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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strando postagens de outubro, 2021

apocalipse 9

활짝 핀 양 손과 그 소맷자락이 마치 지금도 바람이 부는 듯 굽이쳤다. 전혀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듯한 모습은 과연 ‘성물’이라는 이능의 산물다웠다. [성물이 내뿜는 더 강한 빛에 당신의 신앙이 공명합니다!] [(900/H) -> (1000/H)] [성물의 마지막 봉인이 풀립니다!] [‘교주 석상’의 권능이 발현됩니다!] [‘무장 해제’가 ‘한마음 구원교’에 펄쳐집니다!] 그렇게나 기다렸던 교주 석상의 새로운 권능이 해금됐다. [무장 해제] [천상의 보호막과 교주 석상이 존재하는 한, 그 어떤 무장도 교주의 허락 없이는 용납되지 않습니다.] 교주 석상의 새로운 권능을 확인하는 와중에 새로운 안내 메시지가 떠올랐다. [현재 성역 내에 교주가 허용하지 않은 무기가 발견되었습니다!] [신도 서태산에게 ‘K2 소총’이 감지되었습니다!] [신도 김해일에게 ‘K2 소총’이 감지되었습니다!] …… [‘무장 해제’를 작동하시겠습니까? (Y/N)] 일단 당연히 N을 터치한 다음 성역 관리 탭에서 교주 석상을 찾았다. [교주 석상 Lv.3] [한마음 구원교의 첫 번째 성물이자 교주의 모습을 한 성스러운 석상입니다. 이 석상을 오랫동안 바라볼수록 신앙심과 행복도가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 석상 레벨이 최고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석상 레벨의 최고 단계 도달. 이제 더는 해금할 권능이 없다는 뜻이겠지. 무장 해제 또한 상당히 좋은 권능임은 틀림 없지만, 레벨 2에서 얻었던 ‘천상의 보호막’정도의 대박은 아니었다. 1차적인 거름망 뒤에 좀 더 촘촘한 거름망을 추가한거라 생각하면 되겠지. 아마 교주 석상이라는 성물이 ‘안전’이라는 목적에 치중된 성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해는 완료했지만, 어쩔 수 없이 흘러나오는 아쉬움은 감출 수가 없었다. ‘천상의 보호막’에 버금가는 사기적인 권능을 기대했는데. 치료 스킬이나 워프 게이트. 하다 못해 천상의 보호막을 늘려주는 스킬을 바랬건만, 너무 큰 욕심이었나보다. 하긴, 스타터 팩의 에이스라 해도 모든 걸 해결해주는 건 심각한 밸

apocalipse 8

“쫓아왔다… 꺼지라고 했다… 김철수 신도의 말을 되뇌어보면 마치 처음이 아닌 것 같더군요.” 이런 종교 집단을 마주한 것이. 김철수의 이마를 타고 굵은 땀방울이 흘렀다. 그의 눈이 세차게 요동치는 것을 주시하며 부드럽게 그를 다독였다. “왜 그렇게 떠십니까. 저는 김철수 신도를 추궁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궁금할 뿐이죠. 그대를 위협한 사이비 종교가.” “죄, 죄송합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나도 무서워서….” 그래, 눈이 훼까닥 돌아서 막무가내로 도끼를 휘두르던 놈이 논리정연하게 설명할거란 기대도 안했다. 딱―! 가볍게 손가락을 부딪치며 김철수의 시선을 잡았다. 그의 눈길이 내 손가락을 따라 천장으로 향한다. 어둠을 밝히는 전등과 그 위에 굳건하게 퍼져있을 천상의 보호막. “어제와 오늘을 혼동하지 마세요. 제 말을 기억하세요. 그대의 오른손에 무엇이 보이십니까?” “아아아― 교주님―” 김철수가 멍한 눈으로 자신의 오른손을 쥐었다 폈다. 마치 정말로 무언가를 쥐고 있듯이. 그 행동을 여러 번 반복한 김철수가 나를 보며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믿음의 검이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대에게 나의 검이 있는데, 그 무엇이 무섭습니까? 편하게 말씀하세요. 아주 편하게.” 부드러운 타이름에 김철수의 동공이 점차 안정되는 것이 보였다. 그제서야 진정된 김철수가 천천히 자신들에게 있었던 일을 말하기 시작했다. 김철수의 가족은 보호소 대피령이 떨어진 이후에도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았다. 인터넷과 뉴스에서는 대피소에 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그는 믿지 않았다. 애초에 이런 전대미문의 재앙 앞에서 정부가 ‘진압’이 아닌 ‘대피’를 권하는 모습 자체에서 본능적으로 불길함을 느낀 것이다. 그런 그들은 냉장고와 자신의 집에 있는 식량을 나눠서 버티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는 그들의 선택이 주효했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에 이르러서 하는 말이며, 그때의 그들은 점점 줄어드는 식량과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상당히 후회했다고 한다. 그 자책의 감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