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diabo vai trabalhar hoje 17
4. 엘린
5. 비너스
6. 루시퍼
눈앞에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어?’
그리고 정민우는 창에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눈치챌 수가 있었다.
‘…번호가 아닌 이름으로 적혀져 있잖아?’
저 말인즉슨, 애들이 4품 진급 시험에 통과했다는 말이었다.
‘…해냈구나!’
해낼 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니 마음이 놓였다.
‘애들이 기다릴 테니, 대련을 빨리 끝낼 필요가 있겠는데?’
정민우는 기다릴 마교회 멤버들을 생각해 대련을 빨리 끝내기로 했다.
120화 1품 (1)
‘어떤 고유 특성을 복사할까?’
정민우는 메시지 창을 보며 잠시 고민에 잠겼다.
‘역시, 루시퍼 고유 특성을 복사하는 게 낫겠지?’
사실, 마교회 멤버들의 고유 특성을 복사해도 커리어를 압도하고도 남았지만.
‘내가 미리 확인하는 것보다 애들에게 직접 듣고 싶단 말이지.’
4품이 되면 고유 특성의 새로운 효과가 개방되기 때문에 굳이 지금 사용해서 확인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 루시퍼 고유 특성을 복사하자.’
결정을 내린 정민우는.
【루시퍼 고유 특성 ‘오만’을 복사합니다】
루시퍼의 고유 특성을 복사했다.
쿵―!
몸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힘이 치솟는 동시에.
‘사용할 때마다 짜릿하다는 말이지.’
모든 지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전능감을 느꼈다.
커리어 쪽으로 시선을 옮기자.
움찔―
정민우의 분위기가 바뀐 것을 느꼈는지, 긴장한 기색으로 바라봐 왔다.
‘깔끔하게 한 방으로 끝내는 좋겠지.’
공격을 가하기 전 정민우는 ‘마안’을 통해 커리어에게 디버프를 걸었다.
‘이러면 한 방에 끝낼 수 있겠지.’
디버프를 건 효과는 물리 방어력 감소.
‘자, 이제 끝내볼까?’
이내, 정민우의 인영이 흐릿해지더니.
슈슉―
순식간에 커리어 앞에 도착했다.
“!!!”
뒤늦게 정민우가 다가온 것을 확인한 커리어는 몸을 더욱 웅크려 방어 자세를 취할 때.
“잘 버텨봐.”
정민우는 조소를 터뜨리며, 주먹을 휘둘렀다.
주먹이 옆구리에 박히자.
퍼―――――――엉!!!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커리어의 몸이 반으로 접혀버렸다.
우두둑―
이어서 뼈가 바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컥!?”
우당탕―!
경기장 밖으로 날아가더니.
쾅――!
벽에 대자로 몸이 박혀버렸다.
“““…….”””
순식간에 끝나버린 대련에 지켜보던 관중들은 두 눈을 의심하며, 어떠한 반응도 내비치지 못했다.
“…이게 말이 돼?”
“4품이 이런 힘을 낼 수 있다고…?”
“…이게 맞아?”
뒤늦게 정신 차린 악마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경악에 찬 반응을 내보이기 시작했다.
‘저게 4품 악마의 힘이라고?’
대련을 지켜보던 파스티 또한, 다른 악마와 반응이 다를 것이 없었다.
‘…괜히, 앞에서 까불었나?’
그리고 정민우 앞에서 선전 포고했던 기억이 떠오르며, 머리가 지끈거려왔다.
‘하아, 이렇게 강할 줄 알았으면 그런 말을 안 했지.’
같은 4품 악마가 이런 압도적인 힘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 누가 생각하겠는가?
‘일단, 대진운에 맡길 수밖에 없겠어.’
파스티는 정민우를 짓밟겠다는 목표에서 10위권 안에 들기 전까지 만나지 않는 것으로 바뀌어버리고 말았다.
* * *
충격적인 첫 대련 이후 토너먼트는 무난하게 흘러갔다.
“너, 나와!”
“좋아, 덤벼!”
악마들은 만만해 보이는 녀석들을 호명하며, 대련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토너먼트가 끝을 치달았을 때.
“정민우 응시자, 파스티 응시자 경기장 위로 올라가 주세요.”
정민우와 파스티가 맞붙게 되었다.
‘…후, 그래도 10위권 안에 들어서 만나서 다행이야.’
파스티는 경기장 위로 올라가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저 녀석에게 진다고 해도 3위니까. 진급 시험 통과와 더불어 나쁘지 않은 마기가 지급될 거야.’
즉, 가벼운 마음으로 정민우와 대련에 임할 수 있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순순히 져줄 생각은 없지…!’
명색에 악마인데, 싸우기 전부터 꼬리를 내리는 것은 자존심이 용납 못 했다.
‘충분한 정보는 모았으니, 약점을 공략하면 되겠지.’
현재, ‘약점 분석’에 들어간 상태이지만 대련이 시작할 때쯤이면 끝나 있을 것이었다.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해주마.’
강한 무력을 지니고 있다고 한들, 약점을 공략당하면 맥 못 추는 것은 똑같으리라.
“대련을 시작하겠습니다!”
삐――――이!
상념에 잠겨 있는 사이 감독관이 대련의 시작을 알려왔다.
파스티는 자세를 고쳐 잡고 정민우를 바라보자.
오싹―
무언의 힘이 자신의 몸을 짓누르는 것만 같았다.
‘…저게 어떻게 4품 악마야!’
긴장을 풀기 위해 심호흡을 하던 순간.
【약점 분석이 완료되었습니다】
‘…됐다!’
정민우의 약점 분석이 끝났다는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과연, 어떤 약점을 가지고 있을까?’
파스티는 기대 섞인 눈빛으로 메시지 창을 바라보는 것도 잠시.
‘…뭐?’
표정이 와락 구겨지고 말았다.
‘…이게 말이 돼?’
그도 그럴 것이 메시지 창에 믿기기 힘든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민우’의 약점은 없습니다】
‘약점이 없는 게 말이 되냐고!?’
약점 없음.
과연, 이게 말이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는가?
‘약점은 하나쯤 지니고 있던 거 아니었어?’
파스티는 당혹감에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사이.
“안색이 어둡네. 무슨 일이라도 있어?”
정민우는 비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고 정민우를 노려보자.
“길게 끄는 것도 네게는 실례니까. 빨리 끝내도록 할게.”
슈슉.
순식간에 앞으로 다가온 정민우가 주먹을 휘둘러왔다.
‘이건 못 막아…!’
파스티는 한 박자 늦게 단검을 들어 올려 막으려고 했지만.
퍼―――――――엉!!!
주먹이 복부에 꽂히는 순간 정신이 끊어지고 말았다.
* * *
한편,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오렌은.
‘…쉽지 않은 상대군.’
정민우의 압도적인 무력에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해볼 만은 해.’
무력이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고는 하나 자신에게는 3초라는 미래를 볼 수 있는 고유 특성이 있었다.
‘어디를 공격할지 알면 피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또한, 고유 특성을 통해 반격할 최적의 경로를 찾아내 한 방 먹인다면 충분히 대련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었다.
‘대마왕의 비호 아래 성장한 녀석에게는 질 수 없지.’
오렌은 온실 속 화초로 자란 악마에게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굳은 다짐을 했다.
그렇게 상념을 이어갈 때쯤.
“오렌 응시자 경기장 위로 올라가 주세요.”
감독관이 위로 올라갈 것을 명령내렸다.
“알겠습니다.”
오렌은 고개를 무겁게 끄덕이며, 경기장 위로 올라가니.
“잘 부탁해.”
정민우가 싱글싱글 웃으며 말을 걸어왔다.
“…그래. 나도 잘 부탁하지.”
오렌은 굳은 표정으로 대답하며, 검을 꺼내 들었다.
‘준비는 완벽해.’
이어서 자세를 취해 보이며, 대련할 준비를 끝마치자.
“대련을 시작하겠습니다!”
삐――――이!
감독관이 결승전의 시작을 알려왔다.
‘…절대 지지 않는다!’
오렌은 고유 특성을 사용해 3초 뒤의 미래를 봤다.
‘순식간에 앞에 나타나서 머리를 가격.’
곧이어 정민우의 인영이 흐릿해지더니.
슈슉.
“막을 수 있나 볼까?”
순식간에 앞에 나타나더니, 그대로 주먹을 휘둘러왔다.
쐐――액!
‘눈으로 좇기 힘든 속도이지만… 어딜 공격할지 알면 피하는 건 손쉽지.’
미래를 본 것에 따라 곧장 허리를 숙여 보이자.
파―――앙!
정민우의 주먹이 파공음을 내며 허공을 갈랐다.
‘여기서 반격을…!’
오렌은 지금이 반격할 기회라고 느끼며, 검을 휘두르려고 했으나.
‘…당한다고?’
공격을 피해내고 반격을 당해버리는 미래를 보게 됐다.
‘그렇다면, 이건?’
다른 공격을 하려고 했으나 반격을 당하는 미래는 변함이 없었다.
‘이것도 안 된다면 수십 가지의 미래를 보면 그만이야!’
머리를 쥐어 짜내서 수십 가지의 미래를 본 결과.
‘…미친.’
전부 반격을 당해버리는 미래만이 그려졌다.
‘이럴 수는 없어.’
오렌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고유 특성 능력을 확장하자.
‘크읏…!’
머리가 깨질 것만 같은 두통과 함께 수백 가지의 미래를 확인했다.
‘…없다고?’
그리고 수백 가지의 미래를 확인해보니, 전부 정민우에게 반격을 당하는 모습만이 그려졌다.
‘…아니. 내가 찾지 못한 것뿐이야!!’
오렌은 다시 한번 고유 특성을 확장해 수천 가지의 미래를 보려는 순간.
“쿨럭!”
뇌가 정보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며, 피가 역류하게 되버렸다.
“크헉!”
털썩―
이내, 오렌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
바닥에 쓰러지고 난 뒤, 정민우는 당혹감이 섞인 눈빛으로 오렌을 바라봤다.
‘…뭘 해보기도 전에 쓰러져?’
재밌는 대련이 이어질 거라는 기대와 달리, 너무나도 싱겁게 끝나버리고 말았다.
‘일부러, 첫 공격도 정직하게 해줬구먼.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끝낼 걸 그랬나?’
사실, ‘심안’을 통해 어디로 피할지 알고 있었지만, 오렌의 고유 특성을 제대로 확인해보고 싶어 그대로 공격했던 정민우였다.
‘근데, 반격은커녕 갑자기 피를 토하고 쓰러져 버리네.’
하지만, 오렌의 머릿속에 생각이 몰아치더니 끝내 스스로 자멸해버리고 말았다.
‘뭐, 어찌 됐건 상관없지.’
결승전인 만큼, 잠시 유흥을 즐기려고 했지만, 이렇게 빨리 끝난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빨리, 품계를 부여받고 애들을 만나러 가야지.’
마교회 멤버들을 만나면, 소소하게 축하 파티를 열까 생각하던 그때.
또각, 또각, 또각.
감독관이 경기장 위로 올라오더니.
“최종 승자는 ‘정민우’입니다.”
정민우의 손목을 잡은 것에 이어 들어 올리며, 최종 승자를 밝혀왔다.
“최종 승자의 혜택으로 가장 많은 마기가 지급될 겁니다.”
많은 마기를 지급한다는 말에 관람석에 있던 악마들이 부러움 섞인 눈빛으로 정민우를 바라봤다.
“시험 통과자들은 저를 따라 이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민우는 감독관을 따라 경기장 밑으로 내려가려는 순간.
“정민우 응시자?”
“네.”
“바닥에 쓰러진 오렌 응시자를 챙겨주시겠어요?”
오렌을 챙길 것을 부탁해왔다.
“알겠습니다.”
정민우는 군말 없이 오렌을 어깨에 들쳐메고 감독관을 따라나섰다.
* * *
감독관을 따라 도착한 곳은. 대기실이었다.
“지금부터 품계를 부여하도록 하겠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감독관이 품계를 부여하겠다고 알려왔다.
쿠―쿵!
그리고 대기실 천장이 갈라지더니, 그곳에 눈 모양을 한 거대한 조형물이 튀어나왔다.
‘오랜만에 보네.’
정민우는 거대한 눈을 보며, 수료식 때의 기억을 잠시 회상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3품으로 품계를 부여받게 되면, 전보다 더욱 바빠질 것이었다.
‘견제도 더욱 심해지겠지.’
또한, 경각심을 느낀 악마들이 술수를 부려올 가능성도 커지겠지만.
‘뭐, 견제해봤자. 짓밟으면 그만이지.’
평소 해왔던 대로 덤벼 오는 적들을 찍어 눌러주면 될 뿐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있던 그때.
쩌, 쩌, 쩌적―
거대한 눈이 천천히 떠지기 시작했다.
번뜩―
그리고 눈이 온전히 떠졌을 때.
지끈―
“크윽!?”
뇌가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만 같은 고통이 엄습했다.
‘아니, 어떻게 고통이 더 심해진 것 같냐…?’
시선을 옮겨, 주변 악마들을 살펴보니.
“끄으으으윽…!”
“끼익, 끼익?”
“끅, 끅!”
“커헉!!”
바닥에 쓰러진 채 활어처럼 몸을 튕기고 있었다.
‘내가 양반이었네.’
기절한 오렌과 파스티도 강한 고통에 정신을 차렸는지, 다른 악마와 합류해 몸을 활어처럼 튕기고 있었다.
‘그거 그렇고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거야…?’
몇 분 정도 고통에 몸부림을 치고 있자.
【3품 품계가 부여됩니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메시지 창이 눈앞에 떠올랐다.
‘드디어 떠올랐네.’
이제 더 이상 고통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순간.
“헙!”
마기가 몸에 휩싸이더니.
“하아!”
막강한 힘이 흘러넘치는 것을 느끼는 동시에. 입에서 절로 감탄성을 터져 나왔다.
121화 1품 (2)
품계 부여가 끝난 뒤.
“여러분, 시험을 치르느냐 고생하셨습니다. 다들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해 나가서 높은 품계에 도달하길 기원하겠습니다.”
감독관이 악마들에게 격려와 함께 이제 돌아가도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들어가 보겠습니다.”
정민우는 감독관에게 인사를 건네고 대기실 밖으로 나가자.
‘바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나 보네.’
대기실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마교회 멤버들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다들 시험이 빨리 끝났나 보네?”
마교회 멤버들에게 손을 흔들며 다가가자.
“네, 생각보다 빨리 끝나게 됐어요.”
비너스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해 왔다.
“시험은 잘 보셨나요?”
이어서 진급 시험을 잘 치렀냐는 비너스의 물음에.
“당연하지.”
정민우는 능글맞은 표정을 지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민우 님, 축하드려요.”
“오, 이제 3품이야? 축하해.”
“…축하해.”
“역시, 민우는 시험에 붙을 줄 알고 있었다고! 개굴개굴.”
3품이 됐다는 소식에 마교회 멤버들이 진심 어린 축하의 말을 건네왔다.
“고마워. 너희들은 어떻게 됐어?”
정민우는 감사의 말을 전하며, 반대로 진급 시험에 관해 물었다.
물론, 진급 시험에 통과해 이름을 얻게 됐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먼저, 아는 척하는 것보다는 얘들한테 직접 듣는 게 좋겠지.’
그들이 이룬 성과를 직접 듣고 싶었기에 모르는 척 질문을 던진 것이었다.
질문을 받은 마교회 멤버들이 자신감에 찬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시험에 통과했어요.”
“뻔한 거 아니야?”
“…붙었어.”
“4품으로 진급하게 됐다고! 이제 호칭이 아닌 진짜 이름도 얻었어! 개굴개굴.”
전원 시험에 통과해 4품에 올랐다고 대답해 왔다.
‘대단하네.’
미리,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직접 들으니 새삼 마교회 멤버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2품 혹은 3품 이상 차이 나는 시험을 아무렇지 않게 붙을 줄이야.’
마교회 멤버가 아닌 다른 악마였다면, 전원이 통과하는 기념을 토해내지는 못했을 것이었다.
그렇게 마교회 멤버들을 보며, 잠시 상념에 잠겨 있는 사이.
“그리고 우리 4품에 오르면서, 고유 특성의 새로운 효과가 개방됐어!”
아누비스가 새로운 효과를 얻었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좋은 효과 얻었어?”
“당연하지! 알려줘?”
정민우 또한 궁금했기에 어떤 효과가 개방됐는지 듣고 싶었지만.
“아니, 여기는 보는 눈이 많으니까. 나중에 얘기해줘.”
다른 악마들에게 정보가 들어갈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에 나중에 듣기로 했다.
이후 대마왕성으로 돌아가기 위해 진급 시험장에서 밖으로 나가자.
번쩍, 번쩍―
눈에 익는 휘황찬란한 마차가 시험장 앞에 자리하고 있었다.
‘…설마?’
정민우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부석 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여어, 왔어?”
마부석에 앉은 사탄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 왔다.
“다들 표정이 밝은 것을 보니, 시험에 전부 통과했나 보네?”
사탄의 물음에 정민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예, 전부 시험에 통과하긴 했습니다.”
“그래? 역시, 너희들이라면 전부 통과할 줄 알았다니까?”
“…그런데 대마왕님은 업무 때문에 바쁘신 거 아니었습니까? 여기까지 오려면 시간이 꽤 걸렸을 텐데….”
정민우의 우려 섞인 말에 사탄이 어깨를 으쓱이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바쁘긴 하다만, 우리 인재들을 챙겨주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아니어서 말이야.”
“…그렇군요.”
별거 아닌 것처럼 얘기했지만, 부하들을 데리러 오기 위해 8시간 동안 달려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마왕님의 무한한 배려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정민우는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감사함을 표하자.
“우리 사이에 무슨 감사의 인사야? 됐고 마차에 타기나 해.”
“알겠습니다.”
사탄의 말에 정민우는 피식 웃으며, 마부석에 올라타려는 순간.
“오늘은 여기 말고 뒤에 타도록 해. 시험 통과도 했는데 동료들하고 조금 떠들어야 하지 않겠어?”
올라타려는 것을 제지하며, 동료들과 회포를 풀라고 배려를 해줬다.
“…감사합니다.”
대인배 같은 모습에 정민우는 흡사 사탄에게 후광이 비치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니, 악마니까. 이럴 땐 후광이 아니라 암흑이 끼었다고 말하는 게 맞으려나?’
정민우는 실없는 생각을 하며, 마교회 멤버들을 따라 마차에 올라탔다.
* * *
“이제 듣는 귀도 없어졌으니, 어떤 효과를 개방했는지 들을 수 있을까?”
“물론이죠.”
정민우의 물음에 비너스가 먼저 대답했다.
“제가 새롭게 개방한 효과는…….”
그리고 비너스의 고유 특성 효과는 이러했다.
【매혹(魅惑)】
― 마기를 사용해 상대를 유혹한다. 종족, 성별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상대방이 시전자에게 사적인 마음을 품고 있을 때 효과가 배로 늘어난다.
― 유혹한 상대의 마기를 일정량 뺏을 수가 있다.
단, 시전자보다 품계가 낮아야만 한다.
‘마기를 뺏을 수 있다라… 엄청 좋은 효과가 개방됐잖아?’
시전자보다 품계가 낮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은 게 흠이었지만.
‘그래도 사기적인 효과라는 것은 변함이 없지.’
악마들을 유혹시켜, 마기를 뺏는다면 힘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게 될 터였다.
‘물론, 악마들도 각자의 소속이 있다 보니 함부로 사용하지는 못하겠지만 말이야.’
그렇다고 해도 마기를 늘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했다.
“…다음은 내 차례인가?”
비너스의 설명이 끝나고 엘린이 입을 열었다.
“…나는 새로운 효과가 개방되지는 않았고. 기존 고유 특성이 강화됐어.”
【원소친화(元素親和)】
마기를 사용해 모든 원소를 다룰 수 있다. 주변에 존재하는 원소를 다룰 시 사용되는 마기가 줄어들며, 원소의 힘이 강해진다.
‘전투에 특화되게 강화됐네.’
설명을 들은 정민우는 앞으로 엘린이 전투에 있어 더 강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 예상했다.
“다음은 내 차롄가?”
다음으로는 아누비스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듣고 깜짝 놀라지나 말라고.”
【각성(覺醒)】
― 마기를 사용하는 것에 따라 신체 능력이 향상된다.
― 전투가 지속함에 따라 신체 능력이 계속해서 향상된다.
‘신체 능력이 계속해서 향상된다고…? 장난 아니잖아?’
효과에 대해서 들으니, 아누비스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해 이해가 갔다.
‘시간만 끌 수 있다면, 높은 품계의 적을 상대하는 것도 어렵지 않겠어.’
강한 적뿐만 아니라, 다수를 상대할 때도 엄청난 효과를 발휘할 것이었다.
“너랑 대련하게 되면, 전처럼 맥없이 당하지 않을걸?”
그녀에게 느껴지는 호승심에 정민우는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대마왕성으로 돌아가면 대련 한번 하도록 할까?”
제안을 받은 아누비스가 입꼬리를 끌어 올리더니.
“그 말 꼭 지켜.”
“당연하지.”
일말의 고민도 없이 제안을 흔쾌히 승낙해 보였다.
“이제 내 차례인가…? 개굴개굴.”
자신감 없는 표정을 한 로크가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괜찮은 고유 특성 효과를 개방했어?”
정민우의 물음에 로크가 어색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
“효과 개방은 안 됐고… 대신, 고유 특성이 바뀌었어. 개굴개굴.”
“바뀌었다고? 그러면, 고유 특성이 강화됐다는 소리야?”
“…잘 모르겠어. 개굴개굴.”
직접 두 눈으로 확인했을 텐데 잘 모르겠다니.
‘어떻게 바뀌었길래 그러지?’
그 모습에 정민우는 궁금증을 느끼며 묻자.
“그게 말이지… 개굴개굴.”
로크가 눈치를 한 번 살피더니, 바뀐 고유 특성에 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최종진화(最終進化)】
― 마기를 사용해 세 가지 형태로 최종진화할 수가 있다.
단, 마기의 사용량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달라진다.
설명을 전해 들은 정민우는 로크가 왜 확답을 주지 못했는지 깨달을 수가 있었다.
‘고유 특성이 괴물화에서 최종진화로 바뀌어버렸네.’
또한, 효과도 내용이 미세하게 달라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본래는, 숫자 제약 없이 괴물 형태로 변신하는 것이었지.’
언뜻, 보면 제약이 생기며 효과가 안 좋아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엄청나게 좋아졌잖아?’
최종진화라는 뜻을 알면, 로크의 고유 특성이 얼마나 사기적으로 변화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최종.
맨 나중.
진화.
생물이 생명의 기원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변해 가는 현상.
즉, 고유 특성을 사용함으로써 가장 완벽한 형태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는 소리였다.
‘그러니, 숫자에 제약이 있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지.’
만약, 숫자 제약 없이 무한한 형태로 최종진화를 할 수 있었다면, 로크를 대적할 수 있는 자는 없을 것이었다.
“로크야 축하한다!”
로크의 어깨를 두드리며, 축하의 말을 건네자.
“…개굴개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너 아주 좋은 고유 특성을 얻었다고.”
이해하지 못하는 로크를 위해 친절하게 설명해주자.
“그, 그게 정말이야? 개굴개굴.”
로크의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돌아가면, 한번 고유 특성을 실험해보도록 해봐. 엄청 만족스러울 거야.”
“응, 알았어! 개굴개굴.”
얘기를 듣던 아누비스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더니, 로크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찌르며 말했다.
“이야, 로크. 기분 좋겠는데?”
“헤헷, 개굴개굴.”
“그 기념으로 돌아가서 대련이나 할까?”
“아직,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연습해봐야 하지 않을까…? 개굴개굴.”
“원래 이런 건 실전을 통해서 연습하는 게 더 빠른 법이야.”
“그, 그런가? 개굴개굴.”
결국, 로크와의 대련을 약속받은 아누비스는.
“흐흐, 돌아가면 두 명이나 대련할 수 있다.”
마음껏 대련할 수 있다는 생각에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렇게 마교회 멤버들과 고유 특성에 관한 얘기가 끝난 뒤.
“심심하지 않으십니까?”
정민우는 마부석 쪽으로 이동해 사탄의 옆자리에 앉았다.
“마차 안에 있지 뭐하러 나왔어?”
사탄은 옆자리에 앉은 정민우를 보며, 다시 들어가라고 손짓했지만.
“대마왕님이 저희를 위해서 고생해주는데 어떻게 마음 편히 마차 안에서 쉬고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정민우는 너스레를 떨며,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짜식, 상사에게 어떻게 해야 이쁨받는지 아는 녀석이라니까?”
“제가 상사에게 이쁨받는 타입이긴 하죠.”
“푸핫, 맞긴 하지.”
사탄은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제 1품이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
품계에 관해서 얘기를 꺼내 들었다.
“그렇죠. 3품에 올랐으니 시일 내에 바알과 약속을 잡을 생각입니다.”
“아, 약속은 잡을 필요 없어?”
“필요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정민우의 물음에 사탄이 그 이유에 관해서 설명해줬다.
“바알보고. 내일 집무실로 오라고 했거든.”
사탄의 말에 정민우는 당혹감을 느끼며 말했다.
“만약, 제가 진급 시험에 떨어졌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셨습니까?”
“그러면, 다시 돌려보냈겠지?”
“…….”
무슨, 당연한 것을 묻느냐는 듯한 태도에 정민우는 어때한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게. 그냥, 다시 돌려보내면 되지?’
사탄의 말이 틀린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바알이 사탄에게 적개심을 느낀다고 한들,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을 테니까.’
서열로 따지면 사탄이 위였기에 부하를 부리는 것은 당연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었다.
‘너무 내 관점에서 생각을 해버렸네.’
일개 악마가 마왕을 부릴 수 없는 노릇이다 보니, 이런 생각에 차이가 난 것 같았다.
‘그것보다도 사탄 덕분에 일이 빨리 진행될 수 있겠어.’
자신이 연락을 취했다면 어떻게든 만남을 미루기 위해 늦장을 피웠을 것이었다.
‘그건 그렇고. 내일 만나게 되면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네.’
확실한 것은 밝은 표정은 아닐 터였다.
‘분명, 구겨진 얼굴을 하고 있겠지?’
바알의 구겨진 얼굴을 생각하니,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내일이 기대되네.’
1품으로 오르는 것보다 바알의 구겨진 얼굴을 보는 것이 더 기대되는 정민우였다.
122화 1품 (3)
대마왕성에 도착하고 다음 날 아침.
“1품에 오르는 날이니, 큰 주인님의 옷매무시를 한 번 더 정리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머리는 넘겨서 카리스마를 더 돋보이게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화장은 과하지 않게 눈썹과 입술에 신경 써주세요.”
“알겠습니다.”
정민우는 집사장과 시중들의 손길을 받으며, 꾸며지고 있었다.
‘…이럴 필요는 없는데.’
본래, 꾸미는 것 없이 대마왕성 내에 있는 집무실로 향하려고 했지만.
‘1품으로 오르는 날에 그냥 보낼 수 없다며, 강제로 붙잡았지….’
집사장의 강력한 요구에 정민우는 어쩔 수 없이 치장을 받게 되었다.
‘그래도, 치장을 받으니 얼굴이 더 잘생겨지기는 하네.’
전문가의 손길은 달라도 다른지 손이 한번 움직일 때보다 정민우의 얼굴에 변화가 일어났다.
‘지구였다면,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이름을 크게 날렸겠어.’
실없는 생각을 하며, 화장을 받고 있자.
“전부, 끝났습니다.”
집사장이 고개를 숙여 보이며, 준비가 끝났다는 말을 알려왔다.
“고생했어.”
“고생이라니요. 큰 주인님을 모실 수 있다는 것은 저희의 행복입니다.”
“…그래? 고맙다.”
정민우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집사장이 옆에 서며, 안내하겠다고 자처했다.
저택과 대마왕성은 가까운 거리에 있기에 거절할까 했지만.
“부탁하지.”
혼자 가겠다고 말해도 듣지 않을 것을 알기에 안내를 부탁하기로 했다.
이후 마차를 타고 대마왕성에 도착한 정민우는.
‘이제 곧 1품으로 올라서는구나.’
기대감이 가득한 얼굴로, 대마왕성 안으로 들어갔다.
‘바알이 1시간 뒤에 온다고 했으니, 시간은 여유롭네.’
정민우는 사탄의 집무실로 발걸음을 옮기던 그때.
“정민우.”
뒤에서 귀에 익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지?’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루시퍼?’
그곳에 권태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루시퍼가 자리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정민우는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리자.
“그래, 오랜만이다. 그건 그렇고 대마왕님의 집무실로 가는 길인가?”
루시퍼는 인사를 받아주는 동시에 질문을 건넸다.
“예, 지금 집무실로 향하는 길입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잘됐군. 같이 집무실로 향하도록 하지.”
루시퍼가 옆으로 다가와 집무실에 같이 향할 것을 제안했다.
“루시퍼 님도 집무실에 용무가 있으신 겁니까?”
“용무라… 그렇지 아주 중요한 용무가 있지.”
정민우의 물음에 대뜸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더니.
“바알의 구겨진 얼굴을 보러 가는 것만큼, 중요한 업무는 없지.”
용무에 관해서 설명해줬다.
즉, 바알을 놀리러 간다는 소리였다.
“알겠습니다. 같이 이동하도록 하죠.”
“가지.”
그렇게 정민우와 루시퍼는 사탄의 집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그 시각 바알은.
‘젠장, 내기에서 지지 않았으면 대마왕성에 향할 일은 없었을 것을….’
사탄의 명령에 따라 대마왕성에 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다 저놈 때문이야….’
바알은 옆에 서 있는 카트라를 매섭게 노려봤다.
‘…괜히, 저놈을 선택해서 이런 사달이 나게 됐지.’
마음 같아서는 엄벌을 내리고 싶었지만.
‘그래도 참아야겠지….’
내기를 끝내고 돌아온 날. 정민우와 새로운 내기를 성사했다고 말을 전해오면서 엄벌을 내리는 것은 보류하기로 했다.
‘마왕이 된다면, 나에게 강한 힘을 실어줄 테지.’
물론, 다른 마왕들도 대마왕을 쫓아내기 위해 힘을 합친 상태였지만, 각자가 ‘마왕’이라 온전히 믿기 힘들었다.
그에 반면, 카르마는 새롭게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기에 마왕만 된다면 믿을만한 수족을 얻게 되는 것이다.
‘내기에 지긴 했다만, 능력이 출중한 것은 사실이니까.’
만약, 이번 1품 진급 시험에 통과하지 않았다면, 마왕을 조롱한 대가로 목숨을 앗아갔을 것이었다.
계속해서 카트라를 노려보고 있자.
“힘드시겠지만, 이번 수모만 감수해주십시오. 결국, 미소를 짓게 될 악마는 바알 님 이실 겁니다.”
카트라가 진중한 표정을 지으며, 충언을 올렸다.
“닥쳐라. 지금은 네놈과 말을 섞기 싫으니까.”
“그러도록 하죠.”
“쯧!”
바알은 혀를 한 번 차 보인 뒤에.
“대마왕성에 다녀오도록 하겠다.”
“다녀오십시오.”
곧장 대마왕성으로 향했다.
잠시 뒤, 사탄의 집무실 앞에 도착한 바알은.
‘이곳에 들어가기가 정말 싫군.’
문고리에 손만 올려둔 채 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분명, 나를 놀리려 들겠지.’
사탄이 이죽거리는 모습을 생각하자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후, 그렇다고 계속 이곳에 서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
매도 빨리 맞는 게 낫다고. 차라리, 정민우에게 ‘품계 패스권’과 ‘마왕의 권한’을 빠르게 사용하고 이곳을 떠나는 것이 나았다.
‘좋아, 들어가자.’
마음을 다잡은 바알은 문고리를 열며, 안으로 들어가자.
“오, 왔어?”
예상대로 사탄이 이죽거리며, 인사를 건네왔다.
“대마왕님을 뵙습니다.”
바알은 표정을 구긴 채 인사를 올리자.
“대마왕님께 인사를 올리는데 표정이 싹수가 없구나. 시간이 지나도 개념이 없는 건 바뀌지 않는군.”
옆에 앉아 있던 루시퍼가 혀를 차며, 딴지를 걸어왔다.
‘…내가 수모를 겪는 모습을 보려고 찾아왔나 보군.’
들끓는 분노를 엄청난 인내심을 참아내고 있자.
“마왕님, 오랜만입니다.”
귓가에 얄미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오랜만이다.”
바알은 고개를 들며, 최대한 덤덤한 표정을 지은 채 정민우의 인사를 받아줬다.
“대마왕님의 지원이 좋긴 한가 보군. 2품 악마 상대로 내기에도 이기고 말이야.”
그리고 바알은 교묘하게 대마왕을 찬양하는 척 정민우의 성과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내뱉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경연 때, 제가 마왕님의 선택을 받아들였다면 이런 호사를 못 누렸겠지요.”
하지만, 간악한 햇병아리는 말 한마디도 안 지고 역으로 자신을 놀려 먹었다.
으득―
바알은 지금 당장에라도 정민우의 얼굴을 쳐버리고 싶었으나.
‘…참아야 한다.’
사탄에게 트집 잡혀봤자. 좋을 것이 없기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후, 진짜 이행하기 싫군.’
자신으로 인해 1품에 올라갈 것을 생각하니 배가 아팠다.
‘주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
무의미한 고민이라는 것은 알지만, 진심으로 주기 싫었기에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그냥, 빨리 끝내고 돌아가기나 하자.’
그렇게 내기대로 이행하려는 순간.
‘…잠깐.’
과거 정민우와 나눴던 대화가 번뜩이며 떠올랐다.
‘분명, 내기를 성사한 직후. 햇병아리가 그런 말을 했었지.’
다리 사이에 100번 들어갔다가 나오고 ‘멍멍’이라고 100번 소리치며, 잘못했습니다. 민우 님이라고 100번 외치면 내기를 없었던 것으로 해주겠다는 말.
‘마왕의 체면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번 수모만 감수하면, 미소를 짓게 되는 건 자신이 될 거라는 카트라의 말이 떠올랐다.
‘3품으로 남아 있게 된다면, 햇병아리는 절대 카트라를 이길 수 없다.’
또한, 내기에서 진 정민우는 처절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 터였다.
‘한 번만 자존심을 버리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하지만, 구두로 했던 얘기이기에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꿀꺽―
바알은 침을 삼켜 보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직, 그 말 유효한가?”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 거죠?”
“…그 다리 사이에 들어가면 내기를 없었던 것으로 해주겠다고 말하지 않았더냐?”
얘기를 들은 정민우는 잠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되겠습니까?”
인상을 와락 찌푸리며 대답해 보였다.
“…….”
“아니, 농담으로 던진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신 겁니까?”
“…….”
“마왕님께서 정말 내기의 조건을 이행하기 싫으셨나 봅니다. 체면을 구기며 이런 것까지 묻는 것을 보니.”
“…….”
“됐고. 빨리 ‘품계 패스권’과 ‘마왕의 권한’이나 사용해주십시오.”
이어지는 정민우의 말에 바알은 아무 대답 없이 몸을 떨었다.
‘…네놈! 감히 이 몸을 우롱해?’
이런 치욕적인 수모를 받은 것은 5년 만에 처음이었다.
‘오냐, 마왕에게 치욕을 준 죄는 나중에 꼭 책임을 묻도록 하지.’
카트라가 마왕이 될 필요도 없이 그전에 정민우를 죽여버리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네놈을 죽인 뒤 오장육부를 꺼내 천계에 뿌려주도록 하마.’
더불어 정민우를 따르는 악마들도 같이 죽여버려 혹시 모를 위험성도 없애버리기로 했다.
“…좋다. 내기대로 약속을 이행하도록 하지.”
바알은 곧장 ‘품계 패스권’과 ‘마왕의 권한’을 사용한 뒤.
“저는 바쁜 용무가 있어서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물러나기 위해, 사탄에게 인사를 올렸다.
“어, 들어가.”
“푸흡, 가라.”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사탄과 루시퍼는 입을 틀어막으며, 바알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으득―
“…알겠습니다.”
바알은 얼굴을 붉히며, 집무실을 황급히 벗어났다.
* * *
한편, ‘심안’을 통해 바알이 속마음을 읽던 정민우는.
‘…내 동료들을 죽이겠다고?’
속으로 조소를 터뜨리며,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었다.
‘과연, 네 뜻대로 될까?’
정민우는 자신의 동료를 건드리려 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주겠다고 마음을 다잡던 그때.
【‘품계 패스권’ 사용으로 3품에서 2품으로 품계가 상승했습니다】
눈앞에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대가를 어떻게 치르게 할지는 나중에 정하기로 하고 지금은 품계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어.’
바알에 관한 생각을 접어두고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 창에 집중하고 있자.
【‘마왕의 권한’ 사용으로 2품에서 1품으로 품계가 상승했습니다】
1품으로 상승했다는 메시지 창이 떠오르는 동시에.
쿵――!
“크윽!”
여태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전능감이 몸에서 치솟기 시작했다.
“허억!”
해일같이 몰아치는 마기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 때.
【격이 올라 마왕의 권좌에 도전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됩니다】
【단, 72위 마왕의 권좌에만 도전할 수가 있습니다】
마왕의 자리에 도전할 자격을 얻게 됐다는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좋아, 이제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앞으로 한 걸음만 더 나아간다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의욕이 불타올랐다.
‘이 상태로 놔둘 수는 없으니, 새롭게 얻은 마기를 갈무리해볼까?’
정민우는 가부좌 자세를 취해 보이며, 마기를 받아들이는 데 집중했다.
그로부터 약 10시간 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쯤.
‘…후, 드디어 끝냈네.’
새로 얻게 된 마기를 받아들이는 것을 끝낼 수가 있었다.
정민우는 기지개를 켜며, 눈을 뜨자.
“1품 된 거 축하한다.”
“이제 햇병아리 티는 벗었군.”
사탄과 루시퍼가 축하의 말을 건네왔다.
“…여태까지 절 기다리신 겁니까?”
당혹감이 섞인 목소리로 묻자.
“당연하지. 부하가 1품에 달성하는 기념비적인 순간인데. 상사가 없을 수는 없잖아?”
“앞으로 대마왕님을 지지할 하나의 기둥이 될 텐데 안 볼 수가 없지.”
사탄과 루시퍼는 당연한 것을 묻냐는 듯한 얼굴로 이유에 관해서 설명해줬다.
“…감사합니다.”
정민우는 고개를 숙여 보이며 감사의 인사를 건네자.
“권좌에는 언제 도전할 생각이야?”
사탄이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물어왔다.
“권좌는 100년 내로 도전할 생각입니다.”
질문을 받은 정민우는 이미 생각해둔 것이 있기에 일말의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100년? 너무 짧은 거 아니야?”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자신감 넘치는 대답에 사탄이 피식 웃어 보이며 말했다.
“하긴, 너라면 100년 내로 해낼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좋아, 네가 마왕이 되면 성대한 파티를 열어주도록 하지.”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후 정민우는 사탄과 루시퍼의 배웅을 받으며, 저택으로 돌아갔다.
123화 점검
저택으로 돌아온 정민우는 1품이 된 사실을 알리기 위해 마교회 멤버들을 찾아다녔지만.
‘어딜 간 거지?’
어디를 간 것인지, 저택 내부를 둘러봐도 마교회 멤버들을 찾을 수가 없었다.
‘밖에 나가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어디 갔나 고민에 잠기려는 찰나.
뚜벅, 뚜벅, 뚜벅.
저 멀리 집사장이 걸어오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집사장에게 물어보면 되겠어.’
정민우는 집사장에게 다가가 마교회 멤버들의 위치를 묻자.
“훈련실에 계십니다.”
“그래? 알겠다.”
집사장의 말에 따라. 저택 내에 있는 훈련실로 가자.
“““후욱, 후욱.”””
바닥에 널브러진 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마교회 멤버들을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다들, 훈련하고 있었던 거야?”
정민우의 물음에 비너스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대답했다.
“네, 새롭게 고유 특성 효과도 개방됐겠다. 확인차 훈련을 하고 있었어요.”
온몸에 땀이 젖어 있는 모습.
딱 봐도 오랜 시간 동안 훈련에 임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가 있었다.
‘땀에 젖은 모습도 이쁘네….’
땀에 절어 있는 상태에서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비너스 모습에 감탄이 터져 나오려는 순간.
“언제부터 훈련하고 있었던 거야?”
정민우는 정신을 붙잡고 다음 질문을 건넸다.
“민우 님이, 대마왕성으로 향한 직후부터 하고 있었어요.”
“부지런하네.”
“부지런해야죠. 권좌에 도전하실 때 보탬이 되려면요!”
비너스는 대답하는 동시에 두 손을 불끈 쥐어 보였다.
“맞지. 그래야 민우가 마왕이 되고 우리를 성심성의껏 밀어줄 거 아니야?”
“…보탬이 되고 싶어.”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지! 개굴개굴.”
그리고 아누비스부터 시작해 엘린, 로크가 말을 덧붙여왔다.
“…고마워.”
정민우는 머리를 긁적이며, 마교회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역시, 좋은 동료를 뒀단 말이야.’
늘 느끼고 있지만, 참 좋은 동료를 사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뿐만이 아닌, 얘들도 꼭 마왕의 자리까지 올려주겠어.’
그렇게 마교회 멤버들을 보며, 다짐을 하던 그때.
“이제 어느 정도 쉬었겠다. 약속했던 대로 대련이나 한판 할까?”
아누비스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마차에서 했던 약속을 언급했다.
‘1품으로 올랐겠다. 대련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얼마나 강해졌는지, 실험하기에는 대련만 한 것이 없었다.
“그래, 대련하자.”
정민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아싸!!”
아누비스가 두 팔을 뻗으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대신.”
“…응?”
“전부 덤비는 조건으로 대련하도록 할게.”
“…응?”
정민우의 이어지는 조건에 아누비스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반박했다.
“그런 게 어딨어? 나랑 둘이서 대련하기로 했잖아!”
“아니, 둘이서 한다고는 약속하지 않았어. 그리고 전부 덤비지 않으면 대련은 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정민우의 단호한 태도에 아누비스는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후회하지 마. 우리 생각 이상으로 강해졌다고.”
“기대하던 바야.”
“울고 불며 대련 멈춰달라고 말해도 안 멈춰줄 거니까!”
“알겠다니까.”
확인하지 않았지만, 아누비스의 말대로 마교회 멤버들이 전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 있는 상태일 것이다.
‘3품 상태로 대련했다면, 뇌안을 사용해도 졌겠지.’
하지만, 1품이 된 지금은 얘기가 달랐다.
‘나도 전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 건 마찬가지니까.’
자신 또한 전력이 상승했기에 혼자서 충분히 상대할 수가 있었다.
“그럼, 준비되면 얘기해줘.”
정민우의 말에 마교회 멤버들이 각자의 상태를 점검하더니.
“준비됐어요.”
“…끝났어.”
“준비는 옛날 옛적에 끝났다고.”
“준비됐어! 개굴개굴.”
준비가 끝났다고 대답해왔다.
“좋아, 각자 자리에 서자.”
정민우가 훈련실 끝에 서자.
터벅, 터벅, 터벅.
마교회 멤버들은 훈련실 반대편 끝에 섰다.
“대련을 시작할게.”
[각 방어력에 맞춰 보호막을 설정합니다. 보호막이 파괴되면 패배입니다]
대련을 시작하겠다고 알리자. 은은한 검은빛 장막이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5초 뒤에 대련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5]
[4]
[3]
[2]
[1]
이어서 카운트 다운이 끝나자.
삐―――이!
버저 소리가 울리는 동시에 마교회 멤버들이 정민우를 향해 덤벼들었다.
‘침착하게 간다.’
정민우는 먼저, ‘심안’을 사용해. 마교회 멤버들의 공격할 경로를 파악했다.
“…전처럼 쉽게 피하지는 못할 거야.”
엘린이 손을 휘젓자.
쐐애애애앵―
허공에 톱니바퀴 모양을 한 수백 개의 바람이 생겨났다.
‘역시, 품계가 강화되니 전력부터가 달라졌네.’
정민우는 자세를 고쳐잡고. 엘린의 생각을 읽었다.
【머리, 몸통, 다리】
그리고 톱니바퀴 모양을 한 바람이 정민우에게 쏘아질 때.
슈슉―
정민우는 육안으로 쫓기 힘들 정도의 움직임을 보이며, 공격을 피해내기 시작했다.
“…뭐?”
엘린이 당황한 순간.
슈슉―
“내가 1품에 올라선 것을 잊었어?”
정민우는 엘린 앞에 나타나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현재, 정민우는 ‘루시퍼’ 고유 특성을 사용하지 않아도 그 이상의 움직임을 선보일 수가 있었다.
“조금 아플 거야.”
후――웅!
주먹이 엘린에게 향하려는 찰나.
【바람 가시를 만들어 반격】
생각을 읽은 정민우는 황급히 주먹을 거두었다.
촤르르르―
그리고 그 순간 엘린의 몸에 바람으로 이루어진 가시가 매섭게 솟아올랐다.
“…쳇!”
정민우가 피하자. 엘린은 아쉽다는 듯 혀를 차 보였다.
‘역시, 만만하게 볼 수는 없겠어.’
육탄전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겠다고 생각한 정민우는 작전을 바꾸었다.
“그림자 전개.”
반지에 마기를 불어 넣어 시동어를 외치자.
촤르르르륵―
콰―――앙!
바닥에 늘어붙어 있던 그림자가 바람과 충돌하며, 엄청난 폭발음을 냈다.
“…끼약?”
그 여파로 엘린이 날아가자.
‘지금이 기회다.’
정민우는 다시 한번 공격을 가하려고 했으나.
“나도 끼워줘!!”
쐐―――액!
머리가 빨갛게 물든 아누비스가 대검을 내질러왔다.
【몸통】
정민우는 생각을 읽고 뒤로 한걸음 물러나 피하자.
파―――앙!
대검이 허공을 가로지르며, 엄청난 파공음을 냈다.
“이런?”
공격으로 인해 균형이 앞으로 쏠린 아누비스가 황급히 중심을 잡으려고 했지만.
“늦었어.”
퍼―――――엉!
“크헉!?”
정민우가 팔꿈치를 아누비스의 등을 찍으면서, 바닥에 엎어지고 말았다.
본래, 이 공격으로 보호막이 부서져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금조차 안 갔다고…?’
아누비스를 감싼 보호막은 실금조차 가지 않았다.
‘대단하네.’
정민우는 속으로 감탄을 터트리던 그때.
“으아아아아아!!!”
아누비스는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대검을 휘둘러왔다.
【머리】
휙―
퍼―――――엉!
【오른쪽 어깨】
휙―
퍼―――――엉!
【왼쪽 어깨】
휙―
퍼―――――엉!
【두 다리】
휙―
퍼―――――엉!
정민우는 공격을 피해내는 동시에 아누비스에게 착실하게 반격을 가했다.
쩌저적―
대미지가 충분히 쌓였는지 보호막에 금이 가기 시작했지만.
“이 맛에 싸우는 거지!”
아누비스의 머리가 더욱 붉어지더니.
스르륵―
금이 갔던 보호막이 거짓말처럼 금세 회복돼버렸다.
‘뭐?’
잠시, 당혹감을 느끼는 사이.
“으랴아아아!”
아누비스가 대검을 휘두르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내 움직임을 따라잡았다고?’
끝에는 정민우와 같은 속도의 움직임을 선보였다.
‘…여기서 더 빨라진다고?’
아니, 조금씩 더 빨라지며 이제는 정민우의 속도를 뛰어넘어 밀어붙이고 있었다.
‘젠장, 한 방 먹겠어.’
정민우는 고유 특성을 복사해 아누비스 공격에서 벗어나려고 했으나.
“히얍!”
휘리릭―
비너스가 채찍을 휘둘러왔다.
‘이런…!’
정민우는 비너스의 생각을 읽어 공격을 피했지만.
휘리릭―
비너스의 채찍이 끈질기게 쫓아오며 놓아주질 않았다.
‘당한다…!’
결국, ‘뇌안’까지 사용하며, 비너스의 채찍과 아누비스의 대검을 피해내면서 범위를 벗어나는 데 성공했지만.
“민우, 내 존재를 너무 잊고 있는 거 아니야?”
뒤에서 섬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고개를 돌리니.
“조언 덕분에 첫 번째 형태인 ‘전투 모드’를 온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어.”
녹색 갑옷을 차려입은 로크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그리고 가장 놀라웠던 것은.
‘뒤에 개굴개굴을 붙이지 않는다고…?’
로크의 상징인 울음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플 거야.”
갑옷 부분에 날카로운 날붙이 튀어나오더니.
쐐――――액!
그대로 자신을 향해 내질러왔다.
‘당하면 위험하다!’
정민우는 ‘뇌안’을 사용해 공격을 피해 보려고 했지만.
‘피할 경로가 없어….’
비너스, 아누비스, 엘린이 총공격을 가해오고 있어 아무리 찾아봐도 막거나 피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아… 이렇게 성장할 줄은 몰랐는데?’
생각 이상의 무용에 정민우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3품 진급 시험장에서 붙었던 악마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
역경을 헤쳐 나가며 노력했던 결실을 보게 된 것인지 마교회 멤버들의 실력이 몇 배나 상승해 있었다.
‘이번 공격은 어쩔 수 없이 허용할 수밖에 없겠어.’
정민우는 ‘뇌안’을 끄는 동시에 그림자를 일으켜 몸을 보호하자.
퍼―――――――엉!
마교회 멤버들의 일격을 얻어맞고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콰―――――――앙!!!
이어서 벽에 박혀버리는 동시에 시멘트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났다.
“저희가 해냈어요!”
“…드디어 한 방을 먹이네.”
“거봐 생각 이상으로 강해졌다고 했지?”
“민우를 내 손으로 때리는 날이 오게 될 줄이야…!”
처음으로 유효타를 날렸다는 사실에 마교회 멤버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자아, 이어서 끝내러 가볼까?”
아누비스는 팔을 걷어 올리며, 정민우가 날아간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그때.
움찔―
“어…?”
몸을 짓누르는 듯한 강력한 마기에 발걸음을 옮길 수가 없었다.
“몸이…?”
“…뭐야?”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다른 마교회 멤버들 또한 마찬가지인지 당혹감 어린 시선으로 자신의 몸을 바라볼 때.
“대단해.”
먼지 속에서 정민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우 님?”
다만,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평소 목소리와 달리 심연을 집어삼킨 것만 같은 끈적한 목소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시야를 가린 먼지 속에서.
뚜벅, 뚜벅, 뚜벅.
“너희가 이 정도로 높은 성취를 이룰 줄은 몰랐어.”
전과 완전히 달라진 정민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 일자로 뻗어 있던 뿔이 흑염소처럼 휘어져 있었고.
눈 밑에는 검은 선이 그어져 있었다.
또한, 몸을 감싼 흑색 갑옷 가운데는 보라색 빛이 일렁이는 보석이 박혀 있었고.
등에는 아누비스의 머리보다 더 진해 보이는 붉은색 망토를 달고 있었다.
무릎이라도 꿇고 싶을 정도로 경외감이 드는 모습.
“““…….”””
마교회 멤버들은 어떠한 말도 하지 못하고 몽롱한 표정으로 정민우의 모습을 바라봤다.
“그럼, 나도 그에 걸맞게 힘을 내야겠지?”
하지만, 이어지는 정민우의 말에 마교회 멤버들의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바뀌어 버리고 말았다.
“민우 님, 잠시만요!”
“…민우, 진정해.”
“대련 끝! 대련 끝! 그만 와!!”
“민우야, 우리 친구 맞지…?”
마교회 멤버들은 애절한 목소리로 기권 선언을 했지만.
“누구 맘대로?”
정민우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휘저어 마기를 쏘아냈다.
콰―――――――――――앙!!!
쨍그랑―
그리고 단 일격 만에 마교회 멤버들의 보호막이 깨져버리고 말았다.
124화 침략 개시 (1)
마교회 멤버들의 협공을 얻어맞고 벽에 박혔을 당시.
‘이렇게 크게 한 방 먹을 줄은 몰랐네.’
정민우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벽에서 몸을 빼냈다.
‘처음으로 공격을 허용한 건가?’
몰라보게 성장한 모습에 뿌듯한 마음이 드는 한편.
‘그래도 받아준 것은 돌려줘야겠지?’
과연, 마교회 멤버들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먼저, 고유 특성이나 복사해볼까?’
고유 특성을 복사하겠다고 생각하자.
【어떤 악마의 고유 특성을 복사하시겠습니까?】
1. 로크
2. 555번
3. 아누비스
4. 엘린
5. 비너스
6. 루시퍼
눈앞에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무난하게 압도하려면, 루시퍼 고유 특성을 복사하는 것이 좋겠지만….’
이 기회에 다른 고유 특성을 복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복사해보고 싶은 고유 특성도 있었으니까.’
복사하고 싶은 고유 특성은 바로.
‘최종 진화.’
새롭게 바뀐 로크의 고유 특성이었다.
‘설명만 보면, 엄청나단 말이지.’
설명만 봤을 때는 루시퍼 고유 특성보다 좋아 보일 정도.
‘그럼, 바로 사용해볼까?’
정민우는 직접 효과를 확인해보기로 하며, 로크의 고유 특성을 복사하겠다고 하자.
【로크 고유 특성 ‘최종 진화’를 복사합니다】
고유 특성을 복사하겠다는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마기 사용량에 따라 능력이 달라집니다. 얼마나 사용하시겠습니까?】
이어서 마기를 얼마나 사용할 것인지 메시지 창이 물어왔다.
‘따로, 설정해야 하는 건가 보네.’
정민우는 잠시 고민하다가.
‘전부.’
전력을 가하는 것만큼 확인하기 좋은 것이 없었기에 모든 마기를 사용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현재, 소지한 마기를 전부 사용합니다】
【마기 분석 결과. 두 가지 형태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선택해주시길 바랍니다.】
1, 전투 모드.
2. 두뇌 모드.
‘전투 모드로 진화할게.’
진화할 형태를 묻는 메시지 창에 ‘전투 모드’로 진화하겠다고 선택을 내리자.
【제1형태 ‘전투 모드’의 능력은 50%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능력을 반절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50%밖에 사용하지 못한다고?’
모든 마기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50%라니.
‘고유 특성이 얼마나 사기적이라는 거야?’
정민우는 로크의 고유 특성의 효과를 과소평가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가 있었다.
로크의 고유 특성에 감탄하고 있는 사이.
【‘전투 모드’로 진화합니다】
메시지 창이 진화하겠다고 알려오더니.
‘오….’
몸에 마기가 휩싸이더니, 모습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 정도 힘이면 72위 마왕과 맞붙어도 손색이 없겠는데?’
그리고 몸에서 넘치는 전능감에 자신감이 솟구쳤다.
‘마왕의 권좌에 오르고 고유 특성을 다시 사용하게 되면, 효과가 엄청나겠어.’
마왕이 되면, 마기가 몰라보게 늘어날 테니 ‘최종 진화’ 고유 특성을 능력을 온전히 끌어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상태 확인을 모두 끝마친 뒤.
‘본격적으로 싸우기 전에, 조금 전에 있었던 것은 칭찬해주는 것이 좋겠지.’
처음으로 공격을 성공한 기념비적인 날이었기에 기습보다는 칭찬을 건네는 것이 좋다는 판단을 내렸다.
“대단해.”
말문을 트며, 자욱한 먼지를 뚫고 걸어 나갔다.
“너희가 이 정도로 높은 성취를 이룰 줄은 몰랐어.”
그리고 마교회 멤버들을 보며 칭찬을 건네니.
‘효과가 좋네.’
칭찬받은 사실이 기뻤는지 마교회 멤버들이 몽롱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럼, 나도 그에 걸맞게 힘을 내야겠지?”
하지만, 다시 대련을 재개하겠다고 알리니.
“민우 님, 잠시만요!”
“…민우, 진정해.”
“대련 끝! 대련 끝! 그만!!”
“민우야, 우리 친구 맞지…?”
마교회 멤버들의 얼굴이 삽시간으로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바뀌더니, 대뜸 기권 선언을 해왔다.
“누구 맘대로?”
정민우는 이대로 끝낼 생각이 없기에 마교회 멤버들의 의견을 기각하고 대련을 지속하기로 했다.
‘첫 공격은 가볍게 가볼까?’
손에 마기를 모아 마교회 멤버들에게 쏘아낸 순간.
콰―――――――――――앙!!!
‘음?’
쨍그랑―
생각 이상의 파괴력을 선보이더니, 마교회 멤버들의 보호막을 단 일격 만에 깨트려 버리고 말았다.
‘…뭐?’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원대해진 것은 느꼈지만.
‘…이건 버틸 줄 알았는데?’
인사차 가볍게 공격했던 것에 보호막이 깨져버릴 줄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꺄악!”
“…큭!”
“으아아악!?”
“…개굴개굴!!”
마교회 멤버들은 보호막이 부서지며, 충격의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저 멀리 날아가더니.
쾅――――!
대자 자세로 벽에 박혀버리며, 고개를 축 떨구었다.
“…얘들아?”
정민우는 조심스럽게 마교회 멤버들을 부르자.
“““…….”””
기절했는지, 정민우의 부름에 대답하는 이는 없었다.
‘기절시킬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정민우는 ‘최종 진화’의 힘을 여실 느끼며, 마교회 멤버들에게 사용할 때는 적당량의 마기를 주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련이 끝나자마자. 침략할만한 행성을 찾아보고 소소한 파티를 열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깨어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행성 정보와 침략 계획은 혼자서 세우는 것이 좋겠네.’
마교회 멤버들이 깨어나면, 조사한 정보와 계획을 들려주는 것으로 하기로 했다.
‘벽에 박힌 상태로 놔둘 수는 없으니, 방에 옮겨줘야겠지…?’
이후 정민우는 마교회 멤버들을 각 방으로 옮긴 뒤,
‘도서관으로 가볼까?’
침략할만한 행성을 찾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했다.
* * *
그로부터 이틀 뒤.
마교회 멤버들이 깨어나며, 전원 진급 시험에 통과한 기념으로 소소한 파티를 열었다.
“이야, 완전 진수성찬인데?”
식당에 들어선 아누비스가 눈을 빛내며, 테이블 위에 올려진 음식을 바라봤다.
“뜻깊은 날인데, 음식에 신경 좀 썼어.”
사탄과 그의 가족들을 초대했을 때와 같은 음식의 질.
“가격이 상당했을 텐데 괜찮은가요?”
음식을 본 비너스가 걱정이 담긴 목소리로 물어왔으나.
“걱정하지 마. 이럴 때 DP를 쓰려고 열심히 모은 거니까.”
정민우는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는 뜻을 밝혔다.
“다들, 자리에 앉아.”
이어서 정민우가 상석에 앉자.
“알겠어요.”
“…응.”
“빨리 먹고 싶다!”
“오랜만에 포식하겠네. 개굴개굴.”
마교회 멤버들이 뒤따라 의자에 앉았다.
이어서 식사가 시작되고 10분 뒤.
“다들, 식사하면서 들어.”
정민우는 지금이 얘기하기 적합한 타이밍이라고 느끼며 입을 열었다.
“전부 기절하고 있는 동안, 침략할만한 행성을 찾아봤어.”
“행성이요?”
“응, 그리고 다행히 침략하기 적합한 행성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어.”
침략하기 적합한 행성을 찾아냈다는 말에 마교회 멤버들이 두 눈을 빛냈다.
“먼저 간단히 행성에 대한 정보를 말하자면…….”
『라이거』
― 시간 축이 마계와 동일.
― 다양한 종족들이 살고 있음.
― 모든 종족의 문명이 발달했지만, 수인족이 가장 강세를 보임.
― 힘을 숭배하는 문화가 강해. 천사와 악마를 배척함.
배척으로 인해 비둘기와 악마가 없음.
정민우에게 설명을 듣자.
“행성의 크기는 얼마만 하죠?”
비너스가 궁금한 부분에 대해 질문을 건네왔다.
“조사해보니 ‘유레인’ 행성보다 100배는 크더라고.”
100배.
이 말인즉슨, 지구보다 100배나 크다는 것과 똑같은 말이었다.
“시간 축이 마계와 같고… 100배의 크기면, 100년 안에 침략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요?”
비너스의 우려 섞인 걱정에 정민우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조사해보니, 행성 사이에 포탈을 열게 되면 침략하는 행성의 시간 축을 따르게 된다고 하더라고.”
한 마디로, 침략을 시작하면 ‘라이거’ 행성은 20배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는 말이었다.
“포탈이요?”
“응, 마왕 상점창을 보니, 행성 간을 이어주는 포탈을 아트팩트로 판매하더라고.”
“가격이 얼만지 알 수 있을까요?”
이어지는 비너스의 물음에 정민우는 아트팩트에 대한 가격을 얘기해줬다.
“1억 DP.”
“…1억 DP요? 저희가 그만한 DP가 있었던가요?”
“다행히도 사탄이 1품 달성한 기념으로 1억 DP를 지원해줬어.”
“다행이네요.”
비너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
“…얘기만 들으면, 상당히 이점이 많은 것 같은데. 다른 악마들도 이 방법을 사용하는 거야?”
엘린이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왔다.
“아니, 사탄에게 물어봤는데 이 방법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왜?”
“큰 단점이 한 가지 있기 때문이야.”
“큰 단점?”
“포탈을 넘어서면, 힘에 대한 제약이 생겨버리거든.”
“아….”
정민우의 설명에 엘린은 외마디 탄식을 흘렸다.
“힘이 반이나 제약되니까. 행성의 고등 생물한테도 당할 위험성이 높고. 무엇보다도 비둘기가 점령하려 들면 상대하기 힘들기 때문이지.”
“…그러면, 우리도 침략하기 힘든 거 아니야?”
“그렇긴 하겠지만, 위험성을 감수해야지 큰 이득을 누릴 수 있을 테니까.”
“…그렇긴 하지.”
힘이 제약되긴 하지만, 한 가지 편법이 존재하기는 했다.
‘몬스터는 힘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
다행히 몬스터는 포탈을 통과해도 힘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중요한 순간에 잘만 이용한다면, 침략에 큰 도움이 되겠지.’
그렇게 모든 설명을 끝낸 정민우는 마교회 멤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린 ‘라이거’ 행성을 침략하고 얻은 DP를 이용해 다른 행성들을 빠르게 침략할 계획이야.”
“몇 개의 행성들을 침략할 예정인데? 개굴개굴.”
로크의 물음에 정민우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1,000개.”
“…1,000개? 너무 많은 거 아니야? 개굴개굴.”
“아니, 이 정도는 무조건 침략을 해야만 해. 그래야지 72위 마왕과 붙을 만할 테니까.”
“그, 그래? 개굴개굴.”
“그러니, 앞으로 꽤 바쁜 100년을 보내게 될 거야.”
정민우의 말에 마교회 멤버들이 각오를 다지며, 진중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약소국부터 침략해 나갈 계획이니까. 식사가 끝나는 대로 자료 조사에 들어가도록 하자.”
얘기를 끝내고. 다시 식사를 이어가려는 그때.
“근데, 권좌에 도전하게 되면 어떤 방식으로 치러지는 거야?”
아누비스가 머리를 긁적이며, 질문을 건네왔다.
“총 세 가지 방식으로 치러져.”
“세 가지?”
“어떤 것이냐면…….”
세 가지의 방식은 이러했다.
첫 번째, 행성 전쟁.
한 행성을 정해 다른 행성과 전쟁을 치르는 방식.
두 번째, 부하 대련.
3명의 부하를 선정해 대련을 진행하는 방식.
마지막으로는, 사투.
도전자와 마왕이 1대1로 대련이 진행되는 방식.
“만만한 게 하나도 없네.”
방식을 전해 들은 아누비스는 생각이 많아졌는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말했다.
“그러니까. 착실하게 준비해야지.”
“진짜, 그 방법밖에는 없겠네.”
“힘들겠지만, 조금만 고생만 하면 그만한 보상이 오니 참고 잘 따라와 줘.”
“물론이지! 그리고 대련은 너무 걱정하지 마. 누가 나오든 내가 전부 찍어누를 테니까!”
아누비스의 선언에 정민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믿음직스럽네.”
“당연하지!”
“이제 이어서 식사나 하자.”
“그래!”
이후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은 식사를 전부 마친 뒤. ‘라이거’ 행성의 자료를 조사하기 위해 대마왕성 내에 있는 사무실로 향했다.
125화 침략 개시 (2)
그로부터 일주일 뒤.
“자료 조사는 충분히 한 것 같으니, 이제 침략할 곳을 정하도록 하자.”
정민우는 책상에 올려진 다섯 개의 후보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먼저, 표를 던지자면. 나는 화산섬으로 이루어진 ‘망치’ 왕국으로 하도록 할게.”
그리고 정민우는 드워프만이 모여 사는 ‘망치’ 왕국에 표를 던졌다.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비너스의 물음에 정민우는 자신이 생각한 이유에 관해서 설명했다.
“일단, 주변에 다른 국가가 없고 온통 ‘바다’라는 점 때문이지.”
“바다요?”
“응, 주변이 바다면 타국에 도움을 청하기 힘드니까 말이야.”
운 좋게 도움을 청한다고 해도 바다 때문에 오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터였다.
“또한, 오랜 시간 전쟁이 없어 개개인의 무력이 볼품이 없는 상태니 침략 대상으로 적합하지.”
무력이 약하다면, 아무리 힘에 제약이 걸린 마인들이라고 해도 상대하는 데 어려울 것이 없었다.
“대신, 타국을 침략하러 이동할 때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요?”
비너스의 걱정에 정민우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 ‘망치’ 왕국은 무역이 활발히 이어지는 곳이라 배가 다른 국가보다 몇십 배나 뛰어나서 이동하는 데 문제 될 것이 없어.”
속도 면으로만 봤을 때도 상당하기에 빠르게 침략을 가할 수가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배는 속도뿐만이 아니라 다른 기능들도 갖추고 있지.”
괜히, 드워프라는 종족이 운영하는 국가가 아닌지, 배에 여러 전투 기능들을 갖추고 있었다.
이곳을 거점으로 삼을 수 있다면, 타국의 공격 따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터였다.
“본래, 다른 왕국을 생각했었는데, 민우 님 얘기를 들으니 ‘망치’ 왕국에서 시작하는 게 더 좋아 보이네요.”
비너스는 정민우의 의견에 설득되며, ‘망치’ 왕국에 표를 던졌다.
“…나도 ‘망치’ 왕국이 좋은 것 같아.”
“나는 어디든 상관없어.”
“확실히, 얘기를 들어 보니 ‘망치’ 왕국을 먼저 침략하는 게 이점이 많네! 개굴개굴.”
뒤이어 엘린, 아누비스, 로크가 표를 던지며 ‘망치’ 왕국을 침략하는 것으로 확정이 났다.
“나는, 잠시 개인 사육장에 다녀올 테니까. 내가 오면 바로 ‘다이닉’ 행성으로 출발할 수 있게 준비 좀 해줘.”
“맡겨만 주세요.”
정민우는 남은 정리는 마교회 멤버들에게 맡기며, 개인 사육장으로 가기 위해 팔찌를 두드렸다.
쩌저적―
그러자 허공에 균열이 생기더니.
후――웅.
균열이 갈라지며, 검은 공간이 생겨났다.
‘가볼까?’
정민우는 곧장 검은 공간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분명, 100만 마리 정도 살아남았었지?’
‘다이닉’ 행성 침략이 끝나고. 살아남은 몬스터는 100만 마리.
이번 행성은 크기가 크기이다 보니, 계산상 1억 마리가 필요했지만.
‘그만한 DP가 없단 말이지.’
1억 마리를 늘릴 정도의 막대한 DP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적당한 숫자만 늘리는 것에 만족하는 게 좋겠지.’
욕심을 부리지 말고 1,000만 마리까지만 늘리자고 생각하며, 연병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그때.
‘음?’
정민우는 연병장에 있는 몬스터들을 보고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꺄르르―
그도 그럴 것이 연병장에는 어린 몬스터들이 뛰어놀고 있기 때문이었다.
‘개인 사육장에는 저렇게 어린 몬스터가 없을 텐데…?’
의아함을 느끼며, 연병장 쪽으로 다가가자.
“부대 차렷!!!”
정민우를 발견한 홉고블린이 우렁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척척―
그러자 연병장에 자리한 몬스터들이 하던 것을 멈추고 절도 있게 차렷 자세를 취해 보였다.
“우잉?”
“꾸잉?”
서로 장난치며, 놀고 있던 어린 몬스터들은 처음 겪는 상황에 고개를 꺄우뚱거렸다.
“주인님에게 경례!”
“““충성!!!”””
이어서 몬스터들이 경례 자세를 취하자.
“끼엑!”
“꾸익!”
경례 자세가 멋져 보였는지, 어린 몬스터들이 엉성하게 따라 해 보였다.
“바로.”
가볍게 인사를 받아주자.
“주인님, 강녕하셨습니까?”
홉고블린이 다가오며, 말을 걸어왔다.
“그래, 잘 지냈다. 근데 저기 있는 아이들은 뭐지?”
정민우는 어린 몬스터가 자리한 이유를 묻자.
“하하, 그게 침략이 끝나고 한 달 휴식에 들어가면서… 병사들이 눈 맞는 바람에…….”
홉고블린이 머리를 긁적이며, 상황에 관해서 설명했다.
설명을 요약하자면, 휴식으로 인해 눈 맞는 몬스터가 생기면서 아이 또한 생겼다는 것이었다.
‘아이라….’
정민우는 뛰어놀고 있는 어린 몬스터를 바라보고 있자.
“죄송합니다! 최대한 통제하려고 했는데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모든 건 다 제 책임입니다!”
홉고블린이 다른 의미로 받아들였는지, 황급히 무릎을 꿇으며 용서를 구했다.
“탓할 생각 없으니, 자리에서 일어나도록 해.”
“아, 알겠습니다.”
정민우의 명령에 홉고블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원은 어떻게 되지?”
“파악한 결과. 1,000만 마리 정도 됩니다.”
1,000만 마리.
기존에 있던 인원에서 10배나 불어났다는 소리였다.
‘그러고 보니, 고블린과 오크는 번식력이 강한 몬스터라고 서적에 적혀져 있었지.’
너무 바쁘게 보내다 보니, 너무 당연한 사실을 잠시 망각하고 있었다.
‘그동안은 훈련과 침략 때문에 참고 있었는데, 이번에 휴식을 취하며 터진 거네.’
정민우는 자신의 행동에 안일함을 느꼈다.
‘이곳은 훈련하긴 좋아도 육아하기 좋은 환경은 아닌데….’
이것까지 미리 산정하고 준비를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느꼈다.
‘지금부터라도 육아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내면 되겠지.’
정민우는 따로 건물 내부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그건 그렇고. 어린 몬스터에 불과한데 몸에 근육이 벌써 잡혀 있네.’
그저, 뛰어논 것 치고는 조금 과해 보이는 근육.
‘그렇다고 따로 훈련을 시킨 것 같지는 않단 말이지.’
정민우는 그 모습을 조금 의아하게 바라보다가. 이내, 그 이유를 깨달을 수가 있었다.
‘뛰어난 유전자를 받아들였나 보군.’
여러 침략 활동을 통해, 강한 몬스터들만 살아남게 되었기에 뛰어난 유전자를 물려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었다.
‘…이러면, 더 강한 군대를 만들어내는 것도 어렵지 않겠어.’
시간이 흐르면, 몬스터들은 강대한 군인으로 거듭나게 될 터였다.
‘극적인 효과를 보려면, 종족 값을 없애는 것이 좋으려나?’
종족 값.
종족에 정해진 한계를 뜻하는 말이었다.
【종족 한계 해제권】
미왕 상점창에 종족 한계를 없애는 아트팩트를 판매했기에 종족 값을 없애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종족 값이 없어진 것을 유전으로 물려받을 수만 있다면, 성장은 폭발적으로 이루어지겠지.’
가정이긴 하지만, 고블린이 꾸준히 성장만 한다면 드래곤도 잡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래, 미래의 투자라고 생각하고 구매하자.’
마음 같아서는 숫자에 맞춰 구매하고 싶었지만.
‘가격이 비싸니, 5명이 최대겠어.’
사용할 수 있는 DP를 계산했을 때, 5개를 구매하는 게 최대치였다.
‘시간이 지나면, 인원이 늘어날 테니 상관없겠지.’
생각을 마친 정민우는 홉고블린에게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계급이 높은 몬스터 중 무력이 가장 강한 5명을 선별하도록.”
“명을 따르겠습니다!”
잠시 뒤.
“주인님, 명령하신 인원을 데려왔습니다!”
홉고블린이 인원을 데려왔다고 보고를 올려왔다.
그쪽으로 시선을 옮기니.
‘명령을 받은 녀석을 포함해 홉고블린 4마리와 오크 1마리인가?’
긴장한 얼굴로 단상 앞에 몬스터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럼, 바로 구매해볼까?’
정민우는 시간 끌 것도 없이 ‘마왕 상점창’을 열어 아트팩트를 구매해 몬스터들에게 사용했다.
【종족의 한계가 사라지며, 무궁한 발전을 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종족 값이 사라졌다는 메시지 창이 눈앞에 떠올랐다.
‘여기서 끝내기는 아쉬우니, 마기를 조금 나눠줄까?’
양성소에 있을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행동이었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지.’
종족 값도 사라졌으니, 이 정도 투자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너무 많은 마기를 주는 것은 손해이니, 소량만 나눠주는 것이 좋겠지.’
정민우는 손을 뻗어, 다섯 마리의 몬스터들에게 마기를 나눠주자.
【종족의 한계가 사라진 상태로, 고위 악마의 마기를 하사받았습니다】
【하사받은 마기의 질이 높습니다】
【‘몬스터’에서 ‘마물’로 존재의 격이 상승했습니다】
메시지 창이 떠오르더니.
“““끄, 끄아아악!”””
“꾸에에에엑!”
홉고블린들과 오크가 마기에 휩싸이며, 고통에 호소하기 시작했다.
‘마물로 격이 상승했다고…?’
처음 겪어 보는 상황에 당혹감을 느끼고 있던 그때.
치이익―
마기가 몬스터들의 몸에 흡수되더니, 그곳에 전과 달라진 몬스터 아니, 마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마물들의 모습을 살펴보니.
‘검은색?’
피부색이 검은색으로 바뀌어 있었고. 키와 골격이 한층 더 커진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대박이네.’
딱 봐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왜, 양성소에서는 이런 것을 알려주지 않았던 거지?’
이런 방법을 왜 공유하지 않았을까 의아함을 느끼던 때.
‘아… 알려주지 않은 게 아니라 몰랐던 거였구나.’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가 있었다.
‘마왕 상점창을 이용할 수 있는 인원은 소수이고. 몬스터에게 투자할 악마는 없으니까.’
악마들은 몬스터들을 일회용품 이상으로 보지 않기에 정민우처럼 과도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
‘몬스터들을 관리하는 것보다 고등생물을 타락 시기는 게 이득이 더 크니까.’
또한, 마왕인 뭐가 아쉬워서 몬스터를 육성하겠는가?
‘잘하면, 내가 처음일 수도 있겠어.’
정민우는 이 정보를 마교회 멤버들을 제외한 이들에게 절대 알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뭐, 안다고 해도 할 수 없겠지만 말이야.’
잠시, 상념에 잠겨 있던 그때.
“모, 몸에서 힘이 솟구칩니다!”
“몸의 색깔이!?”
“모든 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힘이라면…!”
“당장 이 힘을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새로운 힘을 하사받은 마물들이 연신 감탄을 터뜨려왔다.
“이따가 대련 한번 해볼래?”
“좋지.”
“벌써 몸이 근질거리는데?”
“나도 끼워줄 수 있나?”
그리고 힘을 직접 사용해보고 싶은지, 몸을 가만히 두질 못했다.
‘일단, 진정 좀 시켜야 할 것 같은데?’
정민우는 마물들을 진정시키려는 순간.
“주인님, 앞에서 무슨 추태인가!?”
한 마물이 다른 마물에게 호통을 쳐 보였다.
“““주, 주인님. 죄송합니다.”””
그러자 마물들도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는지,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사죄의 말을 올렸다.
“괜찮다. 강한 힘을 얻었으니 신날 만도 하겠지.”
그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기에 정민우는 따로 탓할 생각은 없었다.
“다만, 힘을 얻었다고 거기서 안주하지 말도록 해라. 알겠나?”
“““아, 알겠습니다!”””
“또한, 자네들의 씨앗을 뿌려 더 강인한 후손을 남겨 마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이 부분은 자신이 있었는지, 마물들이 진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좋다. 자네는 남고. 너희들은 가봐도 된다.”
“““예!”””
“너는 나와 건물 내부 좀 돌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이후 정민우는 남은 마물, 아니 ‘블랙 고블린’을 데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126화 침략 개시 (3)
“임산부들은 어디서 생활하지?”
임산부가 생활하는 곳을 묻자.
“같은 생활관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블랙 고블린이 같이 생활한다는 충격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몬스터여서 이런 개념이 미흡한 건가?’
집단생활은 하지만, 고등생물보다 지능이 떨어지니 이런 부분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흡하면, 내가 알려주면 그만이니까.’
정민우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 생활관을 둘러본 결과.
‘군인이 생활하기는 좋지만, 임산부와 어린 몬스터들이 살기에는 좋지 않아.’
건물을 새로 짓기로 결정을 내렸다.
‘임산부만의 공간이 필요해.’
임산부들이 스트레스받지 않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산후조리원도 만들어 그곳에서 아이를 돌볼 몬스터도 뽑는 것이 좋겠지.’
출산 이후 산모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위해선 산후 도우미의 존재가 필요해 보였다.
‘진행하기 전에 따로 설문조사를 하는 것이 좋겠지.’
몬스터는 지성보다 본능이 앞서다 보니,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가 있어 의사를 물어볼 필요가 있었다.
‘건물을 새로 짓는 김에 양성소도 만들고. 교육해줄 교관을 뽑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굳이, 고생을 들여 어린 몬스터들을 교육할 필요가 있나 의문을 품을 수도 있겠지만.
‘꼭 필요하지.’
환생 전,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온 장본인으로서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잘 알고 있는 정민우였다.
‘조기 교육의 힘은 절대 무시할 수 없지.’
조기 교육은 몬스터에게도 똑같이 통용될 터였다.
‘교육을 받고 성장하면, 힘과 지성을 갖춘 무서운 괴물 군단이 탄생하게 되겠지.’
효과가 없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그리 확신하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효과가 없을 수가 없지.’
헬조선의 교육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기 때문에 효과가 없으려야 없을 수가 없었다.
‘다음으로는 거주할 건물을 짓는 건가?’
군대 시스템을 도입해 계급에 따라 복지가 다르게 주어지는 만큼, 거주 공간도 계급에 따라 달라야 한다는 게 정민우의 생각이었다.
‘계급이 가장 높은 자를 최고급 시설에 머무를 수 있게 해서 경쟁심을 유발하는 것도 좋겠지.’
또한, 계급에 따라 종을 붙여줘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생각보다 손 볼 곳이 많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진행하고 싶었지만.
‘DP가 부족하단 말이지….’
건물 지으려면 천문학적인 DP가 필요했기에 지금으로서는 무리가 있었다.
‘진행하려면, 라이거 행성 침략이 끝난 후겠지.’
그때쯤이면, 천문학적인 DP가 들어올 테니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현재 인원은 다이닉 행성으로 옮겨서 생활하게 하는 것이 좋겠어.’
낙후된 마을이 개인 사육장보다 몇 배는 시설이 좋을 터였다.
‘남는 마을이 있는지 엘비스에게 따로 물어봐야겠네.’
그렇게 생각을 마친 정민우는 블랙 고블린에게 시선을 돌리며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내가 간 뒤, 전원 짐을 챙길 수 있게 하도록.”
“짐을 왜 챙기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명령을 받은 블랙 고블린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거처를 잠시 ‘다이닉’ 행성으로 옮길 거거든.”
“거처를 말입니까…?”
“그래, 이곳을 대공사 할 예정이라서 말이야.”
“…대공사 말입니까?”
“그래, 아이도 있는데 더 좋은 환경에서 생활해야 할 거 아닌가?”
정민우의 말에 블랙 고블린이 감격에 찬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미천한 저희에게 배려라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한쪽 무릎을 꿇어 보이며, 감사함을 표했다.
“아니, 너희는 미천하지 않다.”
“예?”
“진정, 너희가 미천했다면 내가 이리 신경을 쓰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아….”
“제군들이 이룬 업적은 내가 인정하는 바이니, 다시는 본인을 깎아내리는 말을 용납하지 않겠다.”
“아, 알겠습니다!”
정민우의 말에 블랙 고블린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이만, 돌아가도록 하지.”
“배웅해드리겠습니다.”
“알겠다.”
블랙 고블린의 배웅을 받으며 연병장에 도착하자.
“내가 내린 명령을 까먹지 말도록.”
정민우는 자신이 내린 명령을 한 번 더 상기시켰다.
“알겠습니다!”
“그럼, 나중에 또 보도록 하지.”
“살펴 가십시오!!!”
정민우는 블랙 고블린의 극진한 인사를 받으며, 개인 사육장에서 벗어났다.
* * *
개인 사육장 밖으로 나가자.
‘준비가 전부 끝났나 보네.’
채비를 마치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마교회 멤버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준비는 끝난 거야?”
“네, 이제 출발하기만 하면 돼요.”
정민우의 물음에 비너스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럼, 바로 포탈 정거장으로 이동하도록 하자.”
“알겠어요.”
이후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은 ‘다이닉’ 행성으로 가기 위해 포탈 정거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포탈 정거장에 도착하니.
“축하한다. 3품 진급 시험에 붙은 것을 이어 1품으로 올라섰다며?”
정거장에서 근무하는 악마가 축하의 말을 건네왔다.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여, 감사함을 표하자.
“말 편하게 해.”
“예?”
대뜸, 말을 놓으라고 얘기해왔다.
“우리 이제 같은 1품이잖아. 품계가 같은데 존칭들을 필요가 없지.”
“아….”
악마의 말에 과거 ‘천안’을 통해 품계를 확인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바쁘다 보니, 잠시 깜박했네.’
정민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악마의 요청대로 말을 편하게 놓았다.
“그래, 축하해줘서 고맙다.”
악마는 잠시 정민우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어떻게 짧은 시간에 1품으로 오를 수가 있지? 보면 볼수록 신기하단 말이야.”
단, 기간에 1품으로 올라선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운이 좋았던 것뿐이야.”
“운으로 그게 되는 거였어?”
“실력도 물론 필요하지.”
“하긴, 그 두 가지면 불가능할 것도 없지.”
정민우의 말에 악마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더니, 동의한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여태까지 내 소개를 안 했지? 내 이름은 ‘고리온’이야.”
‘천안’을 통해 이름을 봤기에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좋은 이름이네.”
굳이 아는 척 해봤자 좋을 것이 없었기에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그래서, 어디 행성으로 가려고?”
“‘다이닉’ 행성으로 가려고.”
“행성 침략하러 가는 거 아니었어? 거긴 또 왜 가는 거야?”
“그런 게 있어. 그리고 ‘라이거’ 행성에 있는 ‘망치’ 왕국 좌표 좀 알려줘.”
“거긴 왜?”
“할 게 있어서.”
고리온은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알겠다.”
이내, 알겠다고 답하며 타자기를 두드리는 동시에.
타악―
엔터를 치자.
후――웅.
허공에 푸른 빛을 내뿜는 포탈이 생겨났다.
“자, 이건 네가 말한 좌표야.”
“고마워.”
정민우는 고리온이 건넨 종이를 아공간 안에 집어넣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잘 다녀오라고.”
“그래.”
정민우는 고리온에게 배웅을 받으며, 마교회 멤버들과 함께 포탈 안으로 이동했다.
* * *
‘다이닉’ 행성에 도착하고. 황궁 알현실로 이동하자.
“1년 만에 뵙는군요.”
엘비스가 한쪽 무릎을 꿇으며, 극진한 인사를 올려왔다.
“그래, 잘 지냈나?”
“악마님들의 은총 덕분에 부족함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정민우는 옥좌에 앉으며, 곧장 본론으로 꺼내 들었다.
“혹시, 고등생물이 살지 않는 영토가 있나?”
“영토 말입니까?”
“그래, 행성 침략할 때 몬스터도 필요할 테니, 미리 이곳에 상주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말이야.”
질문을 받은 엘비스가 잠시 고민에 잠기더니.
“마침, 한군데 있습니다.”
사용할 영토가 있다고 대답을 내놓았다.
“그곳이 어디지?”
“연합군을 격퇴하며, 침략했던 왕국을 기억하십니까?”
“기억하지.”
“그곳을 사용하면 될 겁니다.”
왕국이라면, 상당한 규모일 텐데 고등생물이 없다니?
정민우는 의문을 느끼며 엘비스에게 물었다.
“그곳에 고등생물이 살지 않는다고?”
“예, 연합군을 격퇴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그대로 놔두었습니다.”
그리고 엘비스의 설명에 왜 비어있는지 알 수가 있었다.
“왕실의 금고도 건드리지 않았으니 그곳에 쌓여있는 재화를 통해 몬스터들을 불러낼 수 있을 겁니다.”
엘비스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DP를 내주겠다는 의사까지 밝혀왔다.
‘이뻐할 수밖에 없네.’
본래, 계약을 통해 빌릴 생각이었는데 공짜로 주겠다고 하니 엘비스가 이뻐 보일 수밖에 없었다.
‘마인 하나는 잘 뒀단 말이야.’
잘 둔 마인 하나, 열 마인 부럽지 않았다.
“고맙다.”
감사의 인사를 전하니.
“악마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듣다니, 모시는 종자로서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군요.”
엘비스는 정말 뿌듯하다는 듯,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모습을 잠시 흐뭇하게 바라보고는.
‘몬스터들의 거주 문제는 해결했으니, 다음 얘기로 넘어가 볼까?’
이제 슬슬 행성에 관한 얘기를 꺼내기로 했다.
“행성 침략에 관해 네게 전할 말이 있다.”
“경청하겠습니다.”
정민우의 말에 엘비스는 언제 밝은 미소를 지었냐는 듯, 진중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일단, 침략할 행성은 ‘라이거’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다.”
“…라이거 행성.”
행성 이름을 알려주자. 엘비스의 눈에 이채가 감돌았다.
“현재 이 행성보다 10배나 큰 크기를 하고 있지.”
“상당한 크기군요….”
엘비스는 행성의 크기에 나지막이 감탄을 터뜨리더니.
“침략할 맛이 나겠는데요?”
이내,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문제 말입니까?”
“포탈을 타고 타 행성으로 넘어가게 되면 힘에 제약을 받게 된다.”
“힘의 제약이라… 어느 정도로 받는지 자세하게 얘기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정확히 힘의 절반을 제약받는다.”
“절반이라….”
정민우의 말에 엘비스는 잠시 인상을 찌푸리더니.
“그런 조건이 붙는다면 생각보다 쉽지는 않겠군요.”
행성 침략에 관한 솔직한 견해를 내놓았다.
“그래서, 네게 한 가지 제안할 게 있다.”
“제안 말입니까?”
“그래, 99년 동안 병력을 강화하는 시간을 가진 뒤 ‘라이거’ 행성을 침략하러 가는 것이 어떠냐?”
99년.
상당히 길어 보이는 기간이지만.
‘전에 200년 뒤에 침략하겠다고 얘기했으니, 기간으로 따지면 이게 맞지.’
99년 뒤가 얘기했던 200년이 됐을 때니, 따지고 보면 본래 시행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실 수 있겠습니까?”
“얼마든지.”
정민우의 허락에 엘비스는 눈을 감으며, 잠시 상념에 잠겼다.
그리고 5분 뒤.
“저는 지금 당장 침략하러 가도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엘비스는 정민우의 제안을 거절하겠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이유를 들려줄 수 있겠나?”
“예.”
정민우의 물음에 엘비스는 고개를 숙여 보이며, 거절한 이유에 관해서 설명을 시작했다.
“한 달 전이었다면, 악마님의 제안을 받아들였을 겁니다.”
“한 달 전이라… 그때와 달라진 게 있다는 소리인가?”
“예, 100명의 기사가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했고. 100명의 마법사가 9 클래스 경지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고등생물이 도달할 수 있는 끝의 경지.
‘그걸 이뤄냈다고?’
그 경지를 총 200명이나 되는 인원이 이뤄냈다는 소리였다.
‘경지에 도달한 고등생물이 한 명만 있어도 역사의 판도가 바뀐다고 기록되어 있었지….’
한데, 역사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고등생물이 한 행성에 200명이나 있다는 소리였다.
‘얼마나 능력이 뛰어난 거야…?’
정민우는 새삼 엘비스의 능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127화 침략 개시 (4)
“또한, 다른 소드 마스터와 8 클래스 마법사도 한층 성장한 상태입니다.”
엘비스는 다른 이들도 성장했다고 알려오는 동시에.
“갓 경지에 들어섰다면 제약에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겠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성취를 이룬 상태이기에 제약이 걸려도 힘을 발휘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약을 받아도 힘을 사용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는 근거를 제시해 왔다.
‘일리 있네.’
예를 들어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올라서는 데 필요한 숫자가 ‘100’이라고 치면, 현재 기사들은 ‘1000’의 숫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소리였다.
‘한마디로 힘에 제약이 걸려 500밖에 사용하지 못한다고 해도 100이라는 숫자를 한참 웃돌길 때문에 힘을 발휘하는 데 문제없다는 말이지.’
전처럼 긴 전투는 하지 못해도 위력 면에서는 변화가 없다는 뜻이었다.
‘꽤 설득력 있는 말이었어.’
나쁘지 않은 주장이긴 했다만, 엘비스의 주장에는 치명적인 허점이 있었다.
“그 밑에 경지는 제약이 걸리면, 얘기가 달라질 텐데?”
그 허점은 밑에 경지의 고등생물들은 제약이 걸리면 힘이 줄어들어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긴 하다만, 그들 또한 침략 활동을 통해 성장하지 않겠습니까?”
즉, 99년 훈련보다는 실전을 경험하는 것이 성장에 더 도움이 될 거라는 말이었다.
‘실전만큼, 성장하기 좋은 것이 없기는 하지.’
아직도, 엘비스의 주장 중에 여러 허점이 존재했지만.
‘준비가 안 된 것도 아니고. 침략할 의지가 굳건하니, 진행해도 되겠지.’
엘비스가 증명했던 것들이 있으니, 주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좋다. 네 뜻대로 진행하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침략하러 갈 수 있는 노릇은 아니지.”
정민우가 비너스 쪽으로 시선을 던지자.
“여깄어요.”
비너스가 아공간에서 ‘라이거’ 행성 지도를 꺼내 엘비스에게 건네줬다.
“…이것은?”
“‘라이거’ 행성 지도다. 그리고 처음으로 침략할 국가는 ‘망치’ 왕국이니 참고하도록.”
“‘망치’ 왕국….”
“국가에 대한 정보는 뒤에 첨부되어 있으니, 보고 침략 계획을 짜도록 해라.”
엘비스가 건네받은 지도를 한참이나 쳐다보더니.
“이런 정보를 알고 시작한다면, 절대 침략에 실패할 수 없겠군요.”
한쪽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침략에 성공할 거라는 강한 확신을 내보였다.
“기간은 어느 정도면 되지?”
“저희 행성보다 10배나 크니, 계획을 완벽하게 세우려면 한 달이라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럼, 한 달 뒤에 출정을 시작하도록 하겠다.”
“악마님의 무한한 배려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렇게 엘비스가 침략 계획을 짜기 위해 알현실 밖으로 나가자.
“침략을 엘비스에게 전부 맡겨도 괜찮을까요?”
비너스가 엘비스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 왔다.
“걱정돼?”
“네, 조금 걱정이 되네요.”
“걱정하지 마. 이미, ‘다이닉’ 행성을 침략하면서 증명해 보였잖아.”
정민우는 엘비스의 업적을 언급하며, 비너스의 걱정을 불식했다.
‘업적은 거짓말을 하지 않지.’
열악한 환경에서 침략을 이뤄냈는데, 더 좋은 환경에서 침략하지 못할 이유가 있겠는가?
“하긴, 어찌 보면 ‘라이거’ 행성 침략도 어렵지 않게 해낼 수도 있겠네요.”
이내, 비너스는 정민우의 말에 동감하며, 걱정을 떨쳐냈다.
“그리고 만약 침략이 부진하면, 우리가 나서서 지휘하면 그만이지.”
“그것도 맞네요.”
“너희 혹시 걱정되는 게 있어?”
정민우는 마교회 멤버들을 바라보며 묻자.
“…아니, 조금 전에 해결됐어.”
“전혀?”
“난 민우만 믿는다고! 개굴개굴.”
마교회 멤버들은 걱정되는 것이 없다고 대답해왔다.
“그럼, 몬스터를 불러내러 가보도록 할까?”
“좋아요.”
이후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은 엘비스가 붙여준 마법사의 안내를 받아 멸망한 왕국으로 향했다.
* * *
“도착했습니다.”
마법사의 안내에 따라 멸망한 왕국에 도착하자.
‘숲인지 왕국인지 헷갈릴 정도네.’
100년 넘는 세월 동안 방치되다 보니, 풀이 무성하게 자라나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저 풀들을 없애줄 수 있나?”
정민우는 무성하게 자란 풀들을 가리키며, 마법사에게 말하자.
“물론입니다.”
마법사는 어려울 것 없다는 듯 대답하며, 한 걸음 걸어 나갔다.
“리미티드 위쉬.”
그리고 손을 휘저으며 마법을 펼치자.
슈우우우욱―
무성하게 자라났던 풀들의 크기가 줄어들며 사라지더니.
쿠쿠쿵―
쩌저적―
까맣게 그을리고 부서졌던 건물들이 원상태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9 클래스여서 그런지, 어렵지 않게 마법을 부리는군.’
전설 속에 내려지는 경지는 달라도 다른지, 7 클래스 마법을 숨 쉬듯 펼쳐 보였다.
약 30분 정도 시간이 흐르자.
“풀들뿐만 아니라, 몬스터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건물도 최고의 상태로 되돌려 놨습니다.”
마법사가 허리를 숙여 보이며, 보고를 올려왔다.
“수고했다.”
정민우는 마법사의 어깨를 두드려주자.
“가, 감사합니다!”
마법사는 정민우의 손길을 받은 것이 기쁜지 벅찬 표정을 지어 보였다.
‘…반응이 너무 격한데?’
정민우는 너무 격한 반응에 황급히 손을 거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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