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elha 4

은 편이네.”
현재 성혁의 레벨만 해도 24.
물론 리치 벨모른과 언데드 무리들의 경험치를 홀로 독식한 게 크기는 했지만 그외에는 순전히 양봉만 했을 뿐이다.
뭐, 영역이 확장되면서 몬스터의 리젠 구역이 겹쳐진 탓에 근래들어 자주 몬스터의 사냥이 발생하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커뮤니티 게시판에 공식적으로 올라온 랭킹의 1위가 20레벨이 고작이라니.
“이거 설마, 내가 한국 서버의 랭킹 1위인 건 아니겠지?”
아직 성혁과 마찬가지로 정리충에게 제보하지 않은 플레이어들도 생각헤보면 높은 레벨의 플레이어들은 더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높기야 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봤자 레벨 올라가는 속도가 갈수록 더뎌지는 것을 감안해보면 성혁은 최소 한국 서버 내에서 레벨로든, 코인으로든 세 손가락 안으로는 꼽히는 강자라는 소리인 셈.
“하하, 아니 무슨 양봉만 했다고 이렇게 강해지냐······.”
성혁으로서는 다소 어이가 없는 일이지만 혹자가 보았더라면 사실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위이잉- 위이이잉-
위에에에엥-
성혁의 주변으로 펼쳐진 10개의 벌통과 그곳을 쉴새없이 오고가는 수 십만.
아니, 이제는 조만간 루비젬과 페리도트를 총 합계하여 70만 마리의 단위를 찍어내고있는 꿀벌 무리.
농사로 치자면 만석꾼이 농사를 짓는.
소위 말해서 물량빨로 밀어붙이고 있었는데 강해지지 않으면 그게 더욱 이상한 일이다.
27화 
어두운 밤이 드리운 자연의 숲 속.
하지만 그럼에도 성혁의 양봉 농장에는 불빛이 밝게 빛나고 꿀벌들은 그 빛 속을 유영하며 어둠 속에서도 잘도 꽃을 찾아내서 꿀을 채취해온다.
보통 야행성이 아닌 꿀벌들로서는 실로 놀라운 일.
그러나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닌 것이 진화라는 시스템도 그렇고, 루비젬과 페리도트.
두 종류 전부 다 지구가 아닌 델타리어와 독지대 그리엄이라는 타 차원에 서식하는 꿀벌종들.
더군다나 영역을 확장하는 성혁에게 있어서 어둠은 딱히 문제될 것이 없다.
어째서냐고?
“뭔가 이렇게 보면 벌통이 아니라 천연 가로등같은 느낌이라니까.”
성혁이 거래소에서 구입한 물건들 중에서 가장 쏠쏠한 득을 보고 있는 물품중 하나인 길라이트 합판.
빛을 뿜어내는 재료의 특수성을 가지고 있는 벌통이 1, 2개도 아니고 6개나 되는 숫자가 농장에 나란히 자리를 잡고 끊임없이 빛을 뿜어내고 있었으니 꿀벌들도 시야에 대한 차단을 그리 크게 받지 않고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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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자의 특대형 길라이트 혈옥 합판 벌통(★★★-)]
* 분류 : 기타
* 주변 반경 13(+2)KM 모든 아군 개체 및 오브젝트에게 '수호자의 빛의 정령의 가호'가 적용됩니다.
※ 수호자의 빛의 정령의 가호 : 피로함이 가시게되며 시야 차단의 효과에 대해서 15(+2)%의 면역 효과를 얻습니다. 오브젝트가 성장 가능한 자연 식생의 경우 성장 속도가 43(+6)% 촉진됩니다.
[수호자의 특대형 길라이트 합판 벌통(★★+)]
[수호자의 특대형 길라이트 뤼륨 합판 벌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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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이거 딱히 눈이 아픈 건 아닌데, 이 이상 늘리면 곤란하긴 하겠어.”
물론 이렇게 빛이 새어나오는 것이 무조건 이득만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예전에 길라이트 합판 벌통이 1개만 있을 때에야 빛의 강도가 그렇게까지 강하지도 않았기에 상관치 않았었다.
허나 이제는 무려 6개의 빛이 하나로 응집된 상태.
사방으로 빛을 뿜어내는 것은 어찌보자면 ‘나 여기 있소!’라고 광고하는 꼴이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그 덕분에 빛을 보고 몰려든 몬스터들도 적지만 어느정도 있는 편에 속하기도 했었고 말이다.
“꿀벌들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게 일단은 최우선이야.”
애시당초에 요지경의 세상에서 끊임없이 쏟아져나오는 몬스터와의 전투는 피할 수 없는 것인 법.
튼튼이와 릴리.
두 군단장 꿀벌들의 지휘와 봉독탄을 비롯한 아이템의 사용과 꿀벌 좀비 등.
최대한 꿀벌들의 피해를 줄이는 것에 집중하며 성혁은 ‘꿀벌 가공품 애호가’의 쿨타임이 돌자마자 품 안에서 종류별로 로열젤리 알약과 프로폴리스 필름을 입 안에 털어넣고는 천람봉독꿀차로 한 입에 꿀꺽 삼킨다.
남들은 비싸서 감히 손도 못대는 귀중한 영구 능력치 상승의 소모품들.
하지만 직접 생산과 가공이 가능한 성혁에게는 언제든지 양봉 채집만 하면 손에 넣을 수 있는 물품들이기에 섭취하는 것에 망설임이 없다.
“후우, 좋다.”
루비젬과 페리도트.
달콤하면서도 톡쏘는 맛이 일품인 두 건강 식품들을 매일 하루에 꼬박꼬박 4개씩 챙겨먹으니 성혁의 능력치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쭉쭉 상승한다.
그리고 그 결과,
[특정 각성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 아이템의 효과를 제외한 순수 정신력 능력치 100이상]
내구에 이어서 마침내 두 번째로 100에 도달하게 된 정신력 능력치.
역시나 성혁이 예상했던 대로 각각의 능력치들의 수치들 중 일정량에 도달하게 되면 꿀벌 수호자로서의 히든 피스의 조건이 개방되는 개념인가보다.
[꿀벌 수호자의 권능이 강해집니다. 무리에 속해있는 모든 꿀벌들의 마나량이 증가하며, 스킬의 레벨업 속도가 상승합니다.]
[해당 권능의 효과는 정신력 능력치가 상승할 수록 더욱 많은 마나량과 스킬의 레벨업 속도를 올려줍니다.]
“이것도 제법 괜찮은데?”
일벌들과 같이 평범한 개체들의 마나량과 스킬은 그리 쓸모가 없을 수도 있을테지만 상위종에 해당하는 엘리트 꿀벌들과 정예 꿀벌들에게는 그야말로 직빵이다.
마나가 많아지는 만큼 스킬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테고, 그에 따라서 스킬의 레벨업 상승 속도도 빨라질 테니 그야말로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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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력 : 39 민첩 : 111(+25) 내구 : 173 제어 : 32(+10) 정신력 :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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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일단은 빠르게 모든 능력치 100을 돌파시키는 게 좋겠지?”
히든 피스.
모든 꿀벌 수호자의 권능을 깨기 위해서는 내구와 정신력에 이어서 근력, 민첩, 제어의 능력치 또한 100을 뚫는 게 우선일 터.
당연한 말이지만 개중에서 그나마 가장 빠르게 달성할 만한 것은 민첩이다.
착용 아이템의 효과를 제외하고 ‘순수’능력치로만 따진다면 앞으로 총 필요한 능력치는 약 14.
성혁이 3레벨을 올리거나 혹은 민첩을 영구적으로 상승시키는 가공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성공시키거나 둘 중 하나를 이뤄야만 한다.
“아직 스킬 레벨이 낮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또 다른 재료를 넣어야되는 건지 몰라도 참 까다롭단 말이지.”
사실 성혁도 로열젤리 알약과 프로폴리스 필름에 이어서 스킬과 지식의 도움을 빌어서 화장품과 순수 분말 등.
별의별 가공 방식을 다 시도해봤지만 결말은 애석하게도 꽝이다.
아니, 딱 하나 건진 게 있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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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자의 페리도트 릴리져 봉독 프로폴리스 화장품(★★★+)]
※ 남아있는 기간 10일(기간이 완료될시 독성 효과가 중화됩니다.)
* 분류 : 소모품
* 사용시 피부 미용, 면역력 증진등의 효과와 함께 해당 개체에게 '수호자의 페리도트 릴리져 봉독 프로폴리스의 미용'이 적용되며, 1번에 한해서 제어가 1만큼 영구적으로 증가합니다. 현재까지 사용횟수 0 / 1
※ 수호자의 페리도트 릴리져 봉독 프로폴리스의 미용 : 60분간 모든 종류의 페널티 효과에 대해서 55(+8)%의 면역력이 상승하며, 제어가 16(+3)증가합니다.(내구도 1감소, 쿨타임 60분)
* 설명 : 수호자의 키워드가 새겨져있는 ★★★+등급의 페리도트 릴리져 봉독 프로폴리스 화장품입니다. 페리도트 프로폴리스와 루비젬 릴리져 꿀벌 봉독의 조화로 인해 탄력성과 피부 미용. 면역력을 챙겨줍니다. 또한 플레이어마다 1번에 한해서 영구적으로 능력치를 증진시켜줍니다. 단, 아직 독성이 제대로 중화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사용시 피부 트러블과 함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내구도 : 6 / 6(+2) - 수리가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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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이에게서 얻은 페리도트 꿀벌 천람봉독과 마찬가지로 릴리에게서 얻었던 루비젬 꿀벌 릴리져 봉독.
처음에 그것을 얻었을 때에는 곧바로 릴리져 봉독꿀차를 만들어봤었는데 이게 웬걸?
영구적인 능력치가 붙지도 않은.
괜히 재료만 아까운 게 튀어나와버렸다.
물론 효과 자체만 보자면 평범한 봉독으로 제작한 봉독꿀차와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편에 속하기는 했지만 성혁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영구적인 능력치의 상승이 붙은 가공품.
결국 몇 번의 시도를 더 해본 끝에 건지게 된 게 바로 이 릴리져 봉독 프로폴리스 화장품이다.
처음으로 얻게 된 ‘섭취’가 아닌 ‘사용’을 통해 영구적으로 능력치를 증가시켜주는 아이템.
같은 3성+등급에 해당했었던 천람봉독꿀차가 근력1과 내구2를 증가시켜주는 것에 비하면 제어1이라는 수치는 작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잊어서는 안될 것이, 프로폴리스 화장품은 1번 사용하고 소멸하는 종류의 아이템이 아니라는 점이다.
“6번이나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장점이지.”
영구 능력치 상승은 1번뿐이라고 하지만 이것을 1개 사서 6명이서 나눠서 사용한다는 전제를 한다면 영구적으로 제어 능력치 6의 가치를 지닌 셈이었으니 가성비적인 면으로는 상당히 쏠쏠한 가격에 팔아치우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이 요지경이 되었다 하더라도 사람 보는 눈은 변치 않는 법이라고.
외모지상주의 사회는 여전히 존재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런 세상일 수록 더욱 구하기 힘들어진 피부 미용 관련 제품들은 남녀를 따지지 않고 끊임없는 인기를 구가하게 될 터.
“게다가 이건 무려 천연 화장품이라고.”
꿀벌 수호자인 성혁이 직접 손수 채집하고 얻어낸 프로폴리스와 봉독으로 만들어낸 자연 그대로를 담아낸 천연 화장품.
뭐, 어쨌든 봉독으로 만들어낸 만큼 피부 트러블이 발생할 확률도 존재했지만 그것도 기간이 지나서 독성이 완전히 중화되면 부작용 자체가 사라지게되니 만사 오케이다.
“애초에 나는 그런 걸 신경 쓸 필요도 없지만 말이야.”
찌익-
톡- 톡톡톡-
독성이 중화되든 안되었든간에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쭉 짜내서 얼굴과 손에 쓱쓱 바르는 성혁의 손길.
다소 따끔거리기는 했지만 이것은 통증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몸에 얼음팩을 올려놓기라도 한듯 시원한 느낌이 들 정도다.
[꿀벌 수호자의 직업 특화, 꿀독불침이 발동됩니다.]
[꿀벌의 해로운 독 효과에 완전 면역됩니다.]
“꿀벌 한정이긴 하지만, 독 효과가 면역되니까 참 편하다니까.”
부작용을 신경 쓸 필요없이 봉독으로 만들어진 아이템을 섭취하거나 사용 할 수 있다는 것.
남들에게는 별 거 아니게 여겨질 수도 있을 테지만 ‘꿀벌 가공품 애호가’라는 쿨타임이 6시간 때마다 꾸준히 사용해줘야하는 성혁으로서는 그야말로 꿀맛과도 같은 직업 특화다.
“자, 그럼 이걸로 건강도 다 챙겼으니 마저 일이나 해볼까.”
풍족한 건강 식품으로 몸과 정력과 피부 미용을 비롯한 영구 능력치 등.
챙길 수 있는 것은 전부 다 챙기고 진행하는 작업.
하지만 양봉과 가공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성혁의 귓가로 하나의 알림음이 울려퍼진다.
[루비젬 정찰 꿀벌(★★+)이 정찰을 시도합니다.]
늘 일상처럼 울려퍼지는 정찰 꿀벌의 정찰 내용.
그러나 성혁이 해당 부분에 작업을 멈칫하게 된 이유는 정찰을 통해 발견하게 된 것이 꽃무리도, 자연 식생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를 발견했습니다!]
[플레이어를 발견했습니다!]
[몬스터를 발견했습니다!]
······.
“사람이잖아?”
요지경의 세상이 도래한 이후로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4명의 사람.
정찰 꿀벌이 보내오는 이미지로 확인해보니 각각 2명씩 이루어진 남성과 여성이다.
[사람 ?레벨(악인이 아닙니다.)]
[사람 ?레벨(악인이 아닙니다.)]
······.
처음 보게 되는 플레이어는 저렇게 표시되는 것이 정상인 것일까?
레벨과 이름도 파악되지 않고 그저 악인이 아니라고만 표시되어있는 그들의 상태.
하지만 지금 중요한 문제는 그게 아니다.
[퍼져나가는 점균 버섯 스팅거 18레벨(★★★-)] - 필드 보스 몬스터
플레이어의 발견뿐만 아니라 함께 표시되었던 몬스터의 발견.
개체는 단 1마리뿐이었지만 ‘필드 보스 몬스터’라는 표시는 결코 혼자라고 해서 얕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한 개체만으로도 결코 약한 힘을 지니지 않았었던 리치 벨모른.
녀석보다 레벨은 낮은 편에 속했지만 상당히 빠른 속도와 주변의 나무나 식물들을 썩어 문드러지게 만들 정도의 강력한 독성 포자를 내뿜는 모습은 살벌하기 그지없다.
“······하필이면 이 쪽으로 오고 난리야.”
솔직히 말해서 전혀 알지도 못하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인 만큼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았다.
튼튼이들과 릴리에게 각자 양초와 봉독탄을 쥐어주긴 했지만 필드 보스와 전투가 벌어진다면 필히 꿀벌들 중에서도 희생이 발생할 터.
허나 새어나오고 있는 길라이트 합판 벌톨들의 빛 때문일까?
저들이 오고있는 방향은 한참 꿀벌들이 꽃에 머리를 박아넣은 채 엉덩이를 씰룩이며 꿀을 채집하고 있는 지역이다.
당연히 경계를 서고있는 꿀벌들로서는 사람이건 몬스터건간에 침입자를 가리지 않고 처리하려 들 터.
“쯧. 어쩔 수 없지.”
저들이 몬스터들에게 죽거나 악인이라면 모를까.
자신의 꿀벌들이 사람을 해치는 것만큼은 보고싶지 않았을 뿐더러 필드 보스 몬스터는 위험이자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기회다.
리치 벨모른 때에 얻었던 막대한 양의 경험치와 아이템 뽑기권.
그리고 무엇보다도 루비젬 여왕꿀벌의 진화에 큰 영향을 끼쳤던 암흑 정수라는 변수까지.
비록 결과론이기는 해도 영역을 넓히다보면 언젠가는 부딪쳐야 했었을 적.
필드 보스 몬스터를 처리하기 위해 성혁은 곧장 명령을 내릴 목적으로 여왕을 호출했다.
28화 
요지경의 세상 속에서 플레이어가된 생존자들이지만 그들 대부분은 공통적으로 쉘터를 구축하거나 하는 것이 보통이다.
능력치를 통해 초인과 같은 힘을 낼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결국 사람은 식사를 하지 않으면 죽을 수 밖에 없는 몸.
그렇기에 식량이 넘치는 마트라던가 몬스터로부터 수비하기에 용이한 터전을 잡아서 쉘터화를 진행했고, 각자 생존자들을 모아서 활동을 지속했다.
허나 세상은 넓고 살아가는 방식은 제각각 다른 법이라고. 모든 생존자들이 쉘터에 속해서 활동하는 것은 아니었다.
직업이 구리거나 신체적 약자라는 이유로서 아예 쉘터들로부터 배척받는 생존자들도 있었고, 또 다른 경우로는 아예 바깥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려는 생존자들도 있었다.
“젠장. 죄송합니다. 설마 제가 설치한 감지 트랩에도 반응이 없을 줄은······.”
“한탄할 시간있으면 어서 뛰기나해!”
“아 쫌! 천수 오빠! 평범한 녀석도 아니고 필드 보스잖아. 기척을 숨기는 능력이 있었을테니까 그만 좀 찡찡거려!”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현재 산을 헤집으며 자신들을 쫓고있는 거대한 버섯으로부터 도주하는 4명의 플레이어는 후자에 속했다.
직업에 따른 성장 방식 자체도 안전한 터전인 쉘터와 맞지 않았고, 앞으로의 생존에 있어서는 좀 더 적극적인 투쟁을 하고자 나섰던 이들.
천운이 따라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이러한 행동을 가능케 해준 것은 바로 그들이 초기에 얻은 직업 덕분이다.
네 명 다 각자 초기부터 높은 등급으로 취급받는 3성 이상의 직업들의 보유자.
특히나 개중에서 리더를 맡고있는 임석철과 그의 아내인 연수희는 각자 고유 직업에 해당하는 실력있는 플레이어들이었다.
“헉, 허어억······ 안되겠다. 나를 두고 너희라도 도망쳐. 이대로라면 나 때문에 괜히 너희들까지 죽어!”
“석철씨, 제발 좀만 더 힘내!”
“석철 아저씨가 여기서 죽으면 우리들을 누가 이끌어주라고! 저 쪽에서 빛이 새어나오고 있으니까 저기까지만 힘내봐, 제발!”
하지만 천운이 따라준 것은 직업을 얻었던 그 순간 뿐이었던 것일까?
첫 습격때 필드 보스가 흩뿌렸던 포자 공격.
아내인 수희가 받을 뻔한 공격을 석철이 대신 받았었는데 그것이 도망치는 와중에 악화된 모양이다.
쿵- 쿵-!
그런 그들의 사정은 알바 아니라는듯 서서히 영역을 좁혀오고 있는 스팅거의 모습.
이미 이전에도 몇몇 사람들을 살해한듯 몸 곳곳에 장식품마냥 녹아있는 백골들을 주렁주렁 달고있는 흉흉한 겉모습.
“키시시시싯!”
버섯임에도 입가에 사악한 미소를 띄고있는 것만 같은 상황에 4명의 표정은 공포감에 절로 일그러진다.
“다들 내가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어볼테니까 얼른 뛰어!”
그에 죽음을 각오한듯 내지르는 석철의 호통 소리.
허나 위협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오는 것인 법일까?
석철의 마지막 의지에도 불구하고 남은 3명의 일행들은 차마 발을 뗄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위에에에에엥-!!! 붕붕부우우웅-!!!
그들이 달아나려는 방향에서 들려오는 섬뜩한 날개짓 소리.
생명의 자연스러운 본능처럼 고개를 돌린 플레이어들은 몸이 뻣뻣하게 굳어질 수 밖에 없었다.
[페리도트 천람독 군단장 꿀벌(★★★)] - 정예 꿀벌
섬뜩한 날개짓 소리 만큼이나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2마리의 꿀벌.
단순히 그 두 마리의 존재만으로도 몸이 덜덜 떨릴 지경인데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라는 거다.
“마, 맙소사······.”
[루비젬 일벌(★★)]
[페리도트 일벌(★★)]
[루비젬 꿀단지 꿀벌(★★+)]
[페리도트 람독 자폭 꿀벌(★★+)]
······.
처음 등장했던 2마리는 장난이었다는듯 뒤를 잇는 수 없이 많은 양의 다양한 종류를 갖춘 꿀벌 무리들.
그 숫자는 일일이 세기가 힘들 지경이다.
털썩-
압도적인 숫자의 군단 앞에 수희를 비롯한 플레이어들은 희망을 잃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앞 뒤로 스팅거와 꿀벌 군단이라는 파도가 몰아치는 상황 속에서 그들이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저 바라는 것이 있다면 고통없이 죽기를 바라는 것일 뿐.
그러나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상황은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위잉- 위이이이잉-!!!
마치 그들을 지켜주려는 듯.
스팅거가 휘두르는 줄기 공격을 대신 받아내주는 커다란 꿀벌.
웨에에에에엥-!!!
이어서 명령을 내리는듯한 거친 날개짓 소리와 함께 꿀벌들의 기묘한 행동이 시작된다.
휘이이이잉- 펑- 펑- 퍼엉-!
어느새 공중을 선점하고 있었던 것인지 하늘로 떨어지는 투하체.
폭탄과도 같은 그것은 정확하게 스팅거의 몸에 적중하며 각각 붉은색과 초록색의 지대를 펼쳐내기 시작한다.
“저, 저게 무슨!”
꿀벌이 아이템으로 보이는 것을 사용하다니?
어처구니 없는 것도 잠시.
“연아야! 놀라고 있을 시간 없어! 빨리 피해! 저건 독이다!”
“그치만 꿀벌들이······.”
“어차피 이러고 있으면 백퍼센트 죽는다! 어떻게든 살 생각부터 해!”
3성의 트래퍼인 강천수의 벼락같은 소리에 정신줄을 잡은 이들은 쓰러진 석철을 들쳐업고는 빠르게 지대 바깥으로 벗어난다.
그리고 그 선택은 확실히 옳았던 것일까?
위잉- 위이이이잉-!
자신들은 보이지도 않는듯 스쳐지나가는 꿀벌들.
오로지 줄기 공격을 휘두르고 있는 스팅거에게만 극심한 적대감을 표출하며 달려든다.
투둑- 투두두둑-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숫자의 꿀벌들이 바닥에 차디찬 시체가 되어 뒹굴었지만 놀랄만한 일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스스스스스-!
분명히 죽었을 터인 꿀벌들의 시체.
[페리도트 일벌 좀비(★★-)]
[루비젬 일벌 좀비(★★-)]
······.
꿀벌들의 직업중에서도 네크로맨서가 있기라도 한듯 하나 둘 몸을 일으킨 꿀벌 좀비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스팅거에게 메달린다.
“키, 키킷!?”
방심으로 인한 잠깐의 빈틈.
그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은 꿀벌들은 날렵한 곡예 비행을 선보이며 스팅거를 향해 벌침을 박아넣는다.
“키킷! 키이이이잇!”
수많은 벌 떼에게 꽁꽁 둘러싸인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버둥거리기만 하는 스팅거.
그리고는 이내 생명력이 0으로 떨어지기라도 한 것인지 녀석은 시체가 되어 그 자리에 몸을 뉘인다.
“마, 말도 안돼······.”
“필드 보스를 저렇게 간단하게 죽인다고?”
꿀벌들의 기상천외한 아이템 활용과 좀비들의 출현 등.
각종 특별한 방법을 동원해서 필드 보스 몬스터를 단번에 무력화시킨 처리.
물론 그 과정에서 꿀벌들도 꽤나 죽음을 맞이했지만 워낙에 숫자가 많은 탓인 것인지는 몰라도 꿀벌 군단의 숫자는 여전히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우, 우리들은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글쎄. 꿀벌은 육식을 하지 않는다고 들어본 적은 있는데 지금은 모르겠다.”
자신들을 쫒아오던 위협인 스팅거의 죽음에도 천수는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다.
어찌 보자면 스팅거보다도 위협적일 수도 있는 꿀벌 군단.
이들이 자신들을 구해준 것인지 아니면 방해물을 해치운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
더군다나 자신들의 목숨 뿐만 아니라 스팅거의 포자 공격에 당한 석철은 지금도 꾸준히 생명력이 감소되고 있는 게 파티 현황으로 눈에 보일 지경이다.
무려 3성-등급에 해당하는 스팅거의 포자 독.
그것에 대한 해독 방법이 전무한 현사태 속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석철은 100% 확률로 사망하게 될 터.
여기까지 오는 동안 있는 돈 없는 돈을 다 사용해서 생명력 회복제를 구입하여 투여했지만 이 지랄맞은 독은 중첩과 지속시간도 상당한 것인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도 않는다.
위에에에엥- 위이이이잉-!
그런 최악의 환경 속.
꿀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홀연히 튀어나온 한 마리의 꿀벌.
과연 저 날개짓 소리가 지옥으로 가는 문일지, 아니면 죽음일지에 대한 무수한 고민 속에 피어오르는 찰나의 주마등.
위잉- 위이잉-
하지만 뜻밖에도 느껴지는 것은 고통도 아무것도 없이 근접해서 들려오는 날갯짓 소리 뿐.
살짝 눈을 떠보인 연아는 눈앞에 보이는 뒷다리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는 눈을 휘둥그레 치켜 뜰 수 밖에 없었다.
[수호자의 루비젬 벌꿀차(★+)]
[수호자의 루비젬 벌꿀차(★+)]
······.
수호자의 루비젬 벌꿀차라니?
이것은 연아도 알고있는 아이템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것은 허니비.
한국 서버에서 모르면 간첩이나 마찬가지인 거래소 최고 네임드가 직접 생산해낸 아이템이 아니던가?
“설마······.”
급박한 전투 상황이 끝나고 그제서야 연아는 떠올랐다.
루비젬과 페리도트.
이 꿀벌들의 앞에 붙어있는 단어들은 그 유명한 벌꿀 가공품들의 앞에 붙어있는 키워드가 아니던가?
“허, 허니비님. 이걸 저희가 받아도 괜찮다는 건가요?”
그 말이 맞다는듯 복슬복슬한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다친 석철을 가리키는 꿀벌.
꺼져가는 석철의 생명을 벌꿀차로 부여잡고나자 이어서 녀석은 따라오라는 듯 제스쳐의 춤과 함께 플레이어들을 이끌기 시작했다.
* * *
정찰 꿀벌을 통해 꾸준히 갱신되어 보내져오는 이미지.
꿀벌들의 안내와 함께 독에 당해서 부축받으며 오고있는 플레이어의 모습에 성혁은 페리도트 벌꿀 비누를 확인했다.
※ 수호자의 페리도트 벌꿀의 위생 : 40분간 ★★+등급에 해당하는 독의 효과에 면역이 생기며, 공격력이 2%증가합니다.(내구도 1감소, 쿨타임 60분)
2성+등급에 해당하는 독의 효과에 대한 면역과 해독 효과를 지니고 있는 위생 효과.
하지만 저 플레이어들이 상대했던 스팅거는 3성-등급의 필드 보스 몬스터.
당연한 말이지만 그 대상의 독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그것과 같은 3성-등급의 해독 효과를 필요로 한다.
그게 아니라면 저 독의 지속시간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생명력 포션을 들이붓는 방법 뿐.
허나 잊어서는 안될 것이 저 독의 힘은 천람독에 버금가는 3성-등급의 독성이다.
만약에라도 저 독의 지속 시간이 엄청나게 길다면?
게다가 혹시 모를 추가적인 효과가 있다면?
“어찌되었든간에 해독부터 시키는게 최선이라는 거겠지.”
벌꿀 비누만으로 해독이 힘들다면 거기에다가 추가로 몇 가지를 더 얹으면 된다.
“봉독은 본래 독이지만 사용하는 방향성에 따라서는 약이 되기도 하지.”
그 첫 번째로 사용되는 것은 바로 루비젬과 페리도트로부터 채취한 봉독이다.
이독제독(以毒制毒).
소위, 독을 없애는데 다른 독을 사용하는 일종의 방편.
그리고 그 다음으로 사용되는 방안은 바로 스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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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침술(Lv.1)]
※ 침이나 날붙이가 있는 무기를 착용해야 사용 가능합니다.
* 소모 마나 : 0
* 효과(패시브) : 생명체의 혈자리를 볼 수 있게됩니다.
* 설명 : 상대하는 개체의 혈자리를 파악하여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도, 혹은 이로운 효과를 부여해줄 수도 있게됩니다. 레벨이 상승 할수록 더욱 많고 깊은 혈자리에 대한 파악과 다양한 부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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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레벨의 달성과 함께 습득했었던 스킬인 봉침술.
양봉 농장에서 꿀만 채집하고 가공하다보니 사실상 사용하지 않는 대표적인 잉여 스킬이 되어버렸지만 혈자리를 파악 할 수 있는 패시브는 상당히 좋은 효과다.
그도 그럴 것이 24년 꿀벌 외길 인생을 살아오면서 성혁이 생태 조사를 했던 것 중에는 꿀벌에 대한 봉독침에 대한 연구도 어느정도 있었고, 혈자리에 따른 신경통 완화나 혈액 순환, 탈모 치료 등.
어느 부위를 찌르면 되는지에 대해서는 빠삭하게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실전은 처음이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뭐, 그렇다 해도 성혁이 한의사도 아니고 사실 인생을 살아오면서 봉침을 넣어본 경험이라고 해봤자 자기 자신의 몸에 몇 번 해봤던 것이 끝이다.
말하자면 지식만 풍부할 뿐, 면허없는 가라 한의사인 셈.
그러나 어차피 내버려두었을때 100%의 확률로 사망할 바에는 치료 시도라도 해보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어차피 공짜도 아니니까.”
아무것도 모른 채 따라오고 있는 저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성혁은 자신의 위치를 알아차린 플레이어를 곱게 놔줄 정도로 성인군자가 아니다.
무엇보다 필드 보스인 스팅거를 사냥하긴 했지만, 저들로 인해서 희생당한 꿀벌들의 가치도 그렇고, 투자한 벌꿀차나 봉독탄 등의 아이템에 대한 값어치는 제대로 받아야하지 않겠는가?
“다른 건 몰라도 일 하나는 잘하게 생긴 관상들이라 다행이야.”
꿀벌들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아빠이지만 같은 사람에게는 한없이 계산적인 생명체.
그것이 바로 꿀벌 수호자, 유성혁의 기본 모토다.
29화 
위잉- 위이이잉-
마치 자신들을 호위하듯 감싸고 있는 꿀벌 군단들의 모습.
처음 스팅거와 함께 마주쳤을 때에는 그 자리에서 죽을 줄 알았는데 이제와서 여유를 가지고 보게되니 새삼 다르게 보인다.
“처음 봤을 때에는 몸서리가 칠 정도로 무서웠었는데······.”
“어째 계속 보다보니까 귀엽네요.”
붉은 색과 초록 색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듯한 복슬복슬한 꿀벌들의 겉모습.
가는 도중에 몇몇 꿀벌들의 경우에는 꽃에 머리를 박고 꿀을 채집하고 있는듯 보였는데 엉덩이를 씰룩거리는 것을 보자니 절로 엄마 미소가 그려질 정도다.
원래부터 벌레라면 질색하던 강연아나 연수희도 큰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
더군다나 꿀벌들은 귀여운 외모뿐만 아니라 하는 짓도 정말 귀엽기 짝이 없었으니······.
위엥- 위에에엥-!
“고마워 꿀벌아.”
“고맙습니다, 허니비님.”
포자 독으로 인해 석철의 생명력이 떨어지려고 할 때마다 꾸준히 내려와서 벌꿀차를 공급해주기까지한다.
뭐, 이것도 전부 다 꿀벌들을 조정하고 있을 한국 서버의 네임드 플레이어인 ‘허니비’의 영향력일 터.
물론 종말을 맞은 요지경의 세상에 이유없는 선의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법이라고.
그들도 꿀벌을 따라 허니비의 영역으로 가면서 어느정도의 각오는 되어 있었다.
“······제 남편을 살려주신다면 이 은혜는 평생동안 잊지 않겠습니다.”
어차피 꿀벌들이 없었더라면 스팅거의 한끼 거름이 되었을 몸이다.
산 속에서 몬스터들과 적극적으로 투쟁해오며 살아왔던 만큼 일행들도 나름대로 가치관 하나 만큼은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
적어도 자신들을 구해준 사람에게 물에서 건져줬다고 보따리를 내놓으라고 할 정도로 개념이 없지는 않다는 것.
하지만 동시에 일행들은 욕심이 나기도 했다.
“허니비님도 쉘터를 만들었을까?”
“저 꿀벌들과 함께 전투를 치를 수 있게 된다면 엄청날 텐데······.”
목숨이 오고가는 바쁜 와중이었지만 그런 사태였던 만큼 일행들은 확실히 볼 수 있었다.
스팅거와 꿀벌 군단의 전투.
아니, 전쟁이라고 칭하는 편에 더욱 가까웠던 꿀벌들의 지능적인 플레이.
각종 아이템을 사용하고 흑마법을 사용하는 등.
별의별 방법을 동원하는 식의 전투 방식은 꿀벌 하나하나가 플레이어인듯한 착각을 일게 만들 정도로 대단했다.
원래부터 이들 일행들도 안전한 방식이 아닌 적극적인 전투 및 방식으로 성장을 도모하려고 했었던 이들.
헌데 그 이상의 것에 해당하는 허니비의 방식을 눈으로 목격하게되니 함께 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아오르는 것.
“허어!”
“와아아······.”
그리고 그것은 성혁의 양봉 농장의 중심부에 도달하게 되었을 때 더욱 극대화 되었다.
정갈하게 정돈되어있는 지역에 놓여져있는 십여개의 벌통들.
가지각색의 모양과 특이한 생김새부터 시작해서, 발광하는 빛을 뿜어내는 벌통까지.
그것만으로도 눈부실 지경인데 그 벌통들을 수시로 오고가고 있는 수많은 꿀벌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허나 그들의 상념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저기요. 다들 신기한건 알겠습니다만 일단 환자부터 치료하죠.”
이 수많은 꿀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편한 옷차림으로 다니고 있는 한 명의 사내.
상당히 평범해보이는 외모였지만 이곳에서 플레이어가 있다면 그 존재가 누구일지는 바보가 아니고서야 알 수 밖에 없다.
“아, 허니비님. 우선 저희들을 구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헌데 이이의 치료가 가능하신건가요?”
“솔직히 100% 확신은 못 드립니다. 그래도 이대로 가망이 없는 것보다는 시도라도 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결정은 그 쪽에서 해주셔야 됩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즉시 시작하도록 하죠.”
이미 스팅거의 독에 당한지 꽤나 시간이 지체된 상황.
가타부타 장소를 옮기거나 할 것 없이 성혁은 곧장 치료를 속행했다.
스르릉-
허리춤에 차고 있던 만티움의 검.
그것의 끝 부분에 페리도트 벌꿀 비누와 봉독을 묻힌다.
“지, 지금 무슨······.”
난데없이 치료 도구가 아닌 칼을 뽑아드는 상황.
일행들 중에서 한 명이 반발하듯 튀어나왔지만 그 반발도 오래가지 못했다.
“연아야. 가만히 있어줄래?”
“허니비님도 다 생각이 있으실 거야. 한 번 믿고 기다려보자.”
그 말대로 어차피 성혁이 나쁜 마음을 먹었었다면 스팅거와 꿀벌들과의 조우때부터 그들의 목숨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필드 보스 몬스터가 흩뿌린 3성-등급의 독에 대한 치료를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후우우······.”
성혁은 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모든 신경을 검을 쥐고 있는 손과 눈에 집중했다.
‘이거라면 가능하겠어.’
봉침술의 패시브 효과로 세세하게 보이는 환자의 혈자리.
아직 레벨이 낮은 탓인지 내부의 영역 전체를 읽어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몸 곳곳에 나있는 점선과 독의 영향을 받고있는 부위가 시꺼멓게 물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보의 제공은 충분하다 못해 차고넘친다.
푹- 푹- 푹-!
생활직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민첩 능력치의 보유자답게 현란한 속도로 움직이는 성혁의 손길.
그나마 부족한 제어 능력치의 경우에는 혈자리를 보는 스킬과 높은 정신력 능력치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
잘못 찌르면 ‘치료’가 아닌 ‘공격’이 될 수도 있기에 한치도 눈을 뗄 수 없는 극도의 집중.
허나 173에 이르는 막대한 내구 능력치의 도움까지 얹어지자 성혁은 조금의 흐트러짐없이 끝까지 마무리 하는 것에 성공했다.
[봉침술 대성공! 꿀벌 수호자의 가호가 지정된 플레이어에게 일시적으로 새겨집니다.]
[중독되어 있던 ★★★-등급에 해당하는 ‘스팅거의 포자독’이 완전히 해독되었습니다.]
[봉침술의 왕성한 혈액순환이 적용됩니다.]
※ 봉침술의 왕성한 혈액순환 : 120분간 생명력의 회복 속도가 500%만큼 상승하며, 근력과 내구가 20씩 상승합니다.
[봉침술의 레벨이 상승됩니다. Lv.1 -> Lv.2]
첫 무면허 봉침 시술의 성공적인 결과.
뭐, 사실 언제 몬스터한테 요단강을 건널지 모를 요지경의 세상에서 면허를 따지는 것도 우스운 일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결말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높은 등급의 독을 해독한 점에서 보너스를 받은 건가?’
딱 한 번 시전했을 뿐인데 그 효과로 얻어낸 것이 3성-등급의 해독과 부가적인 효과인 덕분일까?
나름 만족스러운 스킬 경험치가 들어온 것인지 봉침술의 레벨이 단숨에 2로 상승한다.
대부분의 전투를 꿀벌들이 하는 입장에서 봉침술의 경우 그다지 쓸모가 없게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그 효과를 직접 마주해보니 그건 또 아닌 것 같다.
‘이 정도의 추가 효과라면 종종 나한테도 시전하는 편이 좋겠는데?’
생명력의 회복 속도는 차치하더라도 근력과 내구의 20상승.
그리고 이번 과정에서 환자의 치료를 위해 성혁이 주로 찔렀던 혈자리가 하지와 복부 쪽이라는 것을 감안해보면 이 버프의 효과도 찌르는 부위에 따라서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웬만하면 봉침 시술에는 검보다는 벌침이나 바늘같은 걸 구한 뒤에 시도해야지.’
최대한 깊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절했다 하더라도 만티움의 검은 상당히 날카로운 무기다.
적과 전투를 벌이는 것이라면 모를까.
버프를 위해서 칼로 머리나 다리의 혈자리를 찌르는 것은 아무래도 살이 떨릴 수 밖에 없는 일.
지금이야 워낙에 다급한 상황이기도 했고, 자신의 몸이 아니었기에 시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치료는 끝났습니다. 출혈이 멎을 때까지 이 벌꿀차를 계속 이 환자분이 드시도록 잘 먹여주세요.”
“저, 정말 감사합니다!”
“석철 형님을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허니비님!”
과정이 다소 과격한 방법이기는 해도 어쨌든 결말이 좋으면 다 좋은 법이라고 누군가 말했던가?
해독된 포자독의 영향으로 이제는 한층 더 편안해진 얼굴로 벌꿀차를 받아마시고 있는 석철이란 이름의 환자.
자, 그러면 이제 좋은 분위기는 여기까지다.
“일단 내가 허니비라는 건 굳이 말 안해도 알고있는 것 같으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도록 하죠.”
위잉- 위에에에엥-
위압적인 분위기와 함께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호위의 느낌을 풍기던 꿀벌들.
허나 성혁의 말과 함께 꿀벌들은 언제 그런 태도를 보였었냐는듯 공격적인 듯한 거친 날개짓 소리와 함께 일행들을 마주본다.
“치료비와 소모된 벌꿀차. 그리고 제 꿀벌들의 목숨들까지. 합쳐서 10만 코인에 해당하는 값어치만큼만 제 농장에서 일을 해주셔야겠습니다.”
저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성혁이 자선사업가도 아니고, 인류애 따위는 전혀 없는 입장이다.
준 것이 이토록 많은 상황이었으니 당연히 받을 것도 있어야 응당 수지가 맞지 않겠는가?
물론 어느정도 반발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한다.
원래 사람이란 족속은 거의 대부분이 이기적이었으니까.
그러나 세상사.
어딜가나 특이한 별종들은 존재하는 법이라고 했던가?
“······저기, 그냥 여기서 평생 함께 생활하면 안될까요? 후회하지는 않으실 거에요. 제 직업은 4성의 풍요의 기원자라는 고유 직업이고, 허니비님께서 살려주신 이이도 3성의 고유 직업이랍니다.”
“3성의 트랩퍼인 강천수라고 합니다. 아까의 꿀벌들의 전투에서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부디 함께하게 해주세요!”
“저어, 꿀벌들이 너무 귀여워서 그러는데요. 엉덩이 한 번만 만져봐도 될까요?”
“······?”
성혁이 제시한 10만 코인이라는 값어치가 무색하게끔.
눈앞의 일행들은 스스로 나서서 성혁의 양봉 농장의 주민이 되기를 희망했다.
* * *
사실 저들이 성혁의 양봉 농장에 평생 눌러 앉는 부분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툭 까놓고 말해서 허니비가 누구던가?
한국 서버의 거래소의 공식 네임드인 것은 물론이거니와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도 시시각각 이름이 거론될 정도의 거물.
하물며 저 일행들은 이미 성혁의 꿀벌들이 치르는 전투 방식을 두 눈으로 지켜보기까지 했다.
보통의 플레이어들은 감히 상대하는 것에 있어서 엄두도 못내는 필드 보스 몬스터를 지능적으로 무력화 시켜서 처리하기까지.
그 뿐만이던가?
직접 마주하게된 허니비는 남을 해치는 무기인 검을 사용해서 뜻밖에도 3성-등급에 해당하는 필드 보스의 독을 해독시키는 치료 능력까지 선보였다.
꿀벌을 통한 식량과 무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료적인 부분까지.
그야말로 쉘터로서 갖춰야 할 것은 두루두루 갖추고 있는 성혁의 양봉 농장.
이 정도면 바깥에서 면접을 보고 들어가는 최고위 쉘터가 얼굴을 들이밀어도 코웃음을 칠 지경이다.
“뜻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평생을 할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군요.”
단순히 10만 코인의 값어치를 받아내고 내쫒는 거라면 모를까.
평생을 농장에서 함께 하는 거라면 최소한 그 정도의 가치를 품고 있어야만 할 일이다.
요지경의 세상은 철저한 약육강식이 원칙인 곳.
저들의 생존을 위해서 꿀벌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반대의 경우라면 모를까 성혁에게 있어서는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실력이라면 자신있습니다. 허니비님께서 만드신 저 벌통. 굳건한 길라이트 합판을 재료로 쓰신 거 아닙니까?”
“······그걸 어떻게?”
“하핫! 그야 모를 수가 없죠. 그 합판들은 다 제가 만든 거니까요. 어떤 거물이 다 매입해가셨는지 궁금했었는데 그게 설마 허니비님이셨을 줄이야. 이것도 참 인연인 것 같습니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스팅거의 포자 독으로 인해서 골골거리고 있었던 사내인 임석철.
[플레이어 임석철(우드 헌터 - 15레벨)이 직업 특화에 대해서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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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특화 - 나무 학살자]
* 결을 보는 눈 : 나무 종류에 한정되어 결을 볼 수 있게됩니다.
* 굳건한 체력 : 벌목 행위를 하는데 있어서 쉽게 지치지 않습니다.
* 뜻밖의 기적 : 벌목 행위시 일정 확률로 상등품의 목재를 획득 할 수 있게됩니다.
* 뜻밖의 행운 : 벌목 행위시 일정 확률로 채집량이 증가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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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탕한 웃음을 흘리는 그는 거래소에서 합판을 팔던 고유 닉네임 ‘우드 헌터’로서 3성의 고유 직업인 나무 학살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직업 특화에 대해서 숨김없이 드러냈고,
“말씀만 드리는 것보다는 직접 보여드리는게 좋을 것 같네요. 이건 제가 직접 만든 음식인데 한 번 봐보시겠어요?”
뒤이어 석철의 부인이자 자신을 4성의 고유 직업 풍요의 기원자라고 소개했었던 연수희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자신의 허리춤에 메달고 있었던 곳에서 음식으로 보이는 아이템을 꺼내서 성혁에게 건넨다.
[플레이어 연수희(엄마의 집밥 - 15레벨)로부터 아이템을 건네 받았습니다.]
[풍요로운 시르봉 찐감자(★★)을 획득합니다.]
겉모습은 평범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찐감자.
하지만 중요한 것은 척 보기에도 ‘풍요로운’이라는 중요해보이는 키워드가 새겨져 있다는 부분이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해당 아이템의 효과를 확인하게된 성혁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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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시르봉 찐감자(★★)]
* 분류 : 소모품, 재료
* 섭취시 풍족한 포만감과 함께 해당 개체에게 ‘풍요로운 시르봉 찐감자의 행운’이 적용됩니다.
※ 풍요로운 시르봉 찐감자의 행운 : 60분간 근력과 내구가 3(+1)만큼 증가하며, 모든 종류의 채집 활동 속도가 18(+3)% 상승합니다. 또한 풍요의 행운으로 인해 채집 결과물의 개수가 소폭 상승됩니다.(쿨타임 60분)
* 설명 : 풍요로운 키워드가 새겨져있는 ★★등급의 시르봉 찐감자입니다.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풍족한 포만감과 함께 오늘 하루를 버틸 수 있을 것만 같은 활기가 생겨납니다. 또한 모든 종류의 채집 활동 및, 채집의 결과물에 있어서 행운이 따르게 됩니다. 단, 해당 효과의 적용을 위해서는 준비된 찐감자의 내용물을 전부 섭취해야만 합니다.
※ 주의! 단, 동일한 계열의 시르봉 찐감자 버프는 중첩적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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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단순히 능력치가 증가하는 버프 정도 쯤.
다양한 벌꿀 가공품으로 인해서 이제는 간에 기별도 안가는 성혁이다.
허나 그러한 성혁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는 옵션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채집 활동 속도와 채집 결과물의 행운 부여.
이것은 양봉 농장을 진행하고 있던 성혁에게 있어서는 왠만한 아이템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엄청난데?’
막말로 이 효과로 인해서 성혁의 양봉 채집중에 벌꿀이나 밀랍.
더 나아가서는 로열젤리와 프로폴리스. 봉독과 같은 중요 재료들을 1개씩이라도 추가로 얻게 된다면?
제 아무리 ‘소폭’이라 하더라도 성혁이 현재 운용하고 있는 벌통만 10개에다가 봉독까지 합치면 총 11개의 채집처가 있는 셈.
한 마디로 성혁에게는 소폭이라는 뜻이 물량빨로 인해서 결코 적게 여겨지지 않는다는 소리다.
“원래는 더 좋은 게 많이 있었는데. 아까 스팅거한테 쫒기는 통에 살기 위해서 사용하는 바람에 남은 게 이것뿐이라 아쉽습니다.”
“그러셨군요.”
아쉽다는 듯, 말하면서 자신의 진짜 힘은 아직 더 남아있다는듯 어필을 하는 연수희의 철두철미한 모습.
성혁은 대뜸 직업 특화부터 공개했던 임석철보다 그의 부인인 이 여성이 이 일행들을 이끄는 실질적인 리더인 것을 단박에 파악해냈다.
하기야 해당 인물은 가장 높은 4성(星)이자 고유 직업에 해당하는 업보를 살아올리면서 쌓은 존재.
겉모습은 평범한 부인으로 보일지언정 요지경의 세상에서는 결코 '겉'으로만 판단을 내려서는 안된다.
“제 아이템이 마음에 드셨나요? 이 쉘터에는 귀여운 꿀벌들도 많이 있으니 원하신다면 이것보다 더욱 상위 품질의 요리를 제공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저희들을 받아들여주시기만 한다면 직업 특화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말 그대로 자신의 상품적 가치를 알아보고 성혁의 양봉 농장.
즉, 꿀벌들의 쉘터에 들어오게만 해준다면 가지고 있는 모든 패를 보여주겠다는 뜻.
확실히 점점 늘어가는 벌통으로 인해서 서서히 혼자서는 양봉 농장을 홀로 이끌어가는 것이 힘들어져가는 성혁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제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제안을 덥썩 물었다가는 추후에 골치가 아파질 수도 있다.
‘직업 특화를 보여준다고 해서 동등한 관계로서 쉘터를 꾸려나갈 수는 없지.’
성혁의 양봉 농장.
이 쉘터는 어디까지나 요지경의 세상이 도래한 이후부터 성혁과 꿀벌들이 만들어낸 요새다.
장소도 성혁이 만들고, 경계 및 보안도 성혁의 꿀벌들이 맡고 있으며, 중요 식량이라 할 수 있는 꿀 또한 성혁이 공급하고 있는 상황.
당연한 말이지만 상하관계.
예컨대, 갑과 을로서의 서열 정리는 처음부터 확실하게 못 박고 가두는 편이 미래를 생각해봐도 좋다.
“이 정도의 효과를 지닌 음식을 꾸준히 공급해준다면야 그 가치는 충분히 낮지는 않겠군요.”
“그러시다면······.”
“다만, 한 가지 알아둬야할 것. 이곳의 자연 환경을 조성해준 것은 꿀벌들이고, 지켜주는 것 또한 꿀벌들이라는 걸 잊지말아줬으면 좋겠어. 전투를 봤으면 알 테지만 꿀벌들은 목숨을 걸고 이곳을 지키고 있으니까 말이야.”
그들과의 만남 이후 처음으로 내뱉는 성혁의 반말.
그 때문인지 성혁의 분위기는 방금까지 동일인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상당히 무거워진다.
“그러니까 내 쉘터에 들어오고 싶다면 평상시에도 항상 꿀벌들에게는 고마움을 가지도록. 그리고 바라건대, 여러분들도 최대한 꿀벌들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확실한 행동을 보여줘야겠어.”
꿀벌 외길 인생 24년.
다른 건 몰라도 꿀벌들에 관해서 만큼은 철저하게 이해득실을 따지고 든다.
조금 거만하게 여겨질지 몰라도 이렇게 해둬야 나중에 저들을 통제하는 것에 있어서도 좀 더 수월해질 터.
“······말씀의 요지는 잘 알겠습니다.”
“꿀벌들의 희생은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또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꿀벌님들.”
“이 은혜는 잊지 않을게 고마운 꿀벌들아.”
성혁의 말이 통한 것일까?
진심으로 주변을 윙윙거리며 날아다니고 있는 꿀벌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는 일행들의 모습.
위잉- 위에에엥-
그들의 행동이 거짓이 아니라는 듯.
꿀벌들 몇 마리가 작업하던 것을 멈추고 그들의 인사를 받아주듯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춤으로서 화답한다.
성혁의 양봉 농장의 실질적인 주인이라 할 수 있는 꿀벌들의 중요성.
그것에 대해서 확실하게 못을 박아두었으니 이제는 조였던 분위기를 어느 정도 풀어줄 때다.
“크흠. 어쨌든 기대하는 방향성 이상의 것을 해내준다면 저 또한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해드리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저한테는 각종 벌꿀 가공품부터 시작해서 피부 미용과 정력 증진에 효과적인 건강 식품도 상당량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어머, 감사드립니다. 허니비님.”
“그 말 정말로 사실인가요? 늘 거래소만 보면서 입맛만 다셨었는데······.”
“하핫! 정력에 좋다니 이것 참 낯부끄럽군 그래.”
자고로 상하관계에 있어서도 채찍질에 따른 보상은 필요한 법.
“자, 그럼 마저 다른 분들의 소개와 직업 특화 및 레벨의 공유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무거워졌던 분위기를 풀어내며 성혁의 양봉 농장에는 4명의 주민이 추가되었다.
* * *
하루가 지날 때마다 늘 똑같은 일상을 보내오던 성혁의 양봉 농장.
하지만 여기에 추가된 주민들은 성혁에게 있어서 상당히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냈으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영향력을 선보인 것은 주민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성(星).
4성의 고유 직업 보유자이자 15레벨의 연수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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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특화 - 풍요의 기원자]
* 풍요로운 행운 : 요리 완성시 높은 확률로 풍요의 행운이 깃들게됩니다.
* 대작의 풍요 : 요리 대성공시 획득하는 경험치의 양이 증가합니다.
* 풍요의 기원 : 작물 수확시 대성공의 비율이 증가합니다.
* 기름진 땅 : 주변 반경 5KM내에 위치한 땅의 비옥함을 상승시켜 작물의 성장 속도를 올려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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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의 기원자라는 직업명에서 뭘 의미하는지 잘 몰랐었는데, 직업 특화를 보아하니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요리사와 농부가 짬뽕되어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직업.
게다가 처음 수희가 건네었던 풍요로운 시르봉 찐감자도 그렇고 그녀가 만든 음식들은 하나같이 채집 활동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푸욱-! 냠냠냠-
“후우, 진짜 맛있네.”
늘상 벌꿀로만 주린 배를 채우던 성혁에게 있어서 씹는 맛이 있는 음식들을 제공해주었다.
아직으로서는 단순히 감자 뿐이기에 그것을 쪄서 먹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여기에다가 방금 갓 채집한 꿀을 푹 찍어서 먹으면 그야말로 혀에서 살살 녹아내리는 것이 성혁의 지난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혁 총각! 꿀벌들의 도움도 그렇고 덕분에 좋은 나무들로 잔뜩 해오도록하지. 아, 그리고 이따가 원하는 건축물이 있으면 말만해주게. 가능한 선에서 얼마든지 지어주도록 함세!”
더군다나 수희의 남편인 석철.
3성의 고유 직업, 나무 학살자인 그의 활약도 결코 얕볼 수는 없다.
본래 정찰 꿀벌들이 발견했었던 수 많은 자연 식생들 중에서 사정상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올 수 없었던 나무류의 식생들.
하지만 나무를 벌목할 수 있는 그의 합류 덕분에 그 동안 파악만 해두었던 쓸만한 자연 식생들을 깨알같이 쓸어담을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잊어서는 안될 것이 우드 헌터는 현재 시점에서 성혁에게 큰 이득이 되었던 길라이트 합판을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의 실력있는 벌목꾼.
엄청나게 많은 양의 목재들을 아무리 조각내고 합판으로 가공한다 치더라도 그것들을 어떻게 가져올지 사실 걱정되기도 했었는데 그건 정말이지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연아야. 여기다가 다 쏟아내다오.”
“알겠어요 석철 아저씨.”
꿀벌들의 호위를 받으며 몬스터의 방해없이 석철과 2인 1조로 따라가며 활동하던 강연아.
그의 직업은 뜻밖에도 짐꾼이었다.
물론 직업에도 성(星)의 등급 차이가 존재하듯, 그녀는 평범한 짐꾼이라고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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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특화 - 엘리트 짐꾼]
* 엘리트 영혼 가방 : 3,660칸에 해당하는 물품을 보관 할 수 있습니다. 단, 집어넣는 물품의 종류에 따라 차지하는 칸수는 달라집니다.(레벨에 따라 칸 수 증가)
* 경량화 : 들고있는 물건들의 무게들의 영향이 굉장히 가볍게 적용됩니다.
* 엘리트 짐꾼의 끈기 : 포만감과 체력이 굉장히 낮은 속도로 줄어듭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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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연약해보이는 체구와는 달리, 대체 어떤 삶을 살아온 것인지 엘리트 짐꾼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강연아.
새삼 겉모습으로 상대를 판단하는 게 얼마나 하찮은 생각인 것인지를 다시금 되새기게되는 부분이다.
“고생들 하셨습니다. 우선은 식사부터 하시죠.”
“와아, 감사합니다 성혁씨!”
“하핫! 일하고 먹는 밥이 꿀맛이라고들 했는데 진짜로 찐감자에 꿀을 찍어서 먹어보게 될 줄은 몰랐군 그래!”
“꿀이 입맛을 잘 돋궈주길 바랄뿐이죠. 아, 그리고 완성된 합판 중 몇 개 좀 선별해서 가져가도 될까요?”
“그럼! 얼마든지 가져가주게나!”
일을 했으면 그에 합당한 보상이 쥐어줘야 일할 맛도 나는 법.
둘의 식사를 챙겨주며 성혁은 석철이 가지고 온 합판들 중에서 벌통의 재료로서 쓸만한 것들을 추려내서 곧바로 11번째 벌통을 제작해냈다.
[벌통 제작 대성공! 꿀벌 수호자의 가호가 벌통에 새겨집니다.]
[재료로 사용한 내용물중에 키워드가 새겨져있던 품목이 존재합니다. 키워드가 사라지는 대신 아이템에 추가적인 부가 효과를 부여합니다.]
[수호자의 특대형 파키슨 합판 벌통(★★★)이 제작되었습니다.]
역시나 ‘굳건한’키워드를 가지고 있는 합판의 쏠쏠한 부가 효과.
그렇게 벌통 제작에 집중하는 사이 식사를 다 끝마친 것인지 석철과 연아가 골똘히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
“······뭡니까?”
“그, 그냥 보고 있었을 뿐이에요!”
“커험! 아니, 작업에 열중하는 모습이 워낙에 내 스타일이라서 나도 모르게 계속 지켜봤었네. 성혁 총각. 자네도 약간 나랑 같은 과에 속하는 부류구만 그래?”
“그런가요?”
하긴, 석철 또한 3성의 고유 직업인 나무 학살자를 업으로 두고 있는 플레이어.
등급에 따라 나름 차이가 존재하기는 하기에 5성의 고유 직업인 꿀벌 수호자만큼은 아니더라도 그 또한 성혁 못지 않은 별종에 속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뭐, 어쨌든간에 자네의 작업을 보니 괜히 나도 몸이 달아오르는 군. 아까 말했듯이 말만 해주게. 내 스킬들도 있고 상당히 쓸만한 건축물을 지어줄 테니 말이야.”
“흐음. 그러면 벌꿀들을 보관 할 수 있는 창고랑 온실의 기능을 할만한 건축물도 만드는 게 가능할까요? 수희씨도 단순히 요리만 하는게 아니라 다양한 작물들을 재배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요.”
“크하핫! 우리 마나님 생각도 해주다니. 이거 참 고맙군. 내 최대한 힘 써보도록 하지!”
자연 식생의 씨앗이야 어차피 정찰 꿀벌이 시시각각 발견하는 것도 있고, 뭣하면 거래소에서 구매하면 될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찐감자에 꿀을 찍어먹는 것도 맛있기는 하지만 본디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 법이라고.
계속 감자만 먹는 것도 물릴 수 밖에 없다.
31화 
‘타 차원의 자연 식생에도 구황 작물같은 것 말고도 쌀이라던가, 비슷한게 있을테니까.’
자고로 한국인은 밥심이라고 했던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곡식을 추수해서 먹게되거나, 더 나아가서는 방앗간과 같은 건축물을 얻게된다면 추가 공정을 통해서 빵이나 떡과 같은 가공품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될 터.
그렇게만 된다면 빵이나 가래떡을 만들어서 진짜 꿀을 찍어먹는 꿀떡 인생이 펼쳐질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뭐, 아직은 꿈 같은 일이겠지만.’
아직 씨앗도 심지 않은 상황이지만 본래 꿈을 꾸는 것은 자유라고들 하지 않던가.
더군다나 성혁은 그 부푼 꿈의 산증인이기도 했다.
혹자들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던 성혁의 꿀벌 외길 인생.
그러나 어찌되었든간에 요지경의 세상이 펼쳐지면서 성혁은 그 동안 남들이 천대하던 지식들과 꿈들을 여과없이 펼치며 거대한 양봉 농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상태였으니까.
“성혁 형님! 해냈습니다! 한 번 봐주세요!”
그렇게 성혁이 만족스러운 웃음과 함께 양봉을 진행중이던 상황 속.
이번에 합류하게 된 주민들 중의 마지막 인물.
엘리트 짐꾼인 강연아의 친오빠로 자신을 소개했었던 강천수가 땀에 흠뻑 젖은 채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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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특화 - 트랩퍼]
* 폭탄마 : 폭파, 함정 계열에 속하는 아이템의 파괴력을 15% 상승시킵니다. 단, 아이템을 직접 사용한 경우에만 적용됩니다.(레벨에 따라 파괴력 증가)
* 눈속임 : 함정 계열에 속한 아이템 설치시 눈으로 찾기 힘들게끔 숨기게 해줍니다. 단, 아이템을 직접 사용한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 능숙한 손놀림 : 세심한 작업에 있어서 실패 확률을 크게 줄여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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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랩퍼라는 특이하면서도 현재 쉘터 내에서 꿀벌들을 제외한다면 유일한 전투 계열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주민.
‘대체 무슨 삶을 살아왔으면 이런 직업을 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솔직히 업보에 대해서 궁금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성혁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어차피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전투 발생에 있어서 꿀벌들의 희생을 줄이는 것.
그런 부분에 있어서 트랩퍼인 천수의 역할은 상당히 쏠쏠했다.
“오오. 이게 그 때 스팅거와 전투를 치를 때 사용했었던 독탄 같은 거군요?”
“봉독이라…… 그냥 섭취하거나 날붙이등에 묻혀서 사용해도 효과가 끝내주네요.”
“괜찮으시다면 형님. 저 한 번만 믿어봐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다른 건 몰라도 함정 제작이나 이런 건 자신 있는데 이것만 있으면 획기적인 걸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혁이 꿀벌에 미친듯이 빠진 별종이듯, 천수는 폭탄과 함정에 대해서 광적으로 빠져있는 별종이었다.
물론 그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기에 ‘고유 직업’까지는 얻을 수 없었던 듯 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천수가 가지고 있는 지식은 결코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결과는 확실하게 내주셔야합니다.”
“믿음에 반드시 보답해드리겠습니다 형님!”
그저 근거 없이 뽐내는 것이라면 성혁도 봉독을 쉽게 내주지 않았을 것이다.
봉독은 꿀벌들이 자신들의 생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독액을 독낭에서 조금씩 짜내어서 성혁에게 건네준 부산물이자 선물과도 같은 것.
사용의 방향성에 따라서 수많은 꿀벌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중요한 물품이자 영구 능력치 상승의 재료로도 쓰일 수도 있다.
‘더 좋게 사용할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으니까.’
봉독의 함정류 제작에 있어서 더욱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전문가가 존재한다면, 그에게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법.
성혁의 귀중한 영구 능력치 상승의 재료가 되는 천람봉독이나 릴리져 봉독같은 경우에는 워낙 개체가 적다보니 양보할 수 없지만 루비젬과 페리도트 봉독 정도쯤은 충분히 내줄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 탄생한 무기들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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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페리도트 봉독탄 트랩(★★)]
* 분류 : 소모품
* 땅에 놓고 '사용'키워드 입력시 10초 후에 설치됩니다. 추후 일정량에 해당하는 무게에 짓눌리시 폭발하며 주변 반경 22(+2)M에 위치한 모든 개체에게 치명적인 데미지와 함께 '치밀한 페리도트 중독'상태에 빠트립니다.
※ 공격력 350~580(근접 거리 상태에 따라 차등 적용됩니다)
※ 치밀한 페리도트 중독 : 1분간 중독된 대상에게 초당 25(+5)의 생명력이 감소됩니다.(최대 3중첩)
* 설명 : 치밀한의 키워드가 새겨져있는 ★★등급의 페리도트 봉독탄 트랩입니다. 솜씨 좋은 제작자의 손길로 인해 독이 큰 손상없이 섞여든 상태입니다. 폭발할시 살상력과 함께 응축시킨 독이 한 번에 터져나와 적들을 중독시킵니다.
[치밀한 루비젬 봉독 화살 트랩(★★-)]
* 분류 : 소모품
* 땅이나 나무 등과 같은 장애물에 놓고 '사용'키워드 입력시 10초 후에 설치됩니다. 추후 발동 조건이 충족될시 봉독이 묻어있는 화살이 적을 향해 쏟아지며 '치밀한 루비젬 중독'상태에 빠트립니다.
※ 공격력 130 X 10
※ 치밀한 루비젬 중독 : 1분간 중독된 대상에게 초당 12(+2)의 생명력이 감소됩니다.(최대 5중첩)
* 설명 : 치밀한의 키워드가 새겨져있는 ★★-등급의 루비젬 봉독 화살 트랩입니다. 솜씨 좋은 제작자의 손길로 인해 독이 큰 손상없이 섞여든 상태입니다. 발동 조건 충족시 지정된 위치로 봉독이 묻어있는 10발의 화살이 적들에게 쏘아지며 적을 중독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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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수호자의 봉독탄들이 지니고 있는 독지대에서 꿀벌들이 누리는 이점이 사라졌지만 그 대신 트랩퍼인 천수와 엮이게 된 탓일까?
두 종류의 아이템 모두 다 공격성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노선이 바뀌었다.
물론 그 대신 투척만 하면 되는 것과 달리 함정을 설치하고 적이 그것을 발동시키게끔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생겼지만 그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차피 숲에 퍼져있는 수많은 정찰 꿀벌들로 인해서 몬스터들의 침입 노선이라던가 리젠 지역 정도는 어느 정도 파악이 완료된 상태.
그러한 지점에 설치 해두기만 한다면 멋모르고 접근한 몬스터들은 상당히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되리라.
“어떻습니까? 형님?”
마치 칭찬을 바란다는듯 눈을 반짝이며 성혁을 바라보고 있는 천수의 모습.
22살로 고작해봐야 성혁보다 2살 어린 녀석이 저러니 징그럽기 그지없지만 좋은 결과물을 낸 것은 확실한 만큼 성혁은 꾸밈없이 대꾸했다.
“끝내줍니다.”
“헤헤. 감사합니다. 재료가 워낙 훌륭해서 그런지 원래는 잘 붙지 않는 키워드도 척척 붙더라고요. 덕분에 이것저것 경험치도 많이 얻었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앞으로도 봉독은 꾸준히 공급해드릴테니 계속 제작해주시고, 꿀벌들을 대동시켜드릴테니 함정 설치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맡겨만 주십쇼!”
천수의 직업 특화인 ‘폭탄마’의 힘의 활용을 위해서라도 함정 설치는 녀석이 맡아서 처리해야 최고인 법.
몬스터의 처리에 따른 경험치가 조금 아쉽긴 하지만 필드 보스나 정예급과 같은 녀석이 아니고서야 스팅거를 사냥함으로서 26레벨을 찍은 성혁으로서는 솔직히 양봉 채집이 경험치를 얻는 것에는 더 효율적이다.
[수호자의 특대형 길라이트 혈옥 합판 벌통(★★★-)의 벌꿀 현황이 84.53%에 도달했습니다.]
[수호자의 특대형 길라이트 뤼륨 합판 벌통(★★★-)의 벌꿀 현황이 81%에 도달했습니다.]
[수호자의 특대형 파키슨 합판 벌통(★★★)의 벌꿀 현황이 86.7%에 도달했습니다.]
……
[벌꿀 수확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럼 이제 나도 일을 시작해볼까.”
그렇기에 성혁은 주민들이 합류한 상황 속에서도 늘 그렇듯.
변함없이 양봉 농장의 꿀 채집을 서두르려던 찰나였다.
[퀘스트 부여의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 리글의 변덕]
[한국 서버의 모든 플레이어에게 이벤트 퀘스트, 군인 VS 민간인이 부여됩니다.]
갑작스럽게 떠오른 말도 안되는 이유의 조건 충족과 퀘스트의 부여.
“서, 성혁씨 이거!”
“저도 보고있습니다.”
거기에 담겨진 내용물은 결코 허투루 넘길만한 것이 아니었다.
* * *
요지경의 세상의 30일 차.
그것은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있어서는 그저 평범한 늘 똑같은 하루를 맞이하는 것일테지만 다른 플레이어들.
특히나 군대라는 특수 상황으로 인해서 30일간 통제 제한조치로 갇혀있던 군인들에게 있어서는 남다른 특별한 일이다.
“드디어 자유다!”
“이게 얼마만의 바깥 외출입니까.”
“흐아, 짬내나서 죽을 뻔 했지 말입니다.”
“얌마. 상병 나부랭이가 짬내는 무슨. 나만 하겠냐?”
[통제 해제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 30일 경과]
[강력한 현대 무기에 따른 외출 통제의 제한이 해제되었습니다.]
군대 내부에 있으면서 각자 직급에 따라 부여된 퀘스트 및 군 부대를 습격해오는 몬스터들을 처리해오며 성장을 지속해오던 군인들의 자유.
게다가 군인들에게는 강력한 현대 무기 또한 존재한다.
요지경의 세상이 도래하게 되면서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능력치의 상승을 통해 초인처럼 되고 아이템이 아닌 현대 무기의 힘은 다소 약해졌다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대한민국.
북한이라는 적국의 존재로 인해서 한국 서버의 국방력은 작은 크기의 한반도 치고는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하는 강국이다.
현대 무기가 아이템이 아니라 하더라도 고블린이나 쌍두들개 등.
평범한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에 있어서는 전혀 어려움이 없을 터.
“다들 준비해라!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과 국민들을 도우러 가야하지 않겠나!”
“예! 그렇습니다!”
“사주 경계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몬스터는 가차없이 처리하고, 생존자는 잘 인솔 할 수 있도록! 우선은 인근에 위치한 타부대와 합류하는 게 첫 목표다.”
“예! 알겠습니다!”
비록 대부분이 원치 않은 징병제로 인해 끌려왔다 하더라도 군인들은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이들로 이루어진 집단.
투철한 애국심을 지니고 있는 이들답게 그들의 최종 목표는 국민들을 지키고 나라를 다시 재건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인접해있는 타 군부대와 합류하는 것이 효율적일 터.
하지만 실로 아이러니하게도 군대라는 강력한 현대 무기로 무장한 힘은 누군가를 보호하는 힘이자, 동시에 누군가를 파괴하는 것에 있어서도 특화되어 있는 힘인 법.
당연한 말이지만 그러한 것을 리글.
예컨대, 한국 서버를 담당하고 있는 초월자의 펫이 그것을 가만히 방관하고 있을 리 만무하다.
[퀘스트 부여의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 리글의 변덕]
[한국 서버의 모든 플레이어에게 이벤트 퀘스트, 군인 VS 민간인이 부여됩니다.]
리글의 변덕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조건 충족의 내용과 함께 부여된 이벤트 퀘스트인 군인 VS 민간인.
떨떠름해보이는 퀘스트의 명칭답게 그 내용을 확인하게된 한국 서버의 군인들과 민간인 플레이어들은 당황을 금치 않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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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 반갑습니다 한국 서버의 플레이어 여러분! 다들 아실지 모르겠지만 현재 군부대에서 군인들에게 자유가 주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럴 수가! 대다수의 분들이 애국심을 보이는 모습을 보이니 저 리글은 너무나도 감동스럽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 감정이요 과연 그거 진짜인 거 맞습니까? 아니, 뭐 의심하려는 건 아니고. 한 번 궁금해서 이 참에 한 가지 실험을 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즉석에서 발생시킨 이벤트 퀘스트인 만큼 참여는 자유입니다. 다만, 선택에 따른 결과값 또한 본인 스스로가 감내해야 된다는 거. 잊으시면 안됩니다~
[이벤트 퀘스트 : 군인 VS 민간인]
* 군인 플레이어가 민간인 플레이어 사냥시 획득하는 전리품이 3배가 되며, 레벨에 따라 일정량의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 민간인 플레이어가 군인 플레이어 사냥시 획득하는 전리품이 3배가 되며, 레벨에 따라 일정량의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 제한 기간 : 30일
※ 제한 기간 내에 가장 많은 포인트를 획득한 1 ~ 10위의 플레이어에게 막대한 보상이 주어집니다.
※ 이 기간 동안 군인과 민간인은 서로 적대 관계가 되며 살인을 저지르더라도 악인 표시가 새겨지지 않습니다.
※ 이 기간 동안 군인과 민간인은 서로가 악인인지 알아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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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과 민간인.
한국 서버의 같은 민족끼리 대놓고 싸움판을 부추기는 듯한 퀘스트의 내용.
그것을 읽어내린 군인들은 사주 경계하는 것도 망각한 채 허탈한 심정을 내비춘다.
“이, 이게 무슨…….”
“뭔데 이거? 지금 우리보고 민간인. 그러니까 사람들을 죽이라고 지시하는 거야?”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 X같은 상황을 타파하고 몬스터를 쓸어버리면서 나라의 재건과 함께 가족들을 구할 생각으로 가득 찼던 군인들이다.
하지만 이게 웬걸?
갑작스럽게 생겨난 이벤트 퀘스트로 인한 세력화.
이것은 군인과 민간인을 완전히 두 쪽으로 나뉘어져 버렸다.
으드득!
“이런 같잖은 짓거리가 우리들한테 통할 것 같나!”
“다들 정신 차려라! 저런 불순한 의도에 넘어가서는 안된다!”
패닉에 빠진 병사들의 모습에 몇몇 부사관과 장교들이 독려하려 했지만 사실 그들 또한 병사들 못지 않게 패닉에 빠진 것은 매한가지다.
한 번 생각해봐라.
한국 서버 곳곳에 널려있는 수많은 군부대와 군인들.
과연 그들 중에서 모두가 민간인들을 지키려 들려할까?
만약에 군부대 하나라도 전리품 3배라는 보상에 미쳐가지고 학살을 자행하게 된다면?
게다가 또 다른 변수가 존재했으니, 그것은 바로 민간인들이라고 해서 군인들을 죽이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있냐는 것이다.
요지경의 세상의 이전이었더라면 모를까.
이제는 게임 시스템으로 인해서 능력치만 높다면 초등학생이나 노인도 초인과 같은 힘을 얻고 능히 젊은이를 힘으로 찍어누르거나 높은 방어 능력을 갖춘 무구를 착용 할 수도 있는 세상이다.
(선택에 따른 결과값 또한 본인 스스로가 감내해야 된다는 거. 잊으시면 안됩니다~)
하물며 약올리듯이 마지막에 달려있는 녀석의 멘트.
마치 하지 않으면 반드시 도태되고 후회할 것이라는 경고의 뜻이 함축되어 있는 내용에 군인들은 간부 병사 할 것 없이 고민에 빠져들었다.
32화 
“모두 진정! 혼란에 빠지지마라! 저 녀석은 우리나라를 공격한 침략자다! 저런 녀석의 말에 현혹될 필요는 없다!”
“그래 얘들아. 여기서 우리가 무너지면 안된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부모님도 구하고 나라를 다시 재건 할 수 있지 않겠냐?”
“예, 맞습니다 소대장님!”
군인 VS 민간인.
리글의 변덕으로 인해 발생된 이벤트 퀘스트.
그 속에서 분명 대다수의 군인들은 눈앞의 욕심을 포기했다.
어찌되었든간에 이 X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은 초월자의 개변 때문일 터.
더 이상 그들의 손에 놀아나는 마리오네트가 되고싶지는 않았으니까.
“이보게 1중대장. 2중대랑 본부, 지원 중대의 간부들까지 모두 한 곳으로 모이라고 지시를 내려두게.”
“예? 지금 말입니까?”
“그래, 당장!”
하지만 그들이 한가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었으니,
“충성! 대대장님. 간부진들 모두 다 집합 했습니다!”
“좋아. 우리는 지금부터 최우선 목표를 잠시 바꾸도록하겠다. 인접 부대와의 합류 이전에 주변에 존재하고 있는 몬스터. 그리고 인근에 상주하고 있을 악인들의 처리를 최우선으로 하도록!”
“그, 그게 무슨? 설마 대대장님. 저 침략자 녀석의 뜻대로 하시겠다는 겁니까?”
“어허! 말 조심하게! 내가 언제 민간인들을 처리한다고 했던가?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어디까지나 ‘악인’들을 제거하는 것이야. 자네들도 알지 않은가. 그들은 이곳에서 사람들을 죽인 살인자들. 그런 자들을 방치해둔 채 나라를 재건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지, 암!”
“그렇지만 대대장님. 아시지 않습니까. 이 기간 동안은 민간인이 악인인지, 아닌지 알아차릴 방도가 없지 않습니까?”
“아니, 자네들이 한 두살 먹은 어린 아이도 아니고 내 그런 것까지 일일이 말해줘야 알겠나? 그런 것 쯤은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게나. 그러면 내 말 뜻. 잘 알아들었으리라 믿고. 병사들에게는 알아서 잘 전달하도록. 그럼 고생들 해주게나.”
“……충성, 알겠습니다.”
군대의 상명하복을 철저히 따라야만 하는 시스템은 어찌보자면 상당히 체계적이고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시스템에는 장점이 있다면 단점이 따르기 마련인 법.
특히나 상관에게 가하는 피해량이 99%의 감소 페널티가 적용되는 ‘군대’라는 특수 상황에서는 윗물이 썩어있으면 그것만한 지옥이 따로 없다.
‘이것도 다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대를 위해서는 소를 희생해야만 하는 법이니까.’
간부진들이 전부 다 나간 천막 속.
그들에게 명령을 지시한 대대장은 자신의 직업 특화를 보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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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특화 - 장교(★★★)]
* 중령의 권한 : 중령 계급 이하의 군인들에게 특수 상황의 상태 이상이 적용됩니다.(특정 상황에 따라 상승 할 수도, 하락 할 수도 있습니다)
* 대대장 : 자신의 지휘권 내에 속해있는 속해있는 플레이어가 사냥 및 퀘스트 진행을 완료할 시 일부분의 보상을 획득합니다. 해당 수치는 조정이 가능합니다.(1~20% 현재 20%)
* 육군 군사 인트라넷 : 중령급 이상의 육군 장교 플레이어들끼리 소통이 가능한 커뮤니티 게시판을 이용 할 수 있게됩니다. 해당 게시판의 메시지는 공유가 불가능합니다. 단, 해당 커뮤니티 게시판은 닉네임이 아닌 플레이어와 계급이 고스란히 노출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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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처음부터 초월자의 펫들은 이것을 노렸다는 듯 철저하게 짜여있는 장교들만의 직업 특화.
특히 그 중에서도 #1 챕터 업데이트의 커뮤니티 게시판의 적용과 함께 개방된 ‘육군 군사 인트라넷’의 효과.
장교들 중에서도 중령급 이상의 플레이어들끼리만 비밀리에 연락이 가능하게끔 만들어진 직업 특화.
처음 이것을 보게되었을 때 대대장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업보가 진정 옳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장교의 직업 특화, 육군 군사 인트라넷이 발동됩니다.]
[지정해둔 대상이 게시판에 메시지를 등록했습니다.]
군인 VS 민간의 이벤트 퀘스트가 뜨자마자 즉각 반응하듯이 떠오른 인트라넷의 한 메시지.
그것은 결코 평범한 인물이 올린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장 장필중 : 지금부로 긴급 상황으로 전환하여 다들 최대한 성장을 거듭하도록. 비록 원치 않은 일이지만 이것은 기회일세. 그 과정에서 그 어떠한 희생이 있더라도 가슴에 묻도록 하게. 우선은 우리들이 강해져야 나라의 틀과 기강이 다시 서지 않겠는가? 당장 우리 대한민국 내부의 문제 뿐만이 아니라 인접한 중국과 일본. 더 나아가서는 미국과 러시아 등과 같은 외교 등도 생각하면 더욱 힘을 키워야되네!】
4성 장군.
흔히들 포스타라고 불리우는 육군참모총장의 메시지.
그러나 그것을 보고있는 장교들이 바보들도 아니고 저 내용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를 턱이 없다.
【대장 장필중 : 이것도 다 국민들을 위한 것이니. 다들 내 선택에 대해서 다소 불만이 있더라도 잘 이행해줄 거라고 믿겠네.】
【중장 최재혁 : 충성!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대장님의 뜻! 저 또한 이어받도록 하겠습니다!】
【소장 김철수 : 충성! 조국을 위해서라면 이 손에 피 또한 묻히겠습니다!】
…….
물론 저들 중에서도 썩지 않고 애국심과 국민을 위한 투철한 의지를 가진 이들도 존재할 테지만 나설 수는 없었다.
‘머저리가 아니고서야 이 상황에 나대가지고 빨리 죽고 싶은 사람은 없는 법이지.’
계급과 이름이 모두 노출되어있는 현재.
군대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자신보다 계급이 높은 이에게 대적하는 것은 곧 죽음으로 향하는 지름길이 될테니 말이다.
* * *
“군인들이 적이되는 이벤트 퀘스트라니. 이 게임의 운영자는 미친게 분명해요!”
“……하아. 대체 우리가 무슨 짓을 했다고 이러는 건지 이해를 못하겠군요.”
어이가없다는듯 허탈한 표정으로 말을 하고 있는 연아와 수희의 모습.
하긴 그럴 만도 하다.
정부가 완전히 무력화된 현재 사회.
수많은 약자들에게 있어서 마지막 희망이자 구조대라고도 할 수 있을 군인들이 갑작스럽게 적으로 돌변시키게끔 만들 이벤트의 개최라니.
그러나 이내 성혁은 당연하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녀석들을 이해를 하려고 하면 안될 겁니다. 아마도 이 게임의 운영자들은 우리를 제대로 된 생명 취급을 안할테니까요. 아니, 오히려 그게 자연의 섭리에 더 맞겠죠.”
“…….”
모든 생명은 존엄하다.
그것은 굉장히 낭만적인 말이지만 동시에 무척이나 모순적인 말이다.
약육강식이 기본틀로 깔려있는 자연.
그 속에서 동물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서로 해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타 개체를 죽여서 고기를 섭취하지 못하면 굶어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찾는 것 부터가 이상한 것 아닌가?
그리고 사람은 도구와 과학의 발전을 통해 만물의 영장으로 군림하면서 자연의 모든 것을 누리고 있었다.
그저 지금의 상황이 ‘사람’으로서 납득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뿐이다.
초월자.
사람의 압도적인 상위 포식자인 존재들로 인해서 만물의 영장이라는 권한을 빼앗긴 것.
지금까지는 당연하다시피 누려왔던 그 모든 것들이 이제는 박터지게 싸워야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을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저 행위들을 용납할 수는 없죠. 지금으로서는 그저 계속 강해지기 위해 경험치를 쌓아야만 합니다.”
“그건 그런데 결국 이 시스템도 저들이 만든 것일텐데 여기서 강해진들 소용이 있을까요?”
“뭐, 어쩌겠습니까. 선택지가 이것뿐인 이상 다른 길이 발견되지 않는한 이 쪽으로 쭉 나아가는 수 밖에.”
“……그렇군요.”
솔직히 요지경의 세상에서 게임 시스템이 적용 되었을 때.
한 번 쯤은 고민했었던 부분이긴 했다.
과연 지금 자신의 레벨과 능력치.
이것들을 높인다고 해서 초월자와 그 펫들을 상대로 승부를 치루는 것이 가능할까?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도 먼 이야기이기도 했고, 지금은 그저 현재의 사태에 적응해서 살아남는 길이 최우선일 뿐.
고민은 하되, 일단은 오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성실히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왕꿀벌이 산란을 하고, 꿀벌들이 전투와 벌꿀을 모아오듯, 성혁 또한 꿀벌들이 모아온 벌꿀들을 수확하고 그것들로 가공품을 만들어 나간다.
“성혁 형님! 만든 트랩이 많아서 동생이랑 같이 설치하러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어머, 다들 가기 전에 요깃거리 만들어뒀으니까 도시락들 챙겨가요!”
그리고 그러한 성혁과 꿀벌들의 성실함을 본받게 된 것일까?
아니면 원래부터 다들 성실한 편에 속했던 것일까?
새롭게 성혁의 양봉 농장의 주민으로서 합류하게된 이들 또한 그 누구도 게으름 피우거나 짐이 되는 일 없이 자신들이 해야 될 일을 시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차곡차곡 해나아간다.
“크하하핫! 이보게 성혁 총각! 이리로 와서 보게나. 내 정말 끝내주는 것을 만들었지 뭔가!”
그렇게 한참을 꿀 채집을 마무리하고 있던 찰나.
슬슬 가공품을 만들려던 상황 속에서 찾아온 석철의 의기양양한 모습에 성혁은 곧장 석철이 이끄는 곳으로 향했다.
“하핫! 어떤가? 제법 그럴듯 한가?”
자랑하고 싶다는듯 땀범벅이 된 코를 쓸기며 호탕한 웃음을 내뱉는 석철의 모습.
헌데 충분히 자랑질을 할만도 하다.
다양한 목재와 합판.
게다가 성혁에게 공수해온 밀랍까지 곁들여서 완성된 하나의 건축물.
게임의 시스템을 지니고있는 요지경의 세상답게 당연한 말이지만 해당 건축물에도 아이템으로서의 효과가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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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건한 길라이트 합판 밀랍 온실(★★+)]
* 분류 : 건축물
* 건물 내에 위치한 아군 개체 및 오브젝트에게 '굳건한 자의 따스한 온실'이 적용됩니다.
※ 굳건한 자의 따스한 온실 : 피로함이 옅어지며 추위에 잘 자라지 못하는 자연 식생의 페널티를 제거해줍니다. 또한 오브젝트가 성장 가능한 자연 식생의 경우 성장 속도가 50% 촉진됩니다.
* 수용 가능 작물수 : 0 / 1,200(+200)
* 생명력 : 15,500(+5,500)
* 방어력 : 150(+60) 항마력 : 80(+25)
* 내구도 : 1,050 / 1,050(+150)
* 설명 : 굳건한의 키워드가 새겨져있는 ★★+등급의 길라이트 합판 밀랍 온실입니다. 빛의 기운이 잔뜩 스며들어있는 길라이트 합판을 주 재료로 사용한 건축물이며, 루비젬과 페리도트 밀랍으로 인해 쉽게 부식되지 않게끔 내구성을 크게 상승시켰습니다. 늘 따뜻한 온도를 자랑하며, 자연 식생의 성장 속도가 촉진되는 등. 특정 온도에서 자라지 않는 자연 식생의 페널티의 영향을 받지 않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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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이라는 이름의 건축물.
어느정도 효과는 예상했지만 이것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혁이 보유하고 있는 길라이트 합판 벌통들도 그렇고 원래부터 농사에 어느정도 시너지 효과가 있는 4성의 고유 직업인 풍요의 기원자의 직업 특화도 그렇고.
연수희가 이곳에 투입된다면 앞으로 성혁의 양봉 농장의 삶은 좀 더 윤택해지게 될 터.
“그건 그렇고, 원래부터 이 쪽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으셨던 겁니까?”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석철이 이러한 건축물을 완성시키는데 반나절 정도의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건축이란 것이 무슨 레고를 조립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뚝딱 뚝딱한다고 떡하니 원하는 기능이 나오는 게 말이 안되지 않은가?
“크흐흠. 뭐,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스킬이랑 재료빨이지. 꿀벌들의 호위 덕분에 목숨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도 없었다는 점도 크고 말이야.”
“다른 건 몰라도 그 부분은 확실히 마음에 드네요.”
“하하핫! 동감일세!”
요지경의 세상.
게임이 가져다주는 일종의 편의성.
군인과 민간인들끼리 싸움을 붙인 것은 좋게 보이지 않았지만 루비젬과 페리도트 꿀벌들.
그리고 그 밖의 벌꿀 가공품 등과 같은 것들까지 생각해보면 썩 나쁘게만 볼 일도 아니었다.
33화 
온실이 완성된 것을 확인하자마자 성혁이 다음으로 행한 일은 바로 거래소의 씨앗들을 검색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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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르 꿀사과 씨앗(★+)] X 5,346 - 최저가 10코인 ~ 12코인
* 판매자 : 농부 최춘식, 채집 마스터, 사단…….
* 분류 : 소모품
* 땅에 심고 일정 기간이 흐를시 꽃과 열매가 맺히는 아키르 꿀사과 나무로 성장합니다.(성체의 등급은 성장 기간 동안의 영향을 받습니다)
※ 성장 기간 2일(성장 기간은 부가적인 효과를 통해 촉진이 가능합니다.)
※ 꽃이 맺히는 기간 5일(성장 기간과 등급은 부가적인 효과를 통해 촉진이 가능합니다.)
* 설명 : 차원 ‘아키르’에 자생하는 ★+등급의 아키르 꿀사과 씨앗입니다. 성장 기간이 다될시 아키르 꿀사과 나무의 성체로서 성장합니다.
[베릴 아몬드 씨앗(★★-)] X 2,342 - 최저가 20코인 ~ 26코인
* 판매자 : 농부 최춘식, 채집 마스터…….
* 분류 : 소모품
* 땅에 심고 일정 기간이 흐를시 꽃과 열매가 맺히는 베릴 아몬드 나무로 성장합니다.(성체의 등급은 성장 기간 동안의 영향을 받습니다)
※ 성장 기간 3일(성장 기간은 부가적인 효과를 통해 촉진이 가능합니다.)
※ 꽃이 맺히는 기간 8일(성장 기간과 등급은 부가적인 효과를 통해 촉진이 가능합니다.)
* 설명 : 차원 ‘베릴’에 자생하는 ★★-등급의 베릴 아몬드 씨앗입니다. 성장 기간이 다될시 베릴 아몬드 나무의 성체로서 성장합니다.
[햇빛 메론(★★)] X 1,552 - 최저가 18코인 ~ 22코인
* 판매자 : 농부 최춘식, 레드덕배…….
* 분류 : 소모품
* 땅에 심고 일정 기간이 흐를시 꽃이 피어오르며 열매를 얻을 수 있는 햇빛 메론으로 성장합니다.(성체의 등급은 성장 기간 동안의 영향을 받습니다)
※ 성장 기간 4일(성장 기간은 부가적인 효과를 통해 촉진이 가능합니다.)
* 설명 : 차원 ‘제리아’에 자생하는 ★★등급의 햇빛 메론입니다. 성장 기간이 다될시 햇빛 메론으로 성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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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종류가 상당히 많구나.”
요지경의 세상 속.
자연 식생이 등장하기 시작하는 #1 챕터 업데이트가 진행된 이후 꽤나 시간이 흐르게 된 영향일까?
거래소에는 식량으로 사용 할 수 있는 작물들도 꽤나 적지 않게 등록되어 있었으며, 씨앗의 종류 또한 상당히 많았다.
“뭐, 얼마 하지도 않네.”
꿀벌 수호자인 성혁만이 얻을 수 있는 값진 벌꿀 가공품들과는 달리 나쁘지 않은 등급을 가지고 있음에도 상당히 낮은 금액으로 책정되어있는 씨앗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작물들의 경우에는 먹고 남은 씨앗을 재활용하면 언제든지 불려나갈 수 있는 데다가 독점에 따른 프리미엄성도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이 정도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지.”
보유 코인 : 472,488
어차피 하루가 지날 때마다 적지 않은 양의 코인이 쌓여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
코인이 많은 것은 확실히 좋은 일이지만 그것을 제때 활용 못하는 것은 그리 좋지 않은 판단인 법.
자고로 투자를 해야 할 때는 확실히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어머, 이렇게까지 도와주시다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성혁씨.”
“아닙니다. 저도 다 바라는 게 있어서 그런 건데요 뭘.”
“사람이 참. 솔직해서 좋다니까.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결과물을 내볼게요.”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양봉 농장에서 성혁 다음으로 높은 등급인 4성의 고유 직업인 풍요의 기원자를 지니고 있는 연수희.
그녀의 진가는 요리를 하는 것에서도 있었지만 그 밖에도 농사를 지을 때에도 톡톡한 힘을 발휘해주었다.
* 풍요의 기원 : 작물 수확시 대성공의 비율이 증가합니다.
* 기름진 땅 : 주변 반경 5KM내에 위치한 땅의 비옥함을 상승시켜 작물의 성장 속도를 올려줍니다.
일전에 공유를 통해 알게되었던 풍요의 기원자의 직업 특화.
작물을 수확 할 때 발동되는 풍요의 기원을 차치해두더라도 당장에 발동이 가능한 ‘기름진 땅’의 경우에는 씨앗을 심자마자 확실히 눈에 띌 정도로 작물의 성장 속도를 촉진시켰다.
여기에다가 길라이트 합판 온실과 벌통의 시너지 효과까지 함께 적용되니, 그야말로 호랑이의 등에 날개를 단 격!
위이잉- 위이이이잉~♩
“어라. 귀염둥이들아 안녕?”
더군다나 그녀의 농사 활동으로 인하여 양봉 농장의 꿀벌들의 행동은 작지만 어느정도의 영향을 끼쳤다.
누누히 말했지만 꿀벌들이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큰 영향력을 펼치는 익충으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게 된 것.
그것은 바로 꽃가루를 옮기는 수분 활동을 통해서 꽃이나 작물들의 번식을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그 활동에 있어서 사과 나무와 아몬드 나무, 또한 메론의 핀 꽃 등.
이것들은 전부 다 꿀벌들에게는 상질의 영양분을 지닌 화밀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어준다.
[루비젬 일벌(★★)이 꿀을 모아왔습니다. 현재 벌꿀 현황 31.981%]
[루비젬 일벌(★★)이 꿀을 모아왔습니다. 현재 벌꿀 현황 32.022%]
[페리도트 일벌(★★)이 꿀을 모아왔습니다. 현재 벌꿀 현황 45.632%]
…….
굳이 먼 거리로 갈 필요 없이 가까운 곳에서 직접 꿀을 모을 수 있는 꽃을 직접 탄생시키는 것.
게다가 늘 앞서 말했지만 꿀벌들은 꽃에게서 꿀을 강탈하는 약탈자가 결코 아니다.
자연에 존재하고있는 꽃과 작물.
동시에 양봉 농장과 연수희가 키우고 있는 작물들과 긴밀하게 이어져있는 선순환으로 이어지는 공생 관계.
꿀벌들은 작물의 꽃들로부터 상질의 꿀을 결코 공짜로 얻어가는 것이 아니다.
[루비젬 일벌(★★)이 자연 식생, 아키르 꿀사과 나무 꽃(★★)과 접촉했습니다. 성장이 촉진되며, 영양분이 소폭 상승합니다.]
[루비젬 일벌(★★)이 자연 식생, 아키르 꿀사과 나무 꽃(★★)과 접촉했습니다. 성장이 촉진되며, 영양분이 소폭 상승합니다.]
[루비젬 일벌(★★)이 자연 식생, 베릴 아몬드 나무 꽃(★★+)과 접촉했습니다. 성장이 촉진되며, 영양분이 소폭 상승합니다.]
…….
“어머머, 못살아. 너희들 너무 귀여운 거 아니니?”
꽃에 잡아먹힐듯이 머리를 박아넣은 채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다리를 움찔움찔 떨고있는 꿀벌들.
꽃가루통을 비롯하여 온 몸에 꽃가루를 붙이고 있는 녀석들이 꽃과 접촉을 하게되면 ‘자연 수정’으로 인해서 완성되는 작물의 신선도와 달달한 과즙은 상상이상으로 달콤해진다.
“성혁씨가 꿀벌들에게 빠져드신 이유를 충분히 알 것 같아요. 이거 저도 완전히 푹 빠져서 포로가 되겠는걸요?”
“그렇죠?”
“동감입니다 형님. 꿀벌들이 목숨도 보호해주고 봉독까지 지원해주니 아주 트랩만드는 맛이 납니다.”
“성혁 오빠. 꿀벌 엉덩이 한 번만 만져보면 정말 안돼요?”
“……너는 이제 그만 좀 만져. 꿀벌들도 너만 보면 무서워하잖아.”
꿀벌들의 생태계에 있어서 자연과의 공생은 결코 1+1 = 2와 같은 개념으로 성립되지 않는다.
벌통에 빠르게 채워지는 벌꿀의 현황과 작물은 더욱 건강해지는 일석이조를 넘어선 곱절의 이득!
더군다나 처음에는 생면부지인 사람들이다보니 다소 어색했었던 주민들과도 꾸준히 함께 작업을 하면서 종종 마주치고 꿀벌들에 관하여 이야기 꽃을 피우다보니 자연스럽게 더 친밀해지는 효과까지 누린다.
그 뿐만이겠는가?
꿀벌들의 성실한 수분 활동과 함께 꾸준히 농사를 지속한 것의 영향력.
거기에다가 원래부터 농사에 큰 보너스를 얻고 들어가는 4성의 고유 직업.
풍요의 기원자를 직업으로 두고있는 연수희에게도 큰 변화가 찾아오게 되었다.
“성혁씨! 꿀벌들의 도움 덕분인지 새로운 직업 특화가 개방되었어요!”
요지경의 세상에서 중요한 히든 피스의 요소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는 직업 특화의 개방.
연수희가 추가로 얻게 된 힘은 꿀벌들과 함께 행동해서 얻은 것답게 그 효과 또한 상당히 얕볼만한 것이 아니었다.
[플레이어 연수희(엄마의 집밥 - 16레벨)가 직업 특화에 대해서 공개합니다.]
* 풍요의 자연 수정 : 특별한 방법으로 인해 자연 수정이 이루어진 작물들의 완성품의 품질을 한층 더 상승시킵니다.
4성의 고유 직업, 풍요의 기원자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직업 특화의 힘.
꿀벌들의 영양분 상승과 이것의 효과까지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완성되는 작물의 품질이 어떨지 상당히 기대해봄직스럽다.
“축하드립니다 수희씨.”
“감사드려요. 이것도 전부 다 꿀벌들 덕분이죠. 고맙다 얘들아!”
위잉-
위에엥- 위이이이잉-
수희의 감사인사에 별 것 아니라는듯 시크에게 엉덩이를 씰룩거리는 춤으로 화답해보이는 꿀벌들.
정말이지 저 작고 귀여운 생김새 속에서 인간에게 셀 수도 없이 많은 도움을 주는 듬직한 행동력까지.
이러니 꿀벌들에게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것.
[아키르 꿀사과 나무(★★)에 아키르 꿀사과(★★)가 맺혔습니다.]
[아키르 꿀사과 나무(★★)에 아키르 꿀사과(★★)가 맺혔습니다.]
[아키르 꿀사과 나무(★★)에 아키르 꿀사과(★★)가 맺혔습니다.]
…….
[작물 수확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겉보기에도 열매가 아주 실해보이네요.”
“호호. 이것도 다 꿀벌들 덕분이죠 뭐.”
그리고 마침내 꿀벌의 자연 수정과 풍요의 기원자의 하모니를 이루게 된 아키르 꿀사과 나무에 성실한 노력의 결과물이 맺어졌다.
* * *
꿀벌들의 자연 수정을 통한 유기농 성장과 풍요의 기원자가 지니고 있는 직업 특화로서의 효과.
그것들이 중첩되어서 탄생하게 된 아키르 꿀사과는 당연한 말이지만 등급이 더 높은 만큼 거래소에 올라와있는 ‘평범한’꿀사과와는 그 자체만으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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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르 꿀사과(★+)]
* 분류 : 소모품, 재료
* 섭취시 포만감 및 갈증의 해소와 함께 생명력과 마나가 50만큼 회복됩니다.
* 설명 : 차원 ‘아키르’에 자생하는 ★+등급의 아키르 꿀사과입니다. 속에 꽉차있는 달달한 꿀과 같은 과즙의 맛이 상당히 상큼하며 섭취시 적당량의 포만감과 함께 갈증이 해소됩니다.
※ 섭취 및 사용시 8%확률로 온전히 사용 가능한 아키르 꿀사과 씨앗(★+)을 획득합니다.
[아키르 꿀사과(★★)]
* 분류 : 소모품, 재료
* 섭취시 포만감 및 갈증의 해소와 함께 생명력과 마나가 130만큼 회복됩니다.
* 설명 : 차원 ‘아키르’에 자생하는 ★★등급의 아키르 꿀사과입니다. 꿀벌의 도움으로 인한 지속적인 자연 수정을 통해 속에 달달한 꿀과 같은 과즙이 꽉꽉 들어차있는 상태입니다. 섭취시 적당량의 포만감과 함께 갈증이 해소됩니다.
※ 섭취 및 사용시 85%확률로 온전히 사용 가능한 아키르 꿀사과 씨앗(★+)을 획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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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에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등급 하나 만큼의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부가적인 효과 또한 상당하다.
단순히 80의 추가적인 회복 효과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나 씨앗의 재활용이다.
“85%면 거의 8할은 씨앗을 재활용 가능하다는 소리겠군요.”
“네. 덕분에 이제 씨앗은 추가로 구매 할 필요가 없을 지경이에요.”
8%와 85%.
무려 10배가 넘어가는 수치의 씨앗의 활용.
이 부분을 별 것 아니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본디 모든 것은 티끌모아 태산인 법이라고.
씨앗의 여유가 널널해지면 많은 부분에 있어서 농장에 큰 도움이 된다.
막말로 사용할 만큼 사용하고, 넘치게되면 팔아치우는 것으로 해결하면 그만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한 번 시식해보세요. 먹어봤는데 진짜 설명대로 과즙이 속에 꽉차있어요.”
“그런가요? 그럼 어디 한 번…….”
아삭-
34화 
연수희가 건네준 2성의 아키르 꿀사과의 상큼함.
그것은 그녀의 말과 아이템에 적혀있는 설명문대로 과즙이 꽉 차있다 못해, 손으로 줄줄 흐를 정도다.
“끝내주는데요?”
“그렇죠?”
자고로 일한 뒤에 먹는 것이 최고로 맛있는 법이라고.
상큼한 과즙의 향도 그렇고 텁텁했던 목의 갈증이 해소되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렇게 순식간에 게 눈 감추듯 아키르 꿀사과 하나를 처리해버린 성혁은 이어서 조금 흐물흐물 하지만 그래도 같은 ‘아키르 꿀사과’에 해당하는 녀석에게로 손을 뻗어본다.
“아, 그건 안드시는게 좋으실텐데…….”
“한 번 비교해보고 싶어서요.”
기왕 비교를 위해서 구매해본 것.
단순히 겉모습과 효과만 놓고 보는 것보다는 역시 직접 맛을 보는게 최고의 방법이지 않겠는가?
아삭-
똑같이 씹히는 아삭함.
그와 함께 풍겨오는 과즙과 향은 확실히 나쁘지 않은 꿀사과의 달달함을 풍기고 있기는 했다.
허나 이미 앞서서 너무 맛있는 것을 먹은 탓일까?
성혁은 왜 연수희가 그렇게 먹는 것을 말렸는지 이해가 될 것도 같았다.
“크흠. 이거 앞으로는 수희씨 꿀사과가 아니면 못 먹게 되버릴 정도겠네요.”
“호호호. 그거라면 언제든지 챙겨드릴테니까 걱정마세요. 대신 귀염둥이 꿀벌들도 계속 지원 보내주셔야돼요?”
“제가 보내지 않아도 녀석들이 알아서 갈겁니다.”
꿀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발견해서 찾아가는 꿀벌들의 놀라운 기적.
그것이 있는한 성혁이 따로 명령을 내려두지 않더라도 자기들이 본능적으로 찾아가게 될 터.
“그럼 저는 마저 남은 일을 마무리 짓고 있겠습니다. 벌꿀이랑 식초. 그리고 그 밖에 요리 재료로 쓸만한 육류들도 거래소에 구매해서 창고 쪽에 준비되어 있으니 필요한 만큼 꺼내서 쓰시면 됩니다.”
“배려 감사드려요, 성혁씨.”
본격적으로 요리를 할 수 있는 인재가 생겼는데 그것을 활용하지 않으면 바보나 다름없는 법.
성혁에게는 직접 채집과 가공으로 얻을 수 있는 벌꿀과 식초도 있었지만 그 밖에도 대량의 코인의 존재로 인해서 거래소에서 상당히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 편인 육류도 망설임없이 구매했다.
때마침 석철이 꿀사과 농사를 짓는 동안 온실에 이어서 신선도 유지와 공간 활용. 그리고 보안 등의 효과가 있는 ‘창고’까지 건축해준 덕분에 이루어진 변화다.
[플레이어 연수희(엄마의 집밥) - 17레벨가 굳건한 파키슨 합판 밀랍 창고(★★+)로 부터 ‘아키르 꿀사과(★★) X 64’개를 입고했습니다.]
[플레이어 연수희(엄마의 집밥) - 17레벨가 굳건한 파키슨 합판 밀랍 창고(★★+)로 부터 ‘수호자의 루비젬 벌꿀 식초(★+) X 20’개를 출고했습니다.]
[플레이어 연수희(엄마의 집밥) - 17레벨가 굳건한 파키슨 합판 밀랍 창고(★★+)로 부터 ‘그라들 돼지고기(★★-) X 3’개를 출고했습니다.]
[플레이어 연수희(엄마의 집밥) - 17레벨가 굳건한 파키슨 합판 밀랍 창고(★★+)로 부터 ‘루비젬 벌꿀(★) X 34’개를 출고했습니다.]
…….
솔직히 말해서 저들과 아무리 친분이 생겼다고 한들 성혁은 태생적으로 사람을 쉽게 믿는 편이 아니다.
그랬기에 강천수에게 봉독을 건넬 때에도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었을 때에만 주었었고, 그 외의 아이템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자신의 통제하에 두었었다.
그러나 ‘보안’기능으로 인해 일일이 알림이 오는 창고가 생긴 이후부터는 성혁도 큰 걱정을 덜어낼 수 있게되었다.
적어도 창고에 존재하는 아이템의 경우에는 쉽사리 허락을 받지 않는한 손대는 것이 힘들 터.
‘애초에 목숨이 귀한 줄 안다면 섣부른 판단은 내리지 않겠지.'
주변에 존재하고 있는 백만 마리를 훌쩍 넘는 숫자의 꿀벌들.
지금이야 꿀벌들이 그들을 호위하고 있는 입장이었지만 혹여 욕심을 냈다가는 꿀벌들은 단숨에 적으로 돌변할 수도 있는 일.
스팅거와의 전투를 눈으로 직접 지켜본 이들이었던 만큼 꿀벌들의 강함을 무시하는 경솔함은 보이지 않을 확률이 높다.
‘뭐, 어쨌든간에 그건 그렇고 참 신기하다니까. 사람 4명으로 인한 변화가 이렇게 크다니.'
사람을 너무 믿는 것도 문제지만 동시에 너무 의심만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는 법.
성혁은 그들의 합류로 인한 농장의 변화에 대해서 만큼은 충분히 만족스럽게 생각중이다.
물론 이곳에 석철과 수희등이 주민으로 오지 않았더라도 성혁은 늘 그렇듯 양봉 농장을 잘 이끌어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이렇게 온실이나 창고를 짓고, 농사와 요리를 진행하거나 트랩을 설치해서 좀 더 안전성을 기울이는 것은 불가능 했을 터.
‘이런걸 보면 역시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생물인건가.'
요지경의 세상으로 인한 게임의 시스템으로 인한 변화도 그렇지만 원래 세상사가 그렇다.
모든 것에 완벽한 사람이란 없다고.
누군가는 어느 것을 잘하고, 어느 것에는 결여되어있는 것처럼.
각자가 부족한 부분을 다른 이가 메꾸어주듯 성혁이 하지 못하는 것을 그들이 나서서 채워줄 수 있는 것이다.
새삼 스팅거에게 쫒기던 저들 일행을 구해주었던 것에 대한 판단이 옳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위잉- 위이이잉-
꿀벌링크의 영향인지 성혁의 심리를 알아차린 루비젬 정찰 꿀벌들이 칭찬해달라는듯 앞다투어 성혁에게로 다가오며 엉덩이를 씰룩인다.
“그래. 따지고보면 다 너희들 덕분이지.”
애초부터 정찰 꿀벌들이 저들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석철 등은 이곳까지 당도하지 못하고 스팅거의 거름이 되어서 몸에 붙어있는 백골들의 부품이 되었을 터.
그렇게 생각해보면 루비젬 여왕님의 선견지명에 어쩐지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첫 진화에 있어서 성혁이 상위종으로 정찰 꿀벌이 탄생하는 ‘날개, 꽃가루통 기관 진화’를 선택하지 않고 기관을 진화시켰더라면 발견조차 못했을 테니 말이다.
“키야. 역시 여왕님은 존경해야된다니까.”
도대체가 몇 수 앞을 내다보신 건지.
과연 수많은 무리를 거느리고 있는 꿀벌의 여왕답게 품고 있는 본능적인 감각은 실로 두려울 지경이다.
“자자, 아빠는 이제 일해야되니까 너희들도 어서 일하렴.”
하지만 여왕님에 대한 놀라움과 칭찬을 바라는 정찰 꿀벌들의 엉덩이를 토닥거리는 것도 잠깐 동안의 여유일 뿐이다.
11개로 늘어난 벌통들에게서 하나하나 꿀들을 채집 완료한 상태이기는 해도 성혁에게는 아직 2차 공정이라 할 수 있는 스킬의 가공이 남아있는 상태.
위에에에엥~
그런 성혁의 뜻을 알아들은 것인지 녀석들은 아쉬움에 꿀무룩한 표정으로 춤을 추듯 곡예 비행과 함께 다시금 꿀 채집과 정찰을 위해 머나먼 여정을 떠나간다.
[벌꿀차 제작 대성공! 꿀벌 수호자의 가호가 벌꿀차에 새겨집니다.]
[벌꿀 비누 제작 대성공! 꿀벌 수호자의 가호가 벌꿀 비누에 새겨집니다.]
[벌꿀 양조 제작 대성공! 꿀벌 수호자의 가호가 벌꿀주에 새겨집니다.]
[로열젤리 농축 대성공! 꿀벌 수호자의 가호가 로열젤리 알약에 새겨집니다.]
[수호자의 페리도트 벌꿀차(★★+)가 제작되었습니다.]
…….
그렇게 꿀벌들이 일을 하러 떠나가는 동안 성혁 또한 쉬는 법이 없었다.
채집하는 벌통이 늘어난 만큼 매번 채집 때마다 늘어나는 벌꿀의 채집량.
더군다나 풍요의 기원자인 수희가 만든 음식에 붙어있는 ‘채집량의 개수 상승’의 영향까지 더해진 덕분에 이제는 벌꿀의 재고가 흘러넘칠 지경!
그로인해서 성혁은 늘 스킬의 가공이 끊이지를 않는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포인트 5을 획득합니다.]
그러한 상승 작용으로 인한 결과물로서 나타나는 성혁의 레벨업.
대량으로 양봉 채집과 가공을 반복하다보니 26레벨이라는 높은 레벨임에도 불구하고 27레벨을 찍는 것이 그리 어려운 길은 아니었던 것.
게다가 성혁에게 있어서 이번의 레벨업.
그러니까 27레벨을 달성했다는 것은 단순히 레벨을 1올렸다는 것 외에도 상당히 고무적인 경우의 수가 존재했었으니,
[특정 각성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 아이템의 효과를 제외한 순수 민첩 능력치 100이상]
아이템의 효과를 제외하면 순수 96의 수치였던 민첩의 능력치.
거기에 이번에 획득하게된 능력치 포인트 5를 전부 올인한 결과 내구와 정신력의 경우 때와 마찬가지로 꿀벌 수호자의 숨겨진 권능이 발현된다.
[꿀벌 수호자의 권능이 강해집니다. 무리에 속해있는 모든 꿀벌들의 이동과 감지 능력이 증가합니다.]
[해당 권능의 효과는 민첩 능력치가 상승할 수록 더욱 빠른 이동 능력과 예민한 감지 능력을 올려줍니다.]
위잉- 위이이잉-
위에에에엥-!
알림음과 함께 빨라지기 시작한 주변의 꿀벌들.
“나쁘지 않네.”
원래부터 빨랐던 편에 속했던 정찰 꿀벌들이나 튼튼이나 릴리같은 정예 꿀벌들이 아니고서야 막 엄청나게 스팩타클하게 빨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것만으로도 성혁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어차피 민첩 능력치야 계속해서 차차 올려나가면 될 일.
그리고 무엇보다 꿀벌 수호자.
그러니까 그 근본이라 할 수 있는 꿀벌들의 강함은 누누이 말했지만 결코 ‘개인’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여왕부터 시작해서 일벌, 그들을 돌보고 군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가공품을 동원 할 수 있는 성혁까지.
백만 마리에 이르는,
군단이라 일컫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엄청난 무리에게 이 권능이 전부 다 적용된다면 그 힘은 그야말로 막대하기 그지없을 터.
“이걸로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된 거겠지.”
내구와 정신력에 이어 이번에는 민첩에 해당하는 능력치 히든 피스 권능의 개방.
앞으로 남아있는 근력과 제어 또한 각각 어떤 효과를 가져다줄 지에 대한 기대감과 기쁨도 잠시.
“그럼 마저 마무리를 지어볼까.”
너무 좋아하다보면 닮아간다는 말처럼.
오로지 꿀벌 외길 인생.
성실함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꿀벌들의 생태를 탐구하던 인물답게 성혁은 지치지도 않고 가공을 이어나갔다.
* * *
쉬지않고 열심히 일을 한다는 것.
그것은 어찌보자면 굉장히 고되고 짜증나는 일일 수도 있다.
제 아무리 초인과 같은 힘을 얻었다 하더라도 생활을 반복하다보면 사람인 이상 언젠가는 지치기 마련일 터.
하지만 그런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마치 기분이 180도 바뀌듯이 금방 좋아지는 사례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일종의 보상심리.
뭐,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먹을 거다.
“일하느라 고생들했어요. 식사 준비 다 끝내두었으니까 얼른들 와서 들어요.”
자신만만하다는듯 입가를 손으로 가리며 아줌마 특유의 웃음을 흘리는 연수희.
하긴 기세등등 할만한 것이 그녀가 준비한 만찬의 질은 이전의 시르봉 찐감자 때와는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실례일 지경이다.
성혁이 아낌없이 코인을 투자하고 연수희가 직접 온실에서 농사를 지어나간 덕분에 풍족해진 요리 재료들.
그로 인한 메뉴는 그야말로 엄청났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풍요로운 그라들 페리도트 돼지고기 사과볶음(★★★-)]
* 분류 : 소모품
* 섭취시 풍족한 포만감과 함께 해당 개체에게 ‘풍요로운 그라들 페리도트 돼지고기 사과볶음의 행운’이 적용됩니다.
※ 풍요로운 그라들 페리도트 돼지고기 사과볶음의 행운 : 120분간 근력과 내구가 10(+3)만큼 증가하며, 모든 종류의 채집 활동 속도가 45(+10)% 상승합니다. 또한 풍요의 행운으로 인해 생활 계열의 스킬 경험치 획득량과 채집 결과물의 개수가 중폭 상승됩니다.(쿨타임 120분)
…….
[풍요로운 루비젬 벌꿀 꿀사과 쥬스(★★)]
[풍요로운 루비젬 꿀사과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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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역시나 불에 바짝 익은 채 손질되어있는 그라들 돼지고기였으며, 그 위에는 맛을 돋우기 위한 곁가지가 얹어져 있었는데 사실은 그게 메인디쉬나 다름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낱 설탕따위가 아니라 루비젬 벌꿀과 페리도트 벌꿀과 아키르 꿀사과를 절여서 만든 사과 조림을 함께 볶아서 만들어낸 요리였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준비된 벌꿀이 섞인 꿀사과 쥬스와 샐러드 등에 해당하는 가지각색의 요리들.
막대한 효과도 그렇지만 절로 침이 고일듯한 모양새에 일을 하고 온 주민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35화 
“와아, 이게 다 뭐에요?”
“수희 누님. 이거 예전에 먹을 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진수성찬인데요?”
“오메. 이거 실한 것 좀 봐라. 역시 우리 마나님. 한 때 잘나가던 시절 어디 안갔구만 그래?”
“오호호. 어디 뭐 저 혼자 한건가요? 다 여기있는 귀염둥이들도 함께 거들어준 덕분이죠.”
위엥- 위이이잉-!
자신들을 가리키자 귀신같이 알아듣고는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8자 춤으로 빠른 답변을 보내오는 꿀벌들의 모습.
그 앙큼한 행동에 다들 웃음을 터트리는 것도 잠시.
연수희가 박수를 짝짝치며 일행들의 신경을 집중시킨다.
“자자, 음식 식기 전에 다들 우선 맛부터 보고 비행기들 태워요. 아! 성혁씨가 벌꿀 비누도 챙겨줬으니까 다들 손들 씻고 먹도록 하고요! 또 디저트로 벌꿀 발라서 말려둔 사과랑 육포도 있으니까 이따 일 나갈때 다들 챙겨가요.”
“……진짜 미쳤습니다 형님!”
“정말 이곳의 평생 노예가 되고싶어요!”
“흐허헛! 성혁 총각! 정말 고마우이!”
“흠흠. 다들 말씀은 그만하시고 수희씨 말대로 식기 전에 들도록하죠. 그리고 예의나 눈치같은건 보지 않아도 되니까 일한 만큼 마음껏 먹도록 합시다.”
“넵!”
“그 말만 기다렸단 말일세!”
열심히 일한 자는 충분히 먹을 자격이 있는 법.
농장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성혁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일행들은 기다렸다는듯이 게걸스럽게 음식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와하핫! 입 안에서 아주 살살 녹는구나!”
“으음! 이거 완전 내 스타일이잖아?”
“누님 이거 하나 먹다가 둘이 죽어도 모를 맛입니다!”
“알았으니까 천천히들 들어요. 뺏어먹을 사람도 없는데 참…….”
시끌벅적하게 이루어지는 식사 시간.
늘 꿀벌들과 함께 조용히 꿀맛을 즐기던 성혁으로서는 나름 색다른 경험이었지만 그리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뭐라고 해야할까?
이제야 좀 사람사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하려나?
‘괜히 고아원 생각이 다 나네.’
그것도 그렇지만 성혁은 괜스레 고아원 시절 때의 추억이 떠오른다.
그나마 성혁에게 있어서 꿀벌들을 제외한다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있는 고아원의 원장님을 비롯해서 입양으로 인해서 중학생 쯤의 나이가 되었을 때쯤부터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던,
이제는 이름도 얼굴도 흐릿하게 남아있는 고아원의 가족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요지경의 세상에서 그 녀석들과 원장님과 같은 사람들은 꼭 좋은 직업을 얻거나해서 죽거나 하지 않기를 빌고싶다.
‘뭐, 다들 끈기 하나만큼은 질겼으니까 쉽게 죽을 위인들은 아니지.’
다른 건 몰라도 요지경의 세상은 살아오던 인생의 ‘업보’에 따라서 부여되는 직업의 특성이 정해지는 시스템이 존재하는 게임.
비록 원장님을 제외한 이들은 기억이 흐릿할지언정 고아 출신들답게 그들의 끈기와 삶에 대한 집착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 성혁은 알아서 잘 살아있을 거라 생각했다.
“성혁씨? 입맛에 맞지 않으세요?”
“아, 그냥 생각을 좀 하느냐고 그랬습니다.”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있는 동안 식기를 들지 않은 탓일까?
수희의 걱정에 성혁은 머리 속에 차오른 잡념을 떨쳐냈다.
늘 그래왔지만 모든 일에 있어서 일일이 걱정하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다.
지금은 그저 당장에 닥친 현재와 내일을 위해서 성실하게 꿀을 모아오는 꿀벌들과 같이 작금의 상태를 돌보는 것이 최우선인 법.
“……맛있네요 수희씨. 진짜로 엄마 집밥을 먹는 것 같습니다.”
“어머, 다행이에요! 칭찬 감사드려요 호호호!”
너무나도 꿀맛같은 식사.
어린 시절 부모님을 여의였던 성혁은 풍족한 효과와 함께 든든해져가는 뱃속의 느낌을 기분좋게 만끽했다.
* * *
양봉 농장의 꿀빨러들이 달달하게 꿀과 함께 식사 시간을 즐기고 있는 시각.
바깥의 사회 상황은 엄청나게 급변해갔다.
요지경의 세상의 개변 이후부터 꾸준히 리젠되는 몬스터들로 인한 인명 피해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1 챕터 업데이트 이후로 생겨난 필드 보스와 던전 내의 몬스터들의 지능적인 플레이 등.
하나같이 플레이어를 강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죽어나가는 일명 솎아내기의 상황 속에서 화룡점정으로 등장한 ‘군인 VS 민간인’의 이벤트 퀘스트.
30일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퀘스트의 등장 이후로 군인과 민간인에 속하는 플레이어들은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였다.
“명령이다! 사주 경계를 강화하고, 몬스터는 물론이거니와 접근하는 악인들도 함께 처단하도록 한다!”
“예? 그, 그게 무슨 말입니까 소대장님. 몬스터는 그렇다치고 악인들을 어떻게 구별하라는 겁니까?”
“……그건 즉각적으로 알아서 판단하도록! 너희들도 분대장 찰 정도의 짬이면 어느 정도 사리구별은 할 줄 알 거 아니냐.”
“아, 아무리 그러셔도…….”
“상부에서 내려온 명령이다. 그러니 우선은 따라주기를 바란다.”
경계의 강화에 이어서 몬스터와 함께 악인들까지 처단하라는 명령.
그러나 이벤트 퀘스트로 인해서 군인과 민간인 플레이어들은 그들이 악인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다.
물론 민간인 몇몇을 먼저 구출해서 그들에게 악인에 대한 판단을 부탁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구출된 이들이 ‘악인’일지 아닐지에 대해서는 또 누가 판단을 내릴 수 있단 말인가?
더군다나 혼란에 빠진 병사들도 결국에는 사람이다.
이벤트 퀘스트에서 가장 중점이라 할 수 있는 3배의 보상.
게다가 군인들의 직업은 군대라는 특수 상황에 걸맞게 레벨업에 따라서 계급의 상승이 가능하다는 특전도 존재한다.
‘어차피 사람을 죽여도 죄를 묻는 건 아니잖아?’
‘그래. 그냥 몬스터라고 생각하는 거야. 3배 보너스의 몬스터라고.’
‘저 녀석들이 진짜 민간인일지, 아니면 사람을 죽인 살인자들일지 누가 알아? 일단은 내가 강해져야 우리 가족도 지킬 수 있는 거라고!’
상명하복.
몇몇 병사들은 빠르게 부사관이나 장교가 되어서 재건될 나라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게 된다거나, 플레이어로서 강해진다는 욕심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아, 악인들이다!”
“다 죽여!”
투두두두두두-!
모든 것은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쉬워지는 법이라고들 했던가?
하물며 이것은 혼자서 짊어지는 죄업이 아니라 군대라는 집단이 짊어지는 죄다.
게다가 나라 재건을 위한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라는 듣기 좋은 대의명분도 내세울 수 있는 상태.
그리고 무엇보다 게임의 시스템이 적용된 요지경의 세상에서 현대 무기로 무장했다고 해서 군인이라는 세력이 엄청나게 강하냐고 묻는다면 또 그것도 아니었다.
“악인 무리가 떴습니다!”
“사, 살인자다!”
“대응 사격하라!”
“……지랄하고 있네. 약자한테 총이나 겨누는 미친 새끼들이. 뭐? 우리보고 살인자? 내로남불도 적당히해라 새끼들아!”
“필요할 때는 튀어나오지도 않다가 이제 와서는 국민들한테 총질하는게 어디 군인이냐?”
“형님. 이것들 생각 외로 별 것 아닌데요?”
“최대한 저것들 무리로 진입해라. 뒤섞이면 저것들도 쉽게 총질 할 수는 없을 테니까.”
군인 VS 민간인의 이벤트 퀘스트에서의 혜택을 보는 것은 오로지 군인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민간인으로서 존재하던 플레이어들도 마찬가지로 3배의 전리품을 챙길 수 있는 상황.
더군다나 군인들이 군 내부에서 통제되어 있는 동안 바깥에서 성장을 거듭하던 플레이어들 중에서는 필드 보스와 던전 등을 공략하면서 각종 뛰어난 무구들로 무장하고 높은 능력치를 갖춘 초인과 같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렇기에 날아오는 총알의 세례 속에서도 가뿐하게 튕겨내며 군인들의 한 가운데로 침투하는 것에 성공한 이들은 그야말로 양떼에 난입한 늑대마냥 군인들의 학살을 자행한다.
분명히 처음에는 두 진영 다 나름대로의 정의관과 애국심이 있는 상황 속에서의 잔혹한 결말.
사방으로 생명이 꺼져나가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참혹한 상황 속.
그 장면들을 마치 영화를 관람하듯 지켜보고 있는 하나의 개체가 존재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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