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diabo vai trabalhar hoje 14

진다면, 직접 움직여 싸움을 걸어올 가능성이 있었다.
“오, 싸울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얘기를 듣고 있던 아누비스는 손을 비벼 보이며, 전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적은 2품인데 싸우게 되면 도망치는 게 낫지 않을까? 개굴개굴.”
아누비스의 말에 로크는 걱정 어린 얼굴로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지만.
“너 겁쟁이냐? 나는 겁쟁이인 녀석은 별론데.”
“하하, 나도 싸우는 게 너무 기대되는걸? 개굴개굴!”
겁쟁이가 싫다는 말에 로크는 빠르게 생각을 바꿔 보였다.
“그렇지? 역시, 로크는 나랑 말이 좀 통한다니까?”
아누비스가 미소를 지으며, 헤드락을 걸자.
“처, 천생연분인가 봐. 개굴개굴.”
갑작스러운 스킨쉽에 로크는 얼굴을 붉혀 보였다.
‘아니, 저거는 부끄러워서 얼굴을 붉히는 게 아니라 숨을 못 쉬어서 붉어진 것 같은데?’
이러다가 기절할 것 같아 정민우는 아누비스의 행동을 멈추기 위해 손을 뻗으려고 했지만.
찌릿―
가만히 놔두라는 로크의 강렬한 눈빛에 다시 손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로크, 즐기고 있었구나?’
정민우는 속으로 어이없음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좋다면, 놔둬야겠지.’
이후 로크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끝내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 * *
그 시각 아로마는.
“버러지 같은 새X들!”
짜악―!
천사들을 일렬로 세워둔 채 뺨을 갈기고 있었다.
“너희 같은 벌레들을 거둬주는 게 아니었는데!”
짜악, 짜악, 짜악, 짜악, 짜악, 짜악―!
아로마는 지치지도 않는지 1, 000명이 되는 천사들을 수십 차례를 거치며 뺨을 때렸다.
“““…….”””
천사들의 입술은 부르틀 대로 부르텄으며, 뺨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부어올라 있었다.
그렇게 분을 이기지 못한 채, 천사들에게 폭행을 가하던 그때.
“…아로마 님, 진정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보다 못한 세이나가 아로마의 어깨를 잡으며 만류했다.
“…감히, 내 몸을 만져?”
아로마는 세이나의 손길을 뿌리치며, 그녀의 복부를 발로 걷어찼다.
우당탕―
힘을 이기지 못한 세이나는 저 멀리 날아가며, 바닥에 넘어지자.
뚜벅, 뚜벅, 뚜벅.
아로마가 세이나가 넘어진 쪽으로 걸어가더니.
덥석―
머리채를 휘어잡으며 소리쳤다.
“시X, 너는 지금 이 상황에 내가 화가 안 나게 생긴 것 같아!?”
“…….”
현재, 아로마가 이렇게까지 화가 난 이유는 간단했다.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어떻게 진전이 하나도 없어!!!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비등하게 이어지는 전쟁 양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박쥐 새끼에게 고전하는 게 말이 되냐고!!!”
아로마의 외침에 세이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겨우,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여유를 가지시고 상황을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여유?”
세이나의 말에 아로마는 조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네가 그런 안일한 마음가짐을 하고 있으니까. 박쥐 새X한테 행성을 뺏긴 것도 모자라 부하들이 전부 죽은 거야! 알아!?”
“…….”
지금껏 표정 관리를 잘 해왔던 세이나는 아로마의 발언으로 인내심에 금이 가는 것을 느꼈다.
“…말조심하시죠?”
“조심? 내가 틀린 말이라도 했냐?”
아로마는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머리채를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조심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데?”
“…….”
“조심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잖아!!!”
짜―――악!
그리곤 세이나의 뺨을 온 힘을 담아 후려쳤다.
“커헉!”
철퍼덕―
강력한 충격에 세이나는 피를 뿜어내며,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 더러운 곳에는 더 이상은 못 있겠어.’
무뢰한처럼 구는 아로마의 태도에 적의가 차오르는 한편.
‘내게 뺨을 맞았던 아이도 같은 기분이었을까…?’
‘유레인’ 행성에 있을 당시 자신에게 뺨을 맞았던 부하의 모습을 떠오르며, 씁쓸한 감정이 들었다.
‘이곳에 있어봤자. 점령은 실패하고 말 거야.’
세이나는 입가에 묻은 피를 거칠게 닦아낸 뒤.
벌떡―
기둥을 잡아 자리에서 힘겹게 일어났다.
“아로마님과는 이제 함께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로마와 따로 활동할 것을 통보했다.
“네깟 년이 혼자서 뭐라도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냐?”
“혼자서는 힘들겠지만, 같이 할 동료가 있다면 가능합니다.”
“풉, 동료? 이곳에 네년의 동료가 어딨지?”
아로마의 조롱에 세이나는 대꾸하지 않은 채 천사들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나와 따로 함께할 자가 있는가?”
“““…….”””
세이나의 발언에 아로마는 계속해보라는 듯 팔짱을 끼며, 조소를 날렸다.
“계속 이러한 대접을 받고 있을 건가? 자네들은 절대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할 자들이 아니야.”
“이제, 그 정도만 하는 게…….”
아로마는 의미 없는 짓이라고 말리려는 그때.
“세이나 님을 따라나서겠습니다.”
“더 이상 이런 대접을 받고는 못 살겠어요.”
“저도 따라갈게요.”
“세이나 님을 보좌하겠습니다.”
천사들이 앞으로 걸어 나오며 세이나와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오기 시작했다.
“…너네 진짜 미쳤냐? 이러니까 박쥐한테 밀리지.”
주인을 못 알아보는 몰상식한 행동에 아로마는 다시 교육을 해주려고 했지만.
“그러면 저는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행성을 점령하기 전까지는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이나가 등을 돌리며, 천사들과 함께 밖으로 나가버리는 바람에 교육을 해주지 못하게 되었다.
“이런 개X끼들이…!!!”
고작 몇 년밖에 안 된 천사를 따라나선 것에 짜증이 솟구쳤지만.
“너희라도 제대로 된 생각과 충성심이 있어서 다행이네.”
다행스럽게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500명의 천사가 있어 감정을 조금이나마 진정시킬 수가 있었다.
하지만, 아로마는 한 가지 모르고 있는 사실이 있었다.
그곳에 남은 500명의 비둘기는 전부 정민우에게 타락 당한 자들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즉, 정민우의 암시가 아니었다면 남은 비둘기들도 세이나를 따라 자리를 떠났을 것이었다.
“너희에겐 특별히 행성 점령을 하게 되면, 신성력을 배분해주도록 하마.”
아로마는 주위의 자리한 천사들이 잠재적인 적이라는 것을 모른 채 팔자 좋게 비율에 대해서 논하고 있었다.
* * *
그렇게 비둘기 측이 두 개의 파벌로 나눠질 당시.
“…나쁘지 않아.”
카트라는 전쟁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분석하고 있었다.
“마인의 숫자가 많이 줄었지만, 쭉정이들이 죽은 것이니 상관없지.”
5, 000만의 병력이 일주일 새 2, 000만으로 줄었지만, 카트라는 개의치 않았다.
“이제 살아남은 녀석들 위주로 마기를 공급해주고 새로운 마인을 추가로 들이면 그만이니까.”
다만, 문제가 한 가지 있다면.
“이러면 몇 년 뒤에 마기가 간당간당해질 것 같은데….”
마기를 계속 퍼주다 보니, 마기가 빠른 속도로 고갈되고 있었다.
“비둘기들을 짓밟고 승리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진다면, 마기를 회복하지 못해 아무것도 못 하게 되는 불상사가 생길 수가 있었다.
“그러니, 이번에 확실하게 몰아쳐서 승기를 잡아야겠지.”
카트라는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게 빠르게 비둘기를 끝내자고 다짐했다.
“쓰읍, 원래는 정민우와 싸울 때 쓰려고 했는데 지금 엘프를 기용하는 게 좋겠지.”
빠르게 끝내기로 다짐한 만큼, 모든 패를 동원할 필요가 있었다.
“엘프를 투입해 이 기회에 거점 하나를 완전히 잡아야겠어.”
그리고 인간에게 무시와 차별을 받는 종족들을 하나둘 타락시키면서 세력을 키우면 될 것이었다.
“엘프들이 전쟁에 합류한 모습을 보면 비둘기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한데?”
이후, 카트라는 간략한 작전을 세우고 곧장 엘프들이 사는 숲으로 이동했다.
98화 회담
전쟁이 발발한 지 1년.
엘프들이 합류하면서 카트라 쪽으로 넘어가던 흐름을 천사 측 또한 강하게 나서며 다시 한 번 양측간의 균형이 맞춰졌다.
전쟁이 발발한 지 2년.
카트라는 드워프, 수인을 추가로 타락시켜 모든 종족이 모여 사는 제국을 건국하였다.
천사 측에서는 어떻게든 막기 위해 애를 썼지만, 힘에서 밀려 건국하는 것을 허용하고 말았다.
전쟁이 발발한 지 3년.
세이나가 인간들을 이용해 타격을 가하면서 카트라의 세력이 크게 흔들렸다.
전쟁이 발발한 지 4년.
정민우가 점령당하지 않은 국가 전부를 침략했다는 소식이 카트라의 귀에 들어오게 됐다.
카트라는 훼방을 놓으려 했지만, 천사 측에 반발이 거세 이룰 수 없게 됐다.
전쟁이 발발한 지 10년.
정민우는 6년 동안 입었던 피해를 전부 수복하며, 전보다 강대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
이 사실이 아로마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고, 이대로 두다가는 이상한 놈들에게 행성을 뺏길 것을 직감하고 카트라와의 회담이 극적으로 성사되었다.
회담을 나누기로 한 당일.
“젠장… 박쥐 새X와 회담을 나누는 일이 찾아올 줄이야.”
아로마는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회의실에 자리하고 있었다.
“안 그러냐?”
그리고 반대편에 앉아 있는 여성. 세이나에게 시선을 던지며 의견을 물었다.
“말 걸지 마시길.”
하지만, 세이나는 아로마와 대화할 생각이 없었는지 차갑게 대꾸할 뿐이었다.
“아니, 이년이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아로마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번쩍 들어 올렸지만.
“세이나 님의 옥체를 건드린다면 가만두지 않을 거다!”
척, 척, 척, 척, 척―!
세이나 뒤에 자리한 500명의 천사가 무기를 겨누는 바람에 다음 행동으로 이어가지를 못했다.
“…너희 진짜 돌았냐?”
아로마는 손바닥 뒤집듯 바뀐 천사들의 태도에 헛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진짜 주인이 누군지 못 알아보는 거냐?”
방향을 틀어 천사들 쪽으로 이동하려는 찰나.
덥석―
“…제 부하들을 건드리면 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세이나가 아로마의 손목을 붙잡으며, 살기 어린 목소리로 협박을 가해왔다.
“병X들.”
아로마는 교육하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느껴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그렇게 회의실에 적막감이 흐를 때.
끼익―
챙이 넓은 모자에 검은색 정장 그리고 회색 망토를 입은 악마가 회의실 안으로 들어왔다.
“내가 오기 전에 싸우기라도 했나? 분위기가 왜 이렇게 냉랭해?”
회의실에 들어온 카트라는 주변을 훑어보더니, 이죽거리며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그건 네 알 바 아니지.”
아로마의 말에 카트라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그렇지, 내 알 바가 아니긴 하지.”
그리곤 몸을 아로마 쪽으로 기울이며 말을 덧붙였다.
“근데 이렇게 벌써 삐걱대면, 회담을 나누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내가 신경 쓰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지 않을까?”
신경을 살살 긁는 말에 아로마는 속에 깊은 짜증을 느꼈지만.
“…일리는 있네.”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참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러면, 이제 회담을 시작하도록 할까?”
“그래.”
카트라는 한쪽 다리를 꼬며 아로마에게 질문을 건넸다.
“일단, 우리가 힘을 합치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거지?”
질문을 받은 아로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물론이지. 교활한 박쥐에게 행성을 뺏길 수 없는 노릇이니까.”
“다행히 생각이 일치해서 다행이네.”
“악마의 정보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나?”
“당연하지.”
카트라는 품속에서 서류를 꺼내며 말했다.
“악마 인원은 총 5명이고. 우두머리는 정민우라는 녀석이야.”
“…정민우?”
“응, 고유 특성이 대마왕님과 같다는 특징이 있지.”
“대마왕과 고유 특성이 같다라….”
사탄과 고유 특성이 같다는 말에 아로마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품계는 4품이라 강하진 않지만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니지.”
“4품치고는 일을 거하게 벌리긴 했어.”
카트라는 대뜸 세이나가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자네가 정민우에게 된통 당한 이력이 있으니, 잘 알 거로 생각하는데. 맞나?”
“…그리 길게 싸운 것이 아니어서 정확한 판단은 못 하지만,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라는 것은 확신한다.”
원치 않는 물음에 세이나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호오, 저년이 당했던 게 정민우라는 녀석 때문이었군.”
아로마는 이 사실을 처음 알았다는 듯, 흥미 어린 눈빛으로 세이나를 바라봤다.
“궁금증은 해결된 것 같으니, 이 얘기는 그만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이나는 아로마의 시선을 피하며, 얘기를 그만해달라고 말했지만.
“여기서 조금 의아한 게 있는데 말이야.”
카트라는 얘기를 끝낼 생각이 없는지 세이나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유레인’ 행성에서 된통 당한 다음 온 곳이 ‘다이닉’ 행성인데 이곳에도 정민우가 있다라… 너무 신기한 우연 같지 않아?”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세이나의 물음에 카트라가 기분 나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자네가 정민우의 끄나풀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어.”
“…지금 무슨 말을!”
카트라의 막말에 세이나가 화내려고 했지만.
“닥쳐.”
아로마가 끼어들며, 세이나의 말을 끊어버렸다.
“계속해서 얘기해봐.”
그리고 아로마는 카트라에게 계속해서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서류를 보면 알다시피 ‘매혹’이라는 고유 특성이 있는 악마가 있지. 나는 이걸로 통해 저자를 끄나풀로 만든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어.”
“매혹이라….”
설명을 들은 아로마는 턱을 쓸어 보이더니.
“매혹을 당했다면, 이미 타락하지 않았을까?”
카트라에게 의문을 제시했다.
“기억을 지웠겠지.”
“어떻게?”
“그 방법은 모르지만, 대마왕의 고유 특성이라면 가능하겠지.”
“흠….”
얘기를 들었을 때, 부실한 부분이 많았지만, 왠지 모르게 그럴싸하게 들려왔다.
“이건 모함입니다!”
세이나는 억울하다는 듯 소리쳤지만.
“닥쳐! 그건 내가 판단해!”
아로마는 세이나의 설명을 들을 생각이 없는지, 말을 가볍게 일축했다.
“과연 모함인지 아닌지 봐보자고.”
카트라는 익살스러운 미소를 짓더니.
“저자가 이곳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지?”
아로마에게 질문을 건넸다.
“내게 와서 행성 점령하는 것을 껴달라고 사정하더군.”
“호오, 수많은 행성 중에 이곳을 콕 집으며 넣어달라고 한다라… 기막힌 우연인데?”
“…확실히, 행성이 무수히 많은데 두 번이나 겹치기는 쉽지 않지. 그것도 얼마 있지 않아서 말이야.”
카트라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30년 만에 정민우와 다른 악마를 발견하게 됐다는 것도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
그렇다.
카트라는 1년 만에 발견한 것과 달리 정민우는 30년 만에 알게 된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았다.
즉, 누군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숨겼기에 30년 동안 찾아내지 못했다는 추론을 세울 수가 있었다.
“나는 처음에 정민우의 존재를 알고 묵과하는 줄 알았지.”
카트라는 팔걸이를 두드리며, 자신이 느꼈던 의문들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네가 나와 회담을 나누고자 하면서 정민우의 존재를 이번에 눈치챘다는 것을 알게 됐지.”
“그렇지. 다른 녀석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이런 무의미한 전쟁을 지속하지 않았겠지.”
“나는 거기에 이상함을 느껴, 여태까지 있었던 일을 조사하게 됐지. 그리고 저자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모든 의문이 해소됐지.”
“의문이 해소됐다고?”
“그래, 저 녀석이 30년 동안 존재를 숨겼다고 가정하면 여태까지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 설명되니까 말이야.”
그렇게 카트라가 말을 끝마치자.
“네년이…!”
아로마의 얼굴이 흉악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아니야!!!”
세이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천사를 배신한 것은 죽음으로 치러야 할 거야.”
아로마는 얘기도 듣지 않고 세이나를 배신자로 규정 내렸다.
“네년이 죽으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 수 있겠지.”
이어서 손에 신성력을 모아 세이나를 향해 내뻗으려는 순간.
“세이나 님을 보호해!”
“이건 모함이다!”
“흔들리지 마!”
“우리가 직접 보고를 해서 알고 있잖아!”
뒤에 자리하고 있던 천사들이 무기를 꺼내 들며 세이나를 보호했다.
“어리석구나.”
아로마는 천사들을 향해 손을 휘저으려는 순간.
“아로마 님.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뚝―
뒤에서 한 천사가 진중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그게 무슨 소리지?”
아로마는 손을 멈춰 세우며, 인상을 찌푸렸다.
“저 박쥐의 말엔 너무 구멍이 많습니다.”
“구멍이 많다만, 심증은 확실하잖아?”
“오히려, 저는 저 박쥐가 저희 사이를 이간질하기 위해 저렇게 이야기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천사의 말에 아로마는 흥분된 감정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이유는?”
“저희 인원만 1, 000명입니다. 그동안 정찰도 꾸준히 했는데 정민우라는 박쥐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건 내부의 배신보다는 그자의 고유 특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따지면 1년 동안 저 악마를 찾지 못했잖아?”
“그래도 천사들이 발견해내지 않았습니까? 정민우 박쥐는 아로마 님이 직접 알아내신 거고요.”
“…듣고 보니 그렇네.”
냉철하게 생각해보니, 천사의 주장이 틀린 것이 하나도 없었다.
“내 부하가 그렇다는데 네놈의 생각은 어떻지?”
아로마는 카트라를 노려보며 묻자.
“하하, 의심한다는 거지. 내가 언제 배신자라고 확정 내렸어?”
갑자기 너스레를 떨며,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개X끼가…!’
그 모습에 아로마는 교묘하게 이간질을 했다는 것을 확신할 수가 있었다.
‘…내가 이간질에 당했다는 것은 말과 관련된 고유 특성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겠어.’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카르마에게 죄를 묻고 싶었으나.
‘쯧, 내가 했던 행동이니 할 말이 없네.’
카트라는 정말 말만 했을 뿐이었기에 죄를 묻기가 어려웠다.
‘아예 이곳에서 힘을 합쳐 죽여버릴까?’
괘씸한 마음에 공격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 또한 피해를 볼 수 있으니 참는 게 좋겠지.’
큰 피해를 감수해야 했기에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쯧, 지금은 저 악마의 힘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니까. 동맹 맺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네.’
아로마는 카르마의 간악한 혓바닥에 현혹되지 않게 조심하기로 다짐하며 상념을 끊어냈다.
“세이나, 조그마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냉정함을 되찾은 아로마가 화해의 손길을 건넸지만.
“…….”
세이나가 그의 사과를 받아주기에는 감정의 골이 너무나도 깊어지고 말았다.
“내가 사과를 하는데 안 받는 거냐?”
“당신 같으면 받아주겠습니까?”
“뭐, 안 받아줘도 상관없어.”
아로마는 어깨를 으쓱거린 뒤, 카트라에게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
“그러면, 다시 회담을 나누도록 하지.”
“원하는 바야.”
이후 그들은 어떻게 정민우를 처단할 것인지 긴 회담을 나눴다.
하루 정도 회의를 나눈 결과. 만족스러운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고 회담대로 작전을 진행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99화 다이닉 행성 침략 (1)
한창 아로마와 카트라가 회담을 이어나갈 당시.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파콘 제국은 침략할 준비를 모두 끝내 놓고 있었다.
“병력을 말해봐라.”
정민우는 옥좌에 앉은 채 엘비스에게 병력이 얼마나 준비됐는지 물어봤다.
“소드 마스터, 8클래스 마법사 10만 명과 5, 000만 병사들이 침략에 나설 준비를 끝낸 상태입니다.”
5, 000만 명.
‘유레인’ 행성에 있을 때면 절대 소집할 수 없는 대군이었다.
‘유레인 행성 크기의 영토를 침략했으니, 이 정도 인원을 운영할 수 있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거라고 할 수 있겠지.’
보고 받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이 인원은 농민들을 강제로 징집한 것이 아닌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병사들만 기용했다는 점이었다.
‘침략을 끝내고 6년 만에 이 정도의 준비를 했다니 대단하네.’
정민우는 엘비스의 수완에 감탄하며 입을 열었다.
“완벽하게 준비를 했군. 방심하지 말고 냉정하게 침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라.”
아무리, 본인이 훌륭한 무력을 지니고. 뛰어난 부하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방심을 한다면 일을 그르칠 수 있었다.
“예, 방심하지 않고 침략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엘비스 또한, 그것을 잘 알고 있는지 힘차게 대답해 보였다.
믿음직한 모습에 정민우는 걱정을 내려놓으며, 다음 안건으로 넘어갔다.
“몬스터들은 어떻게 운영할 생각이지?”
5, 000만이라는 병력이 있어 따로 필요 없어 보일 수 있지만.
‘병력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법이지.’
기용할 인원이 많아진다는 것은 여러 작전을 구사할 수 있다는 뜻이기에 병력이 늘어나는 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었다.
“고민해본 결과. 한 가지 괜찮은 작전을 떠올렸습니다.”
“들어보도록 하지.”
“밀림에 몬스터 군대를 보내는 것입니다.”
엘비스의 대답에 정민우는 계속해서 말해보라는 듯 손짓했다.
“먼저, 마법을 이용해 밀림을 불태우는 것입니다.”
“밀림을 불태운 다라….”
“불태운다면, 밀림에 있던 몬스터들이 적국 쪽으로 이동하게 될 테니 피해를 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몬스터를 전부 처치했을 때 남은 몬스터 군대를 보내 피해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상당히 깔끔한 작전.
“밀림에 사는 몬스터를 자극하는 꼴이 될 수도 있을 텐데?”
하지만, 오히려 몬스터를 자극하게 돼서 파콘 제국 쪽에 피해를 보게 될 수가 있었다.
“8클래스 마법사 100명 정도 대기시킬 예정이기에 온다고 해도 마법을 이용해 돌려보내면 그만입니다.”
“괜찮네.”
정민우는 엘비스의 작전에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적인 뜻을 밝혔다.
“몬스터의 피해를 본 국가들이 다른 국가에 병력 요청을 했을 때 국경선을 마주 본 적국을 침략할 예정입니다.”
즉, 밀림 쪽으로 병력을 보낼 때를 이용해 빈집털이하겠다는 말이었다.
“몬스터를 전부 잡고 밀림을 넘어와 파콘 제국을 칠 위험성도 있지 않나?”
“그 부분은 결계 아티팩트와 100명의 8클래스 마법사로 막아낼 예정입니다.”
한마디로 방어전을 치를 동안 다른 국가들을 빠르게 침략해 나가겠다는 것이었다.
“나쁘지 않은 작전이야.”
정민우의 칭찬에 엘비스는 고개를 깊숙이 숙여 보이며 대답했다.
“전부, 악마님들의 은총에 의해 세울 수 있었던 작전입니다.”
“모든 준비는 끝난 상태이니, 미룰 것도 없겠지. 지금 당장 작전을 진행하도록 해라.”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이후 엘비스는 알현실에서 나와 8클래스 마법사 100명과 함께 밀림으로 이동했다.
* * *
밀림에 도착하자.
“지금부터 자네들은 밀림을 불태우고 적들로부터 파콘 제국을 수호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게 될 거다.”
엘비스는 8클래스 마법사들의 눈을 하나하나 맞추며, 이번 작전의 중요함을 상기시켰다.
“그러니, 파콘 제국의 찬란한 미래를 위해 힘을 써주길 바란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마법사들은 자신감에 찬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좋군. 그러면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엘비스의 명령에 마법사들은 각자의 자리로 이동하며, 불태울 좌표를 확인했다.
“화끈하게 불태워 버리자고.”
“불장난은 어렸을 때 이후로 처음인데 말이야.”
“종종 밀림을 태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소원을 이루게 됐군.”
그리고 마나를 운영하자.
화아아아아아―
100개의 마법진이 허공에 떠올랐다.
“““파이어볼.”””
이어서 캐스팅을 끝마치며, 마법을 시전하자.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 화르륵―하늘에 수십만 개의 화염구가 순식간에 생겨나 버렸다.
“호오, 8클래스 마법사들이 사용해서 그러는지 화염구의 숫자가 상당하군.”
엘비스는 하늘에 떠오른 수십만 개의 화염구를 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8클래스 마법사가 만들어낸 것이어서 그런지 열기도 장난 아니군.”
강한 열기를 발산하다 보니, 화염구 근처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좌표를 확인한 자들은 화염구를 쏘아내도록.”
이어지는 엘비스의 명령에 마법사들은 수십만 개의 화염구를 밀림에 쏘아내기 시작했다.
화르르르르르르―
화염구가 밀림에 떨어지자.
화아아아아아―
나무를 순식간에 불태워 버리더니, 더욱 강한 불길을 발산했다.
“다음 마법을 준비해라.”
엘비스의 다음 명령에 마법사들은 곧장 마법진을 띄웠다.
“준비된 자들은 마법을 사용하도록.”
“““윈드.”””
그리고 마법을 시전하자.
휘――――잉!
거대한 바람이 몰아치며, 불길이 커지더니 적국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마법이 끊어지면 안 되니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알겠습니다.”””
중간에 마법을 취소하면 바람이 파콘 제국 쪽으로 불어서 불의 흐름이 바뀔 수가 있기에 마법을 계속해서 유지해야만 했다.
잠시 후.
불이 삽시간으로 퍼져 얼마 지나지 않아 불길이 밀림 전체를 에워싸게 됐을 때쯤.
“전부 마법을 취소하고. ‘결계’ 아티팩트를 설치하고. 발동시킬 수 있도록.”
엘비스는 새로운 명령을 마법사들에게 내렸다.
“““명령에 따릅니다.”””
지―――잉.
그렇게 결계를 완벽하게 발동시키자.
“다들 쉴 수 있도록.”
엘비스는 준비한 의자를 가리키며, 마법사들에 쉴 것을 권유했다.
“만약, 몬스터가 이곳으로 넘어오거나 인간이 온다면 가차 없이 죽일 수 있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그러면, 짐은 이만 가보도록 하지.”
볼일을 전부 마친 엘비스는 밀림에서 떠나기 위해 말에 올라탔다.
“장관이야.”
그리고 떠나기 전 석양이 깔린 것처럼 불타는 밀림의 모습을 눈에 한 번 더 담아냈다.
“몬스터들로 인해 곤욕 좀 치르겠어.”
이후 엘비스는 말머리를 돌려 파콘 제국으로 돌아갔다.
* * *
“오늘도 일을 시작해볼까?”
한 사내는 오늘도 일하기 위해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출근하기 너무 귀찮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평민에게 일이란 죽지 않기 위해 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이렇게 편한 일을 또 구할 수는 없으니, 너무 불평하면 안 되겠지.”
하지만, 사내는 일 하기 싫은 것과 달리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상당한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봉급을 주는 일이 또 어디겠어?”
또한, 봉급도 꽤 높은 편이기에 평민 중에서 풍족하게 사는 편이었다.
“나가볼까?”
터벅, 터벅, 터벅.
사내는 밖으로 나가 성벽으로 올라가자.
“어, 왔냐?”
다른 사내가 하품을 하며, 사내에게 인사를 건넸다.
“몬스터는?”
“고블린 정도? 아티팩트에 요격되어 바로 죽었어.”
“이상 사항은 없는 거지?”
“없어.”
“들어가 봐.”
“그래.”
두 사내의 대화를 보면 알 수 있듯, 업무는 밀림에 넘어오는 몬스터들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이 업무가 왜 편하냐고 의아해할 수 있겠지만.
“한숨 자볼까나?”
최상급 아티팩트 결계가 성벽에 처져 있고.
몬스터가 와도 최고급 요격 아티팩트로 알아서 죽이기에 사내가 딱히 할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낮잠 좀 자다가 한 바퀴 둘러보면 되겠지.”
처음 근무했을 당시 강한 몬스터가 나타날까 봐 조마조마했지만, 5년 동안 근무한 결과 고블린 말고는 출몰한 적이 없어 걱정할 것이 없었다.
“3시간만 자다 일어나면 되겠지.”
그렇게 사내가 깊은 잠에 빠진 사이.
화르륵―
저 멀리 지평선 너머에 거대한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약 2시간 정도 흐르자.
애―앵, 애―앵, 애―앵, 애―앵, 애―앵, 애―앵!!!
결계의 색깔이 적색으로 바뀌면서 시끄러운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헉!”
시끄러운 경보 소리에 사내는 눈을 번뜩 떠 보였다.
“경보가 울렸다고…?”
5년 동안 근무하면서 처음 겪어 보는 상황.
“…화, 확인해봐야겠어.”
사내는 잠을 깨며, 황급히 성벽 쪽으로 이동해 밖을 확인했다.
“…시X.”
밖을 확인한 사내는 자신도 모르게 욕을 내뱉고 말았다.
“…X 됐다.”
그도 그럴 게 밀림에서 거대한 불길과 함께 숫자를 헤아릴 수 없는 몬스터들이 성벽으로 돌진해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고블린들만 몰려오는 것이었다면, 아티팩트가 충분히 정리하고도 남았겠지만.
“…이건 감당할 수 없어.”
오크, 오거, 트롤, 가고일, 와이번 등등 강한 몬스터들도 대거 섞여 있었기에 요격 아티팩트로 막는 것은 불가능했다.
“빨리, 밖에다 알려야 해!”
사내는 지니고 다니던 통신 아티팩트를 꺼내 상부에 이 사실을 알리려고 했지만.
쾅―――!
“…앗!”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성벽이 흔들리는 바람에 통신 아티팩트를 놓치고 말았다.
“젠장, 젠장, 젠장…!”
사내는 낮잠 잤던 자신을 자책하며, 살기 위해 도망이라도 치려고 했지만.
“““끼에에에에엑!”””
쨍그랑―
수만 마리의 와이번이 일시에 몸을 들이박으면서 결계가 깨지는 바람에 도망도 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어, 어떻게 해야.”
사내는 머리가 하얘지는 것을 느끼며, 공포에 질린 채 몸을 떨던 그때.
“끼르에에에엑.”
와이번은 사내를 보고 맛있는 먹잇감을 발견했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쿵, 쿵, 쿵, 쿵―
그리고 성큼성큼 사내 앞으로 이동하더니.
쩌억―
“씨…….”
콰직―
입을 벌려 사내를 한입에 삼켜버리고 말았다.
만약, 낮잠을 자지 않고 업무를 충실히 이행했다면 죽음을 맞이할 일은 없었겠지만.
이것을 후회하기에는 사내는 이미 목숨이 끊어지고 난 뒤였다.
“끼르르르.”
사내를 집어삼킨 와이번은 배가 안 찬 듯, 아쉬운 표정으로 주변을 살펴봤다.
“끼륵!”
그리고 성내에 맛있는 먹잇감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을 확인하고선.
“““끼르에에에엑.”””
수만 마리의 와이번들과 함께 성내로 날아가 인간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한편, 날개가 없는 몬스터들은.
“““우어어어어어!”””
“““크르르르릉.”””
“““아오오오오오.”””
콰――――앙!
힘으로 성벽을 부수며, 성내 안으로 들어갔다.
“모, 몬스터?”
“마, 막아!!”
“빨리 이 사실을 알려!”
정찰을 돌던 병사들이 성벽을 부수고 들어오는 몬스터들을 보고 막아보려고 했지만.
콰직―
“““컥!”””
오크 주먹 한 방에 반항 한 번 못한 채 삶을 달리해버리고 말았다.
이후 왕국은 1시간 채 지나지 않아 성내에 지옥도가 펼쳐지며, 인간들의 비명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100화 다이닉 행성 침략 (2)
밀림에 있던 몬스터가 왕국을 습격했다는 소식이 얼마 있지 않아 아로마의 귀에 흘러들어왔다.
“젠장, 이딴 허튼수작을 부려!?”
아로마는 인상을 와락 찌푸리며, 정민우의 수작에 이를 갈았다.
“그래서 지금 상황은 어떤데?”
“…갑작스러운 습격이라 왕국은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천사의 보고에 아로마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 밀림과 마주 본 왕국이 그런 대비를 하나 못했다는 거야?”
“오랫동안 강한 몬스터의 습격이 없다 보니, 경계의 중요성을 망각한 것 같습니다.”
“쓸모없는 새X들.”
이제 좀 작전을 실행해보려고 하는데, 인간들이 그것을 도와주지 않았다.
“그래도 그 왕국은 소드 마스터가 있지 않나?”
“있기는 하다만, 몬스터의 숫자가 워낙 많아 상대하는 것에 벅차하고 있습니다.”
“쯧.”
아로마는 혀를 차며, 고민에 잠겼다.
“이쪽에 병력을 보내면, 곤란해지는데….”
카트라와 세운 작전은 국경선 너머에 있는 적국을 몰아치는 것이기에 이곳에서 병력이 비어버리면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안 보내자니, 왕국들의 피해가 속출될 테고 말이야.”
병력을 보내면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보내지 않았다가는 후방 공백으로 정민우에게 기습을 당할 우려가 있었다.
즉, 어떠한 것을 선택하든 손해가 막심한 상황.
“4품 악마한테 이딴 식으로 휘둘리니, 기분이 몹시 더럽네.”
아로마는 정민우의 수작을 알고도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화를 주체하기 힘들었다.
“후, 카트라한테 연락해서 이곳으로 다시 오라고 해.”
“그 악마를 말입니까?”
“…그래, 혼자서 결정할 사항은 아니니까. 회담을 마친지 별로 안 됐으니 멀리 가지는 못했을 거야.”
아로마의 말에 천사는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약 30분 정도 흐르자.
“습격을 받았다고?”
카트라가 회의실 안으로 들어오며, 곧장 본론을 꺼내 들었다.
“알고 있었나?”
“오는 길에 네 부하가 친절히 설명해주던데?”
“그러면 얘기가 빠르겠군.”
아로마는 현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지 카트라의 의견을 물었다.
“병력을 지원해줘야지.”
“그러면,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데도?”
“어쩔 수 없지. 그렇다고 후방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카트라 또한 별다를 방법이 없는지, 정석적인 답을 내놓았다.
“병력을 얼마나 보내는 게 좋을까?”
이어지는 아로마의 물음에 카트라는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절반.”
“이유는?”
“병력을 보낸 사이에 정민우가 수작을 걸어올 가능성이 커서 말이야.”
만약, 병력을 전부 밀림으로 보냈다가 정민우가 군대를 이끌고 국경선 쪽으로 침략하면 맥없이 당해버릴 수가 있었다.
또한, 후방에 지원 병력을 적게 보내면, 밀림 쪽으로 군대를 보내올 가능성이 있기에 절반을 보내자고 얘기한 것이었다.
“역시, 이 방법 말고는 없나.”
“지금 이 방법이 최선이지.”
아로마는 어쩔 수 없이 카트라가 얘기했던 대로 진행하려는 그때.
“하지만, 조금 위험을 감수한다면 이 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방법이 있긴 하지.”
카트라가 혹하는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그게 뭐지?”
“정민우와 다른 악마를 죽이면, 이 모든 일이 해결돼.”
상당히 간단하고 명료한 방법.
“…….”
아로마 또한 이 방법을 모르고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굳이 입에 담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그러면, 우리 쪽 피해도 상당할 텐데?”
싸움으로 인해 천사들이 죽게 되면, 죽은 천사에게 신성력을 받은 인간들은 힘을 잃게 되기 때문이었다.
다른 천사가 신성력을 다시 주면 될 일이지만, 한 번 잃었던 믿음과 신뢰는 회복할 수가 없기에 인간들이 돌아설 가능성이 농후했다.
“잘 생각해봐. 어차피 그 녀석만 죽이면 점령하는 데 문제가 없잖아. 인간들이 돌아서든 뭔 상관이야.”
카트라의 설득에 아로마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정민우만 있었다면 고민도 없이 그랬겠지만… 지금은 네 녀석도 있잖아? 정민우와 싸움이 끝나면 너와 내가 다시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잊은 거냐?”
검은 속내를 간파하는 아로마의 지적에 카트라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완전, 병X은 아니었구나?”
“씨X놈이?”
무시하는 발언에 아로마는 살기 어린 눈빛으로 카트라를 노려보자.
“하하, 장난이야. 그냥, 제안해본 거였어.”
너스레를 떨어 보였다.
“그렇게 정민우와 다른 악마들을 죽이고 싶다면, 네놈이 직접 움직여서 죽이면 되잖아?”
“그러고 싶지만 아쉽게도 불가능해.”
“불가능하다고?”
“내가 모시는 마왕님이 그 녀석과 계약을 했기 때문에 내가 건들면 내기가 강제적으로 종료돼.”
“쯧, 입 안의 혀가 따로 없군.”
아로마는 이딴 녀석과 손을 잡았다는 사실에 회의감을 느꼈다.
‘차라리, 정민우 쪽과 손을 잡는 게 훨씬 좋았겠어.’
하지만, 후회하기에는 너무 먼 길을 건너왔기에 지금 와서 무를 수는 없었다.
“일단, 병력의 절반을 보내도록 하는 것으로 하고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지.”
“그러자고.”
이후 아로마는 후방을 도와주라는 신탁을 인간들에게 내렸고. 카트라 또한 마인들에게 후방에 지원 갈 것을 명령내렸다.
* * *
몬스터의 습격으로 인해 도시가 무참히 박살이 나고 있을 때.
“이대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건가….”
귀족인 남성은 성내에서 떨리는 눈빛으로 지옥도가 펼쳐진 도시를 바라보고 있었다.
“…끔찍하군.”
남성 또한 도시를 지키기 위해 병사와 기사를 보내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봤지만.
“…어째서 저희에게 이런 시련을 내린 신 겁니까.”
병사와 기사는 몬스터에게 처참히 유린당하다가 전부 생명을 달리해버리고 말았다.
“…몬스터들의 손에 죽을 바에는 차라리 자결을 선택하겠어.”
스르릉―
남성은 차고 있던 검을 꺼내 들며, 자신의 심장에 겨눴다.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가서 죄송합니다. 전하.”
푸―욱!
그리고 남성은 심장에 검을 쑤셔 넣으며, 이내 죽음을 맞이하게 됐다.
남성이 죽은 후.
유구한 역사를 지닌 도시는 몬스터들의 손에 완전히 괴멸되어 버렸다.
이후 방파제 역할을 하던 도시가 괴멸하자. 몬스터들은 위로 향하며, 다른 도시들을 괴멸시키기 시작했다.
뒤늦게 몬스터들의 존재를 알아차린 도시들은 막기 위해 준비를 했지만.
압도적인 숫자의 폭력에 도시들은 무릎을 꿇으며, 괴멸하게 되었다.
그렇게 몬스터들은 진군하며, 결국 왕성까지 도착하게 되었다.
“막아내!”
“어떻게든 버텨라!”
“물러서지 마라!”
인재들만이 모여 있다는 왕성 또한 몬스터를 막는 데 급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전부 정신 차려! 곧 지원군이 올 거다!”
왕국에 한 명뿐인 소드 마스터는 몬스터들을 사냥하며, 기사들을 독려했지만.
“이, 이건 미친 짓이야!”
몬스터의 군세에 겁을 먹을 대로 먹은 기사들의 귀에 독려가 들릴 리 만무했다.
“““으, 으아아아악!”””
그리고 위축된 상태로 싸우다 보니, 실수가 늘게 되면서 몬스터의 손에 속수무책으로 죽임을 맞이하게 되는 불상사가 속출했다.
“…젠장!”
소드 마스터는 이를 갈며, 몬스터들을 사냥했지만.
“…끝이 없군.”
그 또한 체력이 무안이 아니었기에 어느새 한계에 봉착하게 되었다.
“이렇게 된 이상… 전하와 다른 왕족들을 도망치게 해야겠어.”
결국, 소드 마스터는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며, 왕족들만이라도 살리겠다는 쪽으로 목적을 바꾸었다.
타, 타, 타, 타―앗!
황급히 왕성 안으로 들어가 비상시 사용하는 왕족 대피소로 향하자.
“…왔는가?”
국왕이 노쇠한 상태로 소드 마스터를 맞이해줬다.
“…전하.”
언제나 위엄 넘치던 국왕이 이런 모습을 보이니, 소드 마스터의 입가에 쓴웃음이 절로 지어졌다.
“지금 상황이 어떻지?”
“좋지 않습니다.”
국왕의 물음에 소드 마스터는 고개를 내저으며, 현 상황에 대해서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렇군. 지원군은 오고 있나?”
“병력을 보내겠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언제 올지는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군….”
가망 없는 상황에 국왕은 허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국력이 강할 때는 어떻게든 잘 보이려고 애를 쓰더니, 존망의 갈림길에 서게 된 지금은 매몰찰 정도로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는군.”
지원 요청한 지 일주일이나 지난 것을 생각하면, 다른 국가에서 고의로 지원 병력을 보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이 기회에 우리 왕국을 무너뜨리겠다는 심보가 훤히 보이는군.”
소드 마스터 또한 국왕과 생각이 같았지만, 지금은 다른 국가를 탓할 시간에 빨리 이곳에서 탈출하는 것이 중요했다.
“…전하, 다른 왕국의 책임은 나중에 묻는 것으로 하고. 지금은 이곳에서 빨리 대피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찌, 국민을 놔두고 도망칠 수 있겠는가.”
대피할 것을 제안받은 국왕은 고개를 내저으며, 이곳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전하!”
소드 마스터는 다시 한 번 간청했으나.
“국민이 없는 국왕은 존재할 이유가 없네.”
국왕은 거듭 완고한 뜻을 밝혔다.
“이렇게 된 이상, 짐이 나서서 한 손 거드는 게 좋겠어.”
“…그랬다가는 전하의 옥체에 문제가 생길 겁니다.”
“그래도 짐이 전장에 나서면 병사와 기사들이 용기를 얻고 더 열심히 싸워주겠지.”
“…….”
소드 마스터는 주먹을 쥐며, 몸을 떨어 보이다가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전하는 이런 상황에서조차 한결같으시군요. 제가 모시겠습니다.”
“부탁하겠네.”
그렇게 대피소에서 갑옷을 갈아입고 전장에 나설 준비를 하던 그때.
콰―――앙!
“꾸에에에엑!”
트롤들이 벽을 부수고 대피소 안으로 쳐들어왔다.
“벌써 여기까지…!”
촤――악!
소드 마스터는 검을 꺼내 들며, 트롤의 몸을 베어보았지만.
“키키키.”
특유의 재생력으로 상처를 순식간에 회복해버렸다.
“죽어라!!”
소드 마스터는 어쩔 수 없이 남은 오러까지 쥐어짜 트롤들을 막아 보이려고 했지만.
퍼――억!
“크헉!?”
트롤이 휘두른 몽둥이에 맞고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쿵!
바닥에 쓰러진 소드 마스터는 국왕을 지키기 위해 재빠르게 일어나려고 했지만.
“큭!”
뼈가 부러진 것인지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중심을 잃고 다시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리고 그 찰나의 순간.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국왕을 포함한 다른 왕족들이 트롤들의 몽둥이에 무참히 짓뭉개져 버렸다.
“아, 안돼에에에에에!!!”
그 모습에 소드 마스터는 이성의 끈이 끊기는 것을 느끼며, 트롤들을 향해 기어갔다.
“개X끼들이!!!”
촤아아아―!
그리고 트롤의 발목을 베어봤지만.
“끄르르?”
특유의 재생력으로 상처를 회복해 보였다.
“…시X.”
소드 마스터는 허망한 눈빛으로 위를 올려보자.
“““키키키.”””
트롤들은 비웃음을 날리며, 소드 마스터를 향해 몽둥이를 휘둘렀다.
퍼―억, 퍼―억, 퍼―억, 퍼―억, 퍼―억, 퍼―억, 콰――직!!!
소드 마스터는 트롤들에게 둘러싸여 매질을 당하다가 결국, 몸이 터진 채 숨이 끊겨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몬스터들로 인해 왕국이 멸망하고 일주일 뒤.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지원군들이 뒤늦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01화 다이닉 행성 침략 (3)
지원군이 도착하고부터 한 달 뒤.
“드디어 출정할 때가 됐군.”
니콜라스 마틴은 태양 그림이 그려진 검은 갑옷을 차려입은 채 복장을 점검하고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역사에 내 이름을 새길 수 있겠어.”
생각지도 않게 파콘 제국 밑으로 들어가게 됐지만, 니콜라스는 오히려 지금 상황에 만족하고 있었다.
“악마님에게 내 활용 가치를 증명해야 해.”
3, 000만 명의 병력 중 유일한 생존자로서 니콜라스는 자신이 쓸모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총지휘관을 맡음으로써 이번 전쟁에서 기필코 증명해 보여야만 했다.
“전력도 우세하고 모든 작전이 완벽하다.”
니콜라스는 저번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적국의 전력을 세밀하게 파악해둔 상태였다.
“현재, 국경선 너머에 있는 왕국에 1억 명의 병력이 결집해 있다고 했지.”
1억 명.
아득해 보이는 숫자지만, ‘유레인’ 행성보다 10배나 크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 병력이 모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가 있었다.
“밀림 쪽에 1억 명의 병력이 빠진 지금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
준비를 마친 니콜라스는 천막에서 나와 말 위로 올라탔다.
“후… 조금 떨리는군.”
곧 규모가 큰 전쟁이 일어날 것을 생각하니 긴장됐지만.
“그래도 기대가 되는군.”
반대로 제국의 저력을 보여줄 생각에 얕은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이동해볼까?”
그렇게 병사들이 대기하고 있는 집결지 쪽으로 이동하자.
‘기세가 어마어마하군.’
평야에 대기하고 있는 5, 000만 명의 병사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적국보다 반이나 적은 숫자였지만.
‘믿음직스럽군.’
그들은 타국의 하급 기사와 견줄 정도의 실력을 지닌 병사들이었다.
즉, 적국과 달리 이곳은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병사들만이 자리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여기엔 10만 명의 소드 마스터와 8클래스 마법사들이 있지.’
또한, 경지를 넘어선 자들이 대거 상주하고 있기에 따지고 보면 제국 쪽 전력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고 평가할 수가 있었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니콜라스는 선두 쪽으로 이동하며, 주머니에서 확장 마법이 걸린 아티팩트를 꺼내 들고선.
“제군들 반갑다. 나는 자네들을 이끌 총지휘관 니콜라스 마틴이라고 한다.”
5, 000만의 병사들을 훑어보며, 짤막하게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로소 파콘 제국의 저력을 보여줄 날이 찾아왔다.”
그리고 이글거리는 눈동자로 연설을 하기 시작했다.
“제군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오늘이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이라는 것을!”
처음에는 명예와 관련된 말을 꺼내 전투 의지를 끌어올렸고.
“모든 국가의 침략이 끝났을 때는 자네들에게 엄청난 부가 잇따르게 될 것이다!”
그다음에는 부에 관한 얘기를 꺼내 탐욕을 자극했다.
“또한, 자식들에게 아니, 대대손손 자네들은 존경받을 위인으로 찬양을 받게 되겠지!”
마지막으로 존경이라는 말을 꺼내 인정 욕구를 자극했다.
“““…….”””
니콜라스의 연설이 이어질수록 병사들의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제군들에게 묻겠다. 부와 명예를 가지고 싶은가!?”
“““예!!!”””
이어지는 니콜라스의 물음에 병사들이 힘차게 대답했다.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싶은가?”
“““예!!!”””
“가족에게 존경받고 싶은 자가 되고 싶은가?”
“““예!!!”””
“그렇다면, 적국을 침략해 몸소 증명해 보이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니콜라스는 분위기가 한껏 가열됐다는 것을 느끼며, 말머리를 돌렸다.
“제군들, 저기 국경선 너머 적국이 보이는가?”
“““보입니다!!!”””
“저기에는 1억 명의 병사들이 있다. 무서운가?”
“““아닙니다!!!”””
“무서워도 상관없다! 달리 말해 저기만 침략하면 모든 국가를 침략했다고 봐도 무방할 테니까 말이다!!”
“““알겠습니다!!!”””
니콜라스는 등에 메고 있던 깃발을 꺼내 들며 소리쳤다.
“전군!! 앞으로 진격!!!”
“““진격!!!”””
그러자 흑색의 물결이 파도를 치며, 니콜라스를 따라 진군하기 시작했다.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그렇게 파콘 제국은 모든 국가를 침략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한편, 적국은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 준비하는데 정신이 없었다.
“적국들이 근방에 다다랐습니다!”
정찰병의 보고에 지휘관은 빠르게 명령을 내렸다.
“투석기에 돌을 채워놓고 대기할 수 있도록.”
“““예!”””
“결계 아티팩트가 잘 작동되고 있는지도 확인해!”
“““알겠습니다!”””
“8클래스 마법사님들에게 결계 마법을 펼쳐달라고 부탁하게!”
“““바로 얘기하겠습니다!”””
전쟁을 대비해 훈련하는 과정을 걸쳤던 탓인지 병사들은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며, 빠르게 준비해 나갔다.
“투석기에 돌을 전부 담았고. 결계 아티팩트 이상 없습니다! 또한, 8클래스 마법사님들이 결계 마법을 시전했다고 합니다!”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병사의 보고에 지휘관은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이번 전쟁은 우리 연합의 승리로 끝이 나겠어.”
전쟁은 수성하는 쪽이 유리하게 흘러가기 마련이었다.
“제국의 힘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이곳을 뚫어내지 못하겠지. 아니, 이곳에서 병력이 전부 전멸하게 되겠지.”
한데, 이렇게 만전에 가한 상태로 싸우게 된다면 십중팔구 방어하는 쪽이 이길 수밖에 없었다.
“이번 기회에 그 높은 콧대를 납작하게 짓밟아주마.”
그렇게 파콘 제국군들을 향해 날을 벼르고 있던 그때.
“제국군들이 일정 범위 내에 진입했습니다!”
파콘 제국군이 투석기 범위 내로 들어왔다는 보고를 올려왔다.
“지금부터 파콘 제국군들에게 연합의 쓴맛을 보여줄 시간이다. 투석기 발사!!!”
병사가 보고를 올리기 무섭게 지휘관은 투석기를 발사할 것을 명령했다.
“““발사!!!”””
병사들이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투석기를 발사하자.
훙, 훙, 훙, 훙, 훙, 훙, 훙, 훙, 훙―
수만 개의 거대한 돌들이 제국군을 향해 날아갔다.
“자, 어떤 반응을 보일 테냐?”
지휘관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전장을 바라봤다.
그리고 거대한 돌이 제국군들이 있는 곳에 떨어지려는 순간.
쾅, 쾅, 쾅, 쾅, 쾅, 쾅, 쾅―!
거대한 돌들이 마법에 요격되더니 가루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쳇! 준비되는 대로 투석기를 계속해서 발사해라!!!”
지휘관은 혀를 차며, 계속해서 투석기를 발사할 것을 명령했다.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예의 상황처럼 투석된 돌들이 가루가 되어 사라지며, 타격을 입히는 데에 실패해버리고 말았다.
“쯧, 역시 마법사들이 있어서 이걸로는 피해를 주기는 힘들었나?”
이 또한 예상 범위 내였기에 지휘관은 침착하게 다음 명령을 내렸다.
“궁수는 적군들을 향해 화살을 발사하도록”
“““예!”””
투석기가 통하지 않았는데 과연 화살이 의미가 있냐고 의아해할 수 있겠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 법이지.”
끊임없이 쏟아낸다면 결국 뚫리기 마련이었다.
궁수들이 적군들을 향해 화살을 날리자.
슉, 슉, 슉, 슉, 슉, 슉, 슉, 슉, 슉, 슉, 쐐―액!
화르륵―
수백만 개의 화살이 일시에 불에 휩싸이더니 그대로 타버렸다.
“궁수들은 계속해서 화살을 쏘아내고 마법사들도 적군들을 향해 마법을 날리도록 해라!!!”
이어서 지휘관이 마법사에게 공격할 것을 명령 내리자.
“““알겠습니다!”””
마법사들이 힘차게 대답하며, 마법을 캐스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든 준비를 끝낸 마법사들은 마법을 시전하려는 찰나.
“컥?”
“컥, 컥!?”
“으, 으윽!?”
수십만 명의 마법사들이 피를 토해내며, 바닥에 쓰러지기 시작했다.
“…무슨?”
그 모습에 지휘관은 왠지 모를 불길함을 직감했다.
마법사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려는 그때.
“지, 지휘관님!!!”
한 병사가 지휘관을 다급하게 부르기 시작했다.
“…왜 그러나?”
지휘관은 인상을 찌푸리며 병사를 바라보자.
“저, 저기. 저기!!!”
병사가 혼이 빠진 표정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지휘관은 손가락의 방향을 따라 고개를 옮기자.
“…젠장.”
수만 개의 오러가 성문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겨, 결계가 있으니 당황할 것 없어!!!”
지휘관은 병사들을 독려하며,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콰――――――앙!
오러가 결계에 충돌하는 순간.
쨍그랑―
너무나도 쉽게 결계가 부서지고 말았다.
“미, 미친!”
지휘관은 압도적인 무력에 온몸이 절로 떨려왔지만.
“8, 8클래스 마법사들에게 결계를 다시 만들어달라고 부탁해!!!”
막중한 책무를 맡은 만큼, 겨우 정신을 부여잡으며, 옆에 있는 병사에게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아, 알겠습니다.”
병사는 8클래스 마법사들이 대기하고 있는 천막 쪽으로 황급히 뛰어가더니.
“마, 마법사님들이 전부 쓰러졌습니다!”
패닉이 된 상태로 돌아오더니, 절망적인 보고를 올렸다.
“…뭐? 쓰러지셨다고? 이유가 뭐지?”
“오, 오러에 대한 충격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리 경지에 뛰어넘은 자들이라고 해도 수만 개의 오러를 감당하기에는 8클래스 마법사라고 해도 무리가 있었다.
“깨워는 봤나…?”
“…예,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내가 직접 확인해보겠네….”
지휘관은 황급히 8클래스 마법사들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자.
“…젠장.”
병사의 보고대로 8클래스 마법사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마법사님!”
지휘관은 마법사를 흔들며, 깨우려고 했지만.
“…미동도 없군.”
도저히 깨어날 기미를 보이질 않았다.
“…이렇게 된 이상 성내에서 전투를 치를 수밖에 없겠어….”
이미, 주민들은 대피시킨 지 오래였기에 성내에서 싸워도 문제가 없었다.
“소드 마스터를 이용해 기습하는 것이 좋겠지….”
지휘관은 작전이 변경됐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천막에서 나오는 순간.
“…음?”
강렬한 열기와 함께 환한 빛이 성내를 비추고 있었다.
“아직 새벽이라… 해가 뜨려면 멀었을 텐데?”
지휘관은 의문을 느끼며 고개를 위로 들자.
화르르륵―
성문을 집어삼킬 정도로 거대한 화염구가 하늘에 자리한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오, 천사님이시여.”
지휘관은 저 화염구가 적국이 만들어낸 마법이라는 것을 파악하며, 신음을 흘렸다.
“알고 있던 정보와 너무 다르잖아….”
연합 또한 전쟁에 앞서 파콘 제국에 대한 정보를 착실하게 조사했었다.
그렇기에 만만의 준비를 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던 것이었지만.
“누가 고의로 정보를 왜곡시켰어.”
실상은 정보와 전혀 다른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건 애초에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어.”
지휘관은 전투의 의지가 꺾이는 순간.
화르르르륵―
화염구가 성을 향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도, 도망쳐라!!!”
지휘관은 마지막 맡은 책무를 다하기 위해 병사들을 대피시키려고 했지만.
콰――――――앙!!!
화염구가 성문과 충돌하면서, 거대한 폭발음을 일으켰다.
지휘관은 마나를 일으켜 몸을 보호하려고 했으나.
“컥……!”
강렬한 열기에 몸이 전부 타버리며, 그대로 절명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성문이 불타 무너져 내리자.
“진군해라!!!”
선두에선 적군이 5, 000만의 병사를 이끌고 성문을 지나 성내로 쳐들어오기 시작했다.
102화 다이닉 행성 침략 (4)
파콘 제국군이 침략에 나설 당시.
“병장기 소리가 난무하군.”
엘비스는 아널드를 대동한 채 밀림 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병력을 보니, 이번 계기로 몬스터를 전부 소탕할 심산인 것 같습니다.”
아널드의 말에 엘비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겠지. 이번 기회의 몬스터를 전부 없애버리면, 위험분자들이 사라지는 것이니 말이야.”
“1억 병이 투입된 지금 몬스터를 박멸하기 좋은 기회도 없겠죠.”
“그렇겠지. 이대로 간다면 박멸하는데 어렵지 않겠지. 방해꾼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말이지.”
엘비스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멀리서 적군들을 모습을 훑어봤다.
“어떻게 하실 생각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아널드의 물음에 엘비스는 별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이대로 가면 큰 피해를 줄 수 없으니, 짐이 나서서 손을 써야겠지.”
“그 말씀은….”
“그래, 힘을 써서 병력의 숫자를 줄일 생각이다.”
엘비스의 계획을 들은 아널드는 동의하며 말했다.
“확실히, 이렇게 무방비 상태에 놓일 때 숫자를 줄이기 좋은 기회도 없겠죠.”
“이번에 힘을 쓰면, 며칠 동안은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30년 동안 마기를 다루지 못하게 될 거다. 그러니 자네가 그동안 나를 지켜줘야겠어.”
“제 목숨을 거는 한이 있더라도 적이 폐하의 옥체에 손이 닿는 일은 없을 겁니다.”
“믿음직스럽군.”
대화를 끝낸 엘비스는 눈을 지그시 감으며, 두 팔을 하늘 위로 뻗었다.
“자, 벌레들을 사냥할 시간이다.”
그리고 마기를 일으키자.
쿠쿠쿠쿠―
하늘에 먹구름이 끼며, 대지에 어둠이 찾아왔다.
“…이게 무슨 일이지?”
“먹구름?”
“이 기운은…?”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던 기사와 마법사들은 심상치 않은 기류에 인상을 찌푸리며 하늘을 바라봤다.
“…사냥을 멈추고 뒤로 물러나라!”
“지금 당장 기지로 돌아가라!”
“마법사들은 보호막을 전개하도록 해.”
그리고 먹구름 사이에 검은 뇌전이 일렁이는 것을 발견하곤 당장 후퇴할 것을 명령내렸다.
“늦었어.”
엘비스는 조스를 터뜨리며, 위로 뻗은 손을 밑으로 내리자.
우르르 쾅――――!!!
먹구름에서 무수한 검은 뇌전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그리고 그 검은 뇌전은 몬스터를 피해 정확하게 적군들에게만 내려쳤다.
“컥!?”
“으아아악!!”
“무, 무슨?”
“재, 재앙이다!!”
검은 뇌전을 맞은 적군은 검게 타버리며, 이내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버렸다.
“저쪽이다.”
“저기에 적이 있다!”
소드 마스터와 8클래스 마법사는 검은 뇌전에 대항하며, 이내 엘비스가 자리한 곳을 유추해냈다.
“저기에 있는 적을 죽이면 된다!”
“당장 이동해!”
그렇게 엘비스가 있는 곳으로 곧장 이동하려고 했지만.
“그렇게는 안 되지.”
엘비스는 다가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그들을 향해 집중적으로 검은 뇌전을 내려쳤다.
“큭!?”
“젠장, 무슨 힘이?”
소드 마스터와 8클래스 마법사는 인상을 찌푸리며, 검은 뇌전을 피하기 여념이 없었다.
“잘 피하는군. 이렇게 나오면 직접 처리하는 게 빠르겠어.”
엘비스가 한 번 더 마기를 끌어 올리자.
우르르 쾅――――!!!
검은 뇌전이 엘비스가 있는 곳에 내려치더니 일대에 흙먼지가 일어났다.
“폐하!”
아널드는 당황하며, 엘비스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려고 했지만.
“걱정하지 마라.”
흙먼지 사이 속에 검은 손이 튀어나오며, 아널드가 다가오는 것을 저지했다.
“…폐하?”
검은 손을 본 아널드가 의문에 섞인 목소리로 엘비스를 조심스럽게 부르자.
터벅, 터벅, 터벅.
“상쾌하군.”
검은 뇌전을 두른 엘비스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흙먼지 속에서 걸어 나왔다.
파지직―
“…아!”
아널드는 엘비스에게 느껴지는 압도적인 힘에 경외의 탄성을 터뜨렸다.
“유지 시간은 5분 정도인가? 아주 짧군. 빨리 끝내야겠어.”
엘비스는 몸을 훑어보더니,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하긴, 이런 힘을 무한정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말이 안 되긴 하지. 그러면 짐은 잠시 사냥을 하고 오도록 하마.”
번쩍―
그리곤 강력한 스파크와 함께 순식간에 자리에서 모습을 감췄다.
“…무슨.”
인영이 사라진 것을 본 아널드는 눈을 크게 떠 보이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수가 있다고?”
그도 그럴 게 상위 경지에 오른 자신조차 엘비스의 움직임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할 정도로 빨랐기 때문이었다.
“악마님에게 은총을 받으면 이런 힘까지 발휘할 수 있다는 건가…?”
아널드는 감탄을 터뜨리며, 엘비스가 사라진 방향으로 따라서 이동하자.
소드 마스터와 8클래스 마법사 상대로 전투를 치르고 있는 엘비스를 발견할 수가 있었다.
“고작, 발악하는 게 이 정도인가?”
엘비스가 손을 내젓자.
파지직―
“으, 으아아악!!!”
소드 마스터의 손이 너무나도 쉽게 잘렸다.
“괴, 괴물!”
다른 소드 마스터가 질린 표정으로 엘비스를 노려보며 말하자.
“괴물이라… 옳지 않은 표현이군.”
엘비스는 고개를 내저으며, 순식간에 소드 마스터 앞으로 이동했다.
“제, 젠장!”
소드 마스터는 오러가 담긴 검을 휘두르려고 했으나.
푸――확!
아쉽게도 목과 몸이 분리되는 바람에 공격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절명해버리고 말았다.
“히, 히익!”
8클래스 마법사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자리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어딜 가나?”
쿵―
엘비스가 발을 땅에 가볍게 내려치자.
파지지직―
바닥에서 검은 뇌전이 치솟으며, 마법사의 몸을 태워버렸다.
“짐을 공격하려고 했다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어서 엘비스가 두 팔을 뻗자.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적들의 머리가 검은 뇌전으로 인해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덤벼들던 적들을 전부 처리하니.
“1분 정도 남았군.”
아직도 1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었다.
“남은 시간 동안 벌레를 청소하면 되겠어.”
엘비스는 도망치고 있는 병사들에게 손을 뻗자.
콰――――――――앙!!!
거대한 검은 뇌전이 병사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쳤다.
“깔끔하군.”
검은 뇌전이 내려친 곳을 확인하니 적군의 시체는 존재하지 않고 검게 타버린 대지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허.”
그 광경을 지켜보던 아널드는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한 번에 1, 000만 명을 죽인다고…?”
황제의 손짓 한 번 만에 1, 000만 명이 죽어버렸다는 게 두 눈으로 봐도 믿기지 않았다.
‘30년간 마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고 해도 이건 너무하잖아…?’
경이로운 힘에 아널드는 진심으로 엘비스를 따르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 000만 명이라 아직 부족하군.”
하지만, 엘비스는 만족스럽지 않은지, 혀를 차며 다시 손을 뻗어 보였다.
콰――――――――앙!!!
콰――――――――앙!!!
콰――――――――앙!!!
콰――――――――앙!!!
콰――――――――앙!!!
5번 정도 거대한 검은 뇌전을 대지에 내려치자.
“…윽!”
엘비스의 몸을 감쌌던 검은 뇌전이 흩어지며 사라졌다.
“…후폭풍이 거세군.”
이어서 머리를 부여잡더니 이내 중심을 잃고 말았다.
그렇게 뒤로 넘어지려는 찰나.
텁석―
아널드가 엘비스의 몸을 붙잡으며, 넘어지는 것을 방지했다.
“괜찮으십니까?”
“…아니, 움직이기가 힘들군.”
엘비스는 쓴웃음을 지으며 아널드의 물음에 대답했다.
“부축하겠습니다.”
“그래, 황성으로 돌아가도록 하지. 조금 쉬고 싶군.”
“모시겠습니다.”
이후 엘비스는 6, 000만 병력을 지워버린 채 아널드의 부축을 받아 유유히 황성으로 돌아갔다.
남은 4, 000만의 병력은 공포에 질린 채 도망치다가 몬스터에 의해 1, 000만 명의 병사가 죽음을 맞이하고 나서야 왕국으로 돌아갈 수가 있었다.
* * *
한편, 성내로 침입한 파콘 제국군들은.
“전부 죽여버려라!!!”
니콜라스의 지휘 아래 착실하게 학살을 감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연합군 측 또한 순순히 당해줄 생각이 없는 듯 거센 저항을 하기 시작했다.
“우, 우리가 이렇게 죽을 것 같나!!”
하급 기사가 제국군 병사를 향해 달려들었지만.
“뭐야?”
병사는 조소를 터뜨리며, 창을 휘둘러 하급 기사의 목을 꿰뚫었다.
“컥?”
하급 기사는 일개 병사 따위에게 당했다는 것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왜? 병사인 내가 너를 가볍게 죽이는 것이 믿기지 않나 봐?”
그 모습에 병사가 얼굴을 들이대며, 한껏 비웃음을 날렸다.
“이유를 알려줘? 간단해. 그건, 파콘 제국과 다른 왕국의 극명한 수준 차이가 나기 때문이야.”
푸―확!
친절하게 이유에 관해 설명해준 병사는 창을 뽑아 다시 회수했다.
그리고 이 양상은 다른 곳에서도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궁수들은 적들을 향해 쏴라.”
“““예!!!”””
니콜라스 명령에 궁수들은 화살에 마나를 실어 적들을 향해 쏘아냈다.
“““막아!!!”””
병사들은 방패를 내밀어 화살을 막으려고 했지만.
슉, 슉, 슉, 슉, 슉, 슉, 슈―슉!
화살의 방향이 틀어지더니.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푸―욱!
방패를 지나 병사들의 눈을 꿰뚫었다.
“마법사들은 마나를 아끼지 말고 마법을 쏟아내라!”
“““예!”””
니콜라스의 명령에 마법사들은 각자 자신 있는 마법으로 병사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싸, 싸워!”
“왜, 이렇게 전력이 강한 거야…!?”
“사, 살려줘!”
“으, 으아아아악!”
그리고 압도적인 제국군의 무력에 겁을 먹은 병사들은 하나둘 탈영을 감행했다.
지휘관이라도 있었다면 병사들을 다독이며 붙잡았겠지만, 아쉽게도 지휘관은 화염구에 불타 죽으면서 그들을 통제할 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여러분의 힘을 보여주십시오.”
그리고 니콜라스는 소드 마스터와 8클래스 마법사에게 힘을 써달라는 마지막 명령을 내렸다.
“금방 처리하지.”
“어려운 일도 아니지.”
“적국의 기사의 경지가 어떤지 봐볼까?”
“과연, 나를 충족해줄지 모르겠군.”
소드 마스터와 8클래스 마법사는 니콜라스의 명령에 흔쾌히 받아들이며 전투에 나섰다.
그로부터 약 1시간 뒤.
“1명을 제외하고 모든 적군을 박멸했습니다!”
한 병사가 니콜라스에게 침략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보고를 올려왔다.
“생존자는 누구지?”
“침략당한 왕국의 국왕이라고 합니다.”
의외의 생존자에 니콜라스는 눈을 빛내며 말했다.
“호오, 공교롭게도 최고 권력자인 국왕이 살아남았군.”
“척살합니까?”
병사의 물음에 니콜라스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 국왕이라면 그만한 예우를 담아 죽여야겠지. 내 손으로 죽일 테니 국왕 앞으로 안내하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병사의 안내를 받아 알현실 안으로 이동하자.
“…….”
팔, 다리가 잘린 채 옥좌에 앉아 있는 국왕의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침략이 끝난 와중에 할 소리는 아니지만, 순순히 제국의 밑으로 들어왔으면 왕국이 패망의 길을 걷지 않았을 텐데 아쉽군요.”
니콜라스는 진심으로 아쉽다는 듯, 국왕을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이러는 이유가 무엇이더냐?”
왕국을 멸망시킨 적에게 적의를 드러낼 법도 했지만, 국왕은 적의 대신 떨리는 목소리로 니콜라스에게 의문을 드러냈다.
“이러는 이유라고 함은…?”
“…평화로운 세상에 왜 이런 끔찍한 전쟁을 일으킨 것이냐고 물은 걸세.”
국왕의 물음에 니콜라스가 턱을 쓸어 보이며 잠시 고민에 잠기더니.
“우매한 인간 따위가 악마님의 깊은 뜻을 어떻게 헤아리겠습니까?”
이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뜻조차 모르고 따르는 것은 그저 꼭두각시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꼭두각시라… 틀린 표현은 아니군요.”
“굳이 생을 바쳐가며, 꼭두각시로 살아갈 필요가 있겠는가? 지금이라도 죄를 뉘우치고 적군을 철수…….”
국왕의 설득에 니콜라스가 중간에 말을 자르며 말했다.
“아니요. 저희는 계속해서 악마님의 뜻을 따라 국가를 침략할 것입니다.”
“…왜지?”
“저희가 선택한 것이니까요.”
니콜라스의 말에 국왕의 눈가가 파르르 떨려왔다.
“즉, 악마님의 사상을 동조하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꼭두각시를 자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 무슨….”
국왕은 어떠한 대답도 못 하고 허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면, 파콘 제국의 영광을 위해 이만 죽어주십시오.”
싹―둑!
이 정도면 충분한 예우를 갖췄다고 생각한 니콜라스는 국왕의 목을 망설임 없이 베어버렸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 능력을 증명해 보였다고 할 수 있겠지?”
니콜라스는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103화 다이닉 행성 침략 (5)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네.’
정민우는 파콘 제국군이 계획대로 침략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대로 간다면 다이닉 행성 침략하는 것도 문제없겠어.’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다이닉’ 행성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마인들이 기대한 것보다 더 잘해주고 있네요.”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비너스의 말에 정민우는 동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지휘관을 괜찮은 녀석을 임명하니 병사들의 움직임이 달라.”
“그러게요. 그곳에서 지휘에 특화된 고등생물을 얻게 될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니콜라스 마틴’이 없었더라도 침략은 성공적으로 이어졌겠지만, 침략하는 속도가 지금과 달리 늦춰졌을 것이었다.
“이변이 없다면, 다이닉 행성을 침략하게 되겠지만… 비둘기들이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까요?”
비너스의 걱정에 정민우는 진중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가만히 있지 않겠지.”
지금은 잃을 것이 있어 가만히 있지만, 잃을 것이 없어진다면 덤벼들 가능성이 농후했다.
“500명의 비둘기를 타락했다고 해도 2품 비둘기와 싸우게 되는 건데 괜찮을까요?”
비너스의 물음에 정민우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괜찮아, 비둘기들이 덤벼올 때면 행성 침략이 끝날쯤일 테니 신성력을 마음대로 사용하지는 못할 거야.”
아무리 2품이라고 해도 ‘다이닉’ 행성에 신도가 없다면, 온전한 힘을 발휘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6품 비둘기 한 명과 9품 비둘기 500명이 있으니, 잘만 이용하면 큰 피해 없이 죽일 수 있을 거야.”
“…그런가요?”
정민우의 설명에도 비너스는 불안한지 걱정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불안하겠지.’
3품 악마를 사냥할 당시, 고등생물을 모두 동원하고 비둘기까지 동원하고 나서야 겨우 잡을 수 있었던 강적이었는데 2품이면 얼마나 강하겠는가?
‘격전이 이어지겠지만, 결국 싸움에서 이기는 것은 우리가 되겠지.’
2품 비둘기를 얕보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때와 달리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은 한층 성장한 상태였다.
또한, 유레인 행성 때와 달리 마인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 유리한 입지에서 전투를 치를 수가 있었다.
‘일단, 불안함을 조금 덜어줘야겠지?’
부정적인 감정을 느껴봤자. 전투에 있어 도움이 되지 않기에 정민우는 비너스를 달래주기로 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윌리엄이 곧 ‘유레인’ 행성을 침략하면 대량의 마기를 얻게 될 테고. 무엇보다 내겐 ‘루시퍼’ 고유 특성이 있잖아?”
달래주는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비너스의 표정이 한결 편해졌다.
“결전을 앞두고 긴장해서 그런지 이런 추태를 보이고 말았네요.”
비너스의 말에 정민우는 괜찮다고 답하려는 그때.
“이제 보니까 비너스는 겁쟁이구나?”
아누비스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옆으로 다가왔다.
“아누비스 님?”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마. 민우뿐만이 아니라 나도 있으니까.”
자신만만한 아누비스의 모습에 비너스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아누비스 님이라면 믿고 등을 맡길 수가 있죠.”
“그럼, 그럼. 2품이라고 해도 내 대검 앞이라면 평등해질 뿐이야.”
그리고 옆에서 얘기를 듣고 있던 로크와 엘린이 중간에 끼어들며 말했다.
“나도 한 실력 하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개굴개굴.”
“…덤벼오면 죽이면 돼.”
서로 의지하며 다독이고 있던 그때.
“근데, 그 악마는 안 덤벼오는 거야? 한번 싸워보고 싶은데.”
아누비스가 정민우 쪽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대뜸 카트라에 대해 언급해왔다.
“카트라는 덤벼오지 않을 거야.”
정민우의 확답에 아누비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왜?”
“물론, 희박한 확률로 덤벼올 수는 있지만, 자기 목숨이 아깝다면 그러지는 못하겠지.”
내기에 진다면, 바알에게 타박은 들을 수 있겠지만 죽이지는 않을 것이었다.
2품 악마는 중요한 인재 자원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악마를 건드려 내기에 패배하게 되면, 사탄이 따지고 들 명분을 주는 것이기에 바알은 카트라에게 목숨으로 책임을 묻게 될 것이었다.
‘머리가 나름대로 돌아가는 녀석이니, 그런 무모한 짓은 하지 않겠지.’
그래도 희박한 확률로 카트라가 덤벼올 수도 있기에 대비는 철저하게 해두는 것이 좋았다.
“쩝, 아쉽네.”
아누비스는 싸우지 못해서 아쉽다는 듯, 입술을 삐죽 앞으로 내밀었다.
“안 싸우면 좋은 거지.”
“…내 대검으로 그 녀석의 목을 잘라주고 싶었는데.”
“그 얘기는 이제 그만하고. 우리도 비둘기와 싸울 준비에 들어가도록 하자.”
이후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은 비둘기와 어떻게 싸울지 회의를 나눈 뒤 합을 맞추는 시간을 가졌다.
* * *
엘비스가 단신으로 6, 000만 병력을 지워버릴 당시.
“이게 말이 되냐고!!!”
아로마는 집기를 부수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4품 따위가 내가 일군 행성을 넘봐!?”
모든 집기를 부순 아로마였지만,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여전히 씩씩거리며 분을 참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다고 뭐가 달라집니까?”
그 모습을 한심하게 보던 세이나가 말을 걸자.
“닥쳐!!!”
아로마는 얘기를 듣지 않겠다는 듯,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
“……후.”
세이나는 상종하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내저으며, 등을 돌렸다.
“진정하는 게 어때? 이 상태면 될 일도 안 된다고.”
보다 못한 카트라가 아로마를 진정시키자.
“제기랄!!!”
아로마는 거칠게 욕설을 내뱉으며, 의자에 앉았다.
“그래, 화 좀 진정시키고. 이제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논의해보자고.”
타개할 방법을 논의해보자고는 했지만, 카트라 또한 지금 상황을 풀 묘안 따위는 없었다.
‘하… 이대로 지는 건 기분이 너무 더러울 것 같은데.’
성격상 정민우를 찾아가 죽여버릴까 싶었지만.
‘아니야, 확실하게 죽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건드렸다가 오히려 내가 죽을 수도 있어.’
정민우를 건드리면, 계약서를 위반하는 것이기에 바알의 손에 죽게 될 가능성이 컸다.
‘차라리, 영감탱이한테 욕을 먹고 말지.’
카트라는 아로마만 아니었다면, 제대로 된 대결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아쉬움을 느꼈다.
‘…그래도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아쉽지.’
이왕 이렇게 상황이 꼬인 거, 카트라는 정민우에게 골탕을 먹이기로 했다.
‘비둘기를 선동해 정민우와 어떻게든 싸우게 만들어야겠어.’
그럴 확률은 낮겠지만, 만약 죽기라도 한다면 남은 비둘기를 죽이고 행성을 침략하면 됐다.
‘가볍게 입을 털어볼까?’
카트라는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아로마에게 시선을 옮기자.
“무슨 방법이라도 있는 거냐?”
때마침 아로마가 해결책에 대해 물어왔다.
“저번에 얘기했던 거 기억해?”
“어떤 거?”
“정민우와 다른 악마를 죽이면 이 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던 거 말이야.”
“…….”
카트라의 말에 아로마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분명, 그때 거절했던 거로 아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잖아.”
“…상황이 달라졌다고?”
아로마의 물음에 카트라가 상냥한 목소리로 친절하게 대답했다.
“그전에는 비둘기… 아니, 천사들이 죽으면 인간들에게 내린 신성력이 사라져 신뢰를 잃을까 봐 그랬던 거잖아?”
“…그렇지?”
“그렇다면 이제는 싸워도 문제없지 않겠어? 어차피 신뢰를 잃어도 상관없게 됐잖아. 이미, 침략당하기 직전까지 내몰렸으니까 말이야.”
“…….”
카트라의 설명에 아로마가 혹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싸우게 된다면, 너한테는 아무 피해 없을걸? 입어봤자. 저기 뒤에 서 있는 천사들뿐이겠지.”
“그렇긴 하지.”
아로마가 동조하는 반응을 보이자.
“““…….”””
뒤에 서 있던 천사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생각해보니,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아로마는 천사들의 일그러진 표정을 봤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카트라의 의견에 긍정적인 뜻을 밝혔다.
“지금, 부하들을 고기 방패로 사용하겠다는 겁니까!?”
참다못한 세이나가 소리를 지르며 따지고 들었지만.
“그러면, 이것 말고 다른 방법 있어?”
아로마는 표정 하나 안 바꾸고 역으로 따지고 들었다.
“…….”
세이나가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자.
“거봐. 지금 이 방법이 최선이잖아? 그리고 그렇게 반대만 할 거면 해결책을 가지고 말하도록 해라.”
아로마는 세이나를 비웃으며 조롱을 날렸다.
“그래도 이거는 아닙니다! 차라리 행성을 포기하는 게…….”
세이나는 다른 방법을 제시해보려고 했으나.
“그것만은 절대 안 돼! 내가 여기에 쏟은 시간이 얼만데!?”
아로마가 살기 어린 눈빛으로 세이나를 노려보며 반대했다.
“그러면 같이 다른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죠.”
“아니, 이 방법 말고는 없어! 억울하지도 않아? 겨우 박쥐 새끼 때문에 우리의 수고가 물거품으로 돌아간다는 게!?”
“…….”
세이나는 아로마의 광기에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이대로 절대 포기 못 해!!!”
수백 년간 정성을 쏟아부은 행성이 박쥐에게 넘어가게 생긴 것이었기에 분노를 터뜨리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갔지만.
‘그래도 방식이 너무 잘못됐어.’
그 분노가 부하들을 사지로 몰고 가는 것은 정당화가 될 수 없었다.
‘정민우는 절대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야.’
직접 경험해본 바로써 정민우라면 천사들을 전부 죽이고도 남을 위인이었다.
‘…정민우와 싸우긴 싫다만, 저 녀석이 절대 뜻을 굽히려고 하지 않겠지.’
계속해서 반대한다면, 분을 참지 못하고 자신을 죽이려 들것이었다.
또한, 천사들이 싸움에 나서지 않는다고 해도 죽이려 들것이 안 봐도 뻔했다.
‘어떻게든 싸움을 최대한으로 미루고 대비를 하는 게 최선이겠어. 그래도 2품 천사면 정민우를 전투에서 압도할 수 있겠지.’
이후 세이나는 3시간의 걸친 설득 끝에 조금 더 지켜보고 답이 없으면 그때 악마들을 죽이자는 극적인 타협을 끌어냈다.
그리고 세이나는 천사들을 이끌고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을 상대할 준비에 들어갔다.
* * *
엘비스가 6, 000만 병력의 생명을 거둬가고부터 한 달 뒤.
“악마님, 몬스터를 대여하도록 하겠습니다.”
몸 상태가 호전되자마자. 엘비스는 다음 작전을 실행시키기 위해 정민우를 찾았다.
“좋다.”
정민우는 이 말만을 기다렸다는 듯, 품속에서 양피지를 꺼내 들며 말했다.
“여기에 사인하면 된다.”
“피를 흘리지는 않는 겁니까?”
“이건 거래니까 말이야.”
설명을 들은 엘비스는 군말 없이 양피지에 사인하자.
“거래 완료다.”
스르륵―
높게 쌓여 있던 금괴가 녹아내리며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쨍그랑―
그리고 허공이 일렁이더니, 검은 공간이 새롭게 생겨나더니.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군복을 입은 홉고블린과 오크 대군이 검은 공간에서 발걸음을 맞추며,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호오, 일반 고블린과 오크와는 차원이 다르군요.”
엘비스는 그들의 진가를 알아봤는지, 눈에 이채를 띄며 감탄을 터뜨렸다.
“누가 사육했는데. 이 정도는 당연하지.”
정민우는 어깨를 으쓱이며, 도열한 몬스터들에게 시선을 옮겼다.
“드디어 너희가 활약할 때가 도래했다.”
이어서 곧 전쟁의 서막이 열릴 것을 말해주자.
“““우와아아아아!!!”””
몬스터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표출했다.
“명령은 이 친구가 할 테니 잘 듣고 따를 수 있도록.”
정민우의 소개에 엘비스가 앞으로 걸어 나오며 말했다.
“제군들이 할 일은 간단하다. 저 타버린 밀림을 넘어 국가들을 침략하면 된다.”
너무나도 쉬운 명령에 몬스터들이 음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또한, 현재 적들은 별 볼 일 없는 상태이니 최적의 기화라고 할 수 있겠지.”
엘비스의 말대로 밀림 너머에 있는 왕국은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었다.
남은 3, 000만 병력은 파콘 제국군들을 막기 위해 이동한 상태였기에 다른 국가들은 최소한의 병력만을 남겨두었다.
“가서 무분별한 학살을 벌이고 와라.”
그렇게 엘비스가 밀림 너머에 있는 왕국들을 가리키며, 사냥할 것을 명령하자.
“““알겠습니다!!!”””
몬스터들은 힘찬 대답과 함께 녹색 물결이 적국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104화 내기의 끝 (1)
홉고블린과 오크 대군이 진군하고 한 달 뒤.
주변 국가들은 이렇다 할 대항도 못 하고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갔다.
다른 국가에 병력을 요청해 봤으나.
아쉽게도 파콘 제국군의 침략으로 인해 다른 국가 또한 사정이 여의찮았기에 병력을 보내주지 못했다.
그렇게 다시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을 때쯤.
파콘 제국은 10분의 9를 침략하며, 침략의 끝을 달리고 있었다.
“이제는 가망이 없네.”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아로마는 여기서 반전을 꿰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을 죽이기로 했다.
“남은 10분 1 국가마저도 침략당하면 그때는 정말 끝이다.”
여기서 파콘 제국이 침략을 마치게 되면,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는 영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기에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
“준비됐지?”
아로마가 뒤쪽으로 시선을 던지며 묻자.
“준비는 완벽합니다.”
1, 000명의 천사를 대동한 세이나가 굳은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작전은?”
이어지는 아로마의 물음에 세이나가 작전에 대해 간단히 브리핑했다.
“두 달간 합을 맞추며, 정민우와 다른 악마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일격에 죽이는 것입니다.”
“약점? 어떻게 알아냈는데.”
“그건…….”
세이나가 약점을 어떻게 파악했는지 대답하려는 그때.
“그건 내가 알아냈지.”
카트라가 중간에 끼어들며,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두드려 보였다.
“네가?”
“응, 내가 머리를 좀 쓰거든.”
“직접 상대해 보지도 않았는데 약점 파악이 가능하나?”
아로마의 의문에 카트라가 별거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내가 보여줬던 서류 기억나지?”
“기억하지.”
“거기에 적힌 고유 특성을 보고 전투에 관한 시뮬레이션을 머릿속으로 돌려보며, 약점이 될만한 부분들을 유추했지.”
“믿을 만한 거야?”
카트라의 말에 아로마가 미심쩍은 눈빛을 보냈지만.
“일리가 있었습니다.”
세이나가 걱정하지 말라는 듯, 대신 나서며 대답했다.
“일리가 있었다고?”
“예, 서류에 적힌 전투 방식을 참고했기에 신빙성이 꽤 높았습니다. 또한, 약점을 노려 죽이는 작전을 진행해도 손해 볼 것이 없었기에 카트라의 의견을 받아들였습니다.”
“네가 그렇게까지 얘기한다면야. 그런 것이겠지.”
몇십 년이라는 짧은 시간을 보냈지만, 세이나가 일을 허투루 하는 녀석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굳이 더 캐묻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 싸우러 가볼까?”
아로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공간에 자신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오랜만에 쓰게 됐네.”
황금색으로 빛나는 창.
“오랜만에 합이나 맞춰보자고 파트너.”
아로마는 창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자신감에 찬 미소를 지어 보였다.
“창과 사이가 애틋한가 봐?”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카트라가 깐죽거렸지만.
“당연하지. 이 녀석이 나를 이곳까지 올라가게 해준 파트너니까 말이야.”
아로마는 카트라의 깐죽거림이 들리지 않는지, 계속해서 창을 어루만질 뿐이었다.
“…그래?”
예상과 다른 반응을 보이자. 카트라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물러났다.
“이제 박쥐들을 처단하러 가도록 하지.”
그렇게 한참 동안 창을 어루만지던 아로마는 세이나와 비둘기에게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그 말씀은 언제 하시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세이나는 질린 표정을 지으며, 철퇴를 어깨에 올려 보였다.
“나를 따라오도록 해라.”
펄럭―
아로마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며, 파콘 제국이 있는 방향으로 이동하자.
펄럭, 펄럭, 펄럭, 펄럭, 펄럭, 펄럭, 펄럭, 펄럭, 펄럭, 펄럭, 펄럭, 펄럭―!
세이나와 1, 000명의 천사가 아로마를 따라 날갯짓하며 따라나섰다.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
한편, 천사들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카트라는 흥미진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된다면, 비둘기 쪽이 이겼으면 좋겠는데.”
카트라는 전쟁에 관여할 수 없었기에 그저 속으로 응원을 하는 것만이 최선이었다.
“쩝, 만약 정민우 쪽이 이기면 영감탱이한테 된통 깨지겠지.”
벌써, 욕먹을 것을 생각하니 귀가 간지러웠다.
“그래도, 기회는 이번만이 아니니까. 나중에 마계에서 따로 갚아주면 되겠지.”
상황이 여의찮아 까불거리는 후배를 혼내주지 못했지만, 기회는 많으니 참아보기로 했다.
“그러면, 명당을 찾아서 싸움 구경을 보러 가보도록 할까?”
직접 눈으로 전투 방식을 담아야 나중에 어떻게 상대할지 감을 잡을 수 있기에 카트라는 숨어서 그들의 전투를 관람할 생각이었다.
이후 카트라는 날개를 펄럭이며, 싸움을 관람할 곳을 찾아 나섰다.
* * *
그 시각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은 까맣게 타버린 밀림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제 슬슬 올 때가 된 것 같은데.”
밀림에 자리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제국 안에서 싸우는 것보다 지형물이 없는 곳에서 싸우는 곳이 유리할 것 같아 며칠 전부터 밀림에서 천사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이었다.
“아, 진짜. 언제 오냐.”
아누비스는 기다리기 지겹다는 듯, 대검을 휘두르며 무료함을 달랬다.
“기다리면, 금방 올 거예요.”
비너스의 말에 아누비스가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차라리, 우리가 찾아가서 싸움을 거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먼저 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 같았지만.
“거기에 어떤 함정을 준비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가는 것은 위험해. 어차피 급한 곳은 그쪽이니 알아서 찾아올 거야.”
무슨 수작을 걸지 모르기에 안정적으로 밀림에서 기다리는 것이 좋았다.
“쩝, 그러면 어쩔 수 없지.”
정민우의 설명에 아누비스는 수긍하며, 바닥에 누워버렸다.
“아누비스, 뭐해? 개굴개굴.”
그 모습에 로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누비스의 행동에 관해 묻자.
“기다리는 동안 낮잠이라도 자고 있으려고.”
아누비스가 눈을 감으며, 낮잠을 자겠다고 알려왔다.
“응? 이제는 잠을 잘 필요가 없지 않아? 개굴개굴.”
“시간 죽이는데 수면만 한 게 없거든.”
언제 싸울지 모르는 상황에 낮잠을 자는 행위는 상당히 위험했지만.
‘차라리 낮잠을 자게 놔두는 게 좋겠어.’
온종일 싸우고 싶다고 노래 듣는 것보다는 나았기에 정민우는 아누비스를 가만히 놔두기로 했다.
그렇게 아누비스에 시선을 떼며, 하늘을 바라보길 20분 정도 흐르자.
“왔네.”
펄럭―
하늘에 새하얀 날개를 펄럭이며, 이쪽으로 날아오는 1, 000명의 비둘기를 발견할 수가 있었다.
“드디어 온 건가!?”
아누비스는 언제 낮잠을 취했냐는 듯, 정민우 옆에 서서 반짝이는 눈으로 하늘을 바라봤다.
“다들 전투 준비해.”
정민우의 말에 마교회 멤버들은 각자의 무기를 꺼내 들며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선두에 선 녀석이 2품 비둘기인가?’
선두에 선 녀석의 신성력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니, 정민우는 저 녀석이 2품 비둘기라는 것을 확신할 수가 있었다.
‘그러면, 어떤 고유 특성이 있는지 한 번 봐볼까?’
정민우는 선두에선 비둘기를 보며 ‘천안’을 사용하자.
【‘아로마’의 정보를 불러옵니다】
천안이 발동되며, 새로운 정보창이 떠올랐다.
『정보창』
〈기본 정보〉
이름 : 아로마
성별 : 남성
나이 : 4, 500살
〈세부 정보〉
품계 : 2품(二品)
성향 : 선(善)
고유 특성 : 전투 감각(戰鬪感覺)
현재 감정 : 분노
‘아로마…? 무슨 오일 같은 이름이네.’ 정민우는 이름을 보며, 속으로 얕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서 정보창을 살펴보니.
‘전투 감각?’
고유 특성이 눈에 들어왔다.
‘어떤 효과인지 확인해볼까?’
정민우는 효과를 알기 위해 고유 특성을 눌러 확인해봤다.
【전투 감각(戰鬪感覺)】
전투가 시작할 시, 적으로 인식한 자의 공격의 경로와 적을 사살할 수 있는 최적의 경로를 볼 수가 있다.
‘고유 특성 이름대로 완전 전투에 특화돼 있네.’
정민우는 생각보다 전투가 힘들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정보창을 닫자.
펄럭―
“네놈이 정민우냐?”
지척에 다가온 아로마가 정민우를 바라보며 정체에 대해 물어왔다.
“알아서 뭐 하게?”
아로마의 물음에 정민우는 대답 대신 물음으로 되받아쳤다.
그리고 아로마를 향해 ‘마안’과 ‘심안’을 동시에 사용했다.
【정민우와 다른 악마들의 죽음】
머리 위에 글자가 조합되더니, 아로마의 적나라한 욕구를 볼 수가 있었다.
【찢어 죽이는 게 좋을까? 아니면……. 】
속마음 또한, 자신의 죽일 생각으로 가득 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 마안과 심안을 사용하지 않아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표정에서 뻔히 보이긴 하네.’
그 모습에 정민우는 아로마의 평가를 수정했다.
‘머리가 좋지 않은 것을 보니, 무력 하나만으로 2품에 올라섰을 가능성이 크겠어.’
지능이 떨어지나 무력이 뛰어난 비둘기로 말이다.
‘싸울 때 더 조심해야겠어.’
그렇게 아로마에 관한 평가를 끝냈을 때쯤.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거냐?”
아로마가 표정을 구기며, 바닥에 착지했다.
“장난이라니, 진짜 알아서 뭐 할 건지 궁금해서 물어본 건데?”
정민우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아로마의 신경을 살살 긁자.
“됐다. 어차피, 이곳에 있는 악마는 너희들밖에 없을 테니까.”
아로마는 창을 거칠게 휘두르며, 으르렁거려왔다.
“죽을 준비는 됐겠지?”
이내 침착함을 되찾았는지, 갑자기 조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아로마의 말에 정민우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죽을 준비? 그건 네놈이 해야 하지 않을까?”
“박쥐 새X 아니랄까 봐. 입만 살았네.”
“그러는 너는 비둘기라 학습 능력이 없나 봐?”
“…뭐?”
“뻔히, 말에서 밀릴 걸 알면서 말을 털어오잖아. 학습 능력이 떨어지니 이러는 거 아니야?”
“…….”
정민우의 말에 아로마는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왜, 아무 말도 없어? 아하, 학습 능력이 떨어진 걸 이제 깨달아서 그런 거구나?”
이어지는 정민우의 도발에 아로마는 인상을 와락 구기며 소리쳤다.
“둘러싸!!!”
팟, 팟, 팟, 파팟―!
아로마의 명령에 천사들은 빠르게 움직여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을 둘러쌌다.
“과연 4품짜리 박쥐가 이 인원을 감당할 수 있을까?”
그렇게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어 보이던 그때.
뚜벅, 뚜벅, 뚜벅.
“아로마 님, 방심은 좋지 않습니다.”
세이나가 뒤로 다가오며, 아로마에게 경고했다.
“쯧, 알았으니 보조나 잘하라고.”
그녀의 조언을 귓등으로 듣지 않는 아로마였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순순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자, 그러면, 박쥐 사냥을 시작해볼까?”
이어서 정민우와 마교회 멤버들을 공격하려는 명령을 내리려는 순간.
“풉! 푸하하하핫!!”
대뜸 정민우가 배를 부여잡으며,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실성하기라도 한 거냐?”
아로마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자.
“마지막까지 혹시나 했는데, 너 정말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구나?”
알 수 없는 말을 내뱉는 정민우였다.
“…뭐라고?”
자신을 무시하는 행동에 아로마는 짜증이 솟구쳤지만.
“같잖은 수작을 부리네.”
살기 위해 있는 척하며 수작을 걸어오는 것으로 생각했다.
“진짜, 천계에 수준도 알만하다.”
“네 녀석의 몸에 수십, 수백 개의 창이 박혀도 계속 입을 놀릴 수 있나 보자고.”
아로마는 더 이상 정민우의 말을 듣지 않기로 하며, 천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저 녀석들을 죽여버려!”
자신 또한 자세를 고쳐잡으며, 싸울 준비를 하던 그때.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돌연, 뒤에서 살을 꿰뚫는 소리가 들려왔다.
“…음?”
이상함을 느끼며 뒤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뭐?”
날개가 검게 물들어, 타락한 부하들이 다른 부하들을 죽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너, 너희 뭐하냐?”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멍하니 그곳을 응시하고 있자.
푸――욱!
“컥…?”
여러 병장기가 자신의 가슴을 뚫고 튀어나왔다.
“쿨럭…?”
아로마는 고개를 젖혀 뒤를 바라보자.
“…….”
타락한 천사들이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자신의 등에 병장기를 쑤셔 넣고 있었다.
“언제부터…?”
아로마는 갑작스러운 부하들의 타락에 당혹감을 느끼고 있자.
“푸히힛!”
날개가 검게 물든 세이나가 입을 가리며, 어깨를 들썩였다.
“…세이나?”
아로마가 조심스럽게 세이나의 이름을 부르자.
“왜 불러?”
세이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했다.
“…언제부터 타락했던 거냐?”
아로마는 떨리는 눈빛으로 세이나에게 묻자.
“처음부터.”
“…….”
세이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동안 병X같이 눈치채지 못 해줘서 고마워. 덕분에 민우 님의 명령을 훌륭하게 해낼 수 있게 됐어.”
그리곤 아로마를 향해 철퇴를 내려쳤다.
콰―직!
105화 내기의 끝 (2)
철퇴에 얻어맞은 아로마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아로마는 몸이 바닥으로 기울어지면서도 상념을 멈추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박쥐 새X한테 놀아났다는 건가?’
아로마는 카트라의 말을 믿지 않고 세이나를 처단하지 못했다는 것에 후회감이 밀려 들어왔다.
‘세이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얘기가 달라졌을까?’
세이나를 영입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고민해봤지만.
‘아니,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겠지.’
저 간악한 박쥐 새X라면 세이나가 없어도 똑같은 결과물을 만들어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차라리, 존재에 대해서 눈치챘을 때 위험을 감수하고 싸웠어야 했어.’
하지만, 이런 후회를 한다고 한들 시간은 되돌릴 수가 없었다.
‘지금이라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해.’
자신을 따르는 부하들은 전부 죽어, 혼자밖에 남지 않게 됐지만.
‘아직, 내 곁에 파트너가 남아있어.’
한평생 전장에서 같이 싸워 온 파트너가 자신 손에 쥐어져 있었다.
‘파트너, 준비됐지?’
아로마의 물음에 창이 진동하더니.
【준비는 진작에 끝나 있었다고】
창의 사념이 아로마의 머릿속에 들려왔다.
‘전부 죽이고 행성을 되찾자고.’
【언제나 위기를 이겨냈던 것처럼 말이지】
아로마는 피식 웃으며, 주위를 훑어보자.
쐐――액!
세이나의 철퇴가 눈앞까지 다가온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내가 이대로 당할 것 같아?”
아로마는 자신을 제외한 모두를 적으로 규정하니.
‘보인다!’
이 상황을 타개할 동선 들이 머릿속으로 입력되기 시작했다.
“흡!”
퍼―억!
아로마는 넘어지는 동시에 세이나의 배를 걷어차 거리를 벌렸다.
“크흑!?”
세이나가 밀려난 것을 본 아로마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뒤에 자리한 천사들을 향해 창을 내던졌다.
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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