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ão 5
것도 아니고..... 난 그냥 여행가던 길이었다고! 니 미친 딸한테 잡혀서 씨발 좆같은 일만 하기전까진 그냥 여행가는 길이었어!"
"그게 그렇게 억울해?"
인어가 다시 물었다. 선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외쳤다.
"그래! 억울하다 이 좆같은 년아!"
"헤흐....근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네 말대로. 우리가 먼저 인간을 공격한게 아니었는데. 우리는 그냥 평화롭게 살던 인어였는데, 너네도 신경쓰지 않았잖아. 너도 그냥 네 남편의 죽음을 받아들여. 불행은 원래 예고없이 닥치는 법이잖아. 넌 그냥 폭풍을 만난거야."
"무슨...."
"폭풍. 응? 필연적인 폭풍을 만난거라고. 누구나 위험한 뱃길에 오르면 폭풍을 만나게 되어 있잖아. 인간들이 언제까지 이 땅을 지배할 수 있을 것 같아? 이종족을 노예 취급하면서 어디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아? 엘프랑 인간, 그리고 드워프 셋이서만 영원토록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 같아? 에반젤린이 옳았어. 차라리 그녀가 말한대로 했어야 했는데."
"뭐라고요?"
방금 인어의 입에서 이상한 이름이 튀어나온 것 같았다. 인어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물었다.
"왜? 뭐가 궁금해?"
"에반젤린? 방금 에반젤린이라 그랬어요?"
"맞아. 에반젤린. 인어섬에 왔던 마법사 이름이야. 자기 이름을 에반젤린이라 그랬어. 우리 인어들을 다른 거주지로 옮겨줬지. 힘을 줄테니까 이 도시를 쓸어버리자고 했는데, 거절했어. 그런건 끝이 없거든. 솔직히 이게 더 재밌기도 했고."
심각한 주제로 넘어오자 용사는 의아한 표정을 했다. 그 때 용사는 사경을 헤매느라 에반젤린이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했다. 나는 덕분에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그럼. 다음에 다시 만나죠. 사제님."
"잘가세요 용사님."
나는 용사에게 손을 흔들었다. 인어는 물을 달라며 수레에 벌렁 드러누웠다.
나는 이 인어를 보면서 생각에 빠졌다. 내게 인어를 데리고 가야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셈이었다. 에반젤린이란 이름이 다시 한 번 튀어나왔기 때문이었다.
며칠 지나지 않은 것 같았지만 오랜만에 돌아온 영지의 공기는 상쾌했다. 나는 경계면을 통과하자마자 숨을 크게 들이쉬며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내 뒤에는 커다란 철창에 갇힌 이브와 수조에 담긴 채 콧노래를 부르는 인어가 있었다.
내가 조합장한테 끌고갈 때까지만 해도 입을 꾹 다물고 필요한 말만 하던 그녀는 알고 보니 제법 수다스럽고 유쾌한 성격을 가진 인어였다.
"엄마 뭐가 그렇게 즐거워?"
"헤흐, 나들이 가는 것 같잖아."
"씨발, 엄마. 지금 저 미친 새끼가 우리 데리고 뭔 짓을 할질 모르는 데 즐겁다고?"
"괜찮아 괜찮아. 미친 짓은 우리도 많이 했는데. 나는 죽어도 상관없어."
이브의 얼굴에는 새파란 멍이 들어있었다. 내가 교역 도시를 출발하자마자 수레를 부수고 탈출하려 했었기 때문이었다. 바다 속에선 이브가 여포일지 몰라도 땅 위에선 내가 왕이었다. 나는 반항하는 이브의 얼굴에 주먹을 한대 먹여주고 다시 수레에 집어넣었다.
이브는 게임 속 이벤트 보스라는 걸 반영하듯이 몸이 엄청 튼튼해서, 불과 며칠 전에 배에 구멍이 뚫리고 머리가 깨졌다는 걸 상상하기 힘들만큼 멀쩡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주기적으로 배를 만지거나 머리가 지끈거린다며 투덜대는 걸 보면 후유증은 있어보였지만.
이브는 지금도 얼굴을 문지르며 내게 욕을 퍼붓고 있었다. 나는 굳이 그 욕설에 대꾸하지 않았다. 옆에선 인어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한평생 바다에서 사는 인어에게 산길은 대단히 재밌는 구경거리인듯 했다.
"너, 그런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우릴 데려가는거냐?"
이브는 얼굴도 문지르다 말고 내게 물었다. 제일 선두에서 말을 타고가던 나는 씩 웃으며 말했다.
"교화를 위해서죠."
"지랄하네. 내가 교화되면 누가 받아주는데, 우리 엄마가 교화하면 사람들이 안잡아가냐? 이래서 종교쟁이 새끼들은 안돼."
"그리고 개인적으로 알아보고 싶은 것도 많구요."
내가 궁금한 건 에반젤린에 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내 궁금증을 어떤 방향으로 해석한 건지 이브는 나와 인어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씨발, 변태 새끼. 성직자란 새끼가 어떻게 인어한테 박을 생각을 하지?"
"난 좋은 거 같은데....헤흐."
"엄마. 제발 조용히 하라니까?"
마을 입구에 들어설 때 부터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모였다. 영주님이 돌아왔다는 외침과 함께 나를 보기 위해 뛰쳐나온 사람들은 내 뒤에 끌려오는 두 명의 여인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한 명은 얼굴에 새파랗게 멍이든 미인이었고, 다른 하나는 수조에 담긴 인어였으니까.
인어는 손을 흔들면서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사람들은 인어의 그런 모습에 두려움을 느끼고 시선을 피했다.
"그러고 보니까 당신 이름이 뭐죠?"
이름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상태창에 대한 귀찮은 설명을 피하려면 이렇게 간소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인어는 거리낌 없이 자신의 이름을 알려줬다.
"셀루."
"좋아요. 셀루. 일단 임시로 그 수조를 당신의 거처로 삼을거에요.우리 영지는 내륙에 있는데, 근처에 호수도 없거든요. 옆 영지에 수원지가 있긴한데 당신을 거기 보내줄 수도 없구요."
"헤흐 대접좋네. 이브가 말하기론 다른 곳에선 인어들한테 물 한모금 안줘서 다 탈진시킨다던데."
"대천신교는 교화를 위해 찾아온 신도를 내팽개치지 않습니다."
"지랄하네 진짜."
이브가 다시 한 번 어깃장을 놓았다. 저 지경으로 도발을 해대는 걸 보니 나에게 맞고 싶다는 뜻임이 분명했지만, 나는 일단 참아주기로 했다. 오늘은 이브한테 시간을 쏟기에는 할일이 너무나도 많았다.
영지 저택에 들어서서 말에서 내렸다. 벨릭스 카린이 저택 정문에서 부터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용사와 내 안위를 심히 걱정하는 표정으로 나와 일행을 훑어보았다. '영주 대리인'이기 때문에 갑옷을 입고다닐 필요가 없는데도 항상 갑옷을 입고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공주 기사의 표본이라 할만 했다. 공주는 아니지만.
"그간 괜찮으셨습니까?"
"벨릭스 카린. 당신이야 말로 별고 없으셨나요? 너무 일이 많지는 않았나, 괜히 미안해지는 군요. 요즘 같이 혼란한 시국에 영주가 자리를 비워선 안되는데도요."
"아닙니다. 영주님께서 워낙 정리를 잘해놓으셔서, 제가 손댈게 없었습니다."
"따로 보고할 사항이 있나요?"
"아니오. 그리 중대한 보고 사항은 없고 그....."
벨릭스 카린이 말끝을 흐렸다. 나는 혹시나 무슨 사고가 일어난 게 아닌가 싶어 카린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얼굴부터 찌푸리고 봤다.
"인수인계로 넘겨받은 서류 중에 미약을 취급하는 범죄자들이 잠복하고 있단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네. 그렇군요. 그건 그리 급한 일이 아니니....."
"그래서 이들을 신속하게 체포하여 현재 수감 중에 있습니다. 불행히도 두명이 취조 중에 사망한 상태고, 다른 한 명도 현재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씨발. 나는 욕을 하려는 걸 겨우 참았다. 이 년 왕궁에서 하는 일이 범죄자 때려잡는 일이다보니 서류를 보자마자 신나서 잡은게 틀림 없었다. 범죄자에 대한 인권 존중은 개나 주는 곳이니 잡자마자 본거지를 불라며 갖가지 고문을 다 했겠지.
갑자기 어디선가 피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건 내 착각이 아닌 듯 했다. 뒤에 붙잡혀 있던 이브가 저택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었다.
"피냄새가 나는데."
"아, 수감자가 기절한 척 하여 고문을 벗어나려고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기절하더라도 고문은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는 아무래도 이 세상에 와서도 제법 착한 축에 속하는 것 같았다. 카린은 내 뒤에 있는 인어와 이브에게 흥미를 가졌다. 이브는 카린과 눈이 마주치자 휘파람을 불며 씩 웃었다.
"저들은 무엇입니까? 인어 노예를 사신겁니까? 아니면 저 둘이 같이 묶여 어떤 범죄를 저지른 것입니까? 혹시 저들이 그 악명높다는....."
"네. 그들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취조할게 있어서 여기까지 데려왔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혹시 제게 취조를 맡겨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내일까지 뭐든 사실대로 털어놓게 만들 수 있습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고문에 미친년한테 내 오나홀을 넘겨줄수는 없었다. 카린은 노골적으로 아쉬운 기색을 드러내며 입맛을 다셨다. 원작에서도 카린이 이런 느낌의 캐릭터긴 했다. 범죄자에게 용서가 없었고 주인공이 나쁜짓을 하면 엄청 싫어했다. 근데 범죄자들 고문하는 걸 즐길줄은 몰랐다.
"헌데 용사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용사님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주기 위해 여행을 떠나셨습니다."
"역시....."
역시 고결한 인간이라고 칭송을 늘어놓길래 나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냈다. 확실히 나같은 인간은 상상도 하지 못할 행동이긴 했지만, 타지에서 기다리는 마누라를 두고 할 행동도 아니었다.
나는 경비병들을 시켜 이브와 셀루를 분리시키고, 이브는 지하감옥에, 셀루는 일단은 욕탕에 가져다 놓으라고 일렀다. 그리고 이브가 셀루를 두고 도망가진 않을테니 최소한의 보안장치를 걸어둔 셈이었다.
"씨발 너네 우리 엄마한테 헛짓하면 죽어! 알았어?"
이브는 끌려가면서도 입만 팔팔하게 살아서 떠들어댔다. 카린은 인어보고 엄마라고 하는 걸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나는 대충 얼버무렸다. 이딴 것까지 설명하기엔 너무 귀찮았다. 카린과도 언젠간 섹스하고 싶긴 했지만, 인어랑 인간이 교배하는 이야기를 해준다고 호감도가 오를 것 같진 않았기 때문이었다.
집무실에 올라온 나와 카린은 서류를 다시 정리했다. 벨릭스 카린은 왕궁에서도 실무와 현장을 전부 하는 아주 유능한 기사였기 때문에 이런 업무 처리에 능숙했다. 깔끔하게 처리된 민원들을 보고 나는 아주 만족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이 쪽은 제 권한으로 할 수 없는 일인듯 하여 따로 모아놓은 일감들입니다."
그리고 한 쪽에는 대천신교 사제장이 해야할 일들이 모여있었다. 또 밀린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나는 다시 머리가 아파왔다. 대부분 인사 이동이나 간단한 청원 정도였지만 저런거 하나하나 읽는게 나에겐 귀찮은 일이었다.
"그렇군요. 그럼 고생하셨습니다. 역시 수도 제일의 기사 벨릭스 카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과찬이십니다. 그럼 이만 저도 돌아가도 괜찮을지....."
나는 그제서야 에리나의 말이 떠올랐다. 왕국에도 에반젤린에 대해 이야기해두라고 했던가. 분명 그런 이야기였다. 그래서 나는 돌아가려는 카린을 불러세우고 말했다.
"마왕 관련하여 보고할게 하나 있었습니다."
"마왕 관련해서 말이십니까?"
"마왕이 죽기전에, '에반젤린과 약속했다.'라는 말을 꺼냈습니다."
"에반젤린?"
카린은 얼굴을 찌푸렸다. 카린은 에반젤린에 대해 잘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에반젤린을 몇번 중얼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 에반젤린이 중요한 인물입니까?"
"네. 에리나 공주님의 말에 따르자면 아주 중요하고 위험한 인물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인물이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왕국도 경계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용사 건을 포함해서 그렇게 보고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오는 중에 적은 보고서와 함께 카린을 전송했다. 어차피 보고서 안에도 인어가 에반젤린에 대해 언급했다는 부분을 적어둔 상태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가 설명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보고서에도 내가 이브와 인어를 사로잡았다는 부분은 누락했다.
쓸데없는 말을 써넣으면 쓸데없는 태클이 들어올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다시 지하감옥으로 내려왔다. 이브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나는 카린이 어디서 취조를 했는 지 알 수 있었다. 지하감옥은 피바다 그 자체였다. 벽면이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고, 바닥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쇳조각이나 나무 조각이 흩어져 있었다. 격렬한 고문의 흔적이 남긴 피냄새가 내 후각을 강렬하게 괴롭히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지하감옥 안쪽을 살폈다.
방 한가운데에는 사람 비슷하게 생긴 새빨간 덩어리가 갈고리에 찍힌 채 매달려있었다.
"뭐야 씨발."
소스라치게 놀란 내가 욕을 하자 그 고깃덩이 건너편에 묶여있던 이브가 소리지르고 있었다.
"씨발! 이 싸이코 새끼야! 사람을 가죽 벗겨놓고 전시하는 건 뭔 취미냐? 이딴 짓거리하면서 내가 살인범이라고 줘 팬거야? 성직자가? 씨발 니가 사람이야? 좆같은 새끼! 아 씨발 생각해보니까 존나 빡치네!"
고깃덩이가 꿈틀거리며 입을 열었다.
"주, 죽....여...줘어....."
설마 이 새끼가 그 미약 판매하던 새낀가? 대체 어떻게 안죽이고 이 지랄을 해놨지?
"제발.....죽여....줘....."
뻐끔뻐끔. 입으로 추정되는 구멍이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이 친구가 내 말을 이해하는 지 알아야했다. 죽여달라는 말만하는 뻐꾸기는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
"죽고싶어? 죽고싶으면 고개 끄덕여 봐."
"악마 새끼...."
뒤에서 이브가 까는 게 들렸지만 난 그 말을 무시하고 앞에 있는 미약 범죄자한테 집중했다. 범죄자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보아하니 듣는 기능이나 판단력은 정상인것 같았다. 진짜 살아있는 상태로 가죽만 벗겨버렸다는 건데, 카린 저 년은 전생에 백정이었나?
"제발.....죽고...싶어...."
"미약 판매처가 어디지? 너희들 본거지는?"
원래 계획은 적당히 미약 판매원들 족쳐서 서로 윈윈하는 거였는데, 애들이 죄다 이 모양 이 꼴로 죽었으면 윈윈할 여지가 없었다. 아쉽게도 정의를 집행해서 기강을 바로 세우는 것 말건 방법이 없을 듯 했다.
이브는 쇠사슬에 묶인 채 몸을 굴려서 내 쪽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내가 슬쩍 그녀를 바라보자 이브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묶인 손을 펼쳐보이며 안전하다는 것을 어필했다. 미약 판매 범죄자는 잠시 생각하는 기색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페타 영지....저택....뒷... 산....동굴...."
등잔 밑이 어둡다는 건 이런걸 말하는 걸까. 저택 뒷산에다가 미약 판매자들이 은신처를 만들어놓고 있었다니, 나는 그 밖에 조직도나 몇가지 잡다한 것들을 물었고 미약 판매자는 손쉽게 술술 불고 있었다. 확실히 왕국에서 온 고문 전문가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자리에 없어도 범죄자는 고문을 당하는 것처럼 몸을 벌벌 떨며 제 죗값을 실토하고 있었다.
내가 했으면 고문하다가 얘가 죽었을텐 데. 증언이 끝난 범죄자는 애달프게 죽여달라는 소리를 반복하고 있었다. 더이상 알아낼게 없으니 나는 이 범죄자를 죽여줄 생각이었다.
나는 카린같은 싸이코패스랑은 다르니까.
하지만 나는 뒤늦게 메이스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내 허리를 매만지다가 이브를 쳐다봤다. 이브는 갑자기 눈이 마주치자 흠칫 놀라며 슬쩍 뒤로 물러났다.
"총 있어요?"
"총? 아, 어. 허리춤에 있을건데."
이브가 고개를 끄덕이자 나는 이브가 있는 철창안으로 들어갔다. 허리를 매만지자 총 한자루가 꽂혀있는게 보였다. 이브는 내가 자신의 허리를 만지자 매우 불쾌한 얼굴로 쳐다봤다.
"씨발 이상한 데 더듬지마 미친 살인마 종교쟁이 새끼."
"종교에 대해 거부감이 있으시나 보네. 그러면 안돼요."
"뭐래 씨발! 종교가 아니라 니가 싫은거야 인성 파탄난 씨발년아! 그리고 저번엔 잘만 반말해놓고 왜 존대하고 지랄이야!"
왜긴 너 꼴받으라고 그런거지. 나는 허리춤에서 권총을 빼들어서 이리저리 살펴봤다. 그냥 권총이었다. 카리브 해를 배경으로 한 해적영화에 나올법한 권총이었는데, 방아쇠만 당시면 나갈 수 있게 화약이 채워져 있었다. 이브가 말했다.
"그거 장전되어 있으니...."
탕!
나는 바로 미약 판매상 머리에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머리에 작은 구멍이 나고 미약하게 꿈틀거리던 판매상이 움직임을 멈췄다. 사방을 둘러보니 고문의 흔적이 가득했다. 나는 이 지하감옥을 좀 더 안락한 곳으로 만들고 싶었는 데. 어째 그렇게되긴 글러먹은 듯 했다.
나는 이브에게서 총을 압수하고 로빈을 불렀다. 이브는 자기 총을 내놓으라며 소리를 질러댔지만, 나는 깨끗하게 무시했다.
"로빈."
"네. 영주님."
"지하실에 이브만 남겨두고 전부 깨끗하게 치우세요. 핏자국이랑 시체랑 이런것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지도 좀 가져와주겠어요? 가지고 욕탕으로 와주세요."
로빈이 내가 내린 지시를 수행하기 위해 사라지자, 나는 욕탕으로 걸음을 옮겼다. 몸을 씻기 위해서가 아니라 셀루를 만나기 위해서 였다. 셀루는 욕탕에 따로 설치된 욕조에서 물장구를 치며 축 늘어져 있었다. 욕실 바닥을 매만지던 그녀는 나를 보고 씩 웃었다. 셀루는 인간들을 죽이고 다니던 살인마 인어 치고는 매우 사교성이 좋은 편이었다.
"왔네? 뭐가 궁금해? 나? 내 몸? 내 취향?"
"에반젤린에 대해 더 설명해줘요."
"에반젤린?"
"네. 저번에 당신이 말했잖아요. 에반젤린이 당신에게 도시를 쓸어버리자고 제안했다고. 그런데 당신이 거절했다면서요."
"응. 응. 맞아."
"에반젤린은 어떻게 생겼어요?"
에반젤린이란 이름은 게임 속에서 등장한 적 없었다. 마왕 잡으면 엔딩인 게임이었으니까. 생각해보면 게임 속 마왕도 에반젤린 같은 이름을 불러대지 않았다. 걔도 '원통하다'라고 단말마를 지르면서 죽었을 뿐이었다.
확실하게 뭔가 조금씩 달랐다. 나는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 이 에반젤린이란 존재가 있다고 보았다. 정체는 알 수 없으나 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괴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이 에반젤린이란 존재를 제거해야 했다.
"몰라."
셀루는 고개를 저으며 모른다고 답했다. 단서를 찾을 줄 알았던 나는 짜증을 낼 수 밖에 없었다.
"모른다고요?"
"응. 가면을 쓰고 다녔거든. 여자라는 것만 알아. 근데 어느 종족의 어떤 여자인지는 몰라. 가면을 쓰고 온몸을 천으로 가리고 다녔으니까."
"체형은?"
"그냥 보통 인간 여자 체형이었어. 크기도 그 쯤이었고."
"목소리는 어땠어요? 여자라는 걸 알았다면 목소리는 들었을거 아니에요."
"그냥 인간 목소리였어. 흉내내줄까?"
"흉내를 낸다고요?"
"헤흐....나 인어잖아. 목소리 흉내같은 건 쉽다고."
셀루는 씩 웃더니 목을 가다듬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입을 열어 목소리를 흉내내려는 그 순간, 셀루는 표정을 구기면서 다시 입을 다물었다. 고개를 기울이던 그녀가 다시 한 번 목소리를 흉내내기 위해 입을 열었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
"왜 그래요?"
"할 수 없어."
"뭐라구요?"
"뭐라구요?"
셀루가 돌연 내 흉내를 냈다. 방금 전 내가 말한 것을 토씨하나 안틀리고 똑같이 따라한 그녀는 고개를 다시 기울였다.
"이상하네. 너는 되는데."
"에반젤린 목소리만 흉내를 낼 수 없다는 거죠?"
"응. 뭐라고 해야되지? 이 이상 구체적으로 뭘 설명할 수 없다는 느낌이야."
"구체적으로 설명을 할 수 없다? 뭐 따로 에반젤린한테 특이한 습관이나 말투 같은 건 있었어요?"
"음.....말할 수 없어?"
"네?"
셀루도 당황한 표정으로 자신의 입을 매만지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 입을 열어서 뭔가 설명하려고 했다. 물 속에서 말하는 것처럼 셀루의 입모양이 뻐끔거렸다. 다소 외설적일 정도로 입술을 쭉 내밀며 셀루는 말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니까, 에반젤린은.....말할 수 없어. 에반젤린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말할 수가 없어. 뭐야? 에반젤린은 여자고, 보통 체형인데다가 말할 수 없어?"
셀루는 앵무새가 된 것처럼 '말할 수 없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보아하니 나를 놀리는 건 아닌 것 같았다. 내 앞에서 셀루는 한참 동안 에반젤린의 다른 특징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시도는 번번히 무위로 돌아갔다. 허공에 그림이나 글자를 쓰려고도 했고, 다른 말로 대충 돌려서 설명하려고도 해봤다.
하지만 셀루와 내가 시도한 모든 경우의 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그림을 그리려는 손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제멋대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거나 어떻게든 에반젤린에게 다가간다 싶으면 ‘말할 수 없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셀루는 머리를 긁적이며 얼굴을 찌푸렸다.
"이상하네. 나름 협조해주려고 했는데. 왜 말을 못하지?"
"이브도 에반젤린을 알고 있나요?"
생각해보니까 아까 이브를 만나려고 했던 이유가 이 에반젤린에 대해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잠깐 고깃덩이 죄수를 보고 당황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원래 목적은 그랬다. 셀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응. 나랑 에반젤린이 대화할 때 이브도 있었으니까. 그런데 이브는 에반젤린을 싫어했어."
그 정도면 됐다. 나는 다시 셀루를 욕실에 내버려두고 밖으로 나왔다. 타이밍 좋게 로빈이 지도를 들고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내게 물었다.
"그, 목욕은 끝나셨습니까?"
욕탕으로 가져오라고 했으니, 자기가 목욕하고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는 뜻인줄 알았던 듯 했다. 어쩐지 안오더라.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음 지도를 받아들었다. 지도에는 영지 저택 뒷산의 모습이 상세하게 나와있었다. 나는 죄수가 설명해줬던 은신처 위치를 가늠한 뒤 손가락으로 해당 범위를 짚어주었다.
"여기 이 쪽을 중심으로 경비대랑 기사단을 이끌고 조사를 부탁할게요."
"네. 알겠습니다."
로빈이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밖으로 나섰다. 이제 나는 청소를 끝마친 지하감옥으로 다시 걸음을 옮겨야 했다. 카린이 개판만 안쳤어도 한 번에 끝낼 일이었는데, 덕분에 괜히 두번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이브는 아까보단 좀 쾌적한 표정으로 지하감옥에 누워있었다. 피비린내가 진동하던 감옥은 그래도 안은 생각보다 깨끗하고 피비린내가 살짝 나는 감옥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브는 지하감옥 가운데 철창에 쇠사슬로 몸이 묶은채 침대 위를 구르고 있었다.
"왜 또 왔냐?"
"물어볼게 있어서요."
"물어볼 거?"
"에반젤린에 대해 알고 있나요?"
"에반젤린? 아아...."
이브는 에반젤린이란 말에 잠시 얼굴을 찌푸리다가 뭔가 생각난듯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이브에게 물었다.
"에반젤린은 누구죠?"
"몰라. 걔는 섬에 갑자기 나타나서, 자기가 에반젤린이라고 했어. 우리 엄마랑 제법 길게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야기가 좀 잘 안된 모양이더라고."
"에반젤린은 어떻게 생겼나요?"
"어..... 가면을 쓰고, 천으로 온몸을 가리고 있었는데, 걔가 덥다고 잠깐 그 모자를 벗었단 말이야. 그 때 봤는데.... 말할 수 없어?"
이브는 얼굴을 찌푸렸다. 나는 그제서야 확신할 수 있었다. 셀루랑 이브가 에반젤린에 대해 말하자고 공모한 것이 아닌 이상, 이건 마법이나 어떤 금제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숨기는 것이다.이브는 입을 벌리고 몇번이나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그 입모양은 말로서 튀어나오지 못했다.
"머리색을 봤다는건가요?"
"모르겠어?"
"고개만 끄덕여보세요."
"끄...끄윽..!"
그 순간 이브의 고개가 번쩍 들리더니 지하감옥에 벽에 그대로 머리를 박았다.
쿵! 쿵! 쿵!
연달아 머리를 박는 모습에 놀란 내가 이브를 벽에서 떼어놓자, 그녀는 본인도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벽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브의 이마가 깨져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뭐야 씨발...."
이브가 황당하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이러면 셀루와 이브에게서 에반젤린에 대해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이게 다 그 약이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몇시간 뒤 병사들과 함께 돌아온 로빈은 수레 하나에 가득 상자를 싣고 돌아왔다. 언틋봐도 가게 하나를 차려도 될 정도 분량의 약상자가 수레 안에 빼곡히 들어차있었다. 나는 상자 하나를 열어서 내용물을 관찰했다.
[최하급 미약]
성관계 중 민감도를 올립니다.
질이 낮아서 개봉한 이후 효과가 점점 떨어지고 변질됩니다.
미약이라고 해도 지금은 따로 유해한 효과는 없어보였다. 나는 로빈이 병사들에게 명령하는 틈을 타서 이미 열린 상자에서 3병 정도를 슬쩍 했다.그리고 다시 자연스럽게 상자 뚜껑을 닫고 로빈에게 말했다.
"로빈, 제가 편지를 써줄테니 이 상자들을 왕궁편으로 보내도록 하세요. 그리고 고생했어요."
"아 아닙니다. 영주님. 영주님의 혜안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해내지 못했을 겁니다."
로빈이 겸손을 드러내며 나를 비행기 태웠다. 나는 로빈의 인사를 감사히 받기로 하고 집무실로 올라왔다. 집무실에는 아이라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라는 내가 들어오자마자 나를 와락 껴안으며 말했다.
"영주님! 너무 보고싶었어요! 대리인이란 사람은 너무 재미없고....무섭고....."
"무서웠다고요?"
"네. 평소에 저한테 말도 안걸고, 뭐 시킬 일 없냐니까 없으니 쉬라고만 하고..... 무서웠어요."
듣기만하면 최고로 이상적인 상사인데 뭐가 무섭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카린이 아이라를 데리고 범죄자들 잡아 족치진 않았을텐데, 이게 그 개들이 개장수를 보면 오줌 지리는 것과 비슷한 논리인건가? 사기꾼이었던 아이라는 본능적으로 카린을 두려워하는 건가?
"그렇군요. 많이 힘들었겠네요."
나는 주머니에 있는 미약을 매만지며 잠시 아이라를 바라봤다. 얘는 원래 섹스할 때 반응이 격렬한 편이라 미약같은 걸 쓸 필요가 없었다. 나는 집무실 책상에 앉아서 왕궁에 보낼 편지만 작성한 다음 아이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내려왔다.
로빈에게 편지를 전해준 뒤 나는 다시 욕탕으로 올라갔다. 이번엔 옷을 벗고 미약만 하나 챙겨서 욕탕으로 들어갔다. 셀루는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녀는 내가 들어오는 걸 보고 씩 웃었다.
"헤흐.... 뭐야. 진짜 인어한테 박으려고 온거야?"
솔직히 말해서 처음 인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부터 내가 인어랑 섹스가 가능한가 호기심이 있긴 했었다. 일단 하반신이 물고기였고, 일단 평생을 물 속에서 사는 애들이라 만날일이 거의 없고, 일단 나는 성직자라서 인어 노예 같은 걸 구입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최상급 인어가 굴러왔으니 한 번 해볼 생각이었다. 셀루는 야겜 판타지 속 인어답게 성기는 제대로 달려있었다. 인어는 성기까지만 인간의 몸이고 그 밑으로 물고기 다리가 붙어있는 모습이었다. 마치 허벅지가 달라붙어서 물고기 다리가 된 것 같다고나 할까.
얼굴도 꽤 예뻤고, 붉은 머리카락이 가슴에 달라붙어있는게 유혹적인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이런 년을 내가 깔아뭉게고 박는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하반신에 힘이 들어갔다. 셀루는 내 물건이 커지는 걸 보고 신기하다는 듯 욕조에서 기어나왔다.
"헤흐.....엄청 큰데. 이렇게까지 커지는 걸 본 건 처음이야."
"본 적이.... 아 많겠구나."
생각해보니까 이 년들 남자 물건 거세하고 다니는 새끼들이었지. 나는 지금까지 본 것중에 제일 크다는 그 말이 어쩐지 영 꺼림칙하게 느껴졌다. 셀루는 바닥에 살짝 엎드린 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내 거시기를 가볍게 쓸며 물었다.
"괜찮겠어요?"
"괜찮아. 어차피 싸움에선 내가 졌고, 산채로 박제 될 뻔한거 살려주기도 했고, 내 딸도 일단은 묶여있어도 살려줬고, 욕조도 이렇게 줬고. 사실 지금까지 만난 인간 중엔 네가 제일 친절해. 솔직히 인간이랑 하면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고."
"그런데 인어들은 어떻게 번식하죠?"
그러고보니까 남자 인어를 본 적이 없었다. 남자 인어는 게임에서도 등장 안하고 이 세계관에도 존재가 보이지 않았다. 셀루는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다.
"알 낳아서."
"알을 낳는다고요?"
"가임기 때 영양분을 축적해서 알을 만들어. 근데, 이런 재미없는 이야기만 할거야? 응? 나는 여기에 흥미가 좀 많은데...."
셀루가 입을 벌리고 혀로 내 좆을 슬쩍 감아왔다.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나서 나는 셀루의 얼굴을 잡고 슬쩍 뒤로 밀어냈다.
"왜으헤?"
셀루는 내가 볼을 꼭 누르고 있자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나는 슬쩍 허리를 빼며 말했다.
"아니, 그래도 그 이빨 속에 넣는 건 좀....."
"아, 아아...."
셀루는 혀로 자기 이빨을 쓸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에 해산물을 날로 뜯어먹는 년들이라 그런지 이빨이 장난아니게 날카로웠다. 저기 집어넣었다가 셀루가 이빨이라도 세우면 내 소시지는 스크럼블 에그처럼 갈갈이 찢어지고 말겠지.
"입 안에만 안집어넣으면 되잖아. 그렇지?"
셀루는 내 손을 떼어내고 다시 내 좆을 움켜쥐었다. 차갑고 부드러운 손에 닿자 나는 저도 모르게 묘한 신음성을 흘렸다. 셀루는 인어라서 그런지 혀가 꽤 길고 얇았다. 그녀의 혀가 내 귀두를 휘감고 이리저리 훑어대며 나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나는 가만히 서서 그 애무를 받을 재간이 없었다. 딜도로 맨날 이딴 짓하는 연습이라도 한 건지 테크닉이 장난이 아니었다. 나는 조금씩 조금씩 걸음을 옮겨서 욕탕 가장자리에 주저앉았다. 내가 몸을 낮추자 셀루가 허리를 세운 채 내 양물을 천천히 문지르기 시작했다.
"쓰읍....후....."
나는 한숨을 내쉬며 셀루를 쳐다보고 있었다. 셀루가 히죽 히죽 웃으며 움직이는 손에 박차를 가했다. 귀두 끝부분을 간지럽히는 혀가 사정 욕구를 계속해서 가중시키고 있었다.
한참동안 혀로 귀두를 쓰다듬던 셀루가 귀두 끄트머리를 살짝 벌리더니 그 안으로 혀를 집어넣었다.
"아흑!"
그 순간 폭발하듯, 정액이 분출되며 내가 허리를 숙였다. 셀루는 자신의 얼굴에 튀어오른 정액을 핥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씩 웃는 표정이 날 비웃는 듯 했다.
"헤흐....."
나는 셀루의 어깨를 붙잡아서 번쩍 든 뒤 같이 욕탕으로 들어갔다. 셀루는 내게 몸을 내맡긴 채 욕탕에 둥실둥실 떠올랐다. 나는 매끄러운 비늘부분을 매만지다가 잠시 밖에 놔뒀던 미약을 빼들었다. 셀루는 그 약을 보더니 자신이 손을 뻗어서 약을 이리저리 살펴봤다.
"뭐야 이게?"
"미약이요. 이번에 미약 수거하는 범죄자들을 잡았는데, 거기서 하나 가져왔어요."
"헤흐..... 인어한테는 이딴 거 안통해. 말했잖아. 인어 피에 최음 성분이 있다고."
셀루는 그렇게 말하고 미약 병을 따서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 얼굴을 찌푸리더니 맛이 없다고 투정을 부렸다.
"맛이 이상해."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다지? 엄청 약한건가 보네. 그래도 약간은 달아오르거나 그런 건 좀 있던데."
나는 셀루의 가슴을 주무르며 계속해서 약효의 감상을 물었다. 그녀는 유두를 조심스럽게 매만지는 것에도 별 감흥이 없어보였다. 약효도 별로 없다. 가슴 애무에도 감흥이 없다. 의외로 인어는 섹스할 때 별 재미가 없는 타입이었다.
"계속 이런 재미없는 것만 할거야? 가슴 주무르는 게 좋은거라면 나 좀 자도 돼?"
셀루가 지루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 발언은 내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었다. 나는 손을 아래로 내려서 셀루의 비부를 찾아냈다. 맨들맨들한 비부가 손에 닿고, 나는 균열을 열어서 단숨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애초에 맨날 딜도로 자위하는 년이니 손가락 정도는 언제든 집어넣어도 상관 없을 것 같았다.
"으응....."
셀루는 균열을 열고 들어간 손가락에 놀란 듯 허리를 움찔거리다가 눈을 감으며 내게 몸을 비벼댔다. 촉촉한 피부감촉이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었다. 내가 손가락을 움직일 때 마다 물장구 소리와 함께 셀루가 몸을 흔들었다.
"헤흥....하으....흐읏....좋아...흐....그래...이런 걸...해주는게...하으..."
셀루는 내 애무에 몰입한 듯 내게 착달라붙은 채 나를 끌어안았다. 셀루의 균열 안은 부드러우면서도 제법 압박감이 강했다. 손가락 3개까지 무리없이 들어가는 걸 확인한 나는 손가락을 빼고 셀루의 허리를 잡아서 들어올렸다.
"아으....?"
셀루가 자신을 번쩍 들어올린 것에 조금 놀랐을 때, 나는 우람하게 커진 나의 자지를 셀루의 균열에 맞췄다. 셀루가 기대감이 가득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달뜬 숨을 흘리며 내 목을 끌어안았다. 그와 동시에 나는 셀루의 균열을 꿰뚫었다.
"하으....하으읏...!"
셀루의 꼬리가 펄떡거렸다. 물이 거하게 튀는 걸 보며 나는 활어시장의 횟감이 생각났다. 셀루의 속은 촉감이 좋았지만, 그와 별개로 허리를 움직일 때 마다 팔딱대는 게 정말 정신사나웠다.
씨발 이딴 섹스를 좋아서 즐기는 새끼들이 있다고? 섹스 끝나고 꼬리 잘라 회쳐먹는 게 좋은 건가? 셀루의 엉덩이로 추정되는 부분을 붙잡고 나는 바삐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셀루는 나를 껴안은 채 계속해서 거친 신음 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헤흐....하..하흐...으읏...아...아앗...좋아...좋아아...."
허리를 맞부딪힐때마다 욕탕의 물이 출렁거렸다. 팔딱대는 꼬리가 물장구를 치며 내 얼굴에도 물이 튀었다. 셀루가 내 얼굴을 핥아대며 몽롱한 표정으로 씩 웃었다. 나는 그 웃음에 홀린 듯 정신없이 허리를 움직였다.
마치 물을 퍼올리는 펌프가 된 것 같았다. 셀루의 속은 끈덕지게 내 물건에 달라붙으면서도 부드럽게 왕복운동을 도와주고 있었다. 꾹꾹 조이면서도 내 좆을 받아들일만큼 충분히 넓고 깊었다.
섹스할 때 미묘한 비린내가 나는 것이나 내가 물고기 꼬리가 팔딱대는 걸 봐야하는 걸 제외한다면, 제법 훌륭한 섹스 상대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앞의 두가지가 꽤 마이너스였다.
"하아...흐으....좋아...좋아.....흐흐읏....하...아아....."
셀루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나 역시 한계에 다다라서 더욱 피스톤질에 열을 올렸다. 내 허리가 점점 더 빠르게 움직이고 셀루는 내 어깨를 꼭 쥐고 쾌감에 허덕였다.
"흐으으으으읏!!! 헤흐으륵..."
내 좆이 힘차게 정액을 토해내자, 셀루가 허리를 활처럼 비틀며 몸을 떨다가 물 속으로 고개를 쳐박았다. 익사한 시체처럼 셀루가 둥둥 떠오르고, 비부에서 정액이 흘러나와 물을 더럽혔다. 나는 늘어진 셀루를 다시 원래 욕조에 집어넣고 욕탕의 물을 빼버렸다.
섹스 한 번 하면 욕탕 물을 빼야한다니 뒷처리도 존나 귀찮았다. 그만큼 쾌감은 상당했지만. 셀루는 욕조에 몸을 늘어트린 채 말했다.
"....최고야, 지금까지 해본 것 중에 최고였어...헤흐..."
"저도요. 셀루."
나는 셀루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밖으로 나왔다. 옷을 입다가 다리에 뭔가 걸리적거려서 허벅지를 쳐다봤다. 비늘이 몇개 붙어있었다.
"이런 씨발."
아무래도 내게 몬무스 섹스는 조금 이른 듯 했다.
셀루는 내게 매우 호의적이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사를 건 결투를 벌였다기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다음날 아침 내가 진짜로 몸을 씻기 위해 욕탕에 들어왔을 때, 셀루는 뭔갈 기대하는 눈빛을 던지며 나를 지그시 바라봤다.
"왜 그래요?"
"뭐야. 아침부터 하러 온거 아니야? 난 당연히 네가 인어에 푹 빠져서 아침부터 하러 온거라 생각했는데."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셀루는 내가 그러는 게 재밌다는 듯이 욕조에 기댄 채 낄낄 웃었다. 나는 욕탕에 몸을 누인채 셀루에게 물었다.
"뭐 먹고싶은 건 있나요? 강에 풀어줄 수는 없지만, 최대한 배려해줄게요."
"헤흐, 나보단 이브한테 맛있는 것좀 줘."
"이브는 일단 죄인 신분이라 교화 과정을 거치기 전에는 제 멋대로 그런 대접을 해줄 수 없어요. 저는 영주니까요."
"인어랑 섹스하는 종교인이기도 하잖아."
"종교인 관점에서도 교화는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요. 이브가 당신처럼 호의적이지 않아서 일이 영 진행되질 않네요."
"그 물건으로 만족시켜주면 되잖아."
셀루가 내 거시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는 셀루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셀루는 내 시선을 보고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렇게 호의적이죠?"
"뭐가?"
"제가 당신 둘을 붙잡았고, 이브는 지금 제 손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왜 이렇게 호의적이냔 말이에요. 지금 뭐라고 해야되지? 좀 반항하거나 저에게 좀 증오를 드러내야 하지 않아요? 인간 싫다면서요. 아무리 저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고 한들, 저도 인간인데. 왜 이렇게 호의적이에요?"
어제는 인어 보지에 넘어가서 미처 생각하지 못햇지만, 생각해보면 그랬다. 이브나 셀루나 인간이라면 치를 떨어야 할텐데 셀루는 나에게 호의적이었다. 인어가 막고라 떠서 복종하는 종족도 아닌데, 한 번 진다고 이렇게 고분고분하게 군다는 게 내겐 다소 이상하게 다가왔다.
"내가 인간을 싫어하긴 해. 근데 뭐라고 해야되지? 싫어하긴 하는데, 그렇게까지 분풀이하고 싶지도 않아."
"이상한 말씀을 하시네요."
"그러니까, 나한테 인간은 폭풍 같은거지. 바다를 헤엄치다 만나는 폭풍. 재해를 만나서 친구나 아이들을 잃어본 적 있어? 거대한 폭풍이 밀려오면, 가끔씩 격류에 휩쓸리다가 암초에 찢겨죽는 애들이 있어. 어린 애들이나 아직 미숙한 인어들이 그렇게 죽어. 가끔이지만."
괜히 바다 위에 둥둥 떠다니는 인어 시체를 생각하니 기분이 나빴다. 나는 저도 모르게 표정을 구겼다가 다시 내색하지 않기 위해 표정을 고쳤다. 셀루는 내 표정에서 나타난 혐오감을 읽었는 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인간도 똑같은거야. 바다 속에서 살다가 인간을 만나면 그런식으로 죽는거지. 인간들이 우리를 사냥하는 방법을 알아? 물 속에 우리가 헤엄치고 있으면, 대충 있을 만한 지점에 작살이나 그물총을 쏴갈겨. 그러면 피하지 못한 애가 그걸 맞고 잡혀가거든. 어떤 느낌이냐고 묻는다면, 하늘에서 갑자기 갈고리가 내려와서 너네를 하나씩 채가는 거야. 이걸 몇번 경험하면 어떻게되는 지 알아? 처음엔 당황하고, 나중엔 증오하다간 마지막엔 체념하게 돼.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는 거지."
셀루가 욕조에 몸을 바짝 기댄 채 내 어깨를 손으로 훑었다. 마르고 새하얀 팔이 고혹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배를 가라앉혀서 선원들을 죽이더라도 오래가지 않아. 또다른 사냥꾼들이 찾아오거든. 그렇게 하나씩 죽이다보면 우리에게 악명이 쌓이는거야. 죽이면 더 강한 놈들이 끝없이 찾아오고,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기에, 언젠가는 내가 죽고마는 악순환이지. 그래서 내게 인간은 폭풍같은거야. 멈출 수도 없어. 내게 한계가 있는 이상 없애버릴수도 없어. 헤흐..... 재밌지?"
"체념했다는건가요?"
셀루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욕탕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서 굳이 피하려거든 인간들이 찾아올 수 없는 아주 먼 바다까지 도망갈수도 있었겠지. 거기서 인어들만의 낙원을 만들고, 매일 같이 노래를 부르고 헤엄을 치면서 사는거야. 마치 폭풍이 오지 않는 섬을 찾는것처럼. 근데 왜 너한테 이렇게 잘해주냐고 물었지?"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빙빙 돌았던 이야기가 마침내 결론에 다다르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살 수 있지만, 이브는 인어처럼 살 수 없어."
"이브도 인어 혼혈이잖아요. 헤엄도 잘치던데."
"그래도 인어는 아니지."
"선을 긋는군요."
"선을 그어야해. 이브는 인어가 할 수 있는 것중에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이브는 인어잖아요? 물 속에서 더 힘이 강해지고, 피도 파란색이죠."
"하지만 가임기에 알도 낳을 수 없고, 목소리를 흉내내거나 인어의 노래를 부를 수도 없어. 물 속에서 말할수도 없고, 아가미도 없어서 물 속에서 숨도 못쉬지. 이브는 그냥 우리 기준에선 인간보다 월등하게 헤엄을 잘치는 것 뿐이야."
"이브가 들으면 슬퍼하겠군요."
"어쩔 수 없어. 사실인걸. 이브는 내가 이런 말을 할 때 마다 화를 내. 자기는 인어라고 몇번이고 주장한단 말이야. 그래서 더 악랄하게 사냥꾼들을 잡아죽였던 걸지도 몰라."
"당신은 이브가 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건가요?"
"아니. 이브는 어떤 모습이든 내 딸이야. 설령 이브가 헤엄을 못치더라도, 나는 걔가 인어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내 딸이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당신이 받아들이면 그만이잖아요. 당신이 인어섬의 우두머리일텐데."
"내가 받아들이면 이브는 인어가 되나?"
셀루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은 반응이었다. 나는 별 생각없이 대답했다.
"그렇죠."
"너도 영주잖아. 그럼 네가 받아들인다고 뭐든 네 뜻대로 되는 게 아니란 걸 알잖아."
"하지만 당신은 우두머리잖아요. 인어 생태에서 우두머리는 좀 권한에 제약을 받나요?"
"우두머리라고 다른 애들한테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할수는 없는 법이야. 내가 이브를 딸로 생각하는 거랑, 이브가 인어라는 걸 다른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건 별개의 문제거든."
"이상하군요. 이브만 있다면 어지간한 사냥꾼들은 죄다 골로보낼 수 있을텐데요. 그럼 이브랑 같이 지내는 게 그 인어들한테도 이득 아닌가요?"
셀루는 그 말에 다시 한 번 웃기 시작했다. 좁은 욕실에 셀루의 웃음 소리가 울렸다. 한참 웃던 셀루가 물었다.
"너네 영지에 있는 대포가 말을 한다치면, 넌 걔를 인간으로 취급해줄거야? 너가 그런다쳐도, 너네 영지민들이 걜 인간으로 취급해줄까?"
생각해본적 없는 문제였다. 내 영지에 있는 대포가 갑자기 사람 말을 한다면 인간으로 취급해줘야 하나? 한참 고민하던 나는 쉽사리 입을 열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당장 말을 함에도 인간 취급을 못받는 당사자가 눈 앞에 있었다.
"헤흐....그런거야. 이브는 인어와 같이 살수는 있지만 결코 인어가 될 수 없어. 하지만 인간은 될 수 있지."
"이브 같은 성격이라면 인간과도 어울리지 못할거에요. 인간을 증오하잖아요. 누구보다 인간에게 쌓인게 많을텐데, 어떻게 인간들과 지내라는 말을 하죠?"
"이브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수 있으면서, 다른 인간들보다 더 헤엄을 잘치니까."
"논리적이네요. 하지만 감정이 결여되어 있어요. 이브가 별로 달가워하지 않을 것 같네요."
"하지만 이브가 결국 엮여야 하는 곳은 인간이야. 지금 이브에게 남은 선택지는 그것 뿐이지. 너는 이브를 형장의 이슬로 보낼 생각이야?"
"아뇨."
물고기랑도 섹스했으니 반물고기라고 문제될 건 없었다. 나는 이브를 내 것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저렇게 예쁘고 쓸모많은 애라면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그래서 내가 너한테 호의적으로 대하는거야. 우리 이브한테 잘해달라고. 내가 해줄건 이 몸밖엔 없거든. 헤흐...."
셀루가 혀를 쭉 내밀고 고개를 흔들었다. 전부터 생각하는 부분이었는데, 셀루는 첫인상이랑 비교해보자면 생각보다 머리가 꽤 잘돌아가는 인어였다. 나는 욕탕에 목까지 푹 담근 뒤 숨을 내쉬었다. 거품이 뽀글뽀글 올라왔다. 나는 한참동안 퍼져있다가 몸을 일으켰다.
"비누칠할래?"
셀루가 물었다. 나는 되물을 수 밖에 없었다.
"비누칠 같은 건 어디서 들었어요? 평소에 바닷물 들어갈 때 비누칠해요?"
"이브가 처음 인어섬에 왔을 때 그런 이야기를 했거든, 샤워를 못해서 갑갑하대나. 그래서 나중엔 담수 채워와서 알아서 씻더라구."
생각보다 깔끔한 성격이었던 듯 했다. 내가 목욕을 마치고 문을 나서니 셀루가 말했다.
"참, 나도 밥 좀 줘. 난 아무거나 잘 먹으니까. 대충 맛있는걸로."
"네. 알겠어요."
"그리고 이브를 잘부탁해. 잘해줘야 돼?"
셀루가 씩 웃으며 다시 한 번 부탁을 했다. 나는 부탁받은 만큼 이브에게 아주 잘해줄 예정이었다. 몸대 몸으로 교육을 할 시간이다.
오전부터 집무에 집중하기 위해, 나는 이브와 셀루에게 각각 밥을 달라고 시종에게 시켰다. 시종은 인어에게 밥을 주는 건 처음인지 매우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영주님. 인어는 뭘 먹습니까?"
"아무거나 잘먹는다니까 아무거나 주세요."
"아, 그럼 여기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제 욕탕에 음식물 쓰레기를 가져가겠다구요?"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가끔 보면 이 시종 새끼들은 내가 말하지 않는 부분에서 은근 좆같은 짓거리들을 자주 했다. 나중에 이것도 날잡아서 한 번 다 까야하는데, 지금은 셀루랑 이브 일 때문에 바빴다. 나는 남은 미약병 두개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인어에겐 통하지 않는다지만, 반인어인 이브한테는 통하지 않을까?
나는 마지막 서류를 끝마치고 지하감옥으로 몸을 옮겼다. 신나는 몸의 대화 시간이다.
지하감옥에 갇혀서 쇠사슬에 묶여있던 이브는 밥을 개처럼 엎드려 먹어야 했다. 바닥에 고개를 박은 채 빵을 뜯어먹고 있던 이브는 나를 쳐다보고 인상을 썼다. 입에 물고있던 빵을 바닥에 내던지고 내게 물었다.
"뭐야, 씨발. 인어 혼혈은 밥을 어떻게 먹나 궁금해서 왔냐?"
아무래도 감옥에 갇혀있는 자신의 처우에 대해 불만이 많은 듯 했다. 나는 지하감옥의 문을 잠그고 말없이 철창을 열어 젖혔다. 내가 갑자기 다가오니 이브는 놀란 기색이었다. 그녀는 발버둥쳐서 몸을 뒤로 쭉쭉 빼며 나를 경계했다. 바다 위에서 위풍당당하던 모습과는 다르게 눈빛에 두려움이 있었다.
"뭐, 뭐야. 뭔데? 씨발년아! 뭐냐고!"
입은 거칠었지만 내가 말없이 다가오니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다. 어리고 약한 개일수록 더 우렁차게 짖는다니 딱 그 모양이라 할 수 있었다. 나는 이브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너 대천신교로 개종할 생각없냐?"
"뭐?"
내 손길을 뿌리치기 위해 고개를 흔들던 이브가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이브가 멈춘 김에 계속해서 머리를 쓸어내렸다. 말린 해초나 대걸레 같은 질감일거라 예상했는데, 머릿결이 고왔다. 이브는 멍하니 있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뒤로 뺐다. 나는 혀를 차며 말을 이어나갔다.
"너를 살려주려면 네가 좀, 그 착하게 반성하고 앞으로 깨끗하게 살겠다는 걸 증명할만한게 있어야 하거든. 네가 대천신교로 개종해서 독실한 종교인이 되겠다고 하면 그거보다 더 좋은 핑계가 없겠는데...."
"개종만 하면 날 풀어준다고?""아니. 풀어주는게 아니라 이제 나와 함께 대천신교의 종이 되어 종교 활동을 이어나가는 거지."
"씨발 나보고 종교쟁이를 하라고? 너 씨발 대천신교 믿는 종교쟁이들은 인어 안사가는 줄 알지? 그 새끼들은 지들 성경 커버에 쓴다고 인어 가죽 벗기는 새끼들이야. 자기들은 교리상 뭐? 인어 사육을 하면 안되니까 그냥 그 자리에서 가죽만 벗겨서 죽여버린다고. 씨발! 알았어? 종교인 될 생각없으니까 엿이나 먹으라고."
"그럼 죽는 거 말곤 방법이 없는데....."
이브는 그 말에 잠깐 움찔하더니 다시 이를 악물고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다. 나는 다시 한 번 더 옛 격언을 되새길 수 있었다. 궁지에 몰린 개일수록 더 크게 짖는다.
"죽여봐! 죽여보라고! 씨발! 어차피 좆된거 그냥 죽여 씨발년아!"
나는 그 말에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죽여달랜다고 진짜로 죽여줄수는 없었다. 나는 이브랑 하고싶은 게 많았으니까.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하고싶은 체위가 많았다.
"안돼. 너네 엄마가 몸을 바쳐가면서 부탁했단 말이야."
"뭐, 뭐? 뭘해?"
"너네 엄마가 몸을 바쳐가면서 너 잘봐달라고 부탁했다니까?"
"뭐 이 씨발년아? 다시 말해봐 새끼야! 우리 엄마랑 뭘해?"
"너네 엄마 쩔더라야."
"이 씨발! 새끼야!"
이브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채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엄마는 되게 개방적인 거 같던데, 그런 엄마 밑에서 왜 이런 자식이 나왔는지 알 수 없었다. 한참 동안 욕을 퍼붓던 이브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나를 노려봤다.
"우리 엄마를 니같은 놈팽이한테 줄거 같아?"
"안될게 뭐 있어. 너가 어떻게 할건데. 거기 갇혀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여기서 나랑 싸워서 니가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인어들은 물 속에서나 여포지 밖으로 나오면 그냥 고슴도치만도 못한 놈들이었다. 다리가 물고기 꼬리라서 움직임이 빠른 것도 아니고, 육지 디버프로 스텟은 절반으로 떨어지고, 오랫동안 물 밖에 있으면 탈수 증세까지 찾아왔다.
이브도 스텟이 떨어지는 건 마찬가지라서, 나를 노려만 볼뿐 싸우자는 말은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깝치다가 얼굴을 제대로 맞은게 바로 얼마전이었다.
"네가 반성하지 않고 여기서 계속 붙어있을수록, 나랑 너네 엄마랑 붙어먹는 날이 더 늘어간다는 말이야. 응? 어떻게 할거야. 나랑 같이 개종해서 대천신교 경전 공부를 할래, 아니면 뭐 그냥 여기서 나랑 너네 엄마랑 섹스하는 거 소리나 들을래."
".....씨발 새끼. 그냥 씨발 구멍만 달려있으면 다 좋지?"
솔직히 그랬다. 구멍만 달려있고 얼굴만 이쁘다면 다리가 6개 달려도 한 번 고민할 의향이 있었다. 나는 이브의 몸을 슬쩍 훑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하, 씨발.... 진짜...."
이브는 아직도 고민하고 있었다. 이대로 내가 셀루랑 놀아나는 걸 보느냐, 아니면 자기가 대천신교로 개종해서 영지에서 사느냐. 이브에겐 인생이 걸린 고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니면 너 나랑 결혼할래?"
"뭐, 뭐?"
이브는 당황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별 생각없이 뱉은 말에 이브가 이렇게 당황할 줄은 몰라서 대응이 한박자 늦을 수 밖에 없었다. 이브는 그 하얀피부를 붉게 물들이며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더니, 나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이 미친새끼가!"
"뭐가 미친새끼라는거야? 야, 들어보라니까? 너가 나랑 결혼하면 넌 영주 부인이야. 행동에 자유가 생긴다고. 노예될 일도 없고. 거기다가, 네가 내 부인이면 내가 너네 엄마랑 섹스하겠냐?"
"내가 너한테 대줘야 되잖아 씨발!"
이브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다시 소리를 질렀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쇠사슬 틈으로 엿보이는 그녀의 가슴골을 쿡쿡 찌르며 말했다.
"야, 생각해봐. 너 그럼 너네 엄마가 너를 위해서 몸을 바치고 있는데, 그냥 여기서 편하게 누워서 살고 있을거야? 아니면 너 그냥 내 양녀로 들어올래? 너네 엄마 이쁘고 떡감도 좋더라. 그냥 내가 우리 셀루랑 결혼할테니까 너 내 딸해라."
"아.... 씨발놈 진짜....."
"고르라니까? 너 내 부인할래? 아니면 내 딸할래?"
"씨발....씨발.....개새끼...좆같은 새끼...."
이브는 욕이란 욕은 다해대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나는 이브가 결정을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 동안 고민하던 이브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씩씩대며 말했다.
"내가 니 부인하면, 우리 엄마 안건드리는 거지?"
"너 하는 거 봐서."
"이 씨발! 너 지금 나 놀리냐?"
"성직자는 거짓말 하면 안돼."
"아아아아아악!"
이브가 마침내 분통을 터뜨리며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쇠사슬에 감겨있지만 않았다면 내 머리통을 뽑아버릴 눈빛이었다. 나는 그런 이브의 허벅지를 주무르며 말했다.
"야, 일단 네가 얼마나 협조적으로 나랑 섹스하는 지 보고 결정한다니까? 너도 섹스할 때 상대가 마네킹처럼 가만히 뻗어있으면 존나 재미없잖아. 어?"
"씨발..... 손 치워 새끼야. 물어 뜯어버리기 전에."
"그래서, 안한다고? 나 그럼 너네 엄마 따먹으러 간다?"
"아.... 씨발..... 잠깐만, 너 근데 뭔 생각으로 결혼하자고 한거냐? 솔직히 지금 니가 나 억지로 눕히고 따먹었어도 내가 반항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이브가 짜증을 내다가 대뜸 질문을 던졌다. 그녀의 입장에선 내가 그녀에게 이딴 조건을 거는 것이 신기한 모양이었다. 생각해보면 그랬다. 나는 이브에게 말했다.
"셀루가 그러더라고, 너 잘 부탁한다고. 너한테 좀 잘대해주라고."
"남의 엄마 이름으로 부르지마."
"이제 '우리' 엄마가 될 사인데 뭘 그렇게 또."
"씨발! 진짜 존나 빡치게 하네! 아아아아악!"
다시 소리를 지르며 바닥을 구르던 이브는 몸을 일으켰다. 거칠어진 숨과 빨갛게 익은 볼이 귀엽게 보였다. 나는 말했다.
"귀엽네."
"귀엽기는, 난 무릎 아래부턴 물고기야. 발에 물갈퀴 나있고 비늘도 돋아있다고. 넌 뭔 생각으로 나한테 결혼하자고 한거냐? 나 씨발 아무것도 없는 애야. 인어 혼혈에 다리는 존나 흉측하고, 이빨도 날카로워서 인상도 더럽다고. 그런데 씨발, 우리 엄마가 나 좀 잘 부탁한다고 하니까 대뜸 결혼하자고 한다고? 너 대가리가 어떻게 된거 아니야? 씨발 너 설마 자위할 때도 물고기에다가 박냐?"
"내가 설마 물고기에다가 박으려고. 난 이래뵈도 미학이 있는 사람이야. 내 기준에 맞지 않으면, 안건드려."
이브는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이브의 볼을 쿡 찌르며 말했다.
"넌 내가 보기엔 귀엽다고."
"뭐, 뭐, 뭔! 씨발! 미친 새끼! 꺼져! 꺼지라고!"
얼굴이 홍당무처럼 펑 달아오른 이브가 뒤로 쭉 물러나며 감옥 안에 있는 잡동사니들을 걷어차서 내게 날리기 시작했다. 바닥에 놓인 바가지나 돌멩이가 나한테 날아오는 걸 피하고 나는 다시 철창의 문을 잠궜다. 그리고 이브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 이브 씨. 또올게요."
"씨발! 존대랑 반말 중에 하나만 하라고 개새끼야!"
"응, 그래 또 올게."
"오지마! 오지말라고! 나가 뒤져!"
이브는 구석에 처박힌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고개를 이리저리 저으며 혼란스러운 눈빛을 띄고 있었다. 나는 밖으로 나오며 온 몸에 돋아난 닭살을 겨우 추슬렀다. 지하감옥 문을 닫자마자 나 혼자 몸을 긁으며 소리를 질러댔다.
"으아아아악! 씨발! '넌 내가 보기엔 귀엽다고' 씨발! 씨발!"
원작에서 주인공이 이브를 공략한 포인트는 크게 두가지였다. 첫째는 절륜한 테크닉을 이용한 쾌감 고문. 두번째는 자신의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는 이브의 외모 칭찬. 나는 닭살 돋는 수준의 외모 칭찬 세례를 퍼부어주면서, 천천히 이브랑 섹스할 생각이었다.
결혼은 원래 시에리같이 참한 수녀랑 해야하는 법이지만, 인생은 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법이지 않는가. 중혼도 합법인데.
* * *
저녁에 다시 욕탕에 들르자, 셀루는 내게서 이브의 냄새를 맡았는 지 코를 킁킁대다가 물었다.
"어떻게 됐어?"
"아, 아직 설득 중이에요. 인간 사회에 녹아들게 하기 위해선 조금 더 사랑으로 보살펴주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사랑으로 보살핀다니..... 역시 대천신교 성직자네."
"셀루. 당신은 대천신교도 알고 있나요?"
"선원 중에 대천신교 신자가 있었어. 나한테도 종교를 믿으면 이런 짓은 그만두게 될거라고 말하더라고."
"어떻게 됐나요?"
"그 말을 들은 이브가 내기를 걸었지. 진짜로 대천신교의 신이 있으면 네가 물에 빠져도 신이 구해줄거라면서 바다에 거꾸로 쳐넣었어."
"그 사람을 빠져나왔나요?"
"아니. 그대로 죽었어. 지나가던 상어가 한입에 씹어먹었거든. 난 그래서 대천신교 안믿어."
"종교는 그런식으로 믿는게 아니에요."
"헤흐....알게뭐야. 내가 상어한테 씹힐 때 도와주지 않는 신이면 쓸모없어. 난 차라리 내 딸을 믿을래."
나는 욕탕에 몸을 푹 담근 채, 숨을 내쉬었다. 나조차도 제대로된 종교인이 아니었으니 이 주제로 길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셀루가 욕조 안에서 기어나와 내 욕탕에 가까이 붙더니, 내 팔뚝을 살살 핥았다.
"오늘도 할까?"
셀루의 눈이 음탕하게 번들거렸다. 나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 날 밤에도 내 허벅지에는 비늘이 몇개 붙었다.
원작에서 이브는 은근 컴플렉스 덩어리다. 어릴 적에 노예 사냥꾼들에게 학대 당한 경험 때문에 인간 남자를 증오하고, 자신의 혼혈로 인한 외모를 매우 싫어한다. 하지만 원작의 주인공인 용사가 파워 섹스와 함께 외모를 칭찬해주는 것으로, 이브는 혐오에 물든 삶을 멈추고 용사의 마누라 중 한 명이 된다.
하지만 지금 내가 온 이 곳에서 이브와 용사의 사이는 최악이고, 나는 이렇게 된 것에 아무런 개입도 한 적 없다. 이제와서 용사가 에리나를 내버려두고 이브랑 잘리도 없으니 내가 사랑으로 보살펴서 이브를 끌어안는 게 정답 아닐까?
왕국의 법조항을 뒤져보니 인어랑 결혼할 수 없다는 조항은 없었다. 내가 아무리 마왕을 물리친 용사 일행이고 대천신교 사제장이라 해도, 아무 연고도 없는 인어 혼혈 해적을 살려달라고 탄원할수는 없었다. 어중간한 추문은 로맨스보다 더 귀찮은 논란이 되니까.
뭔가 드라마틱한 사정, 그러니까 재판관이나 여론을 끌어들일만큼 특이한 사정이 있어야만 내 요청이 먹힐 가능성이 컸다. 인어 해적에게 반해서 그녀의 인생을 책임지고자 맹세한 사제장. 로맨틱하잖아.
다음 날 다시 찾은 지하감옥에서 이브는 다리를 꾹 붙인 채 다소곳한 자세로 앉아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철창을 사이에 두고 그녀와 마주보고 앉았다. 내가 물었다.
"생각해봤어?"
"그..... 너, 진짜 진심으로 하는 소리냐?"
"뭐가?"
"나랑 결혼하겠다는거. 난 근본이 쓰레기인년이라 너 찌르고 튈지도 모르는데?"
"그 정도로 의리없는 년이었나."
"씨발! 말장난하지 말고 대답 제대로 해! 내가 이런 쓰레기 같은 년이라도, 너, 너 결혼 해줄거냐고."
무슨 말을 해도 겉치레에 불과하다. 나는 천마디의 말보다 행동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철창문을 열고 이브의 감방으로 몸을 들이밀었다. 이브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이브를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
"읍....으음....."
이브가 놀란 듯 발버둥쳤지만 내게서 얼굴을 떼어내진 않았다. 나는 이브의 이빨이 무서워서 일단 혀는 밀어넣지 않았지만, 그녀는 입을 살짝 벌린 채 내 키스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조심스레, 입 안으로 혀를 밀어넣어 봤다.
날카로운 이빨이 아슬아슬하게 내 혀를 스치고 지나갔다. 마치 곰덫이랑 키스하는 느낌이었다. 조금이라도 긴장을 놓치면 내 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곰덫. 혀가 매끄럽게 이브의 입안을 파고들고, 이브는 자신의 혀로 나를 휘감아 왔다.한참동안 서로 혀를 얽으며 타액을 나눈 뒤에 나는 천천히 입술을 떼어냈다. 이브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 번들거리는 입술을 핥았다.
나는 혀에서 약간의 피맛이 나는 걸 느꼈다. 역시 이빨이 날카로운 애랑 키스는 좀 무리였던 걸까. 조심스럽게 내 입에다가 힐을 걸고 다시 이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제 됐어?"
"......미친 새끼. 씨발 나 너 안좋아해. 나 여자 좋아한다니까? 너랑 결혼해서 자유 찾으면 여기 영지에 있는 여자들 다 따먹고 다닐거야. 알겠어?"
"왜 그렇게 널 낮추는거야?"
내가 물엇다. 이브는 그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뭐라고?"
"왜 그렇게 널 낮추냐고. 진짜 니가 쓰레기 같고 여자 말곤 아무도 안좋아하고, 그런 존재라고 생각해? 내가 보기엔 아닌데."
"씨발.....씨발 새끼....개 좆같은 종교쟁이 새끼...."
이브는 고개를 돌린 채 내 욕을 뱉어댔다. 나는 이브의 고개를 억지로 돌리게 만들었다. 이브는 귀까지 새빨개져선 나를 보려들지 않았다. 내가 물었다.
"내가 싫어?"
"....존나 싫어 씨발놈아. 알아들었어? 존나 싫다고."
"난 네가 참 이쁜데. 얼굴도 예쁘고, 가슴도 크고...."
"뒤져! 씨발년아 뒤져!"
가슴 크다고 말하는 건 좀 아니었나. 이브는 악을 쓰며 내게 발길질을 해댔다. 앉아서 발길질을 하다보니 균형을 잃고 벌렁 넘어졌다. 나는 그런 이브 위로 올라타서 볼을 쓰다듬었다.
"씨발! 나오라고! 나와! 개년아! 나오라고!"
"결혼하기로 했는데, 첫날밤은 치뤄야지."
"뭔 소리야! 씨발.... 씨발 새끼야! 나와!"
내가 다시 입을 맞추는 것으로 이브를 조용히 시켰다. 나를 물어 뜯을 듯이 말하는 것에 비해, 내가 입을 맞추거나 스킨쉽을 하는 것에는 저항이 약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진짜로 내 혀를 물어뜯을 까봐 혀를 밀어넣지는 않았다. 한참 동안 입술을 빨며 키스한 내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나 진짜 너 예쁘다고 생각한다니까."
".....진짜지?"
"진짜로. 존나 이뻐. 빨통도 존나 크고."
".....씨발 꼭 한마디를 더하더라."
이브는 고개를 돌린 채 그렇게 말했다. 나는 다리 쪽에 묶인 쇠사슬을 풀어냈다. 허리쯤까지 쇠사슬을 풀어내자, 이브가 불안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녀는 말했다.
"진짜, 진짜 괜찮아?"
"뭐가?"
"나 진짜 흉하다니까? 너 이거 보고 도망치면 씨발 진짜 죽여버릴거야. 알아들어?"
나는 그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이브는 내가 허리띠를 풀어내는 것을 보고도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고 있었다. 반항할 수 없는 환경이 그녀를 이렇게 고분고분하게 만든 것일까.
나는 천천히 바지를 끌어내렸다. 올라간 셔츠 사이로 보이는 탄탄한 복근이 내가 침을 꿀꺽 삼키게 만들었다. 면으로 만들어진 팬티가 수줍게 국부를 가리고 있었다. 그녀도 수치심은 있었는 지 허벅지를 오므리며 고개를 돌렸다.
탄탄한 허벅지는 내 생각보다 훨씬 뽀얗고 부드러웠다. 나는 바지를 내리다말고 허벅지를 조심스레 주무르기 시작했다. 이브는 들뜬 한숨을 내쉬며 그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참을 허벅지를 주무르던 나는 다시 바지를 끌어내리기 시작했다. 질긴 가죽으로 이뤄진 바지는 생각보다 신축성이 좋아서 쭉쭉 내려갔다. 무릎부터 천천히 바지를 끌어내리자, 비늘로 덮힌 무릎이 드러났다.
이브가 아찔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올려보고 있었다. 나는 생각보다 훨씬 징그럽게 생긴 다리에 잠깐 놀랐지만 겨우 표정 관리를 해낼 수 있었다. 무릎 아래부터는 그냥 사람 다리 모양의 물고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게임 cg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건 그 느낌이 차원이 달랐다.
이브의 무릎 아래는 비늘이 우둘투둘 돋아있었다. 나는 이브의 신발을 벗겨냈다. 이브의 발에는 물갈퀴와 날카로운 발톱이 함께 달려있었다. 내가 발을 건드리자 이브가 몸을 움츠렸다.
"징그럽지?"
이브가 물었다. 내가 조심스럽게 다리를 쓰다듬고 있으니 그녀는 신난다는 듯이 계속 입을 열었다.
"봤잖아. 존나 징그럽다니까? 떡칠 생각도 안날걸? 비늘만 존나 떨어져서 치우기도 힘들거고. 넌 사람들한테 손가락질 당할거라고. 개 씨발 노예출신 천것이랑 붙어먹는 미친 변태 새끼라고."
내 손이 이브의 허벅지를 훑었다. 한참동안 자조섞인 욕을 내뱉던 이브가 다시 입을 다물고 몸을 떨었다. 나는 단숨에 이브의 팬티를 벗겨냈다. 이브가 놀란 표정으로 몸을 비틀었지만, 양팔이 묶인 채로 자신의 치부를 가리는 건 역부족이었다.
"상관없어."
솔직히 인어랑도 박는 입장에서 무릎부터 비늘이라고 무슨 문제가 있을까 싶었다. 나는 이브 위에 올라탄 채 내 바지를 풀어내렸다. 이브는 당황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씹 변태 새끼."
이브 같은 외모의 애가 욕을 해준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흥분되는 시츄에이션이었다. 나는 이브의 한쪽 눈을 가린 안대를 건드렸다. 이브는 그걸 건드리는 건 싫은 지 몸을 돌리며 벗어나려고 했다.
"한다? 해도 되지?"
나는 바지를 완전히 벗고 우람한 내 자지를 드러내며 물었다. 이브는 내 좆을 물끄러미 보고, 다시 나를 보더니 말했다.
"......마음대로 해."
허락이 떨어진 셈이었다. 나는 서슴없이 이브의 몸 속으로 내 물건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아직 뻑뻑한 균열이 내 물건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이브의 입구 코 앞에서 억지로 밀어붙이려던 나는, 뭔가 윤활유로 삼을게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주머니를 뒤지던 나는 아직 미약이 있다는 걸 떠올리고, 내 좆에다가 미약을 들이 부었다.
"어윽....."
"왜, 왜 그래?"
고개를 돌리느라 아래 상황을 보지 못하던 이브가 내가 갑자기 이상한 신음을 지르자 당황한듯 물었다. 나는 미약을 뿌리자마자 순간적으로 내 좆에 느껴지는 강렬한 쾌감을 참을 수가 없었다. 숨을 헐떡이며 나는 다시 이브의 질구에 내 성기를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으음...읏....."
이브는 자신의 몸을 꿰뚫는 내 좆에 인상을 찌푸리며 몸을 조금씩 비틀었다. 미약이 훌륭한 윤활유 역할을 해주어 생각보다 큰 저항없이 나는 내 양물을 이브의 몸 안에 온전히 넣을 수 있었다.
"하으.....으으....아...."
이브 역시 배에서 본 딜도들의 사용자 답게 내 물건을 무리없이 받아들였다. 그녀는 뜨거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이브의 속은 생각보다 부드럽고, 또 적당한 압박감을 가져다 주고 있었다.
"하으....아...음...으음...."
내 좆에 달라붙은 질벽은 내가 허리를 움직일 때 마다 쫀득한 질감으로 달라붙어왔다. 질 속에서 이브의 애액과 미약, 그리고 내 좆이 뒤엉키며 음란한 움직임을 만들고 있었다. 이브는 미약한 한숨을 쉬던 것을 넘어서 이상한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하아....하...뭐야....흥.....이상해...아...."
나는 미약을 부었다는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았다. 나 역시 좆이 단단하게 부풀어올라서 미칠 지경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브와의 첫경험에서 조루라는 인식을 심어줄순 없었다. 혹시라도 금방 쌀까봐 나는 최대한 천천히 허리를 왕복하고 있었다.
"으읏...아...아아...아앙....이런....거...흥....."
이브가 입술을 악물며 신음을 흘려냈다. 역시 순수한 인어가 아니라 반 인어라서 그런지 미약이 어느 정도 먹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브는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나와의 섹스를 즐기고 있었다. 내 허리 움직임에 맞춰서 차츰 차츰 허리를 맞춰 흔들기 시작했다.
"아아....읏....아....좋아...이런 느낌은....아...처음...인데...아앙....."
나는 이브의 몸을 축으로 삼아 허리를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나를 꾹 죄어오는 질벽을 이리저리 헤집으며, 이브의 몸 속을 뒤섞어댔다. 이브는 쇠사슬에 묶인 몸을 가누지 못해 고개만 위로 살짝 든 채 쾌감을 감내하고 있었다.
"아...! 아응! 그, 그읏....아아....!...좋아...."
이브는 미치기 직전인듯 쾌감에 허덕이고 있었다. 나 역시 몸에서 솟아나는 쾌감을 참을 수 없었다. 천천히 움직이고자 마음먹었던 허리를 어느새 제맘대로 움직이며 이브를 유린하기 시작했다.
쩌억쩌억 살과 살이 액체와 부딪혀 달라붙었다가 떨어졌다. 이브의 허벅지가 내 허벅지와 부딪힐 때 마다 이브는 쾌감에 정신을 놓고 신음성을 토해냈다. 나는 허리를 있는 힘껏 내려찍으며 이브의 몸을 마음껏 즐기기 시작했다.
"아앗! 아! 아아! 좋아...! 계속... 계속해줘....! 응...! 아응...!"
"넌 내꺼야? 알았어?"
나는 이브의 머리를 붙잡고 연신 방아를 찍어댔다. 내가 귓속말을 속삭이자 이브는 멍한 시선으로 허공을 응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이미 쾌감에 넋이 나간 듯 했다.
이브가 침을 흘리며 숨을 헐떡이는 동안, 나 역시 한계에 다다랐다. 나는 역신 내리찍던 허리를 단번에 찔러넣으며 이브를 꼭 끌어안았다. 이브가 발을 쭉 뻗으면서 쾌감에 몸부림치는 비명을 질렀다.
"아아...아아앗...아앗...!"
나 역시 생에 가장 많은 양의 정자를 이브의 몸 속에 쏟아내고 있었다. 이브는 허리를 떨면서 자신의 몸을 가득 채우는 사정감을 즐기고 있었다. 한참동안 이브를 끌어안고 있던 나는 다시 한 번 이브한테 입을 맞췄다. 이브가 땀범벅이 된 얼굴로 나를 쳐다보다 말했다.
"....나 버리면 죽여버릴거야."
버릴 생각은 없었다. 근데 이거 진짜 결혼해야 되나?
졸지에 유부남이 되게 생겼다. 고심 끝에 결국 나는 결혼하기로 한 것이다.
이 왕국에선 기본적으로 영주의 자체적인 판단을 존중하고 있지만, 심각한 중범죄들에 대해서는 왕국의 기본적인 법도를 따라야 했다. 예를 들어서 교역 도시의 여성 수십명을 강간하고, 배타고 여행을 떠난 모험가들 수십명을 거세 살해한 미치광이 레즈비언 살인마를 내가 잡았다고 해서 내 마음대로 사면시켜줄 수 없다는 것이다.
왕국은 내가 이브를 붙잡고 있는 동안에는 처우를 나에게 맡기겠지만, 내가 마음대로 얘를 그냥 사면시켜주면 바로 태클이 들어올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 나는 이브를 사면할 적당한 핑계를 대야했으니, 다행히도 나에겐 용사와 함께 마왕을 다시 물리친 '용사 일행'이라는 타이틀도 붙어있었다.
그런 내가 마왕 물리쳤으니 얘랑 인어 하나 사면해달라하면 나라에서 못들어줄 이유가 없었다.
그러니 이브 하나를 사면해달라는 요청을 하는 건 쉬웠지만, 이유가 필요했다. 그냥 사면해달라면 왕국도 난감할테니까 그럴듯한 이유를 붙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바로 '대천신교 귀의'와 '나랑 결혼할 사람' 이 두가지였는데 첫번째인 대천신교 귀의는 할바에는 차라리 죽이라고 악을 쓰는 형국이니 이브가 나랑 결혼하는 수 밖에 없었다.
미인을 잡았는데 그냥 죽이면 너무 아깝잖아. 이브 정도의 미인이면 유부남 타이틀을 달만한 가치가 있었다.
용사 일행이 성욕에 미친 놈이라 인어한테 박겠다는 데 누가 말릴까. 다행히도 대천신교의 교리 상엔 인어에게 박으면 안된다는 말도 없었고, 인간은 인간하고만 결혼해야 한다는 말도 없었다.
덕분에 나는 마음놓고 대천신교 중앙교회와 왕궁에 편지를 보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인어 혼혈인 이브랑 결혼하고 싶다. 하지만 얘가 너무 잔인한 범죄를 저질러서 현재 죄인 신분이다. 용사 일행으로서 마왕을 퇴치한 보상 대신, 이브와 그의 어미 인어를 사면해달라. 그리고 우리 저택에 수영장 하나만 지어달라.
"수영장은 왜?"
내 옆에 있던 이브가 물었다. 어제 아주 즐거운 섹스를 한 이후 나는 이브의 쇠사슬을 풀어서 저택 안을 활보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브의 소문을 들은 시종들은 저택에 목줄 풀린 미친 개가 활보하는 듯 두려움에 떨고 있었지만 내가 이브가 안전하다는 걸 몇번이나 설득한 끝에 겨우겨우 납득하고 일을 시작한 것 같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시종들이 이브 근처에 다가가거나 말을 거는 일은 없었다. 마치 역병신이라도 된 것처럼 사람들은 이브를 피해다녔다. 이브는 그 모습이 불쾌한 것 같았지만, 굳이 뭐라고 하진 않았다.
"셀루를 계속 욕탕에 둘 수 없잖아요."
셀루 본인도 지루해했고, 욕탕으로 음식을 가져다주는 시종도 귀찮아보였으니 이 문제도 최대한 빨리 해결을 해야 했다. 우리 영지 예산으로 수영장이나 만들고 있으면 바로 말이 나오니 이런건 국가에 요청해서 만드는 게 제일이었다.
"그러네, 야 근데 너 자꾸 내 엄마....."
"이제 우리 엄마잖아요."
"......씨발 적응안되네 진짜."
이브가 머리를 긁적였다. 그녀는 내 옆에 기댄 채 하루 종일 내가 집무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덕분에 집무 시간만 되면 항상 나를 유혹해왔던 아이라는 구석에서 벌벌 떨며 서있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생각보다 답변을 빠르게 되돌아왔다. 그리고 그 답변만큼 빠르게 페타 영지에는 내가 인어박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시에리랑 아이라랑 할때는 제법 입단속이 잘되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인어랑 섹스한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고는 못배긴 모양이었다.
덕분에 사방에서 편지가 날아올 동안, 영지에서는 내가 너무 금욕적인 생활을 하더니 미쳐버렸다거나, 그 영주도 맛가게 만들만큼 인어가 떡감이 존나 좋다더라 같은 괴상한 소문이 돌았다.
편지는 세 통이 와있었다. 각각 교회와 왕국, 그리고 엘프 왕국 아힐데른에서 온 편지였다. 대천신교 중앙교회에서는
- 남부 사제장의 결정은 대천신교의 모토를 그대로 이어받는 아름다운 결정이다. 우리는 사랑에 국경도 종족도 없음을 인정하며 그대의 선택을 존중한다. 허나 이 결정으로 인해 빚어질 사회적 파장이나 논란을 고려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라는 매우 정중하게 꼽주면서도 결혼 자체는 인정해주는 편지를 보냈고
왕궁에서는
- 왕궁에서는 페타 루시우스의 요청을 수락하여 살인자 이브와 그의 어미 인어를 죄에서 사면한다. 허나 이브가 페타 루시우스와 이혼하거나 기존 범죄에 준하는 행위를 할시 이 사면령은 취소되어 죄인 이브와 그의 어미 인어를 팽형에 처한다.
라고 사실상의 허가 문구를 내려주었다.
"팽형이 뭐야?"
"삶아죽이는 거요."
"씨발 진짜 별 좆같은....."
그리고 내가 인어박이라는 소문이 대체 어디까지 퍼진건지 엘프 왕국의 아힐데른 에리나의 이름으로도 편지가 와 있었는데 편지 내용이 아주 가관이었다.
-하늘에 있는 페타 시리우스도 그대가 수간보다는 나은 선택을 했단 점을 축복할 것이다.
씨발년.
영지는 다시 평화를 되찾고 있었다. 교역 도시 에스타의 조합장은 내가 정신나간 선택을 했음을 성토하는 편지를 보냈지만 나는 가차없이 씹어버렸다. 마을 주민들은 처음에 받았던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서 그러려니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내가 인어랑 섹스한 거 말곤 딱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거나 사치를 일삼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잠깐의 이슈로 그친 것이다. 호사가들은 여전히 나 페타 루시우스의 기괴한 성욕에 대해 떠들고 다녔지만, 그 이상의 소란은 없었다. 뒤에서 소문으로 떠드는 건 자유지만 내 앞에서 그딴 말을 했다간 모욕이 되니까.
사람 머리를 맨손으로 깨부실 수 있는 인어박이 면전에서 인어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새끼는 없다.
그렇게 내 저택 생활은 평화롭게 유지되는 것 같았다. 셀루도 차근차근 지어지는 수영장에 만족하고 있었고, 이브는 영주 부인으로서 교양을 배워야 한다는 사실에 짜증을 냈지만 그래도 만족하고 있었으니까.
아이라도 시간이 좀 지나니 이브에게 좀 익숙해진 것 같았다.
하지만 딱 한사람 시에리는 이브가 새로 들어오면서 정말 불안해하고 있었다. 최근 들어 시에리를 방으로 부르는 일도 없었고 내가 인어박이라고 소문이 나니 자신의 위치에 불안감을 느낀 모양이었다.
노골적으로 쉬는 날 내 방에 찾아와서 오늘은 위로를 하지 않느냐고 묻거나, 내가 이브랑 대화할 때 갑작스럽게 끼어들곤 했으니까. 그 날 밤은 이브랑도 셀루랑도 자지 않은 밤이었다. 나는 밤 늦도록 집무실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서류 정리를 끝마치고 방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나는 내 방문 앞을 서성이는 수상한 그림자를 보고 발소리를 죽였다. 조심스럽게 어둠 속에서 가까이 다다가 뒤에서 확 덮쳤다.
"꺅!“
얇은 어깨와 귀여운 목소리, 그리고 대천신교 수녀들이 주로 쓰곤하는 향 냄새가 코 끝을 스쳤다. 부드러운 머릿결이 볼을 스치고 방 틈으로 새어나온 불빛으로 나는 그림자의 정체를 확인했다.
"시에리?"
시에리였다. 그녀는 당황한 얼굴로 내게 팔과 목이 잡힌 채 바짝 얼어있었다. 나는 시에리가 이 시간에 왜 내 방문 앞에 서있는 지 알 수 없었다.
"시에리. 무슨 일이죠?"
시에리는 당황한 얼굴로 나를 보다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 결혼....하신다고 들었어요. 그.... 이, 인어 분이랑."
나는 시에리의 손을 잡고 방으로 끌어들였다. 시에리는 조심스럽게 내 방으로 들어와서 쭈뼛쭈뼛 자신의 몸을 양팔로 감쌌다.
나는 방문을 닫고 시에리에게 말했다.
"시에리. 그래서, 그걸 축하해주려고 온건가요?"
"그.... 이제 결혼....하시니까... 제 위로는 혹시 필요 없으신건가 해서....."
시에리는 귀까지 홍당무처럼 빨갛게 되서는 말을 얼버무리고 있었다. 나는 시에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꼭 끌어안았다. 시에리는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채 다시 물었다.
"그.... 외람된 말씀이지만... 저는 왜 영주님이 그..... 범죄자 분이랑 결혼하는 지.....자, 잘 모르겠....어요."
시에리는 힘겹게 한글자 한글자 뱉고 있었다. 그녀의 심약한 심성으로는 이게 최선이리라. 나는 그런 시에리의 머리를 꼭 끌어안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시에리. 우리는 누구나 죄를 지어요. 그렇죠. 세상에 무고한 사람은 없고, 저 역시 영지를 운영하면서 대천신교 교리에 어긋나는 일들을 많이 했죠."
"아....영주님이 그렇다는 게....."
시에리는 내가 자책하자 당황한 목소리로 말을 수습하려고 했다. 나는 시에리의 얼굴을 더욱 더 꽉 끌어안아서 그녀가 말을 하지 못하게 했다.
"이브는 죄를 지은 죄인이에요. 하지만, 동시에 배척받고 학대받은 기억밖에 없는 불행한 사람이기도 하죠. 시에리. 대천신교는 죄인에게 항상 엄벌을 내리라고 하던가요?"
"아니요.... 죄인은, 최소한의 기회를 주어 참회할 수 있도록...해야 합니다."
"네. 맞아요. 저는 이브가 자신의 죄를 반성하고 사람들과 녹아들었으면 해요. 하지만 그녀는 이미 너무나 많은 죄를 지어서, 제가 탄원하는 것만으로는 구할 수가 없었죠. 이유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저는 가족의 정에 호소한거랍니다. 결혼을 통해서, 이브가 제 부인이 될 사람이니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호소한 것이죠."
"아아.... 그럼, 영주님이 그 분이랑 결혼한 것은....."
시에리는 눈을 크게 뜨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두 눈에는 눈물이 추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저 눈물은 어떤 것일까. 자신의 그릇된 마음을 반성하는 참회의 눈물일까 아니면 깨달음의 눈물일까 어느 쪽이든 내겐 상관없는 일이었다.
"시에리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요. 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시에리 당신이라는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나는 시에리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그렇게 말했다. 시에리는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천천히 벽으로 시에리를 밀어붙이고, 입을 맞췄다. 부드러운 입술이 열리고 혀가 뒤엉켰다. 한참동안 서로의 입술을 탐하고, 나는 시에리의 바지를 붙잡고 말했다.
"위로가 필요해요 시에리."
"네....."
시에리가 거칠게 숨을 쉬며 말했다.
시에리의 바지를 끌어내렸다. 오랜 시간 반복된 이 행동에 대해 시에리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꼭 감은 채 내가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두고 있었다. 바지가 바닥에 떨어졌다. 흰 팬티가 이미 젖어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손가락으로 시에리의 중심부를 문지르며 물었다.
"벌써 젖었네요."
"하아....하....네에...."
시에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손길에 몰입하고 있었다. 나는 시에리의 팬티까지 끌어내렸다. 그녀는 다리를 살짝 들어서 내가 손을 놀리기 쉽게끔 만들어주었다. 하반신이 완전히 알몸이 된 그녀는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팔로 내 목을 감아왔다. 내가 저항없이 고개를 숙여주자 그녀는 내게 입을 맞춰왔다.
다시 한 번 혀와 혀가 교차하고, 타액을 흘러넘겼다. 물컹물컹한 혓바닥을 휘젓고 휘감아서 그녀를 벽에 밀어붙였다. 어깨가 벽에 살짝 닿고 그녀가 머리를 벽에 기댔다. 그녀의 입술에서는 대천신교 교회에서 쓰는 향초 향이 났다.
입술을 때면, 시에리가 혀를 살짝 내민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다시 한 번 그녀의 입술을 탐하고 손을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 그녀는 내 손길을 기대하듯 다리를 벌렸다.
"시에리."
"네. 영주님....."
"혼자서 해봐요."
"호, 혼자서요?"
시에리가 짐짓 당황한 목소리를 흘리며 몸을 움찔거렸다. 지금까지 내게 말을 안했겠지만, 방에서 가끔씩 혼자 즐겨왔겠지, 내게 익숙해진 몸을 움찔거리며 그녀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비부로 손을 옮겼다.
그녀는 마치 내 행적을 따라하는 모사꾼같았다. 허벅지를 자기 손으로 쓸어내리고, 천천히 자신의 균열을 쓰다듬으며 이를 악물었다.
"하아....."
혼자서 소리내며 즐기는 것은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나는내 바지를 풀어헤쳐서 벗었다. 커다란 물건이 의복을 벗자마자 시에리를 압박하듯이 튀어나왔다. 시에리는 그 물건을 보며 잔뜩 기대한 표정이었다. 나는 내 손으로 내 물건을 매만지며 말했다.
"시에리. 계속해요. 계속...."
"네.... 영주님..."
"그리고, 루시우스라고 불러요. 이럴 때는..."
"루, 루시우스....."
몇번이나 사석에서는 루시우스라고 말하라고 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영주님이라고 불렀다. 마음 속에 있는 어떤 선이 그녀를 막고 있는 듯 했다. 시에리는 다리를 살짝 벌린채 손으로 자신의 비부를 비비기 시작했다.
음모를 헤치고 자신의 손으로 진을 애무하는 그 모습은 천박해보이면서도 음란하기 짝이 없었다. 그 청순하고 귀여운 수녀가 내 명령으로 이렇게 천박한 꼴을 보이는 것이다. 나는 시에리의 모습을 보며 더 없이 흥분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사람 하나를 망가트리고 있다는 쾌감. 그녀가 내 말대로 한다는 즐거움. 이 모든게 내 자위 행위의 감미료가 되어주고 있었다. 나는 수음을 지속하며 시에리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녀 역시 게슴츠레하게 눈을 뜬 채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하아....하아....하읏...루시...우스...."
우리 둘의 숨이 맞닿을 정도의 거리. 우리는 서로의 한숨으로 호흡하고 있었다. 시에리는 몸을 떨면서도 손을 움직이는 걸 멈추지 않았다. 이렇게 서서하는 게 얼마나 천박하고 민망한 모습인지 알텐데도 그녀는 멈출 수 없었다. 내가 명령했기 때문이다. 시에리는 내 명령에 따라주고 있었다.
"루시우스....아....아아.....루시...우스읏...."
그녀는 내 이름을 반복해서 부르며 자기 위로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녀에겐 내 이름의 쾌감의 주된 소재인 모양이었다. 뚝, 뚝 바닥에 음란한 액체가 떨어지고 있었다. 시에리의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린 애액이 바닥에 물방울을 만들었다. 그녀는 마침내 벽에 똑바로 기대는 것을 멈추고 내게 몸을 의지하기 시작했다.
"아아...아읏...아아아...."
그녀의 손놀림은 가감없고, 너무도 거칠었다. 하지만 그 서툰 손놀림도 그녀를 쾌감으로 이끌긴 충분한 듯 했다. 내 귀두가 살짝 살짝 그녀의 허벅지나 음모를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손놀림을 더욱 바삐 움직이며 쾌감에 젖어들어갔다. 그녀도, 나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몸을 의지한채 자신의 쾌감을 풀어내고 있었다.
"아으으으으읏....!"
먼저 절정에 달한 건 시에리였다. 그녀는 다리를 부들부들 떨면서 나를 꼭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나는 힘차게 사정했다. 내 사정에 놀란 시에리가 몸을 움찔거렸다. 그녀의 음모와 허벅지를 하얗게 물들인 내 정액은 그녀의 다리를 타고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하아....하아....루시우스....루시우스...."
그녀는 내 이름이 어떤 구원의 대명사가 된 것처럼 계속해서 내 이름을 불러대고 있었다. 나는 다시 그녀를 벽에 밀어붙였다. 한 번 쾌감에 휘말려 제 의사를 잃어버린 그녀는 내게 몸을 맡긴 채 흐느적대고 있었다.
"시에리. 오늘 시에리는 완전히 제 것이 되는 거에요. 알겠어요?"
"네헤...."
"시에리는 이제 누구의 말도 따라선 안돼요. 제 말을 따라야 해요. 알겠어요?"
시에리가 잠깐 망설였다. 나는 시에리의 국부에 내 다리를 밀어붙이며 그녀의 목덜미를 핥았다. 다시 흐느적대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 라고 짧게 답했다. 나는 시에리의 다리를 살짝 더 벌리게 했다. 그리고 시에리에게 말했다.
"시에리. 여길 좀 더 벌려볼래요? 손으로."
나는 시에리가 스스로 입구를 벌리게 요구하고 있었다. 그 요구가 부끄러웠던 시에리는 고개를 저으며 잠깐 망설였다. 나는 그런 시에리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제 말대로 하라고 했잖아요. 시에리. 절 좋아하잖아요?"
"....네...."
시에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의 성기에 손을 가져다댔다. 자신의 질을 스스로 넓게 벌린 채 그녀는 눈을 꼭 감았다.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수치스러운 것인지 아는 듯 했다. 나는 시에리의 성기에 내 좆을 맞대고 천천히 비비기 시작했다. 그 행동만으로도 수치심을 쾌감에 녹여버린 듯 시에리는 눈을 감은 채 신음성을 흘렸다.
"아음...아...아읏....."
"사랑해요. 시에리."
나는 그 말과 함께 허리를 끝까지 밀어넣었다. 오랜시간 개발된 시에리의 질이 내 좆을 받아들이는 게 느껴졌다. 부드럽지만 아직 남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질벽이, 내 성기를 가늠하고 한계치까지 자신을 확장하는 게 느껴졌다. 시에리는 발 뒤꿈치를 세운 채 내 어깨를 꼭 붙잡고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나는 시에리의 엉덩이를 쓸면서 그녀와 입을 맞췄다.
"하으.....아....아아....."
그녀는 괴로운 신음을 뱉으며 내게 몸을 기댔다. 아직 내 물건으로 쾌감을 느끼기엔 무리였던 걸까. 그녀는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로 간신히 버티고 서 있었다. 나는 허리를 살짝 숙여서 시에리에게 여유를 주기로 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잠식한 거대한 물건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하아....하아....루시우스...너무...너무...커요...."
"익숙해질거에요 시에리. 생각해봐요. 처음 손가락을 넣을 때도 기분은 별로였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기분이 좋죠. 이 물건에 익숙해지면 어떻게 되겠어요?"
그 말에 시에리의 얼굴은 두려움과 기대감이 넘실대고 있었다. 이런 물건을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그리고, 이 물건을 받아들이고 끝에 있을 쾌감에 대한 기대감. 그녀는 흥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자신에 대해 놀라고 있었다. 나는 속삭였다.
"받아들여요 시에리. 시에리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잖아요."
나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허리를 튕겨 올려칠 때 마다 시에리는 딸꾹질을 하듯 몸을 떨며 반응했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면서도 고통과 피어나는 쾌감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아니에요....아니...으읏..저, 저는..."
"시에리는 그럼 어떤 사람이죠? 오늘 위로해달라고 찾아온 건 누구죠?"
"흐응...그건...저지만....아읏...아아...아으....그건...."
"시에리. 지금 이 물건에 익숙해지면 어떻게 될지 기대하고 있죠?"
"아읏....그건....그....그건....! 항....아응..!"
시에리의 몸이 내 양물에 익숙해지면서 그녀는 쾌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그녀의 질 안을 맛보는 나는 폭발하는 사정감을 억지로 참아내며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였다. 무리하지 않게, 그녀가 움직이는 쾌감에 녹아버릴 만큼 천천히.
"시에리는 참 음란한 사람이에요. 그렇죠."
"아니에....요...저는...대천신교의...흐응...."
"대천신교의 사제장과 이런 섹스나 하고."
"저는...이런 거...."
"사실 알고 있잖아요. 이제 유부남이 되는 사람과 이런 짓하면 안된다는 거."
"하응...그, 그러니까...저는....아읏...흥...으응..."
"시에리 당신은 아주 천박한 사람이에요. 대천신교의 가르침을 어기고, 또 그 사제장과 바람까지 피우고 있죠."
"으응...앙...아앙....몰라요....모르겠어요....루시우스...모르겠어요...."
"시에리, 이런 당신을 구제할 수 있는 건 저 밖에 없어요. 저만이 당신의 죄를 받아줄 수 있고, 또 당신을 거둬 줄 수 있어요. 그렇죠?"
"으응...아앙...몰라요...아...아앗...모르겠어요....루시우스...무서워...흥...."
"뭐가 두렵죠? 다가올 죄가? 아니면 지금 이 상황에 흥분하는 자신이?"
"아앙...앙....그건...흥...으응...아응...."
"모두가 당신을 경멸할거에요. 창녀라고 매도하고, 또 당신의 수녀직을 박탈하겠죠. 정식으로 첩이 된 것도 아니면서, 영주 부인 몰래 섹스를 나눴다고 당신과 저의 도덕성을 지탄할거에요."
"싫어요....그런 건 싫어요...아응...흐응...."
"그럼 어떻게 해야겠어요. 제가 당신을 받아줘야 겠죠. 시에리... 제 첩이 될거죠?"
"네....아응...흐응..아...아앗...."
나는 점점 왕복운동을 빠르게하며 물었다. 시에리는 내가 주는 쾌감에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내 어깨를 붙잡은 채 신음만을 토하고 있었다. 나는 시에리에게 계속해서 귓속말을 했다.
" 제가 당신의 죄를 사해줄게요 시에리. 당신은 수녀로 있기엔 너무 큰 죄를 범했어요."
"그건...아응.....싫은...."
"하지만 바람을 피웠잖아요? 누가 당신의 죄를 용서해주겠어요?"
"그건.....그건 루시우스....당신.....흐응..."
"맞아요. 제가 당신의 죄를 사해줄게요. 당신의 죄를 사하고 제 밑에 있게 해줄게요. 그러니 시에리."
나는 허리를 힘껏 추어올렸다. 쾌감 끝에서 내 좆이 정액을 울컥울컥 토해내기 시작했다. 시에리는 자신의 하반신을 지배한 쾌감에 몸둘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녀로서는 이런 쾌감이 처음이리라. 그녀는 내 어깨에 얼굴을 파묻은 채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제 말에 복종하세요."
"네헤....."
시에리가 내 몸에 기댄채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이제 이브가 일부다처제를 용인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했다. 인어는 원래 결혼 안하고, 이 나라는 중혼도 허가해주는 데 허락해주지 않을까?
무릎과 비늘 사이. 나는 성욕의 양자택일에서 둘 다 고르기로 결심했다.
"성검이요?"
결혼식 날짜만 받아놓고 여러모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던 내게 왕궁의 사절이 찾아왔다. 그는 뜬금없이 성검을 찾으러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창 바빴던 나는 성검이라는 말을 되물을 수 밖에 없었고 그제서야 사절은 설명을 제대로 하기 시작했다.
그의 설명을 요약하자면, 에반젤린이 마왕의 부활을 획책했다는 건, 매우 큰 일이다. 에반젤린을 무찌르기 위해서는 성검과 같은 전설속의 장비들을 찾을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번에 성검이 봉인되어 있는 던전을 공략하려고 하는 데, 그대의 도움이 필요하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그렇군요."
나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이번 일을 거절할 수 없다는 걸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원래 성검 던전은 원작 게임에서 마왕을 물리치기 전에 용사 강화 이벤트로서 거쳐갈 수 있는 던전 이벤트 였다. 대충 '가디언'이라 이름 붙은 석상 몬스터 몇마리를 때려 잡은 다음에 지하에 있는 성검을 가져오면 끝났다.
근데 문제는 이 성검을 만질 수 있는 건 '남자'밖에 없으며 지금 용사는 TS 물약을 처먹은 상태라 성검을 가질 수가 없다는 거. 따라서 밖으로 꺼내서 성검의 힘을 해방하기 위해서는 남자고 마왕을 물리칠만큼 강력한 내가 꼭 필요했다.
"그렇군요. 그런 일이라면 반드시 협력해야죠."
나는 웃으면서 왕궁의 사절에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안심한 얼굴로 돌아갔다. 그는 돌아가면서도 결혼식을 미루게 만든 것을 계속해서 사과했다. 그래서 나는 제대로 결혼식을 치루기 전에 던전 공략을 해야할 처지에 놓이고 만 것이다.
"씨발년들이네."
이브는 누가봐도 기분이 나빠보였다. 그녀는 지금 수영장에 발을 담근 채 몇번이고 왕국의 사절을 욕하고 있었다. 수영장에 몸을 푹 담근 셀루가 그런 이브를 보며 말했다.
"헤흐, 이브는 너랑 빨리 결혼하고 싶나봐."
"아니라고."
"그럼 뭐 때문에 화가 난거야?"
"아니 엄마. 생각을 해봐. 갑자기 일을 미루면 좆같지 않아?"
"그러니까, 결혼을 빨리하고 싶다는 거지?"
"씨발."
이브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대충 사정을 설명한 나는 수영장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서류에 나온 이번 던전 공략 일행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있었다. 일단 왕국에서는 벨릭스 카린을 보냈다. 그리고 나는 대천신교 사제장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고, 용사 에이에이는 마왕 퇴치 최고 수훈자 자격으로 참가했다. 그리고 정말 의외인 사실로 엘프 공주 아힐데른 에리나의 이름도 탐사대에 포함되어 있었다.
얘 임신한 상태인데 괜찮나?
"야."
이브가 나를 불렀다. 나는 고개만 돌려서 이브를 쳐다봤다. 이브는 말했다.
"얼마나 걸리는 데 그거."
"몰라요. 이 던전을 제가 가본 적이 없으니. 중간에 막히면 꽤 오래 걸릴 수도 있어요."
"대천신교에는 너 말고 사람이 없어? 씨발 꼭 결혼하는 사람을 데려가야 돼?"
"헤흐."
"아 엄마! 아니라고!"
"아무 말도 안했는데-."
이브가 나에게 따지자 셀루가 옆에서 웃음소리를 내며 추임새를 넣었다. 그 소리에 빡돈 이브가 다시 한번 셀루에게 따졌다. 아이라가 업무 서류를 정리하며 내게 물었다.
"그런데 이번에 영주님이 가시면 대리인으로 누가 오시나요?"
"아, 이번엔 대리인 필요없어요. 제 부인이 여기 있잖아요."
나는 이브를 가리키며 말했다. 영지 대리인은 영주가 미혼일 경우에만 해당된다. 영주에게 부인이 있으면 당연히 그 부인이 영지에 대한 권한을 얻는다. 이브는 그 말에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래도 되나?"
"뭐가요?"
"아니, 그러니까.... 난 그... 범죄자에 인어 혼혈이잖아. 진짜 그게 되나?"
"글쎄요. 사절도 따로 대리인 이야기는 안꺼낸 걸 보면 되지 않을까요?"사실 나도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는 몰랐다. 법상으로는 부인이 범죄자일 경우엔 해당되지 않는다거나 영지 대리인에는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표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누가 태클 걸지 않는 이상 그냥 이브랑 아이라랑 시에리가 알아서 하게끔 냅두고 갈 생각이었다.
"난 아직 결혼식도 안올렸잖아."
"그래도 법상으로는 부부죠."
결혼식만 안했지. 이브는 현재 서류상으로는 엄연히 내 부인이었다. 서류 처리를 빨리해야 이브와 셀루를 자유롭게 풀어둘 수 있기 때문에, 나는 결혼식보다 이 쪽을 우선시 했다.
"거기다, 나는 여기 일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고....."
"시에리랑 아이라 말 잘 들으세요."
"씨발."
이브는 아이라를 노려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아이라는 그 눈빛에 쫄아서 다시 내 등 뒤로 숨었다. 이브가 암만 안전하다고 해서 힘이 사라진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아이라는 여전히 이브를 무서워했다.
"시에리는 그 수녀지? 대천신교."
"네. 제 소꿉친구니까 잘대해주세요."
"둘이 무슨 사이야?"
이브가 물었다. 나는 여기서 잠깐 멈칫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말을 얼버무리자 그 시간만큼 이브의 표정이 점점 안좋아졌다.
"진짜 좆같이 음탕한 새끼. 씨발 어쩐지 나한테 박으려드는 폼이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더라. 씨발년. 너 교회 수녀들이랑 여기 사용인들한테 다 손댔냐?"
이브는 고개를 저으며 투덜거렸다. 시에리는 오전 오후 시간에는 교회에서 일해야 했기 때문에 현재 저택에는 없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시에리랑. 당신이랑. 여기 아이라. 그리고 셀루. 이렇게만?"
"자랑이다 새끼야."
이브가 욕을 해댔다. 그녀는 내 화려한 여성편력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았다. 나는 그래서 일단 에리나를 임신시켰다는 건 말하지 않기로 했다. 생각보다 쿨하게 넘어가긴 했는데 이 이야기까지 꺼내면 좀 쿨하게 넘기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도 제가 당신을 제일 사랑하는 거 알죠? 이브?"
"몰라. 모른다고. 우리 엄마한테도 네가 최고라고 그랬다며."
"그래도 결혼은 당신이랑 하잖아요. 제일 사랑하니까 그러는 거죠."
"....씨발 말은 잘해."
이브는 투덜거리면서도 더 화내지 않았다. 말은 험하게 해도 이브는 의외로 허용치가 높았다. 내가 여자를 더 데려온다면 대체 어떤 표정을 지을 지 궁금했지만, 아직까진 허용 범위 내 인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도 그 수녀한테 손대고 있어?"
이브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브가 물었다.
"걔랑 나 중에 누가 더 좋아."
이거 너무 노골적인 질문 아닌가? 셀루가 낄낄거리며 웃자 이브가 수영장에 있던 슬리퍼를 집어던졌다. 셀루가 수영장 물 속으로 몸을 쏙 집어넣어서 슬리퍼를 피했다. 슬리퍼가 떨어진 수면이 대포알 터지듯이 폭발했다.
"당연히 이브죠."
시에리한테도 비슷하게 대답했던 것 같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이브는 그 대답으로 만족한듯이 입가를 실룩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억지로 쿨한 표정을 유지하려는 듯 했지만, 배시시 웃는게 내겐 다 느껴졌다.
"그래, 그렇다는 거지. 그럼 됐어. 어차피 나도 죄많은 사람인데, 네가 여자 몇명 품든 알게 뭐야. 내가 최고기만 하면 돼."
이브는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 보였다. 나는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시에리도 이브만큼 마음이 넓으면 좋겠는데, 나중에 둘이 만나면 대체 뭔 대화를 할지 궁금했다. 아이라는 애초에 나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노예라서 이브랑 충돌이 없지만, 시에리는 은근히 나에 대한 독점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무튼 영주 부인이긴 해도 당신이 독단적으로 뭔가 정책을 세울려고 하면 분명히 반발이 있을거에요. 그러니까 그냥 조용히 있어주면 돼요."
"그 수녀랑, 여기 아이라랑 같이?"
"네. 그냥 시에리랑 아이라가 회계 쪽으로 결재좀 받아달라고 하면 그것 좀 도와주고, 이웃 영지에서 뭐 좀 도와달라고 하면 제 허락 없이는 안된다고 무조건 거절하고. 그정도만 하면 돼요."
완전히 박살난 이웃 영지 중 몇몇은 지금도 복구가 되지 않아서 경제력이 씹창난 상태라 내게 수시로 원조 요청을 보내고 있었다. 내가 대천신교 이름으로 기부금을 그 쪽에 몰아넣고 있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도 모자란지 수시로 원조 요청을 보내곤 했다.
나는 지금까지 영지 예산이 들어갈 정도의 원조는 전부 거절하고 있었고. 이 건에 대해서 옆 영지 특에서 불만이 많다는 소문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이 건에 대해서는 중앙교회에서도 영지 예산을 축내며 기부하는 것은 무고한 피해자를 늘리는 일이라며 자제를 권고했으니 이브가 거절하더라도 문제될 건 없었지만, 내가 없는 사이에 옆 영지에서 무슨 수작을 부릴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에반젤린을 물리쳐야 내가 아무 걱정없이 이세계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언제 간다고?"
"내일요."
"존나 빨라."
"빨리 가야 빨리 돌아오죠."
"그럼 오늘 밤에 바빠?"
이브가 바닥을 살살 긁으며 물었다. 하얀 피부에 빨갛게 열이 오르고 있었다. 이브는 저택에 온 뒤로 민소매 차림을 선호했다. 애꾸눈 민소매 미녀라니 너무 이쁘잖아. 나는 하반신에 힘이 들어가는 걸 느꼈다.
여행 물자는 다 챙겼고, 인수인계 할 서류도 다 준비해놨으니 오늘 밤은 좀 푹 쉬면서 여유를 즐겨도 되지 않을까? 이브의 은근한 요구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브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오랜 세월 운동과 수영으로 단련된 허벅지의 탄탄함이 느껴졌다.
"아니요. 바쁘지 않아요. 이브 당신은 어때요?"
"나는 한가한데.....그럼 밤에 너네 방에 가도 되나?"
이브가 몸을 일으키고 다가와서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나는 이브의 손을 살짝 밀어내며 말했다.
"그런데, 이브."
내 차가운 반응에 이브가 살짝 몸을 움찔하며 답했다.
"왜 그래?"
"절 부르는 호칭이 너무 좀 딱딱하지 않아요?"
"너를 너라고 부르지 뭐라고 불러?"
"신랑이라고 해봐요."
"씨발."
"한번만 해줘요."
".....진짜 해야 돼? 씨발. 진짜 내 취향이 아닌데."
이브는 한참동안이나 망설였다. 셀루는 수영장 끄트머리에 기댄 채 이브를 흥미롭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은 애기 첫 걸음마를 보는 부모님같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한참동안 머리를 싸매고 망설이던 이브가 입을 열었다.
".....신랑."
오늘밤은 뒤졌다.
침실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나. 그리고 들려오는 발소리. 문이 열리고 이브가 비틀대며 걸어들어왔다. 새삼스러운 사실이지만 이브는 발의 모양 때문인지 걸을 때 조금 비틀거렸다. 평소에는 티가 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이브의 몸매나 겉모습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으면 이질적인 발모양과 함께 그게 확연하게 드러났다.
배에서 싸울 때는 잘 움직이던 거 같은데, 배 위가 더 편한걸까. 내가 물었다.
"배에서는 어떻게 다녔어?"
"신발 신으면 안이래. 답답해서 싫어하는 거지. 배에서 기어다니면 선원들한테 모양 빠지잖아."
그렇게 말하는 이브는 자신의 발을 슬쩍 침대 위로 올렸다. 매끈한 다리에 돋은 비늘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발에 달린 물갈퀴가 위태롭게 이브의 몸을 받치고 서있었다. 그녀는 긴 치마와 짧은 민소매 상의를 입은 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치마가 위로 말려올라가며 허벅지가 드러났다.
".....뭘봐?"
나는 이브의 손을 잡고 침대로 끌어들였다. 이브와 침대에서 섹스하는 건 처음이었다. 이브는 내가 이끄는 대로 몸을 맡겨서 쭉 끌려왔다. 나는 이브를 침대 앞에 세우고 치마를 걷어올렸다. 이브는 그 모습이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렸다.
치마 속에는 하얀 팬티가 자리잡고 있었다. 나는 팬티 위로 균열부위를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했다. 이브는 눈을 감은 채 신음성을 흘렸다.
"하아....."
몇번 만지지도 않았는 데 벌써 속옷은 축축하게 젖어들고 있었다. 내가 팬티를 끌어내리자 긴 실선이 팬티와 균열부 사이를 이었다가 뚝 끊어졌다. 팬티를 발끝까지 내리자 이브가 다리를 들어서 벗기기 쉽도록 해주었다.
나는 이브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브는 내 행동에 당황한 듯 어깨를 움찔했다. 나는 이브의 치맛 속으로 얼굴을 들이밀고 혀로 그녀의 균열을 핥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씨....아으....으읏....!"
이브가 치맛자락을 쥐고 몸을 꿈틀대며 다리를 오므렸다. 내 볼을 압박하는 허벅지의 탄탄한 질감이 날 흥분시켰다. 나는 균열 속으로 혀를 들이밀고, 그녀의 몸을 마음껏 음미했다. 내 혀가 꿈틀 댈때마다 이브는 치마를 찢어버릴 듯 꼭 쥐고 쾌감을 감내했다.
"으읏....그만....하아.....아읏...."
그리고 동시에 손가락을 사용해서 이브의 벌어진 균열 틈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저항 없이 내 손가락을 받아들인 균열이 질벽을 통해 내 손을 압박해왔다. 내가 공알을 건드릴 때 마다 움찔거리는 육벽은 그녀의 쾌감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해주고 있었다.
"흐윽....아응....아...아앗...그만....제발...아..아앗...."
치마 속에서 물소리가 퍼졌다. 언틋 보면 이브 혼자 서서 쾌감에 허덕이는 듯한 그 음란한 모습은 이브의 수치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그녀는 신음 소리가 너무 천박하다고 느끼는 듯 입술을 살짝 깨물며 쾌감에 몸을 떨었다.
나는 그녀의 깊숙한 곳까지 혀를 들이밀고 이브의 육벽을 혀로 긁어내렸다. 내가 움직일 때 마다 이브는 다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내 움직임에 호응했다.
"하으응....!"
이브가 비음 섞인 신음성을 흘리며 주저앉았다. 치마가 위로 휙 올라갔다가 나풀거리며 바닥에 넓게 퍼졌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나와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내가 키스하려고 하자 그녀가 손으로 내 얼굴을 밀며 말했다.
"씨발....어디 핥은 얼굴로 키스하려는 거야."
이브는 이런 면에서 은근 위생관념이 철저했다. 나는 아쉬운 마음에 입맛을 다시며 이브의 손을 잡아 끌어올렸다. 그리고 이브를 들어서 침대 위로 집어던졌다.
"우왓."
이브가 놀란 듯 소리를 지르며 침대 위로 떨어졌다. 나는 이브의 허리를 끌어안아서 뒤로 돌렸다. 이브는 엎드린 자세로 말했다.
"그냥 엎드리라고 말하면 되잖.....!"
나는 이브가 뭐라고 더 말하기 전에 이브의 위로 올라타서 비부에 내 성기를 찔러넣었다. 이브는 베개를 꼭 쥔 채 매트리스에 얼굴을 박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녀가 갑작스런 쾌감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허리를 천천히 움직이며 시간을 벌자, 이브가 숨을 거칠게 내쉬며 말했다.
"가, 갑자기...그런...흐응....아....아으...."
이브의 엉덩이를 몸으로 밀며 그녀의 질에 다시 한 번 내 육봉을 내려 꽂았다. 이브의 하반신에서 질퍽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브는 쿠션을 꼭 쥔 채 숨대신 쾌감섞인 신음을 뱉어댔다. 이브의 눈동자가 일렁거리고 볼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아흥....좋아....더...더...세게해줘...."
"신랑이라고 해봐."
"무슨....흐윽...아흑...."
이브가 도리질을 하며 내가 신랑이라고 말하길 거부하자 나는 허리를 더 거세게 내려찍었다. 납작 엎드린 이브가 베개에 얼굴을 비비며 발을 조금씩 조금씩 더 넓게 벌리고 있었다. 어깨가 움찔움찔 떨리고 내가 허리를 맞부딪힐 때 마다 탄력있는 엉덩이가 모양을 바꿔갔다. 나는 엉덩이를 주무르며 허리를 움직여 박아댔다.
"아흥...흥...으응...아...아앗...!"
이브는 매트리스를 꼭 붙잡은 채 쾌감을 즐기고 있었다. 몇번이나 허리를 내려찍으며 이브를 맛보던 나는 다시 한번 속삭였다.
"신랑이라고 해달라니까?"
"....씨발...진짜....그딴...하응...말이...으읏...아앗...꼭...항...."
"듣고 싶지. 씨발. 니가 나한테 깔려있는데."
이브같이 고압적이고 입이 험한 여자가 내 밑에서 앙앙대고 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난 자지가 폭발할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런 애가 얼굴을 붉히며 신랑이라고 부른다? 그보다 더한게 없었다.
"흐윽...흥...아흑...변태...새...끼...!흐윽...!"
나는 허리를 놀리던 것을 멈추었다. 이브가 고개를 슬쩍 돌려 애타는 눈길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이브의 허리를 들어서 그녀를 내려찍기 좋은 자세를 만들었다. 이브는 엉덩이를 내밀고 엎드린 듯한 모습이 되었다.
"자, 잠깐....!"
이브가 뭐라 말하기 전에 나는 이브의 엉덩이를 꼭 붙잡고 거칠게 박아대기 시작했다.
"으흑...! 아흑...! 하앙....어흑....아아....아앗...!"
이브는 매트리스에 얼굴을 박은 채 신음만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허리를 꾹꾹 밀어넣으며 이브에게 말했다.
"신랑이라고 해달라니까?"
"씨발....씨발놈.....으흑..아흑...!"
"신랑이라고 해줘? 응?"
찰싹. 찰싹. 살 부딪히는 소리와 이브의 신음 소리가 적나라하게 울린다. 매트리스를 땀과 액체가 적셨다. 이브의 신음소리가 넓은 방안을 울리고 있었다. 개처럼 엎드린 채 내 밑에서 그녀가 앙앙 신음을 울리고 있었다. 탄탄한 엉덩이를 손으로 문지르며 나는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였다.
"개...새...으흑...끼...."
이브가 욕설을 뱉으며 신음했다. 나는 그 모습마저도 귀여워서 어찌할 줄을 몰랐다.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그래도 사랑해. 개년아."
"히윽...!"
나도 그녀에게 욕설로 화답해줬다. 이브의 질이 꾹꾹 내 좆을 눌러오는 게 느껴졌다. 사랑한다는 말이 좋은건지 욕먹은게 좋은 건지 알수가 없었다. 나는 이브의 어깨를 누르며 더욱 더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히윽....하윽...앟...아흐...으읏....아..아아....시...."
"시?"
"신...랑...."
"으읏....!"
이브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나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그 말이 직격타였다. 나는 허리의 힘이 빠지는 걸 느끼며 단숨에 사정했다. 울컥, 울컥, 자신의 몸 안에 들어오는 정액을 느끼며 이브가 아련한 표정을 지었다.
"아....아아.....으으읏....!"
그녀는 이미 몇번이나 절정에 달한 듯 넋을 잃은 표정을 하고 허리를 늘어트렸다. 나는 그녀의 위에 올라탄채 똑같이 벌렁 드러누웠다. 이브가 말했다.
"무거워....."
"그래도 사랑하지?"
"....개새끼. 빨리와야돼?"
나는 이브의 머리를 쓸어내리며 그러겠다고 답했다. 멍한 표정으로 천장을 응시하던 이브가 갑자기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근데 지금 문 밖에는 누구야?"
"문 밖에?"
그 말과 동시에 문 밖에서 부스럭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바로 문을 열었다. 시종이라면 당장 목을 칠만한 일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곳에는 바지를 반쯤 벗은 채 새빨갛게 얼굴을 물들이고 있는 시에리가 있었다.
"시에리?"
"아....그....그러니까...."
시에리는 뭐라 할 말을 찾지 못한 채,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며 횡설수설하고 있었다.
"그...내일 가신다고....그래서...위로가 필요하실까봐....왔는데....그... 바쁘시길래.....들어갈 수 없고....그러니까...저도 모르게....그....가, 가볼께요!"
내가 붙잡기도 전에 시에리는 바지를 올리고 바닥을 기다시피 하며 도망쳤다. 나는 알몸인 상태라 복도를 뛸 수도 없고 해서 입맛을 다시며 그녀를 보내줬다. 씨발 3p 각이었는데.
사실 얼굴을 보니 시에리가 울기 직전이라 그대로 방으로 불렀어도 안왔을 것 같긴 했다. 복도 바닥을 보니 투명한 액체가 몇방을 떨어져 있었다. 시에리는 이 문틈으로 나와 이브를 보면서 눈물을 흘린 걸까 아랫물을 흘린걸까. 이브가 내 쪽으로 몸을 돌린 채 물었다.
"누구였어? 그 수녀?"
"어. 시에리."
"씨발, 이러면 내일 만날 때 존나 껄끄럽잖아."
"얼굴도 존나 두꺼우면서 지랄이야."
이브가 이불을 끌어당기며 물었다.이불에 가려졌던 다리가 침대에 끌려가며 슬쩍 그 음란한 자태를 드러냈다. 비늘이 우둘투둘 돋아있는 다리도 창문에서 내리쬐는 달빛과 함께라면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한 번으로 끝낼거야?"
한 번으로 끝내면 남자가 아니다. 오늘 아주 이브를 죽여버릴 생각이었으니까. 나는 다시 힘이 솟아오르는 내 물건을 보다가 물었다.
"야 근데 너 내가 실수로 다른 여자 이름불러도 용서해줄거냐?"
".....씨발 해봐 어디, 죽여버릴테니까."
이브한텐 조심해야겠다. 아이라는 용서해주던데.
다음 날 나는 길고 긴 던전 공략을 위해 떠날 채비를 마쳤다. 이브는 아침부터 인수인계 때문에 집무실에 틀어박혀 있었고, 시에리와 셀루만이 나의 여정을 전송하고 있었다.
"그.... 영주님...."
시에리가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 채 내 옷깃을 잡았다. 그녀는 말했다.
"그러니까, 어제는....그....."
"그래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시에리에요. 알죠?"
나는 시에리의 볼을 꼭 감싸며 그렇게 말했다. 내 손바닥에 볼이 눌린 시에리가 나를 멍하니 쳐다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시에리에게 속삭였다.
"돌아오면 기대하세요."
"네, 네헤...."
시에리는 헤실헤실 웃으며 얼굴이 홍당무가 됐다. 이제 시에리가 돌아가면 이브랑 대체 무슨 대화를 할지 매우 궁금했지만, 나는 떠나야 했다. 부디 돌아왔을 때 영지가 씹창나있지만 않길.
수도에 도착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왕궁의 수행원들이 나를 왕궁의 휴게실로 모셨다. 게임의 매우 편의주의적인 설정으로 인해서 성검이 봉인된 던전은 수도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제공되는 음료수와 다과를 먹으며 파티원들의 면면을 살폈다.
일단은 엘프 공주 에리나. 그녀는 현재 임신 중이며 레벨은 처음봤을 때와 똑같았다. 어차피 30 레벨이 넘었으므로 30레벨대 던전인 성검 던전 공략에는 문제가 없었다. 어차피 40 넘는 인간이 둘이나 파티에 포진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성검 던전 내부에는 가디언 몇 마리 밖에 없었다.
그리고 용사 에이에이. 그녀는 여자들을 다 데려다 준 모양인지 홀가분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에리나는 그녀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다친데는 없냐는 둥의 잡다한 이야기를 꺼내고 있었다. 에이에이는 그런 에리나가 좋으면서도 곤란한 눈치였다. 그동안 레벨이 많이 올랐는지 그녀의 레벨은 50에 육박했다.
안그래도 이길 수 없는 상대가 정말 저 하늘의 별과 같이 높은 상대가 된듯하여 나는 속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언젠가 에이에이를 쓰러트려서 바닥에 깔려면 내가 조금 더 강해질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은 벨릭스 카린. 금발 웨이브에 푸른 눈을 가졌으며 큰 가슴과 매력적인 갑옷 바디라인을 자랑하는 그녀는 이 파티의 왕궁 대표 멤버였다. 나는 그녀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이름: 벨릭스 카린
직업 : 왕궁 기사
레벨: 34
호감도: 45
스텟
힘: 100
민첩 : 30
지능: 60
행운 : 70
특성
심판자
도적, 해적 직업군에 대해서 2배 데미지를 가합니다.
해당 직업군에게는 받는 데미지를 절반만 받습니다.
추적자
인상착의를 알고 있는 인물에 한해서 누구보다 빠르게 위치를 추적합니다.
고문기술자
주무장(검과 방패)을 제외한 공격으로는 상대가 죽지 않습니다.
기사답지 않은 살벌한 스텟이었다. 특히 고문 기술자와 심판자 특성은 이 년이 항구로 갔을 때 이브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아주 모범적인 특성이었다. 나는 벨릭스 카린을 조금 조심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다 오셨군요."
왕궁의 고위 관리가 우리를 모아둔 휴게실에 나타나서 말했다. 그는 우리를 왕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주겠다고 말했다. 카린이 번개처럼 일어나서 관리의 뒤를 따랐고 그 뒤를 내가 따랐다. 후미에 에이에이와 에리나가 따랐다. 에리나는 에이에이에게 찰싹 달라붙은 채 사랑한다고 말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녀가 아기 하나 때문에 남에게 다리를 쉽게 벌리는 여자라는 걸 아는 내게는 웃긴 일일 뿐이었다. 애초에 에리나가 이 파티에 참여한 목적도 딱히 정의나 성검을 위해서가 아님은 분명했다. 에이에이가 참여할게 분명하니까 그의 얼굴을 보기 위해 온 것이리라. 나는 에리나가 여자가 된 에이에이의 손놀림에 만족할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모두 왔구나."
왕은 매우 지치고 심각한 표정으로 우리를 맞이 했다. 대합실에 들어서자마자 왕좌에 앉은 왕을 보고 내가 느낀 첫 감상은 그러했다. 그는 매우 지치고 늙어있었다. 최근 일어난 사건들에 제대로 심신을 쉴 여유를 찾지 못한 까닭이겠지. 원작에서 왕은 퀘스트만 주고받는 존재였기에, 어떤 인상인지 몰랐는데, 이 나라가 돌아가는 모습이나 지금 자세를 볼 때 상당히 성격이 좋은 인간인 것 같았다.
그는 우리 일행이 매우 든든하고 반가운 듯 옅은 미소를 띤채 말했다.
"지난 마왕 토벌에서 에반젤린이 마왕의 부활을 획책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또한, 에반젤린이 인어들을 동원하여 교역도시 에스타를 습격하려고 했다는 사실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나는 에반젤린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전에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보았다."
왕이 시종을 가리키자 시종이 지도를 촤르륵 펼쳤다. 우리가 보기쉽게 그려진 지도는 왕궁 옆에 있는 커다란 동굴을 그려놓은 지도였다. 지도 안의 동굴은 단단한 돌벽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돌벽 앞에는 독특한 문자가 쓰여 있었는데, 이 문자를 활용하여 암호를 입력해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수도 근방에 봉인된 성검을 깨우는 것으로 에반젤린에 대한 대비의 초석을 다지고자 한다. 이 성검이 봉인된 던전은 위험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고 하며, 그 위험이 밖으로 새어나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 암호로 단단히 막혀있다고 전해진다."
물론 나는 이 암호를 알고 있었다. 게임 상에서는 왕이 퀘스트를 준 뒤 다시 한 번 물어보면 왕이 암호를 알려줬다. 암호는 [히로인 전설]을 만들었던 게임 제작사 이름인 '루미너스'였다.
"오랜 연구 끝에 우리 고고학자들은 던전으로 들어가는 암호를 찾아냈으며, 그 암호는 '루미너스'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 왕국이 보낸 어떤 탐사대도 이 던전에서 돌아오지 못하였다. 나는 그대들을 이런 위험한 곳으로 보내는 것에 비통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그대들의 무운을 빌겠다."
그렇게 우리는 왕의 개회사를 듣고 던전으로 향했다. 이럴거면 던전 앞에서 할것이지 뭐하려고 개회사까지 준비했을까. 내가 속으로 불만을 터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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