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9
해졌다. 죄 새까맣긴 매한가지였으나, 죽은 숲보다는 탁 트인 밖이 훨씬 마음이 편했다. 하나 그것도 잠시. 숲 다음엔 강이 나타났다. 검게 죽은 강에선 지독한 악취가 났다. “미친.” 한참 만에 입을 연 모리츠의 안색은 창백했다. 리오 성과 그 밖이 별세계처럼 느껴지듯, 숲의 안쪽과 바깥쪽도 완전히 다른 세상 같았다. 공기는 찐득하고, 바람엔 시체 냄새가 풍겼다. 마기가 하늘과 땅을 뒤덮으니 여기가 곧 마계이지 않을까. “그리고 나는 이 빌어먹을 곳을 정찰해야 하고.” 그는 코를 감싸 쥐었다. 이 역겨운 공기를 마시면 오염이라도 될 것 같았다. 실제로도 그의 정신은 어딘가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떨다가도 웃고, 웃다가도 운다. 나르의 윤기 나는 털을 잡아 뽑듯 쥐어 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갈 수는 없다. 정찰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었다. 모리츠는 눈물을 머금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텅텅 빈 작은 마을 몇 군데를 돌아다닌 그는 마침내 대도시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성을 습격해 왔던 포이르 백작가의 영지. 대대로 폴린 성을 지키던 바렌 왕국의 자랑거리. “…….” 익숙한 깃발이 내걸린 대도시를 바라보며, 모리츠는 수첩과 펜을 꺼내 들었다. [정찰을 나선 지 며칠이 지났는지는 모른다. 다만 경계선을 건너고 하루가 지났단 것은 확실하다. 지금 나는 포이르 백작가의 영지에 들어서고자 한다. 아, 일단 그전의 얘기부터 할까. 경계선 밖의 상황은 최악이다. 그래. 정말 최악이라고 밖에 설명하지 못하겠다.] 두서없이 적어 내려가는 그것은 일기였다. 애처롭게 떨리는 펜 끝을 따라오는 글자는 엉망진창이었다. [리하르트가 한 아름 안겨 준 식량은 육포와 물이 전부다. 그런데 조금 전에 먹어 보니 맛이 전부 이상했다. 육포도 그렇고, 물도 그렇고. 어제까지만 해도 이러지 않았는데. 일단 배는 채워야 하니 꾸역꾸역 집어삼켰다. 먹다 보니 먹을 만했다. 어라, 가만 보니 색도 까맣게 변색 되어 있었다.] [……잡설이 길었다. 내가 일기를 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