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diabo vai trabalhar hoje 18
말했다.
“금고까지 안내 부탁하지.”
“맡겨만 주십시오!”
이후 마법사를 따라 왕실 안으로 들어가자.
“이곳이 왕실의 금고입니다.”
금고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이 정도의 금화와 보석이라면, 충분히 부르고도 남겠어.’
정민우는 품속에서 양피지를 꺼내 들며 마법사에게 말했다.
“여기에 사인하면 된다.”
“주인 없는 재화인데도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 겁니까?”
“거래로만 몬스터를 불러낼 수 있거든.”
“이해했습니다.”
설명을 들은 마법사는 펜을 집어 들며, 양피지에 사인하자.
스르륵―
산처럼 쌓여있던 재화들이 녹아내리며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쩌저적―
이어서 허공이 일렁이더니, 검은 공간이 새롭게 생겨나는 동시에.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블랙 고블린이 선두로 걸어 나오자. 뒤따라 다른 몬스터들이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주인님을 뵙습니다!”
정민우는 블랙 고블린이 건네오는 인사를 받으며 말했다.
“이곳은 좁으니, 밖으로 이동하도록 하겠다.”
몬스터들을 데리고 왕실 밖으로 나가자.
“우와….”
“이곳이 우리가 생활할 곳이라고?”
“너무 좋잖아?”
“여길 우리만 사용하는 거라고?”
뒤따라 걷던 다섯 마리의 마물이 연신 감탄을 터뜨리며, 주위를 훑어봤다.
“터전을 옮기는 것인데, 이 정도는 해줘야지.”
“““주인님….”””
정민우의 말에 마물들이 감동 어린 표정을 지어 보였다.
“넋 놓을 시간이 있으면, 몬스터들이나 인솔하도록 해라.”
“““아, 알겠습니다!”””
마물들은 정신을 차리며, 정민우의 명령을 따라 몬스터들을 인솔하기 시작했다.
* * *
‘이 정도면, 인원을 전부 수용할 수 있겠어.’
정민우가 몬스터를 데리고 도착한 곳은 도시 내에 있는 광장이었다.
이어서 광장 내에 있는 단상 위로 올라가니.
뚜벅, 뚜벅, 뚜벅.
광장에 자리한 몬스터들의 시선이 일제히 정민우에게 쏠렸다.
정민우는 몬스터들을 한번 훑어본 뒤.
“보다시피, 제군들은 잠시 이곳에서 생활하게 될 거다.”
1,000만 마리가 전부 들을 수 있게 목소리에 마기를 실어 얘기했다.
“잠시라고는 했지만, 사실 몇 년 동안 이곳에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언제까지 있을지 모른다는 말에 몬스터들이 의문을 느끼며,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때.
“‘라이거’라는 행성을 침략해야 본래 터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
정민우는 새로운 행성을 침략할 것을 알려왔다.
“““!!!”””
침략이라는 말에 몬스터들의 눈에 탐욕이 일렁거리는 동시에.
씨익―
입가에 진한 미소가 맺혔다.
약육강식의 세계에 살았던 만큼, 침략은 그들의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단어였다.
또한, 침략을 통해 성장할 기회를 누릴 수 있기에 달갑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이곳에서 세를 키우며 힘을 기르도록 해라. 제군들이 모든 준비를 끝마쳤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행성 침략에 투입하도록 하겠다.”
정민우는 전달 사항을 모두 전하며. 단상 밑으로 내려가자.
“““우와아아아아아!!!”””
몬스터들이 광기에 찬 눈빛으로 환호성을 내질렀다.
* * *
그로부터 한 달 뒤.
“모든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엘비스 알현실에 방문하며, 침략 준비를 끝마쳤다고 보고를 올렸다.
“그래, 병력은 얼마나 투입할 생각이지?”
“‘망치’ 왕국이 작은 섬나라인 것과 무력이 별 볼 일 없는 것을 고려해. 200명만 배치해둔 상태입니다.”
“200명은 너무 적지 않나?”
“그랜드 소드 마스터 100명과 9 클래스 마법사 100명이 투입되는 것이니 문제없습니다.”
“그 인원이면 문제없지.”
보고를 전해 들은 정민우는 ‘라이거’ 행성을 침략하러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악마님, 한 가지 요청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무슨 요청이지?”
“사기를 올리기 위해 출정식을 악마님께서 맡아주실 수 있겠습니까?”
엘비스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출정식을 요청해왔다.
‘출정식이라….’
정민우는 턱을 쓸어 보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사기를 올릴 수 있다면 하는 것이 좋겠지.’
이것으로 사기가 올라 침략이 수월해진다면 몇 번이든 할 수 있었다.
“그러도록 하지.”
생각을 마치며, 엘비스에게 출정식을 맡겠다고 알리자.
“감사합니다!!!”
엘비스가 고개를 깊숙이 숙여 보이며, 감사함을 표했다.
“이 정도는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으니, 눈치 보지 말고 요청하도록.”
“알겠습니다.”
“병력은 어디에 집결된 상태지?”
“황궁 내에 있는 연병장에 대기 중입니다.”
“좋다, 안내하도록 해라.”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엘비스의 안내를 받아 연병장에 다다랐을 때.
“잠깐 멈추도록 하지.”
정민우는 엘비스를 멈춰 세웠다.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엘비스의 물음에 정민우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출정식인데, 격에 맞는 모습으로 나타나야겠지.”
“격은 이미 충분하다 못해 넘치시지 않습니까?”
진심이 느껴지는 엘비스의 말에 정민우는 마땅한 답을 찾지 못하고 괜한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그런 게 있으니, 잠시만 기다리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엘비스에게 시선을 거둔 뒤, 정민우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고민했다.
‘범접할 수 없는 이미지를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물론, 모습을 드러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범접할 수 없는 느낌을 줄 수야 있겠지만.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해야지.’
출정식 맡은 김에 사기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고 싶었다.
‘역시, 그 모습이 좋으려나?’
정민우는 ‘최종 진화’를 사용한 모습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침략한 행성이니 온전한 힘을 드러내도 페널티는 없을 테니 문제없겠지.’
고민을 끝마친 정민우는 곧장 로크의 고유 특성인 ‘최종 진화’를 복사했다.
128화 침략 개시 (5)
그 시각 황궁 연병장에서는.
“악마님은 실제로 어떤 분이실까?”
“악마님을 볼 생각에 긴장이 되네.”
“분명, 엄청나시겠지?”
“그건 당연한 거고.”
출정식을 악마님이 진행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기사들과 마법사들은 한껏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널드 님, 악마님은 어떤 분입니까?”
궁금증을 참지 못한 한 기사는 악마님과 영접한 경험이 있는 아널드에게 물었다.
“어떤 분이라….”
질문을 받은 아널드는 잠시, 턱을 쓸어 보이더니.
“확실한 것은 미천한 나 따위에게 평가받으실 분은 아니라는 거지.”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기사의 물음에 대답해줬다.
“…죄, 죄송합니다.”
기사는 자신이 실언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황급히 고개를 숙여 보였다.
“다음부터는 주의해주면 좋겠군.”
“…예, 알겠습니다.”
기사가 사색이 된 표정으로 연신 허리를 숙이자.
“쯧, 이래서 악마님과 영접하지 못한 녀석들이랑은 상종하기 싫다니까.”
“악마님을 영접하지 못한 녀석들은 우둔함을 못 벗어난다니까.”
“하기야, 악마님을 영접하지 못했으니 생각하는 수준이 거기까지인 거겠지.”
악마를 영접한 경험이 있던 기사들과 마법사들은 코웃음을 치며, 무시하는 발언을 내뱉었다.
“““…….”””
악마를 영접하지 못한 기사들과 마법사들의 표정이 굳어졌지만, 이내 표정을 풀고 어색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하하, 그래도 이번 기회에 우둔함을 벗어 던질 수 있겠군요.”
“역시, 영접하신 분들이라 그런지 다르십니다.”
같은 경지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이렇게 저자세로 나오는 이유는 간단했다.
악마와 영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악마와 영접한 자는 속칭 ‘선택받은 자’로 불리기 때문에 영접하지 못한 자들은 다소 위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제, 다들 조용히 기다리도록 하지. 곧 악마님께서 오실 거다.”
“““알겠습니다.”””
아널드의 말에 기사와 마법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렇게 기대감을 느끼며 기다리던 그때.
쿠――――웅!
“““크윽!?”””
엄청난 기운이 몸을 짓눌러왔다.
‘…오신 건가?’
‘이런 방대한 힘이라니…?’
‘이건 악마님이다…!’
기사들과 마법사들은 몸을 짓누르는 기운에 악마님이 나타났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가 있었다.
꿀꺽―
점점 강해지는 기운에 기사들과 마법사들은 침을 삼키며, 눈을 이리저리 굴리던 찰나.
뚜벅, 뚜벅, 뚜벅.
저 멀리서 한 인영이 고귀한 자태를 뽐내며, 걸어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아…….”””
그리고 기사들과 마법사들은 입을 벌리며, 외마디 탄성을 터뜨렸다.
흑염소처럼 휘어진 뿔. 눈 밑으로 이어진 검은 선.
어둠을 집어삼킨 것만 같은 칠흑의 갑옷.
고고함을 알리는 듯한, 보랏빛을 띠는 보석.
피보다 진해 보이는 붉은색 망토.
기사들과 마법사들은 절대자의 위용에 감복하며, 경외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악마를 바라봤다.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꿈이라면 절대 깨지 않았으면 좋겠어.’
‘악마님을 영접하다니…!’
‘평생, 이 순간을 잊지 않을 거야!’
너무 벅찬 감정을 느꼈는지, 기사들과 마법사들은 뺨에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였다.
뚜벅, 뚜벅, 뚜벅.
악마가 지척에 다다랐을 때.
털썩―!
기사들과 마법사들은 맞추기라도 한 듯,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동시에 한쪽 무릎을 꿇어 보였다.
‘몸이?’
‘저절로?’
‘이럴 수가…!’
그들은 무릎을 꿇는 동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본인 의지로 한 것이 아닌, 몸이 저절로 반응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즉, 몸이 주인을 알아보고 알아서 행동을 옮겼다는 뜻이렷다.
뚜벅, 뚜벅, 뚜벅.
이어서 연병장에 설치된 단상 위로 올라가더니.
스윽―
오만해 보이는 눈빛으로 기사들과 마법사들을 훑어봤다.
그리고 악마가 입을 열자.
“반갑다. 모습을 드러내는 건 오랜만이구나.”
심연을 집어삼킨 것만 같은 끈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미천한 미물 따위가 감히 악마님의 목소리를 들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격이 느껴지는 음성.
‘…이것이 하늘 위를 군림하는 절대자.’
‘왜, 영접한 자와 하지 못한 자를 구분했는지 알 것 같아.’
‘그래, 영접하지 못한 자가 악마님을 운운하니 혐오스러워 보일 수밖에 없겠지.’
그런 존재를 목도했다는 사실에 기사들과 마법사들은 자부심이 차올랐다.
“엘비스에게 들었다. 고등생물이 이룩하기 힘든 경지에 도달했다는 것을.”
악마님을 목도한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데, 미천한 미물 따위의 성취까지 알아봐 주신다니?
“경지에 도달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정말 대단하군.”
또한, 거기서 끝나지 않고. 악마님은 미물 따위의 성취를 인정해주셨다.
“““앗, 아…….”””
기사들과 마법사들은 그간 노력이 헛되지 않음을 기뻐함 동시에 전율을 느껴버렸다.
쪼르르―
그 전율이 하체까지 전해졌는지, 연병장 바닥이 흥건해졌다.
“…….”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정민우의 표정이 살짝 굳어지더니, 이마에 자라난 뿔에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 * *
연병장 바닥이 흥건해진 것을 본 정민우는.
‘저거 내가 생각하는 거 맞지?’
예상치도 못한 마인들의 돌발 행동으로 인해 당혹감을 느끼고 있었다.
‘…아니, 몇 마디 했다고 바닥이 흥건해지는 게 말이 되나?’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당혹감을 느꼈으나.
‘아니야, 생각해 보면 이해 못 할 것도 없지.’
자신의 관점이 아닌, 마인의 관점으로 봤을 때, 충분히 이러한 행동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인 관점으로 보면, 전지전능한 신을 목도한 것과 같을 테니까.’
막강한 힘까지 하사했으니, 신앙심이 더 커질 수밖에 없으리라.
한데, 그런 전지전능한 신이 칭찬까지 한다?
그러면, 바로 자지러지는 것이었다.
신에게 칭찬받았는데, 덤덤함을 내비칠 자가 누가 있겠는가?
‘아, 엘비스가 있구나.’
그는 오래 봐왔으니, 논외로 치면 없을 터였다.
‘관점을 바꿔서 생각하니, 기특한 것 같기도 하고.’
관점만 바꿨을 뿐인데, 마인들이 엄청난 충신들로 보였다.
‘좋아, 그럼 다시 말을 이어 나가볼까?’
너무, 오래 입을 다물고 있다가 마물들이 바지에 실례한 것을 눈치채기라도 하면, 민망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첫 침략지는 다들 알다시피, ‘망치’ 왕국이라는 곳이다.”
정민우는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자네들이 첫 침략을 성공적으로 해내며, 끝내 ‘라이거’ 행성까지 침략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믿는다는 말에 마인들의 눈빛에 이채가 감돌다 못해 번뜩였다.
흡사, 광신도를 연상케 하는 눈빛.
“…분명, 침략하면서 고난과 역경을 겪게 되겠지만, 자네들이라면 어려움 없이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정민우는 애써 그 눈빛을 피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라이거’ 행성 침략을 성공적으로 해낸다면, 그만한 보상을 내려주겠다고 약속하도록 하지.”
그리고 보상에 대해 언급하자.
“““보상…….”””
마인들의 눈에 탐욕이 일렁거렸다.
‘이 정도면 사기는 충분히 올랐겠지?’
육안으로만 봐도 사기가 최상으로 치달은 것이 느껴졌기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될 듯싶었다.
정민우는 아공간에서 ‘VIP’ 카드를 꺼내 마기를 흘려 넣자.
【고객님, 방문을 환영합니다】
메시지 창이 떠오르며, 뒤이어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뒤이어 ‘행성 포탈 이용권’을 구매한 정민우는 곧장 아트팩트를 사용하자.
【포탈을 열 행성과 좌표를 설정해주십시오】
눈앞에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라이거 행성. 좌표는…….’
행성과 고리온에게 받은 좌표를 설정하자.
【‘다이닉’ 행성과 ‘라이거’ 행성의 포탈을 개방합니다】
포탈을 개방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쩌저적―
허공에 거대한 균열이 생기더니.
후――웅.
검붉은색 포탈이 생겨났다.
“자, 당장 포탈 안에 뛰어 들어가. 침략 활동을 시작하도록 하여라!”
새롭게 생겨난 포탈을 가리키며 소리치자.
“““와아아아아아!!!”””
마인들이 검과 지팡이를 들어 올리며, 포탈을 향해 뛰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 * *
루날릭 펜립.
검 제작에 있어 명문이라고 불리는 가문의 장남이자. 망나니로 소문난 남성.
“씨X, 고기 아니면 안 먹는다고 했잖아!”
그의 일상은 밥상을 뒤엎는 데부터 시작했다.
“…가주님께서 고기는 금하라는 엄명이 있으셨습니다.”
그를 모시는 집사는 옅은 한숨을 내쉬며, 고기가 올라오지 않은 이유에 관해 설명했지만.
“그럼, 최소한 비슷한 것이라도 가져와야 할 거 아니야!?”
장남, ‘루날릭 펜립’은 오히려 언성을 높이며, 집사를 힐난했다.
“그래서 고기 대신 생선을 준비하지 않았습니까…?”
“생선은 비리잖아!!!”
루날릭 펜립의 투정에 집사는 고개를 숙여 보이며, 아랫입술을 강하게 깨물었다.
“쯧, 쓸모없는 새X.”
이어지는 욕설에 과연, 누가 더 쓸모없는지를 따지고 싶었으나.
“죄송합니다.”
그랬다가는 목이 떨어져 나갈 것을 알기에 집사는 고개를 숙여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설마, 술도 못 가져온다고 하지는 않겠지?”
“술 또한, 금하라는 엄명이 있으셨습니다….”
“그러면 나는 뭘 먹고 살라는 거야!?”
와장창―
루날릭 펜립은 주변에 있는 집기들을 부수며 소리를 내질렀다.
“고기와 술을 드시고 싶으시면, 가문의 비전을 배우시면 되는 것 아닙니까?”
참다못한 집사의 말에 루날릭 펜립은 인상을 와락 찌푸리며 소리쳤다.
“나보고 망치를 잡으라고!?”
“가주님께서 비전을 배우기 전까지는 고기와 술을 금하라 명하셨는데 어떡합니까.”
“닥쳐! 나는 망치 대신 검을 들고 싶다고!”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루날릭 펜립은 가문의 뒤를 잇는 것보다 검을 휘두르고 싶어 했다.
“…진정 검을 다루고 싶으시다면, 훈련이라도 받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하지만, 집사의 말에서 유추할 수 있듯 그는 한평생 검을 다뤄본 적이 없었다.
“아니, 가문에서 압박하는데 어떻게 검을 다루겠어?”
“일전에 가주님께서 기사를 붙여주시겠다고 했을 때 거절하시지 않았습니까…?”
“닥쳐! 네까짓 게 내 사정에 대해서 뭘 알아!?”
“…….”
집사는 깊은 한숨과 함께 얼굴을 쓸어내릴 때.
“젠장, 입맛도 떨어지네.”
루날릭 펜립은 더 이상 이곳에 못 있겠다는 듯, 외투를 거치며 나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어디 가십니까?”
“알아서 뭐하게?”
“어디 가는지는 알아야….”
“인중에 주먹 꽂기 전에 닥쳐.”
“…….”
집사의 손길을 뿌리친 루날릭 펜립은 가문 뒤에 있는 뒷산으로 향했다.
‘쳇, 내가 나중에 꼭 유명한 기사가 돼서 가문의 콧대를 눌러주겠어.’
그렇게 툴툴거리며, 발걸음을 옮기자.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밤에 가문으로 돌아가면 되겠지.’
조잡해 보이는 오두막이 나타났다.
루날릭 펜립은 자연스럽게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더니.
‘기분이 안 좋은 날에는 술만 한 게 없지!’
오두막 내에 보관된 술을 꺼내 밖에 설치된 해먹에 몸을 눕혔다.
“크으, 진짜 해먹 하나는 잘 만들었단 말이지?”
그렇게 연거푸 입안에 술을 쏟아 넣던 그때.
쩌저적―
이상한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뭐지?”
루날릭 펜립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자.
“헙!”
불길해 보이는 검붉은 색의 포탈이 생겨난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가, 가문에 알려야 해…!’
눈앞의 포탈이 어떤 것인지는 몰랐지만, 불길한 것을 보니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이 분명했다.
해먹에서 내려와 가문에 돌아가려는 순간.
타, 타, 타, 타, 타, 타, 타, 타, 타, 타―앗!
검은 갑옷을 차려입은 인간들과 검은 후드를 뒤집어쓴 인간들이 포탈 속에서 뛰어나오기 시작했다.
129화 망치 왕국의 몰락 (1)
‘발각되면 죽는다…!’
루날릭 펜립은 머릿속에 경종이 울리는 것을 느끼며, 태어나서 한 번도 보인 적 없던 기민한 움직임으로 재빨리 나무 뒤에 몸을 숨겼다.
‘인간이 이곳에 왔다는 것은 결코 좋은 뜻은 아닐 거야…!’
이곳은 드워프가 사는 왕국이기에 다른 종족이 오는 것을 금하고 있었다.
‘다른 종족이 찾아올 수 있는 것은 딱 두 가지 경우밖에 없지.’
하나는 높은 신분의 종족이 외교를 위해 찾아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침략하기 위해 찾아오는 것이었다.
‘…검과 지팡이를 든 것을 보니 후자에 가깝겠지.’
인원이 별로 되어 보이지는 않지만, 저 기이한 포탈 속에 나온 것을 보면 심상치 않은 상대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런 것치고는 마나가 느껴지지 않은 게 이상하지만 말이야.’
조금 의아했던 것은, 포탈을 넘어올 정도면 강자를 보냈을 게 분명할 텐데. 마나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루날릭 펜립이 망나니이기는 해도 마나를 다룰 줄 알았기에 상대의 강함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다.
‘힘을 숨기는 마법이나 아트팩트라도 사용한 건가?’
잠시, 마법 혹은 아트팩트를 사용한 것인가 추측을 해봤지만.
‘…근데 마나를 숨길 필요가 있나?’
어차피 외형부터가 다르기에 발각될 수밖에 없어 힘을 숨기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럴 거면, 외형을 바꾸는 마법이나 아트팩트를 사용했겠지.’
점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하지만, 루날릭 펜립이 아무리 고민을 한다 해도 정답까지는 절대 도출할 수 없을 것이었다.
그랜드 소드 마스터, 9 클래스 마법사.
이 경지에 도달한 고등생물은 힘이 너무 방대한 나머지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일반인으로 오인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즉, 같은 경지가 아닌 이상 알아차릴 수 없다는 뜻이었다.
‘됐어, 이건 중요한 게 아니지.’
결국, 루날릭 펜립은 생각하기를 포기하며, 이곳에서 살아남는 것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대충, 눈치 살피다가 빈틈을 보고 도망치면 되겠지.’
루날릭 펜립은 상황을 살피기 위해 고개를 슬쩍 내밀자.
‘…저 눈빛 뭐야?’
광기에 찬 눈빛으로 거친 숨을 몰아쉬는 인간들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진짜, 발각되면 큰일 나겠는데…?’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안 루날릭 펜립은 나무 안쪽으로 더욱 몸을 웅크려 보이던 그때.
“다들, 어느 정도 진정이 됐나?”
선두에 선 남자가 침착함을 되찾은 채 부하로 추정되는 자들에게 말을 걸었다.
‘…인간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다고?’
그리고 루날릭 펜립은 그들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망치’ 왕국은 자존심이 강해 자국의 언어만을 사용해서 다른 언어를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언어와 관련된 마법이라도 걸었나…?’
루날릭 펜립은 그들이 마인이 되면서, 언어의 제약이 사라진 것이라고는 상상치도 못하고 있었다.
“점점, 괜찮아지고 있습니다.”
“여운을 떨쳐내기는 힘들 거다. 그만큼 악마님의 모습은 압도적이었으니까.”
부하로 추정되는 자의 대답에 선두에 선 인간이 공감한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길게 여운을 느낄수록. 악마님과 폐하를 더 오래 기다리게 만드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명심하겠습니다.”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것 같으니, 명령을 내리도록 하겠다.”
선두에 선 인간은 갑옷을 입은 인간과 후드를 쓴 인간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희 두 명은 포탈을 지키도록.”
““알겠습니다.””
이어서 다른 인간들을 바라보더니.
“남은 인원은 2인 1조로 활동하도록 하겠다.”
두 명이 짝을 지으라는 알 수 없는 소리를 해왔다.
“나와서 지도를 받아 가도록.”
그리고 2인 1조를 이룬 인간에게 지도로를 나눠주더니.
“지도에 적힌 기점으로 왕국 쪽으로 침략하면서 올라오면 된다.”
침략이라는 섬뜩한 말을 해오는 것을 들을 수가 있었다.
‘…침략이라고?’
루날릭 펜립은 제대로 들은 것이 맞나 자신의 귀를 의심하던 때.
“또한, 대장장이는 죽이지 말고 포박하도록.”
드워프를 노예를 부리겠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듣게 되었다.
‘우리를 노예로 만들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포박할 수 있다는 발언에 루날릭 펜립은 깊은 분노를 느꼈지만.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야….’
괜히, 모습을 드러냈다가 칼침 맞는 수가 있기에 참기로 했다.
“하나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뭐지?”
“저희 행성에 대장장이인 마인들도 있는데 꼭 포박해야 하는 겁니까?”
한 인간의 물음에 선두에 선 인간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대장장이는 있다만, 장인은 없지 않나?”
“…장인 말입니까?”
“그래, 드워프는 비전을 물려받으며 기술력을 더 발전시키지만 우리는 그런 것이 없다.”
“그건, 제작하며 비전을 만들어가면 되는 것 아닙니까…?”
“아니, 그러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선두에 선 인간은 고개를 내젓더니 질문을 던졌다.
“우린, 이미 침략 활동을 시작했는데 비전을 만들 때까지 기다려 줄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나?”
“…아닙니다.”
질문을 받은 인간은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깨달으며,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우린, 무기가 없어도 되지만, 뒤이어 올 부하들은 다르다.”
“맞습니다.”
“힘에 대한 제약을 받으니, 그것을 상쇄시키기 위해서라도 좋은 질의 무기가 필요한 거다.”
“확실히, 이해했습니다.”
제대로 알아들은 것 같은 모습에 선두에 선 인간이 분위기를 풀기 위해 질문을 던진 인간의 어깨를 두드리며 농담을 던졌다.
“그러게, 행성 침략할 때 드워프를 적당히 죽였어야지. 누가, 멸종시켜버리래?”
전혀 재미없는 농담.
‘저걸 농담이라고 지껄이는 말인가?’
루날릭 펜립은 선두에 선 인간에게 역겨움을 느꼈지만.
“푸핫! 맞습니다. 적당히 죽였어야 했는데 너무 힘이 들어갔었나 봅니다.”
농담을 받은 인간은 배를 부여잡으며 웃음을 터뜨려 보였다.
“그럼, 침략을 개시하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선두에 선 인간이 침략 개시를 알리자.
슈슉―
뒤에 자리하던 인간들이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어? …어디로 사라진 거지?’
루날릭 펜립은 그들을 찾기 위해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봤지만, 인기척조차 느낄 수가 없었다.
“이제, 우리도 출발해볼까?”
“알겠습니다.”
이어서 선두에 선 인간도 움직이려는지 몸을 풀고 있었다.
“첫 목적지는 어디지?”
“펜립 가문이라는 곳입니다.”
“분명, 검 제작 능력이 뛰어난 가문이라고 했지?”
“맞습니다.”
이어서 첫 목적지 확인하고 움직이려는 찰나.
“아널드 님, 가시기 전에 벌레는 처리하고 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후드를 뒤집어쓴 인간이 루날릭 펜립이 숨은 나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굳이?”
“그냥 가도 문제는 없겠지만. 확실하게 하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것도 그렇군.”
대화를 엿듣고 있던 루날릭 펜립은 자신이 발각됐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가 있었다,
‘빠, 빨리 도망쳐서 이 사실을 가문에 알려야 해!’
루날릭 펜립은 도망치기 위해 앞으로 내달렸지만.
서걱―
“…어?”
시야가 갑자기 거꾸로 꼬꾸라지더니.
털썩―
‘…내 몸?’
목이 잘린 자신의 신체가 힘없이 바닥에 쓰러진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무슨…!’
루날릭 펜립은 현재 상황에 당혹감을 느끼던 순간.
‘……어.’
시야가 암전되며, 생각을 더 이상 이어갈 수가 없었다.
펜립 가문의 망나니라 불리던 ‘루날릭 펜립’은 자신이 죽었는지도 모른 채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 * *
루날릭 펜립이 가문을 나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휴, 건방진 도련님은 언제 철드시려나 모르겠네.”
“그러니까 말이야.”
가문의 저택을 지키고 있던 기사들은 망나니로 유명한 ‘루날릭 펜립’에 걱정을 가장한 뒷담화를 하고 있었다.
“비전을 물려받으면, 좋을 텐데. 뭐가, 그리 싫다고 뻗대시는 것인지….”
“이미 늦었지. 성인식도 치른 나이인데 지금 망치를 잡는다고 될 것 같나?”
“하긴, 이미 늦긴 했지.”
대장장이는 어렸을 때부터 불과 친해지는 훈련을 받아 피부를 단련했지만, 루날릭 펜립은 어렸을 때부터 망나니 두각을 보인 바람에 훈련을 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기사 하기도 글렀지.”
“그것도 맞지.”
기사 또한,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기에 천재가 아닌 이상 불가능했다.
“이대로 가면, ‘펜립’ 가문도 주저앉게 될 거야.”
“차라리, 내 아들을 양자로 삼는 게 가문의 미래에 도움이 될 텐데 말이야.”
“푸핫, 자네 아들보다는 내 아들을 양자로 들이는 게 더 도움이 되지!”
그리고 그 뒷담은 ‘펜립’ 가문으로 이어졌다.
충의가 의심되는 발언이었지만, 다르게 본다면 그만큼 가문이 기울었다는 것의 방증이기도 했다.
“하, 이제 남은 시간은 어떻게 보내냐.”
그렇게 뒷담화를 끝내며, 기사들이 무료함을 느끼던 그때.
뚜벅, 뚜벅, 뚜벅.
“저 녀석들 뭐야…?”
두 명의 인영이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드워프라기에는 너무나도 길쭉한 신체.
“…인간?”
기사는 그들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가 있었다.
“정지, 정지!!!”
신분이 높은 자가 서신 없이 이곳에 올 리가 없기에 기사는 과감하게 검을 빼 들며 소리쳤다.
“더 이상 다가오면, 적으로 간주하겠다!”
하지만, 혹시 모를 경우가 있기에 기사는 공격을 가하는 대신 경고를 날렸다.
뚜벅, 뚜벅, 뚜벅.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은 걸음을 멈출 생각이 없는지 계속해서 다가왔다.
“호오, 다가온다 이거지?”
그 모습에 기사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지어졌다.
“난 분명, 경고했다? 죽어서 내 탓 하지 말아라.”
경고도 했으니, 인간들을 죽여도 뒤탈은 없을 것이었다.
“심심했는데, 잘 걸렸네.”
기사는 두 인간에게 다가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서걱―
“…어?”
갑자기 시야가 반전되더니.
철퍼덕.
바닥에 엎어지고 말았다.
“…무슨?”
넘어진 이유를 알기 위해 고개를 뒤로 돌리자.
“…내 다리?”
자신의 것으로 추정되는 두 다리가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으, 으아아아악!”
뒤늦게 고통이 엄습하며, 비명을 내질렀지만.
서걱―
그것마저도 목이 잘려버리는 바람에 이어갈 수 없게 되었다.
“…오큰!!!”
동료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뒤에 있던 기사가 한걸음 달려 나오며 상태를 확인했다.
“…검?”
그리고 목이 깔끔하게 베여 있는 것을 본 기사는 검에 죽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가 있었다.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검을 휘둘렀다고…?’
보고도 믿기지 않는 사실.
‘내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기사는 동료처럼 개죽음을 당할 생각이 없었기에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나는 싸울 생각이 없다!”
명예를 실추하는 행동이지만, 그는 자신의 목숨이 더 귀했기에 명계가 실추되든 말든 상관이 없었다.
“그러니, 공격을 멈추고. 찾아온 이유에 대해서 밝혀라!”
“이유를 밝히라고?”
갑옷을 차려입은 인간의 말에 드워프는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을 느끼며 말했다.
“그래, 만약 가문을 기습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라면 순순히 문을 열어주겠다.”
“이곳은 기사의 명예라는 것이 없는 곳인가?”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짓자.
“다 무너져내리는 가문에 누가 명예 때문에 목숨을 걸어?”
드워프는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리며 대답했다.
“그래도 기사라면, 응당 가문을 위해 싸우는 게 정상 아닌가?”
“내가 목숨을 조금 귀하게 여기는 편이라서 말이야.”
“즉, 네놈만 그렇다는 얘기군.”
인간은 이제야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죽어라.”
푸――확!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들 정도의 속도로 검을 휘둘러 드워프의 목을 베어버렸다.
130화 망치 왕국의 몰락 (2)
“이딴 생각을 품은 녀석이 기사라니, 이쪽 가문의 수준도 알만하군.”
퍼―억!
아널드는 바닥에 쓰러진 시신을 걷어차며, 뒤에 서 있는 마법사에게 말했다.
“안으로 들어가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저택 안으로 들어선 이후.
“기사 두 명이 당했다!”
“저, 적습이다!”
“적 인원은 두 명이다!”
드워프 들이 뒤늦게 침입을 알아차리며, 대응에 들어갔다.
“겨우, 두 명뿐이야 죽여버려!”
“이곳은 인간 따위가 발을 들일 곳이 아니다!”
기사들은 침입자들을 죽이기 위해 용맹하게 돌진했으나.
“벌레가 앵앵거리는군.”
서―――걱!
아널드의 일검에 그들의 육체가 허무하게 무너져내렸다.
“검이 보이질 않았어….”
“실력이 상당해….”
압도적인 무력에 겁을 먹고 도망칠 만도 했지만.
“포기하지 마!”
“저 녀석들도 지칠 거야!”
“‘펜립’ 가문을 위하여!”
기사도 정신이 투철했는지 도망치지 않고 덤벼들었다.
“조금 전의 녀석과 달리 정신이 제대로 박힌 것 같다만….”
서―――걱!
“그것만으로 살려줄 이유가 되지는 못하지.”
하지만, 일검에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뒤에서 아널드의 모습을 지켜 보고 있던 마법사는.
“아널드 님, 저는 대장장이를 찾아서 데리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몸이 근질거렸는지, 따로 움직이겠다고 아널드에게 제안했다.
“그래, 따로 움직이는 것이 시간 절약이 되고 좋겠지.”
아널드는 가문을 무너뜨리는 데 마법사의 도움까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며, 제안을 승낙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강적이 나타난다면 싸우지 말고 곧장 이쪽으로 넘어오도록 해.”
강적.
아널드가 말하는 강적은 ‘그랜드 소드 마스터’ 혹은 ‘9 클래스 마법사’였지만.
‘그런, 실력자는 없겠지.’
경지를 넘어선 자가 이곳에 있을 리는 만무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기에 아널드는 마법사에게 미리 주의를 시켰다.
“…그런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주의는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녀와라.”
마법사는 아널드에게 고개를 숙여 보인 뒤.
“텔레포트.”
곧장 마법을 사용하자.
팟―!
파란빛과 함께 인영이 사라져버렸다.
“금방 잡아 올 것 같으니, 나도 빨리 정리하도록 할까?”
아널드는 저택 내부에 있는 드워프 전원을 죽이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려는 그때.
“멈춰라!”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은 한 기사가 길을 막아섰다.
‘이 기운은?’
아널드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길을 막아선 드워프를 바라보니.
‘햇병아리로군.’
갓 ‘소드 마스터’ 초입에 입문한 기사라는 것을 파악할 수가 있었다.
‘조금 나를 재밌게 해줄 수 있으려나?’
‘다이닉’ 행성 때였으면, 시선조차 주지 않을 경지였지만, ‘라이거’ 행성에서 처음으로 만난 ‘소드 마스터’이니 조금 놀아주기로 했다.
“지금이라도 검을 놓고 투항한다면, 자비를 베풀어 단번에 죽여주도록 하겠다.”
실로 오만한 발언에 아널드는 조소를 터뜨렸다.
“재밌군.”
‘다이닉’ 행성에서 자신에게 저런 발언을 할 수 있는 자는 단 한 명도 없었기에 지금 상황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뭐가 재밌다는 거지?”
아널드의 웃음이 거슬렸는지, 기사가 표정을 굳히며 물었다.
“네놈의 무지에서 나오는 자신감이 재밌어서 말이야.”
“흥, 그건 검을 맞대보면 알겠지.”
스르릉―
기사는 아널드의 말을 더 이상 듣지 않겠다는 듯, 검집에서 검을 꺼내 들었다.
“팔, 다리를 자른 뒤. 네놈을 고문해주마!”
파――앗!
기사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아널드의 뒤를 순식간에 점해버리더니.
“하압!”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아널드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쐐――액!
검이 팔을 향하는데도 아널드는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은 상태.
꺼림칙한 느낌이 나길래. 강적은 아닐까 걱정했지만.
‘역시, 입만 산 녀석이었어!’
아무 반응을 보이지 못하는 것을 본 기사는 아널드가 허풍을 부렸다고 확신했다.
‘부하들을 죽인 대가를 치러라!’
그렇게 검이 아널드의 팔에 맞닿으려는 순간.
서――걱!
“…컥?”
푸――확!
기사의 두 손목이 잘려버리며, 피 분수가 솟구쳤다.
“어, 어떻게?”
기사는 자신이 공격에 당한 것에 의문을 드러내자.
“그저 네 손목을 벤 것뿐인데, 어떻게 했냐고 물으면 딱히 대답할 말이 없군.”
아널드가 당연할 것을 묻느냐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설마.’
그 모습에 드워프의 머릿속에 한 가지 가설을 세울 수가 있었다.
소드 마스터인 자신이 쫓지 못하는 빠른 움직임.
일반인과 다를 것 없는 기운.
“…그랜드 소드 마스터?”
눈앞의 적이 역사의 판도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경지에 올라섰다는 가설을 말이다.
“주제를 모르는 것과 달리 눈치는 조금 있군.”
그리고 그 가설은 꽤나 정확했다.
“덕분에 미약한 유흥을 즐길 수 있었으니 단번에 죽여주도록 하마.”
아널드는 검을 휘둘러 드워프의 미간을 꿰뚫으려는 찰나.
“…수인족 말고도 인간 중에 이런 경지에 도달한 자가 있었다고?”
드워프 입에서 제법 흥미로운 얘기가 흘러나왔다.
‘호오, 이 행성에서도 경지가 높은 자가 있나 보군.’
잠시, 공격을 멈추고 존재에 관해 물을까 했지만.
‘직접 찾는 게 더 재밌겠지.’
드워프가 알고 있는 것이라면, 꽤 유명한 자일 테니 찾는데 어렵지 않을 것 같아 그냥 죽이기로 했다.
푸―욱!
“컥!”
그대로 드워프의 머리를 꿰뚫은 뒤.
“그럼, 다시 정리하러 가보도록 할까?”
아널드는 남은 드워프를 정리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로부터 10분 뒤.
펜립 가문의 가주를 제외한 모든 드워프를 죽였을 때.
“다녀왔습니다.”
마법사가 10명의 드워프를 대동한 채 모습을 드러냈다.
“생각보다 숫자가 적군?”
아널드의 물음에 마법사가 별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어중이떠중이는 필요 없을 것 같아. 계급이 높은 녀석들을 제외하고 전부 죽여버렸습니다.”
“어중간한 무기는 우리 측도 만들 수 있으니까. 죽여도 상관없긴 하겠군.”
마법사의 설명에 아널드는 동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가문의 금고를 확인하도록 하지.”
“그거 기대되는군요.”
제작 능력이 뛰어난 종족인 만큼, 금고에 꽤 괜찮은 장비나 아트팩트를 보관하고 있을 것이었다.
“가문의 금고는 어디에 있지?”
아널드는 포박한 가주에게 시선을 돌리며 묻자.
“…내가 얘기해줄 것 같나?”
얘기해줄 생각이 없는지, 가주는 이를 ‘으득’ 갈아 보이며 대답했다.
“그래?”
아널드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마법사에게 시선을 돌리자.
“제가 확인하죠. 이에스피.”
마법사가 가주의 머리에 손을 올리며, 마법을 시전하자.
“가시죠. 안내하겠습니다.”
단 1초 만에 금고의 위치를 파악해내며, 안내를 자처했다.
“…뭐? 금고는 절대 안 된다!!!”
농담으로 하는 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느낀 가주는 목에 핏대를 세우며 만류했지만.
“쓸만한 무기가 있으면 좋겠군.”
“동감하는 바입니다.”
아널드와 마법사가 그의 말을 들을 리는 만무했다.
* * *
금고에 들어선 둘은.
“…상당하군.”
“그러게나 말입니다.”
드워프의 제작 능력을 과소평가했던 것을 깨달을 수가 있었다.
“고작, 일개 가문에 이런 비보들이 즐비할 줄이야….”
그도 그럴 게 황실 금고에서나 있을 장비와 아트팩트들이 일개 가문의 금고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폐하께서 보시면 좋아하시겠어.”
“이런 장비들이라면, 전력이 말도 안 되게 상승할 것 같습니다.”
아널드는 중앙에 전시된 명검을 하나 집어 들자.
덥석―
검에 내재된 막대한 힘을 느낄 수가 있었다.
“괜히, 검 제작 명가라 불리는 건 헛소문이 아닌가 봐.”
아널드는 흡족한 미소를 짓고, 검집을 빼버리며, 새로운 검집을 착용했다.
‘이거라면, 제약된 힘을 넘고도 남겠어.’
이 명검이 있다면, ‘그랜드 소드 마스터’ 경지에 올랐다는 수인족도 어렵지 않게 상대할 수 있으리라.
‘한 번 검의 성능을 확인해볼까?’
눈으로 보는 것과 직접 확인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었기에 한번 사용해보기로 했다.
스르릉―
검집에서 검을 꺼내 들자.
‘역시, 명검이라는 건가?’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동시에. 강력한 예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휘둘러보고 싶지만, 그건 참아야겠지.’
욕구를 참지 못하고 휘둘렀다가는 금고가 박살 날 수도 있기에 참기로 했다.
아널드는 휘두르는 것 대신, 검에 오러 블레이드를 일으켰다.
후―――웅!
그리고 출력했던 양보다 몇 배나 많은 오러 블레이드가 검에 휩싸였다.
‘보면, 볼수록 대단하군.’
아널드는 검을 바라보며, 감상에 빠져있던 그때.
“아널드 님.”
마법사가 다가오며, 말을 걸어왔다.
“무슨 일이지?”
“금고 내에 있는 장비와 아트팩트들을 전부 기록했습니다. 이제,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아널드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더니, 검을 도로 검집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그래? 바로 이동하도록 하지.”
“예, 길을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가문에도 이런 비보들이 즐비해 있으면 좋겠군.”
아널드와 마법사는 펜립 가문을 벗어나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 * *
일주일 뒤.
아널드와 부하들은‘망치’ 왕국을 침략하는 데 성공하며, 이 사실을 서신을 통해 엘비스에게 전했다.
그리고 서신을 전해 받은 엘비스는 내용을 확인한 뒤, 곧장 악마님들에게 찾아가 보고를 올렸다.
“아널드로부터 ‘망치’ 왕국을 침략했다는 서신을 받았습니다.”
“생각보다 조금 오래 걸렸군.”
보고를 받은 정민우는 턱을 쓸어 보이며 말했다.
“다소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서신을 보니 얻은 바가 큰 것 같았습니다.”
“어떤 것을 얻었지?”
“일단, 장인들을 대거 확보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장비에 대한 걱정은 덜 수 있겠군.”
“또한, 가문의 금고. 왕실의 금고에서 비보들을 대거 얻어. 전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전력이 상승했다는 말에 정민우는 눈가에 이채를 띠며 물었다.
“전력이 어느 정도 상승한 거지?”
“아널드의 얘기를 따르면, 제약받은 힘을 상쇄하는 것을 넘어 더한 힘을 끌어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즉, 포탈을 넘어선 힘의 제약이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소리였다.
“확실히 얻은 게 컸군.”
“다 악마님들이 첫 침략지를 ‘망치’ 왕국을 선택해주신 혜안 덕분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찬양하는 말에 정민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니, 네가 작전을 주도면밀하게 세웠으니 이만한 이득을 취하게 된 거다.”
“아닙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몇백 년이 흘러도 바뀌지 않는 겸손한 모습에 정민우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그건 그렇고. 병력은 언제 보낼 생각이지?”
“병력을 무장시키고 다음 날 바로 보낼 생각입니다.”
“인원은?”
“전원입니다.”
“전원?”
“예, 타국이 눈치채지 못했을 때, 빠르게 몰아쳐서 침략할 계획입니다.”
현재, ‘다이닉’ 행성이 보유한 전력은 10억 명.
한 번에 보내기에는 너무 많은 숫자였다.
“감당할 함선이 있나?”
“10억 명을 한 번에 수용하지는 못하겠지만, 나눠서 보내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드워프가 제작한 함선이라면, 꽤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었다.
“좋다. 내일 병력을 보낼 때 우리도 같이 따라나서도록 하지.”
“착실하게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본격적인 ‘라이거’ 행성 침략 활동이 시작되었다.
131화 엘븐하임 (1)
바크리 제국.
‘망치’ 왕국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어 무역에 많은 이점을 누리는 국가.
“경계를 설 준비했지?”
“예,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두 마법사는 평소처럼 등대에 올라 경계 근무를 섰다.
“제대로 봐. 저번처럼 해양 몬스터가 올라오는 거 놓치지 말고.”
“…알겠습니다!”
간혹, 강한 몬스터한테 쫓겨 육지로 올라오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언제나 경계를 늦추지 않고 바다를 관찰해야만 했다.
“오늘은 바다가 잠잠한 것을 보니, 해양 몬스터가 올라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겠어.”
“…제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선임 마법사의 말에 후임 마법사는 간절한 표정을 지으며 얘기했다.
“하긴, 저번에 1,000마리가량의 몬스터가 올라왔을 땐 진짜 죽는 줄 알았지.”
“그때, 몬스터한테 당해 두 달 동안 입원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일 생기지 않게 경계를 늦추지 말고 서자고.”
그렇게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나가길 빌며, 경계 근무를 서던 그때,
“음? 저거 뭐야?”
선임 마법사가 눈살을 찌푸리며, 지평선 너머를 가리켰다.
“뭐가 있습니까?”
후임 마법사는 가리킨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자.
“…함선?”
30척 정도 되어 보이는 함선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오늘이 무역선이 들어오기로 했던 날이었던가?”
후임 마법사의 말에 선임 마법사가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아니, 무역선 입항은 보름 전에 끝났다고. 이번 달은 오지 않아.”
“무역 날짜가 앞당겨졌나?”
“앞당겨졌다고 해도. 30척이나 되는 함선을 끌고 오지는 않겠지….”
평소, ‘망치’ 왕국에서 무역을 위해 보내는 함선은 3척.
“뭔가 싸한데….”
선임 마법사는 평소 보던 것보다 열 배나 더 많은 숫자에 왠지 모를 싸한 느낌을 받았다.
“상부에 보고해야겠어.”
곧장, 상황실과 연결이 되어 있는 아트팩트를 발동시킨 선임 마법사는.
“여긴, 등대. 여긴, 등대. ‘망치’ 왕국의 국기가 그려진 30척의 함선이 다가오고 있다. 확인 바란다.”
무전을 넣으며 현 상황에 대해 보고했다.
[30척? 잠시만, 확인하고 다시 무전 주겠다.]
그러자, 아트팩트에서 당황한 목소리가 흘러나오더니, 상황을 확인해보겠다며 답신을 주었다.
약 2분 뒤.
[확인 결과. 30분 전, ‘망치’ 왕국에서 무역을 신청한 것이 확인됐다.]
아트팩트에 불이 들어오며, 무전이 흘러나왔다.
“…30분 전? 이렇게 갑작스럽게 말입니까?”
[그것까지는 나도 모르겠고, 함선은 통과시키면 된다.]
“…알겠습니다.”
무전을 끝낸 선임 마법사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이 늦은 밤에 무역을 한다고…?”
‘망치’ 왕국과 무역하면서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
“…밤엔 해양 몬스터의 습격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 낮에만 교류했던 녀석들이 갑자기?”
통과시키면, 분명 꺼림칙한 일이 생길 것 같았지만.
“하아, 까라면 까야지.”
싸한 느낌을 받았다고. 멈춰 세웠다가는 상부에서 된통 깨질 게 분명했다.
“깨지는 것뿐만이 아니라, 징계까지 받겠지.”
선임 마법사는 더 이상 생각하는 것을 관두기로 하며, 후임 마법사에게 말했다.
“함선들 통과시켜.”
“알겠습니다.”
명령을 받은 후임 마법사는 항구에 설치된 보호막을 거두었다.
그리고 함선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던 그때.
번쩍―
30척의 함선이 동시다발적으로 강력한 빛이 번쩍였다.
“빛?”
선임 마법사는 의아함이 담긴 눈빛으로 바라보던 순간.
“시X. 도망쳐!!!”
수십 개의 포탄이 등대를 향해 날아오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콰―――――앙!
포탄을 얻어맞은 등대는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고.
펑, 펑, 펑, 펑, 펑, 펑, 퍼―엉.
함선들은 항구를 향해 대포를 쏘아냈다.
콰―――――앙!
콰―――――앙!
콰―――――앙!
콰―――――앙!
콰―――――앙!
항구에 설치되어 있던 아트팩트를 전부 부숴버린 뒤.
뿌――우.
30척의 함선들이 항구에 입항했다.
드르륵―
육지와 함선이 이어지는 다리가 설치되더니.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태양 국기가 새겨진 갑옷을 입은 기사와 후드를 뒤집어쓴 마법사가 발을 맞추며, 육지로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질서정연하게 줄을 맞추며 자리하고 있자.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흑마를 탄 니콜라스 마틴이 선두로 이동하며 소리쳤다.
“제군들, 다시 제국의 힘을 보여줄 때가 도래했다.”
니콜라스 마틴.
정민우의 눈에 띄어 적군임에도 불구하고 ‘파콘’ 제국의 지휘자로 임명된 자.
‘…이번 침략을 통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겠어!’
그는 행성 침략으로 인해 막대한 부와 권력을 얻었지만, 만족하지는 못했다.
‘꼭, 악마님과 영접하겠어.’
아직, 절대자이신 악마님을 만나 뵙지 못했기 때문.
‘이번에 공로를 인정받아 최정상의 자리까지 올라서리라.’
니콜라스 마틴은 ‘선택받은 자’의 속하기 위해 이번 침략에 사활을 걸었다.
‘악마님을 본 자들은 깨달음을 얻고 힘이 강해진다고 하지.’
‘그랜드 소드 마스터’, ‘9 클래스 마법사’ 경지에 오르진 못할지언정, 지휘관으로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도달하고 싶었다.
“이번 침략은 악마님께서 관심이 많은 만큼 실수는 절대 없어야 할 것이다!”
니콜라스 마틴은 정렬해 있는 병력을 바라보며, 간단한 연설을 마친 뒤.
“전원 진군!”
진군할 것을 명령내렸다.
“““예!”””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명령을 받은 마인들은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며, 발걸음을 옮겼다.
무작정 돌진했을 때와는 다른 모습.
‘이제 무작정 돌진할 때는 지났지.’
과거, 기세를 몰아붙이는 전쟁을 즐겼었지만, 수백 년의 시간이 흘러 니콜라스 마틴은 자신만의 새로운 전쟁 방식을 확립한 상태였다.
그렇게 앞으로 진군해 가고 있던 그때.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수만 명 정도 되어 보이는 적군이 다가오며, 길을 막아서 보였다.
“병력을 물리고 돌아가라!”
그리고 지휘관으로 추정되는 자가 앞으로 걸어 나오더니, 지금 당장 돌아갈 것을 권해왔다.
‘감히, 우리보고 돌아가라고 권하다니 어이가 없군.’
니콜라스 마틴은 헛웃음을 터뜨리며 적 지휘관에게 소리쳤다.
“말 같지 않은 소리를 하는군. 지금이라도 무기를 버리고 투항을 한다면 특별히 노예로 부려주도록 하마!”
도발이 제대로 먹혀들었는지, 적의 지휘관의 얼굴이 실시간으로 굳어졌다.
“진정, 피를 봐야겠다는 건가?”
“피는 그쪽만 보게 되겠지.”
“이 자식들이… 전원……!”
이어지는 도발에 적 지휘관은 얼굴을 붉히며,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려고 했지만.
푸――욱!
“컥!?”
화살에 머리가 꿰뚫리는 바람에 아쉽게도 명령을 내리지 못하고 그대로 절명해버리고 말았다.
“지, 지휘관님!”
“마법사들은 막지 않고 뭐 하고 있었던 거야!?”
병사들은 죽은 지휘관의 시신을 보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을 때.
“지휘관도 죽였으니, 남은 적들은 손쉽게 죽일 수 있겠군. 마리오네트.”
니콜라스 마틴이 마법을 시전해 보였다.
촤르르르르―
손가락 끝에서 무수한 검은 선들이 생겨나더니.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이도록.”
자리하고 있는 모든 병력의 목에 검은 선이 이어졌다.
“자, 인형극을 시작해볼까?”
니콜라스 마틴이 음흉하게 웃으며, 우아하게 손을 내젓자.
스르릉―
기사들이 검을 뽑아 적들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대, 대응을!”
적군들은 당황하는 것도 잠시 대응하기 위해 마법을 펼치려고 했으나.
“어림도 없지.”
니콜라스 마틴이 반대편 손을 휘젓자.
슈, 슈, 슈, 슈, 슈, 슈, 슈, 슉―!
궁수들이 화살을 쏘아내며, 마법사들이 마법을 시전하는 것을 방해했다.
“제, 젠장! 방패를 들어서 마법사들을 보호해!”
“어떻게든 접근을 막아야 해!”
“일단 뒤로 후퇴해!”
적군들은 이대로 가면 당한다는 것을 직감하며, 후퇴하려고 했지만.
쿠쿠쿠쿠쿵―!
바닥에서 바위들이 올라오며, 퇴로를 막아버리고 말았다.
“마법으로 뚫어!”
“검으로 부숴!”
“차라리, 바닥을 파!”
막혀 버린 퇴로에 적군들이 우왕좌왕할 때.
“하이라이트.”
따―악.
니콜라스 마틴이 손가락을 튕기자.
“어, 어느새?”
촤―――――악!
지척에 다다른 기사들이 적군들을 무참히 베어버리며 학살하기 시작했다.
나름, 경지가 높아 보이는 자들이 대항하긴 했으나.
“컥!”
물 흐르는듯한 연계기에 맥없이 당해버리고 말았다.
‘…아름답군.’
니콜라스 마틴은 전쟁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었다.
‘고안했던 마법을 통해 전장을 지휘하니 짜릿하군.’
‘다이닉’ 행성 침략을 성공적으로 끝낸 이후. 니콜라스 마틴은 한 가지 고민에 잠기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최고의 지휘관이 될 수 있을까?
고민에 잠기며, 길을 걷던 중. 길거리에서 펼치는 마리오네트를 보고 강한 영감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미친 듯이 연구해 내며, 걸작인 마법을 만들어냈지.’
실로 정신을 연결해서 명령 체계를 확립하는 마법.
또한, 실로 연결된 자의 체력과 마기 그리고 강점을 알 수 있어. 전쟁에서 적재적소로 병력을 배치해 사용할 수가 있었다.
‘처음으로 내 비장의 마법을 선보였으니, 그만큼 전쟁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지.’
첫 전쟁을 사상자 없이 승리한다면, 악마님의 눈에 띌 수 있으리라.
‘그럼, 인형극을 다시 집중해볼까?’
니콜라스 마틴은 광기에 찬 눈빛으로 전장을 지휘하기 시작했다.
* * *
한편, 전쟁을 지켜보고 있던 정민우는.
“몰라보게 성장했네.”
니콜라스 마틴의 달라진 모습에 나지막이 감탄을 터뜨렸다.
“저 정도의 위치에 서면 안주하기 마련인데, 더 발전시킬 줄은 몰랐네.”
마법을 개발하는 영역은 범재가 할 수 있는 능력은 결코 아니었기에 눈여겨 볼만한 가치는 충분했다.
‘나중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마기를 조금 나눠줘서 힘을 실어줘도 나쁘지 않겠지.’
그렇게 니콜라스 마틴을 지켜보고 있자.
“몇백 년 전보다 성장한 게 눈으로 보이네요.”
비너스 옆으로 다가오며 말을 걸어왔다.
“그러게 말이야. 생각보다 더 두각을 드러낼 줄 몰랐어.”
“지휘관뿐만이 아니라, 눈에 띄는 다른 고등생물이 있기도 하네요.”
“맞아, 예상외로 너무 잘 성장해줘서. 침략 시간을 조금 더 앞당길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네요.”
확언하기는 이르지만, 50년까지 당겨보는 것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 침략은 엘비스에게 맡겨두기로 하고. 우리는 고등생물을 타락시키러 가보도록 할까?”
“눈여겨본 국가가 있으신가요?”
“먼저, 엘프가 사는 국가를 타락시켜보려고.”
정민우의 말에 비너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엘프로 정한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라이거’ 행성에서 제일 약한 종족이 엘프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종족의 폭을 넓혀야 할 것 같아서 말이야.”
“폭을 넓힌다고요?”
“응, 너무 인간 쪽에 몰려 있는 것 같아서.”
지금이야 어렵지 않게 침략하고 있지만, 나중에 종족의 한계로 침략하기 힘든 행성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었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종족의 폭을 넓혀둬야 할 필요가 있지.’
그렇기에 정민우는 ‘라이거’ 행성을 침략하면서 여러 종족의 고등생물을 타락시킬 계획이었다.
“확실히, 한쪽에만 치우쳐 있는 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죠.”
정민우의 설명에 비너스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했다.
“그럼, 이동하도록 할까?”
“좋아요.”
이후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은 엘프들의 왕국인 ‘엘븐하임’으로 향했다.
132화 엘븐하임 (2)
엘븐하임.
‘라이거’ 행성의 유일한 엘프 종족이 모여 사는 왕국.
과거, 그들에게도 영광의 시기가 있었으나 수인족에게 밀려 숨어 살게 되는 신세로 전락하게 되었다.
‘이제는 완전히 위태한 상황에 빠졌다고 했지.’
정민우는 ‘엘븐하임’의 정보를 떠올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런데도, 엘프들은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정신 승리를 하고 있다고 했지.’
하지만, 현실은 수인족에게 잡혀 노예로 부려지는 게 다반사.
‘그런 현실을 외면하면서 더 웅크려 들고 있다고 하지.’
엘프들은 자신의 영역이 축소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대항할 생각하지 않고 밀림에만 박혀 있다는 실정이었다.
즉, 이 세계에 도태되고 있다는 뜻이었다.
‘가만히 놔두면 100년 안에 멸종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며 이동하자.
‘도착했네.’
어느새 엘프의 왕국 엘븐하임에 도착해 있었다.
땅에 착지하며, 주위를 훑어보자.
‘자연에 특화된 종족답네.’
철로 이루어진 건축물은 찾아볼 수가 없었고. 전부 나무 아니면 풀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전부 성인들밖에 없네.’
또한, 지나가는 엘프들을 봐보니, 어린아이는 없고 다 자란 성인들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숫자도 상당히 적고 말이야.’
인원을 살펴보니, 어림잡아도 5만 명 안팎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흠, 타락시키는 게 맞을까?’
생각 이상의 답 없는 모습에 타락시키는 것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던 그때.
“민우, 이 녀석들 전부 귀가 길쭉해! 개굴개굴.”
로크가 신기하다는 듯, 감탄을 터뜨리며 말을 걸어왔다.
‘다이닉 행성 때 보지를 못했나?’
비록, 지금은 멸종하긴 했지만, 침략 당시 엘프들이 자리해 있기는 했었다.
“엘프를 처음 보는 거야?”
정민우는 의문을 느끼며, 로크에게 묻자.
“응, 다이닉 행성 때는 알현실에 있어서 못 봤거든. 개굴개굴!”
“아, 그렇네.”
로크의 대답에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할 수가 있었다.
‘엘프는 나만 봤었구나.’
마교회 멤버들이 알현실에 자리했을 때, 혼자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녔기에 엘프를 본 악마가 자신밖에 없던 것이었다.
‘드워프를 보면, 자지러지겠는데?’
과연, 로크가 드워프를 보게 됐을 때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청각이 발달하다 보니 귀가 길쭉해지는 쪽으로 진화하게 된 거야.”
엘프의 귀가 길쭉해진 이유를 로크에게 간단하게 설명해주자.
“오, 그런 식으로도 진화할 수 있구나. 개굴개굴.”
로크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이어서 로크 옆에 있던 아누비스가 연신 주변을 살펴보더니.
“오, 저기에 엄청 큰 나무도 있네?”
중앙에 있는 거대한 나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건…….”
정민우는 아누비스의 궁금증을 해결시키기 위해 대답하려는 순간.
“…그건, ‘세계수’라고 하는 거야.”
엘린이 나서며, 먼저 대답해왔다.
“세계수?”
“…응, 엘프들의 어머니이자, 생명수의 역할을 하고 있어.”
“어머니라면, 엘프들이 저 나무를 통해서 나왔다는 거야?”
“…응, 맞아.”
설명을 들은 아누비스가 신기하다는 듯, 세계수를 쳐다보다가 엘린에게 다음 질문을 던졌다.
“어머니라는 것은 알겠는데, 왜 생명수 역할도 하는 거야?”
“…엘프들은 세계수가 없으면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되거든.”
“죽는다고?”
“…응, 엘프들은 세계수의 양분을 나눠 받으며 생명을 유지하기 때문에 없으면 죽어.”
엘린의 설명에 아누비스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니까. 저게 없으면 힘도 못 쓰고 죽는다는 거네?”
“…맞아.”
“저 나무만 베면 다 죽는 건데, 너무 약점이 큰 거 아니야?”
“…맞아.”
“이렇게 큰 약점이 있는데, 굳이 타락시킬 필요가 있는 거야?”
“…….”
허를 찌르는 물음에 엘린이 설명을 멈추고. 입을 오물거렸다.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설명하기를 어려워하는 얼굴.
휙―
엘린은 이내, 자신을 쳐다보며 대신 설명해달라는 무언의 눈빛을 보내왔다.
‘이 정도면, 꽤 설명을 잘하긴 했지.’
말수가 없는 엘린이 여기까지 설명한 것 자체만으로도 크나큰 발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또한, 엘린이 ‘엘프’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양성소 때부터 엘프가 있는 행성을 침략하고 싶다고 말했었지?’
평소 타락시키고 싶어 했던 종족이었던 만큼, 꽤 많은 조사를 했을 것이었다.
‘타락시키지 않겠다고 말하면, 엄청 서운해하겠지?’
시무룩해진, 엘린의 얼굴을 상상하니 꽤 귀여울 것 같았지만.
‘그래, 종족의 폭을 넓히기로 했으니 타락시켜야겠지.’
괜한, 미움을 사기는 싫었기에 여기까지 온 거 엘프들을 타락시키기로 했다.
“단점이 분명하지만, 대신 장점도 분명하거든.”
엘린 대신 나서며, 아누비스에게 설명해주자.
“장점?”
아누비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왔다.
“엘프는 수명이 다른 종족보다 30배는 길고. 마나와 정령을 그리고 활을 다루는데 뛰어난 재능을 보이거든.”
단점이 큰 만큼 장점이 크다고 설명해주자.
“그렇게 강한데 왜 수인족한테 밀린 거야?”
엘프들이 왜 쇠퇴하게 됐는지 물어왔다.
“번식 활동을 안 하다시피 하다 보니.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었거든. 그에 반면, 수인족은 번식 활동이 왕성하기도 하고. 개체 수가 많으니 밀릴 수밖에 없는 거지.”
“번식 활동은 고등생물의 3대 욕구에 속하는 거 아니었어?”
“그렇긴 한데, 엘프 종족은 번식 욕구가 없는 편이거든.”
“왜?”
“번식 대신 세계수를 모시는 것에 대한 욕구가 더 큰 것도 있고. 무엇보다도 종족 특성상 아이를 가질 확률이 극악이거든.”
엘프들의 임신 확률은 0.002%.
인간의 임신 확률이 2~4%인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극악의 확률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개체 수가 적다는 단점은 있지만, 마인으로 만들면 엘리트 부대를 만들 수가 있지.”
“…맞아, 맞아.”
정민우의 설명에 엘린이 옆에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그렇긴 하네. 마나, 정령, 활까지 두루두루 잘 다루는 종족은 흔치 않으니까.”
설명을 전해 들은 아누비스는 완벽하게 이해했다는 듯 대답했다.
“그러니, 이번에 괜찮은 녀석들을 타락시켜서 전력을 올려보자고.”
“좋아요.”
“…응.”
“전부, 타락시켜버리자.”
“이번에도 ‘윌리엄’과 ‘엘비스’ 같은 애들을 찾아내 보자고. 개굴개굴!”
이어지는 정민우의 말에 마교회 멤버들이 두 손을 불끈 쥐며 의욕을 불태웠다.
‘그러면, 엘프들의 수준을 먼저 확인해보도록 할까?’
정민우는 지나가는 엘프를 보며, ‘천안’을 사용하자.
【‘없음’의 정보를 불러옵니다】
고등생물의 정보창이 떠올랐다.
『정보창』
〈기본 정보〉
이름 : 없음
호칭 : 라무세스
성별 : 남성
나이 : 800살
〈세부 정보〉
성향 : 중(中)
재능 : 【마나 친화】, 【정령 친화】, 【궁술 수재】
현재 감정 : 불안함
‘역시, 엘프답게 재능을 많이 갖추고 있네.’
재능을 3개나 갖추는 일은 쉽지 않았기에 실로 뛰어난 종족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다른 녀석들도 더 확인해볼까?’
이어서 다른 엘프들의 정보를 확인하니.
【검술 수재】, 【싸움꾼】, 【냉철한 정신】…….
제법 재능이 있는 고등생물들은 3개 이후에도 다른 재능이 붙여져 있었다.
‘타락시키기만 한다면 행성을 침략할 때, 큰 전력이 되긴 하겠네.’
일반 엘프들이 이 정도인데, 왕족인 하이 엘프는 어떨지 기대가 되었다.
‘왕궁으로 이동할까?’
정민우는 하이 엘프를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잠깐만….’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세계수가 눈에 밟혔다.
‘세계수도 정보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세계수는 일반 식물이 아닌, 막대한 생명력과 자아를 가진 존재.
‘충분히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고등생물로도 분류할 수가 있기에 천안을 통해 정보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 한 번 봐보자.’
고민 대신,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보기로 하며‘천안’을 사용하자.
【‘없음’의 정보를 불러옵니다】
고등생물의 정보창이 떠올랐다.
『정보창』
〈기본 정보〉
이름 : 없음
호칭 : 세계수
성별 : 여성
나이 : 8,000살
〈세부 정보〉
성향 : 중(中)
재능 : 【불안정한 창조】
현재 감정 : 없음
정보창을 확인한 정민우는 나이에서 시선이 잠시 멈추었다.
‘8천 살?’
8천 살.
마왕 1순위인 바알과 겨우 2천 살밖에 차이 나지 않는 나이었다.
‘뭐, 따지고 보면, 바알은 몇십만 년은 더 살았으니, 나이로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겠네.’
악마의 나이는 마계 시간 축으로 따지기 때문에 보냈던 시간보다 적게 측정될 수밖에 없었다.
‘나만 따져도 수백 년은 살았지만, 마계 시간 축으로 따지면 겨우 7살에 불과하니….’
나이에서 시선을 거두며, 다음 정보를 확인했다.
‘불안정한 창조? 무슨 효과지?’
정민우는 ‘불안정한 창조’라는 재능에 호기심을 느끼며, 효과를 확인해봤다.
【불안정한 창조】
100개체 한에서 창조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단, 불안정하므로 정기적으로 힘을 나눠줘야만 생명을 이어갈 수가 있다.
또한, 창조주가 사망하게 되면, 창조물들은 전부 사망하게 된다.
‘이래서 불안정한 창조인 거구나?’
효과를 읽은 정민우는 왜 엘프들이 세계수가 없으면,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되는지 이유를 깨달을 수가 있었다.
‘불안정하기는 해도 효과는 미쳤네.’
100개체 한정이지만, 자신이 원하는 창조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이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러면… 엘프들을 타락시킬 필요가 없지 않나? 그냥, 세계수를 타락시키면 그만이잖아?’
정민우는 타락시킬 대상을 엘프에서 세계수로 변경했다.
‘세계수만 타락시키면, 엘프들은 알아서 따라올 테니 따로 수고를 들일 필요가 없지.’
즉흥적으로 생각한 것 치고는 상당히 괜찮은 계획인 것 같았다.
‘타락시키는 것만 성공한다면, 라이거 행성 침략을 꽤 쉽게 풀어갈 수 있겠는데?’
그렇게 생각의 정리를 끝낸 정민우는 마교회 멤버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타락시키러 가자.”
정민우의 말에 비너스가 옆으로 다가오며 물었다.
“왕실로 가시는 건가요?”
비너스의 물음에 정민우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 세계수 쪽으로.”
“세계수 쪽에 있는 엘프를 타락시킬 생각이신가요?”
“아니, 세계수를 타락시킬 거야.”
“…세계수를요? 식물도 타락시킬 수 있는 건가요?”
그녀의 물음에 정민우는 생각했던 것을 설명해주자.
“…확실히, 민우 님 말씀대로 된다면 수고 없이 엘프들을 밑으로 들일 수 있겠네요.”
감탄을 터뜨리며, 정민우의 계획을 지지했다.
“…생각지도 못한 방법인데? 세계수를 타락시키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리고 얘기를 듣던 엘린이 눈을 반짝이며 찬성의 의사를 밝혀왔고.
“뭔지는 모르겠지만, 빨리 타락이나 시켜버리자고.”
“역시, 민우야! 개굴개굴.”
아누비스와 로크는 뭐든 상관없다는 듯한 반응을 내보였다.
“좋아, 그러면 세계수를 타락시키러 이동하도록 하자고.”
이후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은 세계수를 타락시키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133화 엘븐하임 (3)
걸음을 옮겨 세계수 앞에 도착하니.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크기가 더 크네.’
세계수에게서 웅장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이어서 세계수의 몸을 한 번 쓸자.
‘내부에서 강한 힘이 느껴지네.’
8천 년 동안 살았다는 게 헛말은 아닌지, 안에서 강력한 힘이 느껴졌다.
‘그런데도 제대로 활용을 못 한단 말이지.’
식물이라는 한계 때문인지 이 막강한 힘을 엘프에게 양분을 나눠주는 데에만 사용된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마인으로 타락하면 얘기가 달라지겠지.’
마기로 힘을 새롭게 부여한다면, 분명 다른 방향으로 힘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었다.
‘가까이서 보니, 더 타락시키고 싶어졌어.’
정민우는 어떻게든 세계수를 타락시키기로 다짐했다.
‘어떤 방향으로 설득하는 게 좋으려나.’
어떤 방식으로 회유를 하는 게 좋을지 고민에 잠기려는 찰나.
“민우 님.”
비너스가 말을 걸어왔다.
“다른 고등생물처럼 대화가 가능한 것 같지는 않은데… 타락을 어떻게 시킬 생각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그리고 어떻게 마인으로 만들 것인지 물어왔다.
‘듣고 보니 그렇네.’
비너스의 말대로 대화라도 통해야 타락을 시키든가 말든가 할 텐데, 세계수는 대화 자체가 통하지 않았다.
‘방법을 찾아야겠는데?’
정민우는 잠시 고민에 잠기다가.
‘심안을 사용해볼까?’
일단, 심안을 사용해 생각을 읽어보기로 했다.
세계수를 보며 정신을 집중하자.
‘음?’
놀랍게도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
‘잠이라도 자고 있나…?’
이런 적은 처음이었기에 당황하길 잠시.
‘마기라도 사용해볼까?’
이렇게 된 거 할 수 있는 것을 전부 해보기로 했다.
미약하게 마기를 발산하자.
【그 불길한 기운을 거둬주시죠】
머릿속에서 청아한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들어왔다.
‘호오, 사념을 보낼 수 있나 보네.’
정민우는 마기를 거두며, 세계수에게 말을 걸었다.
“어떻게 대화할 방법이 없나 찾아보다가 그런 거니 너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
【대화할 방법을 찾는데 왜 그 불길한 기운을 뿜어내야 하는 거죠…?】
“사소한 이유는 넣어두고. 잠시 대화 좀 할 수 있을까?”
【…대화 말인가요?】
대화하자는 제안에 세계수는 달갑지 않다는 반응을 내보였다.
【거절하면 어떻게 되는 거죠?】
“내 부하들을 이끌고 엘프들을 전부 죽여버리겠지?”
【……대화에 응하도록 하죠.】
하지만, 정민우의 간곡한 ‘부탁’을 거절하기는 힘들었는지, 세계수는 대화에 응하겠다고 대답해왔다.
【…그래도 손님이니, 밖에서 대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겠죠】
“밖?”
세계수의 말에 의문을 드러내자.
【제 심상 세계에 초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심상 세계에서 대화할 것을 제안해왔다.
“좋아, 그게 편하겠지.”
정민우 또한 세계수와 마주 보고 얘기하는 게 설득하는데 더 편할 것 같았기에 그녀의 제안을 승낙했다.
【힘을 거부하지 말아 주세요】
이어서 녹색 기운이 몸을 감싸오더니.
‘호오, 신기하네.’
슈우우욱―
정신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잠시 뒤, 눈을 떠보니.
“…기운이 몹시나 불길하더라니… 당신… 악마였군요?”
녹색 머릿결에 녹안을 지닌 여성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나무 모습을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심상 세계여서 그런가? 엘프의 형상을 하고 있네.’
아름다움과 우아함이 느껴지는 외모.
외모에 정평이 난 악마들과 비견될 정도였다.
‘물론, 비너스보다는 못하지만 말이야.’
비너스의 외모는 마계에서도 손을 꼽을 정도니, 세계수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실례였다.
‘인사를 건넸는데, 쳐다보기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겠지.’
정민우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세계수에게 손을 흔들었다.
“악마라서 놀랐어?”
“…악마인 줄 알았다면, 심상 세계에 초대도 하지 않았을 거예요.”
악마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는지, 세계수의 반응이 곱지 않았다.
‘외부의 상황을 볼 수 없는 건가?’
또한, 세계수의 말에서 외부의 상황을 직접 관찰하지 못한다는 사실까지 알아낼 수가 있었다.
‘이러니, 아무것도 모르고 방관하고 있던 거겠지.’
보고를 올리는 엘프들이 세계수에게 입바른 소리만 했을 테니, 현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었다.
“왜, 악마에게 당한 거라도 있어?”
“과거, 악마들이 제 아이들을 타락시켜서 전투 병기로 사용했기 때문이죠.”
얘기를 들어보니, 세계수 입장에서는 충분히 싫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엄청 속상했겠네.”
이럴 때는 공감을 통해 거리를 좁히는 것이 좋았기에 정민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척 연기를 했다.
“…대화하지 않으면, 제 아이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하신 분이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은데요.”
“너랑 얘기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그랬던 거지. 진심으로 그럴 생각은 없었어.”
“…….”
말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는지, 세계수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바라봐왔다.
“…후우, 됐어요. 그래서 저와 어떤 대화를 하고 싶으신 거죠?”
이내, 세계수는 옅은 한숨을 내쉬며, 용건을 물어왔다.
“얘기가 조금 길어질 것 같은데, 어디 앉을 곳 없나?”
“…바라시는 게 상당히 많으시군요.”
정민우의 요구에 세계수는 눈썹을 찌푸리더니.
“잠시만요.”
휘릭―
손을 휘젓자.
두드득―
바닥에서 나무로 이루어진 의자가 생겨났다.
‘한두 번 다뤄본 솜씨가 아닌가 보네.’
정민우는 의자에 앉으며, 한쪽 다리를 꼬아 보였다.
“너도 앉아.”
그리고 의자를 가리키며, 세계수에게 앉을 것을 권하자.
“…예.”
세계수는 꺼림칙한 표정을 지으며, 뒤따라 의자에 앉았다.
‘그럼, 심안을 사용해볼까?’
타락시키기 위해선 그녀의 생각을 알아야 했기에 심안의 사용은 필수였다.
세계수를 보며 정신을 집중하자.
【…무슨, 이런 악마가 다 있지? 뻔뻔한 것도 유분수지. 빨리, 대화를 끝내고 내쫓아야겠어.】
머리 위에 글자가 조합되더니, 세계수의 생각이 문자로 만들어졌다.
‘이제 어떻게 타락시키냐가 문제인데….’
현재, 그녀는 자신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품은 상태이기에 타락시킬 수 있는 방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역시, 그 방법이 좋겠지?’
이런 상황일수록 타락시키기 효과적인 방법.
‘돌직구로 간다.’
재지 않고 본론으로 들어가서 밀어붙이는 것이었다.
‘오랜 삶을 살았지만,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많이 해보지는 못했겠지.’
그렇게 타락시킬 방법을 정한 정민우는.
“너, 내 밑으로 들어오지 않을래?”
“…네?”
바로, 그녀에게 돌직구를 날렸다.
“마인이 될 생각 없냐고.”
“…….”
그리고 제안을 받은 그녀의 얼굴에 당혹감이 서리기 시작했다.
* * *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처음, 제안을 받은 그녀는 길길이 날뛰며 화를 냈지만.
“과연, 네가 바깥 상황을 알고도 이런 소리를 할 수 있을까?”
“…바깥 상황이요? 바깥 상황이 어떤데요?”
“정말 모르고 있었구나.”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주세요.”
자식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까 봐. 세계수는 화를 가라앉히며, 정민우의 얘기를 집중했다.
“어려울 것 없지.”
정민우는 그녀의 바람대로 ‘엘븐하임’의 현 실태에 관해 설명해줬다.
“…멸망하기 직전까지 내몰렸다고요?”
역시나, 그녀는 현 상황을 모르고 있었는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설마, 저를 타락시키기 위해 수작을 부리는 것은 아니겠죠?”
그리곤 현실을 부정하며, 얘기를 믿지 않았다.
“아이들이 제게 그런 소리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어요.”
“믿기지 않으면, 네 자식에게 물어보든가.”
“…기다려보세요. 직접 듣고 올 테니.”
“얼마든지.”
“만약, 이게 거짓이면 각오를 하셔야 할 거예요.”
“확인이나 하고 오라니까.”
“…알겠어요.”
이내, 세계수는 눈을 감아 보이더니.
“…하아.”
약 30분 뒤, 착잡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떠 보였다.
“…당신 말이 사실이었군요.”
“굳이, 이런 거로 거짓말할 필요는 없으니까.”
“설마, 제가 상심할까 봐. 이 사실을 숨기고 얘기할지는 몰랐어요.”
세계수의 얘기를 들어보니, 상황은 이러했다.
500년에 한 번씩 잠에서 깨어나, 자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500년에 하루만 대화할 수 있기에 엘프들은 안 좋은 소식을 전하는 것 대신 일부러 좋은 소식만 골라서 전했다는 것이었다.
“몇천 년 전만 해도, 우리 자식들의 위상이 하늘을 찔렀었는데, 어쩌다가 수인족에게 눈치 보는 신세로 전락하게 된 것인지….”
충격이 컸는지, 세계수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정말, 당신 밑에 들어가면 달라질까요?”
이어지는 세계수의 물음에 정민우는 확신에 찬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달라지다 못해. 천하를 호령하게 될 거야.”
“조금만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얼마든지.”
정민우는 어깨를 으쓱이며, 괜찮다고 대답하자.
“…고마워요.”
스르륵―
몸이 가루를 흩어지더니, 그대로 자취를 감추었다.
그로부터 2시간 뒤.
스르륵―
고민을 마친 것인지, 세계수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생각 좀 해봤어?”
정민우의 물음에 세계수가 진중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생각해봤어요.”
“그래서 대답은?”
“대답은….”
세계수가 말하는 것을 조금 망설이더니.
“당신 밑으로 들어가겠어요.”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대답해왔다.
“그 선택,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야.”
“…그랬으면 좋겠네요.”
정민우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품속에서 양피지를 꺼내 들면서 말했다.
“그럼,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할까?”
“그러도록 하죠.”
이후 정민우는 세계수와 조율하며, 계약 조항을 작성했다.
― ‘갑’은 ‘정민우’을 칭하며, ‘을’은 ‘세계수’를 칭한다.
― ‘을’은 ‘갑’을 도와 행성 침략을 해야 한다.
행성 침략을 이행하지 않을 시, ‘갑’은 ‘을’에게 페널티를 부여할 수가 있다.
― ‘을’은 어떠한 방법으로든 ‘갑’에게 손해를 끼칠 수 없다.
만약, 끼치려고 할 시 ‘을’은 그대로 사망하게 된다.
“이 정도면 만족하지?”
세계수는 몇 번이나 계약 조항을 읽어보며, 독소 조항이 있는지 확인했다.
“네, 만족합니다.”
“그럼, 양피지에 피를 흘리도록 해.”
“알겠어요.”
톡톡―
명령에 따라 양피지에 피를 흘리자.
【계약 완료】
계약이 완료됐다는 문자가 떠올랐다.
화르륵―
양피지가 검은 불꽃에 휩싸여 그대로 타버리더니.
세계수가 검은 불꽃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큭.”
괜히, 8천 살을 산 것이 아닌지 세계수는 얕은 신음만 흘릴 뿐 조용히 고통을 받아들였다.
“너는 조금 특별해 보이니까. 다른 녀석보다 마기를 더 주도록 할게.”
정민우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자.
화르르륵―
“꺄아아아아악!”
검은 불꽃이 더욱 거세짐과 동시에 세계수가 비명을 터뜨렸다.
그렇게 5분 정도 흘렀을 때.
치이이이익―
세계수를 감싸던 검은 불꽃이 온전히 사그라들었다.
“하아, 하아, 하아.”
고통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했는지, 세계수는 바닥에 엎드린 채 숨을 헐떡였다.
‘모습은 바뀌지 않았네.’
마기를 많이 받아, 외형이 바뀔 줄 알았는데 녹색 머릿결과 녹안은 그대로였다,
‘계약도 성공적으로 끝냈겠다. 밖으로 나가 보도록 할까?’
용무를 마쳤으니, 이제 심상 세계에 벗어나려는 찰나.
【격이 높은 상태에서 고위 악마의 마기를 하사받았습니다】
【하사받은 마기의 질이 높습니다】
【격이 상승해 ‘필멸자’의 굴레에서 미약하게나마 벗어나게 됐습니다】
【주종 관계가 유지되는 한 ‘노화’가 찾아오지 않습니다】
【주인인 ‘정민우’가 죽기 전까지 ‘수명’의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재능이 고유 특성으로 바뀝니다】
【새로운 고유 특성이 추가됩니다】
“…어?”
눈앞에 시야를 가릴 정도의 무수한 메시지 창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134화 엘븐하임 (4)
무수히 떠오르는 메시지 창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무슨 내용이지?’
정민우는 천천히 메시지 창의 떠오른 내용을 읽어나갔다.
‘격이 상승해서 필멸자의 굴레를 미약하게나마 벗어났다고?’
굴레를 벗어나는 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안 갔으나.
‘노화가 찾아오지 않고 내가 죽기 전까지는 수명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고…?’
그다음 메시지 창을 보니,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가 있었다.
‘…장난 아니잖아?’
한시적으로 수명의 제약이 사라진 것이라지만, 자신이 죽지만 않는다면 영생할 수 있다는 소리였다.
‘이러면, 나중에 힘이 엄청나겠는데?’
세계수에게 주기적으로 힘을 나눠주면 시간이 지날수록 고등생물이 범접할 수 없는 강대한 힘을 얻게 될 터였다.
‘윌리엄과 엘비스도 가능하려나?’
유레인 행성을 침략한 ‘윌리엄’과 다이닉 행성을 침략한 ‘엘비스’도 적용이 된다면 앞으로 행성을 침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었다.
‘이건 나중에 직접 확인해봐야겠어.’
이어서 다른 메시지 창을 확인하자.
‘재능이 고유 특성으로 바뀌었다고…?’
세계수의 재능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미쳤는데…?’
재능과 고유 특성이 무슨 차이냐고 의아해할 수 있겠지만.
재능은 다른 고등생물 보다 타고난 것을 뜻하지만, 고유 특성은 본연의 능력으로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에 효과 자체가 뛰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새로운 고유 특성이 추가되기까지….’
떠오른 메시지 창을 전부 확인한 정민우는.
‘…이건, 그냥 행성을 빨리 침략하라고 우주에서 밀어주는 것 같은데?’
‘라이거’ 행성 침략의 기간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확신하기는 이르지만, 빠르면 20년까지 앞당기는 게 가능하겠어.’
물론, 20년은 마계 시간 축이 아닌 ‘다이닉’ 행성 시간 축으로 말하는 것이었다.
‘일단, 세계수의 정보를 다시 확인해볼까?’
정민우는 세계수가 어떤 고유 특성을 얻었을지 봐보기로 하며, ‘천안’을 사용하자.
【‘없음’의 정보를 불러옵니다】
고등생물의 정보창이 떠올랐다.
『정보창』
〈기본 정보〉
이름 : 없음
호칭 : 세계수
성별 : 여성
나이 : 8,000살
〈세부 정보〉
성향 : 중(中)
고유 특성 : 【어설픈 창조】, 【육신】
현재 감정 : 환희
‘…어설픈 창조? 고유 특성으로 바뀌면서 이름도 바뀐 건가?’
고유 특성으로 바뀌었으면 효과도 바뀌었을 테니, 정민우는 먼저 ‘어설픈 창조’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어설픈 창조】
1,000개체 한에서 강인한 창조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단, 어설프므로 정기적으로 힘을 나눠줘야만 생명을 이어갈 수가 있다.
또한, 창조주가 사망하게 되면, 창조물들은 전부 사망하게 된다.
‘…효과가 장난 아닌데?’
효과를 본 정민우는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내용으로는 효과가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지만.
‘개체가 1,000명으로 늘어났고. 강인한 창조물을 만들어낸 다라….’
자세히 보면, 얼마나 크게 바뀌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좋게 바뀐 것을 보니, 다음 고유 특성도 기대가 되는데?’
정민우는 이어서 ‘육신’이라는 고유 특성을 눌러 효과를 확인해봤다.
【육신】
보행할 수 있는 육체를 얻게 된다.
상당히 간단한 설명.
‘설명은 짧지만, 효과는 대단하네.’
육신을 얻게 된다는 것은 전쟁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이기에 세계수의 활용도가 대폭 상승했다고 볼 수 있었다.
‘앞으로 세계수도 전선에 내세워 행성을 침략하면 되겠어.’
뜻하지 않은 수확에 정민우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세계수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려는 찰나.
“…이제 조금 괜찮네요.”
상태가 괜찮아졌는지, 세계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보였다.
“몸은 어때?”
정민우의 물음에 세계수가 한결 밝아진 얼굴로 대답했다.
“최상이에요.”
“다행이네.”
“그리고 격이 한층 더 상승한 게 느껴져요. 역시, 당신… 아니 주인님과 계약한 것은 잘한 선택 같네요.”
“거봐.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했지?”
“…정말 그렇네요. 제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세계수의 감사 인사를 받은 정민우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고마우면, 행성 침략에 공을 세우도록 해.”
“바라던 바에요.”
“그럼, 심상 세계에서 벗어나도록 할까?”
“그러도록 하죠.”
* * *
심상 세계에서 벗어난 정민우는 눈을 떠 보이자.
“성공적으로 타락시킨 것을 축하드려요.”
비너스가 세계수를 타락시킨 것에 축하의 말을 건네왔다.
“음? 어떻게 알았어?”
계약은 심상 세계에서 이루어졌기에 어떻게 알았는지 의문을 드러내자.
“세계수가 검은 불꽃에 휩싸이는 것을 봤거든요.”
비너스가 어떻게 알게 됐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그래서 이곳에선 한바탕 난리가 났어요.”
“난리가 났다고?”
“네, 엘프들이 불을 끄기 위해서 물을 엄청 뿌렸거든요.”
“아…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겠네.”
갑작스럽게 검은 불꽃에 휩싸이면, 난리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세계수와 계약하면서 얻은 수확이 있었나요?”
“그게 말이지…….”
비너스의 물음에 대답하려는 순산.
쿠쿠쿠쿠쿵―!
바닥에서 엄청난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음?’
진동의 근원을 알기 위해 시선을 돌리자.
쿠쿠쿠쿠쿠―!
거대한 나무, 세계수가 미친 듯이 흔들리고 있었다.
“무, 무슨 일이야!?”
“세, 세계수 님이!?”
“정령을 이용해서 땅을 진정시켜 당장!!”
“우리에게 노하신 게 틀림없어!”
주변에 자리하고 있던 엘프들은 우왕좌왕하며, 아무것도 못 하고 있던 그때.
번―――쩍!
세계수에게 강렬한 빛이 터져 나오더니.
사뿐―
빛이 가라앉았을 때쯤. 그곳엔 거대한 나무 대신 한 여성이 자리하고 있었다.
‘…세계수?’
여성을 본 정민우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육신’이라는 고유 특성을 얻었기에 육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모습이 달라졌잖아?’
심상 세계에서 봤던 모습과 180도 달라질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녹색의 머릿결은 검은색으로 바뀌어 있었고.
몽롱한 느낌을 주던 녹안은 보랏빛 눈인 자안으로 바뀌어 있었다.
또한, 이마에 작은 검은 뿔도 솟아오른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흡사, 엘프를 악마화한 느낌.
‘…왜, 모습이 바뀐 거지?’
갑작스럽게 바뀐 외형에 의문이 들었지만.
‘심상 세계여서 변화가 없었던 건가?’
금방, 이유를 파악할 수가 있었다.
“기운으로만 느끼다가. 두 눈으로 세상을 담으니 너무나도 아름답네요.”
세계수는 격양된 표정을 지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나를 찾는 건가?’
현재,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세계수가 찾아낼 수가 없었다.
“이제 모습을 드러내자.”
정민우는 마교회 멤버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자.
“아, 여기 계셨군요.”
세계수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다가왔다.
“다른 악마님들도 계셨군요.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그리고 다른 악마들도 자리한 것을 본 세계수가 우아한 몸짓으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네왔다.
“반가워요.”
“…안녕.”
비너스와 엘린은 세계수의 인사를 순순히 받아줬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어떻게 단번에 격이 상승한 거지?”
“그러게 격이 단번에 올라갈 수 있는 건가? 개굴개굴.”
아누비스와 로크는 세계수를 보며 의아함을 드러냈다.
“주인님 덕분에 격이 조금 상승하게 됐습니다.”
세계수의 대답에 마교회 멤버들이 정민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떻게 된 것인지 설명해달라는 눈빛.
“전부 다 설명해줄게.”
정민우는 정보를 전부 공유할 생각이기에, 말하지 않아도 전부 설명하려던 참이었다.
“조금 설명이 길어질 것 같은데, 어디 들어갈 곳 없어?”
세계수에게 대화할 곳을 안내해달라고 하자.
“아이들아. 우리를 왕성으로 안내해주렴.”
세계수가 엘프들 쪽으로 시선을 옮기며,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넋을 놓고 있던 엘프들이 정신을 차리더니.
“““모시겠습니다!!!”””
한쪽 무릎을 꿇어 보이며, 힘차게 대답해 보였다.
“후훗, 부탁 좀 할게.”
이후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은 엘프들의 극진한 안내를 받으며, 왕실 안으로 들어갔다.
* * *
왕실 안으로 들어선 뒤.
“격이 높은 상태에서 고위 악마에게 마기를 하사받으면 이런 변화가 찾아오는군요.”
“…나도 빨리 고위 악마가 되고 싶어.”
“오호, 나도 고위 악마가 되면 이런 부하를 만들 수 있다 이거지?”
“역시, 민우야! 개굴개굴.”
설명을 전부 전해 들은 마교회 멤버들은 감탄을 터뜨리며, 각자의 반응을 내보였다.
“그래서 ‘라이거’ 행성 침략을 빠르게 앞당길 수 있을 것 같아.”
“…인원이 적은데 침략을 앞당기는 게 가능할까요?”
비너스의 물음에 정민우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대답했다.
“응, 충분히 가능해.”
그리고 왜 행성 침략을 앞당길 수 있는지 설명해줬다.
“첫 번째 이유는 세계수가 일인 군단급의 힘을 지녔다는 것이겠지.”
현재, 세계수의 경지를 검사로 비교했을 때, ‘그랜드 소드 마스터’ 그 이상이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창조물을 만들어내는 고유 특성이 있다는 거야.”
강인한 창조물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 세계수를 필두로 빠르게 침략해 나갈 수 있을 것이었다.
“창조물이요?”
“응, 1,000개체 한에서 강인한 창조물을 만들어낼 수 있거든.”
“첫 번째 이유는 이해가 가는데, 두 번째 이유는 말로만 들어서는 잘 모르겠네요.”
“그럼, 바로 한번 확인해보면 되지.”
비너스와 얘기를 끝내고 세계수를 바라보자.
“어떻게 창조하면 될까요?”
세계수가 어떤 식으로 창조할지 의견을 물어왔다.
이미, 생각해두었던 것이 있었기에 정민우는 고민 없이 입을 열었다.
“일단, 번식력이 왕성해야 해.”
엘프의 최고의 단점은 번식력이었기에 필수적으로 보완해야 하는 문제였다.
“마나 대신 마기를 다루는데 특화돼야 하고. 정령 친화력도 그전보다 높아야 해.”
마기를 다룰 테니, 마나는 필요가 없고. 정령은 세계수를 보조해 싸워야 하니 친화력이 더 뛰어나야만 했다.
“마지막으로 발육 속도가 빨라야 해.”
엘프는 장수종 답게 발육이 더뎠기에 성인이 되기 전까지 위협에 처하는 일이 많았기에 이 점도 보완해야만 했다.
“이대로 진행했을 때, 문제 되는 것은?”
정민우의 물음에 세계수가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없어요.”
본래, 엘프의 장점을 가져가면서 단점을 보완하려면, 새로운 단점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효과가 강화된 덕분에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대로 진행해.”
“알겠습니다.”
세계수가 눈을 감아 보이며, 정신을 집중하자.
우두둑―
바닥에서 나뭇가지가 솟아오르더니.
우두두둑―
나뭇가지가 서로를 옭아매더니, 엘프의 형상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후우.”
그리고 세계수가 나뭇가지를 향해 숨결을 불어 넣자.
우―――웅.
마기에 휩싸이더니.
번쩍―
강렬한 빛이 터져 나왔다.
털썩―
빛이 가라앉았을 때쯤. 그곳엔 나뭇가지 대신 한 인영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자리하고 있었다.
‘오오….’
정민우는 두 눈을 빛내며, 인영을 자세히 바라보니.
‘전체적인 모습은 세계수와 비슷하네.’
머릿결과 눈동자가 회색이었으며, 이마에 작은 회색 뿔이 솟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이젠 엘프라고 부를 수 없겠네.’
정민우는 기존 엘프와 구분을 하기 위해 새롭게 종족명을 짓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악마와 엘프의 형상을 섞어놓은 모습이니, 데빌 엘프로 짓는 것이 좋겠지?’
그렇게 역사에 없었던 ‘데빌 엘프’라는 종족이 정민우의 손에 의해 새롭게 탄생하게 되었다.
135화 엘븐하임 (5)
‘그럼, 제대로 창조가 된 건지 확인해볼까?’
겉모습은 합격점이었지만, 안은 어떨지 모르기에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정민우는 ‘데빌 엘프’를 보며, ‘천안’을 사용하자.
【‘없음’의 정보를 불러옵니다】
고등생물의 정보창이 떠올랐다.
『정보창』
〈기본 정보〉
이름 : 없음
호칭 : 없음
성별 : 남성
나이 : 0살
〈세부 정보〉
성향 : 악(惡)
재능 : 【마기 친화】, 【정령 친화】
현재 감정 : 환희
정보창을 확인한 정민우는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번식력과 발육 성장은 재능에 적혀져 있진 않지만, 정상적으로 반영이 됐겠지.’
‘마기 친화’와 ‘정령 친화’는 재능을 통해 발현되는 것이기에 적혀져 있지만, ‘번식력’과 ‘발육 성장’은 DNA에 새겨져 있기에 재능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었다.
‘더 자세히 파고들면, 머리만 아파지니… 여기까지만 하기로하고.’
정민우는 다음으로 ‘마안’을 통해 마기의 질량을 확인해보고자 했다.
데빌 엘프를 보며 정신을 집중하자.
【창조주의 인정】
욕구가 문자로 만들어지는 동시에.
‘호오….’
몸에서 마기가 넘실거리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갓 태어난 것 치고는 꽤 짙은 마기를 지니고 있는데?’
물론, 악마에 비하면 좁쌀만 한 양이었지만.
‘이 정도면, 다이닉 행성의 병사 정도 수준의 마기라고 볼 수 있겠네.’
고등생물이 따로 마기를 부여받지 않았음에도 이 정도의 마기를 지닌 것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었다.
‘나중에 어디까지 성장할까 기대가 되는데?’
이렇게 높은 종족 값에서 시작하면, 성장 또한 다른 종족보다 빠를 터였다.
‘그렇다고 해도 윌리엄과 엘비스는 뛰어넘기는 힘들겠지만 말이야.’
아무리, 종족 값이 크게 측정이 됐다고 한들 ‘윌리엄’과 ‘엘비스’는 한 행성에서 태어날까 말까 하는 존재이기에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다.
여기서 데빌 엘프도 뛰어난 재능을 발현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표할 수 있겠지만.
‘그건 불가능하지.’
아쉽게도 ‘윌리엄’과 ‘엘비스’ 같은 재능을 얻기는 불가능했다.
‘인간은 종족 값 자체가 낮은 대신, 무한한 가능성을 몸에 품고 있으니까.’
짧은 수명, 느린 언어 습득, 수명에 비해 느린 성장 등등.
Comentários
Postar um comentár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