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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strando postagens de novembro, 2021

game 9

해졌다. 죄 새까맣긴 매한가지였으나, 죽은 숲보다는 탁 트인 밖이 훨씬 마음이 편했다. 하나 그것도 잠시. 숲 다음엔 강이 나타났다. 검게 죽은 강에선 지독한 악취가 났다. “미친.” 한참 만에 입을 연 모리츠의 안색은 창백했다. 리오 성과 그 밖이 별세계처럼 느껴지듯, 숲의 안쪽과 바깥쪽도 완전히 다른 세상 같았다. 공기는 찐득하고, 바람엔 시체 냄새가 풍겼다. 마기가 하늘과 땅을 뒤덮으니 여기가 곧 마계이지 않을까. “그리고 나는 이 빌어먹을 곳을 정찰해야 하고.” 그는 코를 감싸 쥐었다. 이 역겨운 공기를 마시면 오염이라도 될 것 같았다. 실제로도 그의 정신은 어딘가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떨다가도 웃고, 웃다가도 운다. 나르의 윤기 나는 털을 잡아 뽑듯 쥐어 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갈 수는 없다. 정찰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었다. 모리츠는 눈물을 머금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텅텅 빈 작은 마을 몇 군데를 돌아다닌 그는 마침내 대도시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성을 습격해 왔던 포이르 백작가의 영지. 대대로 폴린 성을 지키던 바렌 왕국의 자랑거리. “…….” 익숙한 깃발이 내걸린 대도시를 바라보며, 모리츠는 수첩과 펜을 꺼내 들었다. [정찰을 나선 지 며칠이 지났는지는 모른다. 다만 경계선을 건너고 하루가 지났단 것은 확실하다. 지금 나는 포이르 백작가의 영지에 들어서고자 한다. 아, 일단 그전의 얘기부터 할까. 경계선 밖의 상황은 최악이다. 그래. 정말 최악이라고 밖에 설명하지 못하겠다.] 두서없이 적어 내려가는 그것은 일기였다. 애처롭게 떨리는 펜 끝을 따라오는 글자는 엉망진창이었다. [리하르트가 한 아름 안겨 준 식량은 육포와 물이 전부다. 그런데 조금 전에 먹어 보니 맛이 전부 이상했다. 육포도 그렇고, 물도 그렇고. 어제까지만 해도 이러지 않았는데. 일단 배는 채워야 하니 꾸역꾸역 집어삼켰다. 먹다 보니 먹을 만했다. 어라, 가만 보니 색도 까맣게 변색 되어 있었다.] [……잡설이 길었다. 내가 일기를 쓰는

dimensional 20

인사하고, 대화하고, 마주 웃었던 누군가가 마물에게 희생당하는 광경을 보고 싶지 않다. 비록 얄팍한 인연일지라도. 설사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라도. 그것이 세상 모두를 마족의 손에 잃은 윌슨의 집념이었다. “크르르르-” 고릴라처럼 생긴 마물이 아줌마 앞에서 팔을 들어 올렸다. 주먹이 떨어져 내렸다. “하아앗-!” 윌슨이 바닥을 박차며 가속했다. 가슴에 박힌 마력 융합로가 맹렬히 회전하며 출력을 높인다. 주먹이 아줌마의 머리를 수박처럼 터트리기 직전. 윌슨이 끼어들었다. 왼팔을 들어 놈의 주먹을 막았다. 쾅. 충격으로 무릎이 반쯤 굽는다. 발아래 아스팔트가 저적 하고 갈라진다. 윌슨이 굽은 무릎을 힘줘 세웠다. 왼팔을 민다. “죽어라!” 오른 주먹으로 마물의 가슴을 쳤다. 마력을 잔뜩 머금은 고강도 특수 합금 주먹이 마물의 가슴을 후려쳤다. 푸콰아악-! 마물의 가슴에 구멍이 뻥 뚫렸다. 등 뒤로 핏물이 치솟았다. 털썩. 곧이어 놈이 쓰러졌다. 윌슨이 발을 들어 놈의 대가리를 밟아 으깼다. “으으- 육박전은 체질에 안 맞아.” 윌슨이 삐걱거리는 팔을 수습하며 뒤돌아봤다. 양수정이 아줌마를 안아 들고 있다. ‘그래도 뛰어나오길 잘했어.’ 아줌마가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윌슨이 흐릿하게 미소 지었다. 양수정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든 것은 그때였다. “뒤를 봐요!” 그녀가 고함쳤다. 오싹. 소름이 돋는다. 감지 센서가 그제야 무언가를 감지했다. 윌슨이 고개를 돌렸다. 왼손바닥을 내밀어 방비하며 오른손으로는 얼굴을 가렸다. 덥썩. 눈앞이 깜깜해졌다. 곧바로 적외선 모드가 켜지며 앞이 보인다. 윌슨이 상황을 파악했다. ‘물렸어.’ 마물의 흉측한 혓바닥이 보였다. 끔찍한 냄새도 올라왔다. ‘상반신이 집어 삼켜진 거야.’ 허리쯤에서 통증 센서가 작동한다. 날카로운 이빨이 허리를 끊으려 들었다. 다행히 특수 강화 합금이 절단을 버텨 냈다. 그러나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들썩. 몸이 들리더니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윌슨의 몸이 잘리지 않자, 마물이 윌슨을 문 채 대가리를 흔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