은 패배를 곱씹어 강해질 방법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내가 사용하는 것은 불이니, 관련된 정보를 찾아볼까?’
활용성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여러 서적을 찾으며, 독파하고 있던 그때.
‘이거 한번 읽어볼까?’
피닉스라는 신화적인 고등생물을 다룬 서적에 흥미를 느끼며 읽어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신화만 다루는 이야기에 얻을 정보가 없다고 생각해 읽는 것을 멈출까 했지만.
‘아니야, 그래도 이왕 보는 김에 끝까지 읽어보자.’
그리 서적이 두껍지 않았기에 끝까지 읽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끝까지 서적을 읽은 뒤, 감상은 이러했다.
‘피닉스를 찬양하는 내용만 있을 뿐, 가장 중요한 불에 관한 얘기는 별로 서술된 게 없네.’
신화가 아닌, 동화를 그럴듯하게 쓴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미약하게나마 도움은 됐지.’
그러나 피닉스라는 존재로 윌리엄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결정을 내릴 수가 있었다.
신화를 보면, 숨결만으로도 모든 것을 불태울 정도로 압도적이었다고 서술되어 있었다.
즉, 자신 또한 피닉스의 숨결만큼 강해지면 된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잔기술 없이, 순수한 무력만을 키워내야 한다는 거지.’
일반 고등생물이었다면, 겨우 신화를 기록한 서적 따위에 절대 깨달음을 얻을 수 없겠지만.
‘천인’이라는 사기적인 고유 특성 지닌 덕분에 깨달음을 얻는 말도 안 되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번 침략 때 유의미한 성장을 노린다…!’
이후 윌리엄은 행성 침략을 하는 동안, 순위에 목매는 것이 아닌 자신의 성장에 중점을 뒀다.
그리고 끝내.
화르륵―
서적에 묘사된 ‘피닉스’와 같은 형태를 따라 할 정도로 높은 성취를 거두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힘은 아직 다루는데 미숙하니… 까닥했다가는 수장들을 죽일 수도 있어.’
하지만, 전쟁이 아닌 대련이기에 온전한 전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너무 답답했지.’
애매한 상태로 싸운다는 것에 답답함을 느끼던 그때.
‘수장 중에 불사의 능력을 지닌 자가 있는 줄 몰랐지.’
아이작이 불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눈치 보지 않고 모든 힘을 방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 제 공격을 막아보세요.”
펄럭, 펄럭, 펄럭―
윌리엄은 날개를 펄럭거리며, 아이작에게 홍염을 쏘아내려는 그때.
“내가 졌소!”
아이작이 우렁찬 목소리로 항복의 의사를 밝혀왔다.
“…?”
윌리엄은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하며, 홍염을 쏘아내려는 찰나.
“이 대련 포기하겠네!!!”
잘못 들은 것이 아닌지, 아이작이 대련을 포기하겠다고 소리쳐왔다.
“…왜요?”
윌리엄은 아이작의 행동에 의문을 느끼며, 항복을 선언한 이유에 관해서 묻자.
“그 홍염은 영혼까지 불태우기에, 아무리 불사라고 한들 버텨낼 요량이 없구려. 영혼이 없으면 그저 빈껍데기에 불과하니.”
아이작이 항복하는 이유에 관해서 설명해왔다.
“조금 전까지는 잘만 홍염을 받아내지 않았었나요…?”
“그때는 전력이 아니었잖소.”
“아…….”
“전력이 아닐 때는 그저 강한 불꽃에 불과하니 괜찮았던 거요.”
이어지는 설명에 윌리엄은 완전히 이해하며, 몸에 두르고 있는 홍염을 거두었다.
“영혼까지 불태운 다라… 처음 알게 된 사실이네요.”
윌리엄은 온전한 힘을 내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느끼며 입맛을 다시자.
“홀홀홀, 너무 아쉬워하지는 말구려. 언젠가 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지 않겠는가?”
등을 두드리며, 위로를 건네왔다.
“근데, 갑자기 왜 이렇게 친근하게 다가오시는 거죠…? 조금 전까지는 죽이지 못해서 안달이 났었잖아요.”
그 모습에 윌리엄은 껄끄러운 감정을 느끼며 살짝 거리를 벌리자.
“생에 처음으로 패배를 안겨준 강자인데 호의를 품게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소? 홀홀홀!”
아이작이 사소한 건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며, 웃음을 터뜨려 보였다.
‘…원래, 지면 분한 감정이 드는 게 정상이지 않나? 독특한 분이시네.’
회의실에서 충돌이 발생했을 때는 관계가 전혀 좁혀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의 방법으로 관계가 너무나도 쉽게 회복되어버렸다.
‘그러면, 항복도 받아냈겠다. 다른 분들을 도우러 가볼까?’
윌리엄은 대련을 끝내기 위해 다른 수장들의 싸움에 동참하려는 찰나.
“더 할 텐가?”
파지직―
“이만, 항복하시죠?”
우두둑―
“더 이상 피를 보는 건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스릉―
엘비스, 세계수, 고브가 각자의 방식으로 라일락과 블리디를 위협하며, 항복할 것을 권유하고 있었다.
“후우, 더 이상 싸울 힘도 없다고요….”
“이젠 대응할 힘도 없다.”
라일락과 블라디는 쓴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져, 졌어요….”
“…졌다.”
쿵――!
풀썩―
항복을 선언하며, 바닥에 대자로 쓰러졌다.
‘저쪽도 끝나버렸네.’
쓰러진 수장들의 상태를 살펴보니.
‘상처가 한가득하네.’
온몸에 상처가 가득한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저 정도 상처라면 상당한 고통이 뒤따를 터인데.
‘왜 웃고 있는 거지?’
라일락과 블라디의 얼굴에는 상쾌한 미소가 맺혀있었다.
“저분들은 왜 웃고 있는 거죠?”
윌리엄은 의아함을 느끼며, 아이작에게 묻자.
“모든 것을 쏟아부어 대련한 것에 만족한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든든한 동료를 얻었다는 것의 만족감 때문이겠지요.”
아이작이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어왔다.
윌리엄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자.
“그들은 저와 같이 수천 년 동안 홀로 지낸 자들입니다. 그러니, 동료라는 존재가 어색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지요.”
아이작이 말을 덧붙이며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서로 힘을 합치는 것에 어색함을 느끼며 반발심을 보이게 된 거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 대련으로 인해 기존 수장분들이 능력을 입증한 덕분에 마음을 열게 된 것이지요.”
즉, 수천 년간 아무도 의지하지 않고 홀로 지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됐다는 것이었다.
‘의지할 자가 없다라….’
곁에 동생들이 함께하고 있는 윌리엄에게는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
하지만, 공감은 할 수 없더라도 이해는 할 수 있었다.
‘의지할 자 없이, 수천 년간 홀로 지낸다면 난 진작에 무너졌겠지.’
다시 생각해보니, 수천 년을 홀로 지낸 것 치고 저 정도 까칠함이면 정신력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렇군요. 설명 덕분에 이해했어요.”
“홀홀홀, 이해하셨다니 다행이로군요.”
그렇게 윌리엄은 아이작과 함께 수장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이걸로, 행성은 서로 회의를 통해 정하는 것입니다.”
엘비스가 대련에 이겼으니, 약속에 따라 달라고 경어로 부탁하고 있었다.
“그러도록 할게요.”
“…알겠다.”
라일락과 블라디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겠다고 대답하자.
“홀홀홀, 저도 그 방식에 따르도록 하지요.”
옆에 서 있던 아이작도 알겠다며, 대답해왔다.
“그러면, 대련도 끝났으니 이만 ‘라이거’ 행성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떻습니까?”
“좋지요.”
이후 칠마장 멤버들은 ‘라이거’ 행성으로 돌아간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에 행성을 고르는 시간을 가졌다.
* * *
칠마장 멤버들의 대련이 끝날 당시.
“이럴 수가….”
“말도 안 돼!”
“…뭐야.”
“아, 안돼! 민우를 종처럼 부릴 기회가…! 개굴개굴.”
마교회 멤버들은 얼굴이 푸르죽죽하게 변해 있었다.
“거봐, 내가 기존 수장들이 이길 거라고 했지?”
정민우는 당연한 결과라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음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흠칫―
음흉한 미소를 본 마교회 멤버들은 불길함을 직감했는지, 눈빛이 사정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이건 무효야!”
그리고 아누비스가 황급히 생떼 부리기를 시전하자.
“…맞아.”
“민우, 이건 무효야. 개굴개굴!”
뒤이어 엘린과 로크가 생떼 부리기에 동참해 보였다.
“무효는 무슨 무효. 나중에 소원이나 들어줄 준비나 해.”
하지만, 정민우는 확고한 뜻을 내비치며, 내기를 물러줄 생각이 없다고 못을 박아버리자.
“이런….”
“…무슨 소원을 빌지 벌써 무서워.”
“으으… 개굴개굴.”
마교회 멤버들의 얼굴에 어두운 그늘이 졌다.
“그러게, 내기는 신중하게 해야지. 안 그래?”
정민우는 신중하지 못했던 자신을 탓하라고 말하자.
“““…….”””
입술을 삐쭉 내밀며,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왜, 억울한 거라도 있어?”
그 반응에 정민우는 의아함을 느끼며, 왜 억울해하는지 마교회 멤버들에게 묻자.
“기존 수장들이 생각 이상의 힘을 보여준 것은 맞지만, 이번엔 윌리엄의 공이 너무 컸어.”
“…윌리엄이 저리 강했으면 나도 민우랑 같은 표를 던졌을 거야.”
“윌리엄이 너무 강해… 개굴개굴.”
윌리엄의 강함으로 이번 대련에 승패가 결정된 것이라고 얘기해왔다.
‘하긴, 윌리엄의 강함은 예상외긴 했지.’
괜히, ‘천인’이라는 고유 특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성장성을 보여줬다.
지금 정도의 무력이라면, 새끼손가락 공격에도 능히 버텨낼 수 있으리라.
‘물론, 두 손가락으로 공격하면, 전처럼 온몸이 박살 나겠지만 말이야.’
윌리엄이 높은 성장을 이룬 만큼, 이번 대련에 지대한 공을 세운 것은 사실이지만.
‘윌리엄이 대련에 참여하지 않았어도 기존 수장들이 이겼겠지.’
그것이 아니었어도 기존 수장들이 대련에 승리를 거머쥐는 것은 바뀌지 않았을 것이었다.
“아니, 그건 핑계에 불과해.”
정민우는 마교회 멤버들의 잘못된 생각을 지적하기로 하며 입을 열었다.
“보는 안목이 부족해서 놓친 것을, 그런 식으로 탓을 돌리면 곤란해.”
지적을 받은 마교회 멤버들은.
“맞아요. 안목이 부족한 것을 마인들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죠.”
“듣고 보니 그렇네.”
“…그러네, 이것도 안목이 부족해서 못 본 건데.”
“민우, 말이 맞아. 개굴개굴.”
그 사실을 순순히 인정하며, 대답해 보였다.
“그래, 앞으로 이 계기로 더 안목을 키워보도록 해봐.”
그렇게 조언을 마치며, ‘라이거’ 행성으로 돌아가려는 그때.
“민우 님, 혹시 소원을 생각해두신 게 있으신가요?”
비너스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질문을 건네왔다.
‘소원이라….’
로크의 소원은 정해지긴 했지만, 아직 다른 마교회 멤버들의 소원은 생각해두지 않은 상태였다.
“아직, 생각하지 않았어. ‘라이거’ 행성으로 돌아가서 천천히 고민해보려고.”
정민우의 대답에 비너스가 살짝 눈치를 살피더니.
“그래요? …어떤 소원이든 좋으니, 기다리고 있을게요.”
얼굴을 붉히며,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
‘어떤, 소원이든 좋다고…?’
대체, 소원의 기준이 어디까지일까 하는 궁금증에, ‘심안’을 사용할까 했지만.
‘아니야, 보지 말자.’
왠지 실망(?)할 것만 같았기에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 알겠어. 소원은 조금 더 고민하고 얘기할게.”
“알겠어요.”
“그럼, ‘라이거’ 행성으로 돌아갈까?”
“좋아요.”
이후 정민우는 마교회 멤버들과 함께 ‘라이거’ 행성으로 돌아갔다.
그로부터 몇 달 뒤, 행성 침략은 정상적으로 시작되게 됐다.
그리고 시간이 빠르게 흘러 1,00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고.
9,999번째 행성을 침략하는 데 성공하게 되었다.
166화 만 번째 행성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목표가 목전을 두고 있었다.
만 개의 행성 침략.
현재, 9,999개의 행성 침략을 마치고 마지막 행성을 남겨둔 상태였다.
‘이제 하나만 침략하면, 정했던 목표를 달성할 수가 있다.’
만 번째 행성을 침략하는 데 성공하면, 계획했던 대로 권좌에 도전하리라.
‘남은 시간은 1,000년. 침략하기 충분한 시간이지.’
1,000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기에 1품 비둘기가 자리한 행성이라고 한들, 침략하는데 시간은 충분할 것이었다.
‘후, 그럼 회의실로 가볼까?’
정민우는 옷매무시를 점검한 뒤, 마교회 멤버들이 대기 중인 회의실로 향하기로 했다.
뚜벅, 뚜벅, 뚜벅.
방에서 나와 회의실 안으로 들어가자.
“오셨어요?”
“어, 왔어?”
“…기다리고 있었어.”
“민우, 어서 와! 개굴개굴.”
마교회 멤버들이 손을 흔들며, 자신을 반겨줬다.
“다들 기분이 좋아 보이네?”
그 모습에 정민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곤 손을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당연하죠. 이제 마지막 행성을 앞둔 상태잖아요.”
“당연하지! 마지막 행성만 침략하면 이 개고생을 더 하지 않아도 되는 건데!”
“…응, 나쁘지 않아.”
“이제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잖아! 개굴개굴.”
마교회 멤버들의 대답에 정민우는 그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바로 침략할 마지막 행성에 관해서 얘기해보도록 할까?”
이어서 상석에 앉으며, 본론을 꺼내 들자.
“좋아요.”
“빨리 시작하자.”
“…기대돼.”
“후, 벌써 떨리는데? 개굴개굴.”
평소와 달리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열정적인 반응을 내보였다.
“그럼, 간략하게 행성의 정보부터 얘기하도록 할게.”
정민우는 아공간에서 서류를 꺼내 들고선 기재된 정보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일단, 행성의 이름은 ‘그로아’고. 1품 비둘기가 관리하는 곳이야.”
1품 비둘기가 관리하는 행성이라는 말에 마교회 멤버들의 표정이 진중해졌다.
“그리고 72위 마왕이 침략하려다 용사로 인해 격퇴된 행성이기도 하지.”
또한, 72위 마왕이 침략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알리자.
“역시, 마지막 행성이라 그런지 난도가 높군요.”
“흠, 쉽지 않겠어.”
“…여태까지 침략했던 행성 중 가장 힘들 것 같아.”
“72위 마왕까지 격퇴한 거면, 용사가 상당히 강하다는 거잖아…? 개굴개굴.”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행성의 크기는 ‘유레인’보다 1,000배는 커.”
이어서 행성의 크기까지 언급하자.
“재밌겠네요.”
“이래야 침략할 맛이 나지.”
“…마지막 행성으로 적합한 것 같아.”
“벌써, 침략 욕구를 자극하는데? 개굴개굴.”
초롱초롱했던 눈빛은 사라지고 호승심 가득한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다들, 많이 바뀌었네.’
호승심 넘치는 모습에 정민우는 기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마교회 멤버들을 바라봤다.
예전이었다면, 겁부터 지레 먹었겠지만.
‘하긴, 1,0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안 바뀌는 게 이상한 건가?’
1,000년 동안, 9,999개의 행성을 침략하면 자신감이 넘칠 수밖에 없으리라.
“민우 님, 1품 비둘기가 누구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당연하지.”
비너스의 물음에 정민우는 ‘그로아’ 행성을 관리하는 비둘기의 이름에 대해서 알려줬다.
“라파엘.”
“…라파엘이요?”
“응, 치유에 대한 고유 특성으로 가진 것으로 유명하지.”
“치유….”
“1품에 있는 천사 중 가장 약한 녀석으로 알려졌고. 비전투 계열 고유 특성 덕분에 행성 침략하면서 직접 전투하게 될 일은 없을 거야.”
1품 중에 가장 약한 비둘기가 72위 마왕을 격퇴한 것이 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1품은 4명밖에 없으니까.’
천계의 1품은 총 4명밖에 없기에 굳이 따지자면 3위인 마왕 ‘바사고’와 동급이라고 할 수 있었다.
“혹시나, 싸우게 될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이네요. 이러면 생각보다 쉽게 침략할 수 있겠는데요?”
비너스의 말대로 라파엘과 싸우지 않는다면 침략 난이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은 맞았지만.
“그래도 조심은 해야지, 마왕을 격퇴한 용사가 있으니까.”
분명, 용사에게 많은 신성력을 빌려줬을 것이기에 절대 침략을 쉽게 봐서는 안 됐다.
‘홀로 72위 마왕을 격퇴했다고 했으니, 절대 만만히 볼 녀석은 아니지.’
끝 순위에 자리한 마왕이라고 해도 일개 고등생물 따위가 넘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무리, 마왕이 일부의 힘으로만 현신할 수 있다고 해도 말이다.
“그러네요. 용사라는 자가 있으니 방심하면 안 되겠네요.”
설명을 들은 비너스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떡이자.
“…궁금한 건데, 칠마장 멤버들이 용사와 싸우게 되면 이길 수 있을까?”
옆에 서 있던 엘린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질문을 건네왔다.
“힘이 제약된 상태라, 전부 덤벼도 용사를 이길 수 없겠지.”
“…그러면, 편법을 사용해 우리가 직접 나서야 하는 건가?”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다른 방법이 있거든.”
“…뭔데?”
“용사가 없는 곳부터 적극적으로 침략하면 돼.”
“…침략을?”
정민우의 대답에 엘린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다시 한번 고개를 갸웃거려왔다.
“국가를 적극적으로 침략하면 두 가지 이점이 있어.”
“…이점?”
“응, 첫 번째는 마인들의 제약된 힘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용사가 제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는 거지.”
용사가 유능하다고 해도 몸은 하나이니, 여러 국가를 침략하면 전력을 제대로 쏟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
또한, 용사와 관련된 자들을 인질로 잡으면 더욱 힘을 발휘하지 못할 터였다.
“우리는 그것을 기회 삼아 열심히 용사의 체력을 갉아먹으면 되는 거야.”
“…만약에 그것까지 통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내가 생각해둔 작전이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정민우의 확신이 담긴 말에 엘린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시시하게 끝나지는 않겠네.”
옅은 미소를 지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럼, 설명은 전부 끝났으니, 이제 작전을 짜보도록 할까?”
“좋아요.”
“바로 짜자고!”
“…좋아.”
“완전 철저하게 세워보자고! 개굴개굴.”
이후,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은 1년 동안 ‘그로아’ 행성을 침략할 작전을 준비했다.
* * *
그로부터 1년 뒤.
‘그로아’ 행성을 침략하기로 한 날이 찾아왔다.
“가볼까?”
정민우는 뒤에 자리한 마교회 멤버들에게 시선을 옮기며 이동할 것을 묻자.
“가요.”
“빨리 가자.”
“…응.”
“응, 가보자. 개굴개굴.”
마교회 멤버들이 기대 어린 표정으로 대답해왔다.
“좋아, ‘리스켈’ 행성으로 가자.”
본래는, ‘망치’ 왕국에서 진행했지만, 인원수가 워낙 많아 ‘리스켈’ 행성으로 장소를 변경한 것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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