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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strando postagens de dezembro, 2021

apocalipse 12

“허나, 그것만이 유일한 사실이다!” 군중이 나의 말에 몰입한다. 저절로 그려지는 자신들의 경험에 이입하여 더 쉽게 젖어들고, 더 쉽게 동감한다. “과정따윈 중요하지 않다. 한마음으로 결국 뭉친 나의 자식들아, 나의 아들, 딸들아! 여태까지 잘 버텼도다!” 난 고척돔을 손가락으로 내리찍으며 가리켰다. 격앙된 나의 어조를 따라 그들의 고개와 어깨가 들썩이는 것이 느껴졌다. “이곳에 바로 지금! 무너진 세계의 영광스런 첫 공동체가 탄생한다! 이것만이 유일한 진실이다!” 아아아아― 난 두 팔을 벌리고 더 크게 목소리를 높혔다. 그들의 귀가 아닌 가슴에 소리쳤다. “눈을 감았다 뜨거라, 나의 자식들아! 그대들이 목도하는 오롯한 시작을 경배하라!” 시스템 메시지의 YES를 누르며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그 이름은 한마음 구원교리라!” 와아아아아아아―! 열광하는 신도들과 나에게 빛이 내려왔다. [구로구 마지막 특별 거점 ‘광장’에 진입하셨습니다.] [‘광장’의 테마는 ‘거울 법정’입니다.] 특별 거점에 진입한 각성자는 시스템이 의도한 위치에서 시작한다. 그게 여태껏 특별 거점을 시작할 적의 진리였다. 그렇다면, 이것이 시스템이 의도한 위치라는 건가? 그 무엇도 변하지 않았다. 반듯한 질서를 유지한 채로 나를 올려다보는 신도들. 그들 또한 자신들의 몸을 두드리며 갑작스러운 이상현상에 놀라고 있었다. 고척돔보다 높지는 않지만, 신도들보다 확실히 위에 자리잡은 단상. 그 단상에 서게 된 나는 천천히 주변을 살폈다. 원인도 파악하지 못하고 멀뚱멀뚱히 나를 응시하는 신도들. 그런 신도들이 갑자기 입을 막으며 한 곳을 보며 경악했다. 키이이잉―! 예열시킨 마나가 용솟음치며 전신에 백광을 토했다. 신도들의 시선을 따라간 나 또한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악했다. “서프라이즈 마더 퍼커!” 방정맞은 목소리와 구린 영어 발음. 아포칼립스가 터지기 전에 자주 입던 트레이닝복을 입은 ‘내’가 나를 보며 웃었다. 키이이이잉―! 고민할 시간도 사치였다. 작게 울리는 가동음과 함께 곧바로 오

apocalipse 11

척돔을 울렸다. 항상 내가 시민을 구조하던 때와 똑같은 반응이 조금 많이 튀어나왔다. 평소에 내가 구하던 시민의 수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고척돔의 잔디밭에 엎드려있었다. “조용히 해! 이 씨발새끼들아! 다 닥쳐!” “앞으로 튀어나오면 사정 없이 갈긴다! 일어서도 갈긴다! 난 분명히 경고했다!” 당황하는 시민들을 둘러싼 정체불명의 무리들. 놈들이 시민들에게 총을 겨누며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리고 있었다. “사, 살려주세요! 왜 이러시는 겁니까!” “이, 이 씨발! 지금 바깥이 난리가 났는데 갑자기 뭐하는 짓이야아!” 엎드리고 있던 중년 남성이 침을 튀기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가 씨발 움직이지 말라 했지!” 퍼어억―! 그런 중년의 관자놀이에 묵빛의 개머리판이 꽂혔다. “꺄아아아아악!” “이, 이 군인새끼들이! 민간인을 때린다아아!” 픽 쓰러지는 중년의 남성를 본 시민들이 또다시 비명을 합창처럼 내질렀다. 그 모습을 하나하나 관찰하며 앞으로 걷던 나에게 정체 불명의 무리 중 하나가 소리쳤다. “멈춰 이 새끼야! 한 발자국만 더 움직이면 그대로 쏜다!” 놈이 기절한 중년의 머리를 밟고는 총구를 등쪽에 대고 있었다. 처음에는 특별 거점답게 군인들도 구출된 것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대한민국의 군인이라면 지금 이 광경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 지금 저 놈들은 상황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협박하고 있었다. 탕―! “꺄아아아아악!” “으, 으아아아악!” 나를 협박했던 놈이 보란 듯이 방아쇠를 당겼다. 깜짝 놀란 시민들의 절규와 함께 놈의 총구에서 흰 연기가 나풀거렸다. 다행히 중년 남성의 머리 옆에 총알을 격발한 놈이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나를 보며 웃었다. “움찔거리기만 해도 쏜다.” 아무리 생각해도 놈의 행동이 이상했다. 원래 보통 남을 위협할 때는 총구를 위협할 상대에게 들이대지 않던가? 하지만 놈은 철저하게 시민들을 이용해 날 협박하고 있었다. 마치 내가 바라는 것을 정확히 파악한 양. “더는 다가오지 말고 저기 쌓아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